몸, 타자들의 공동체
조선 시대에는 유의(儒醫)들이 많았다. 유의란 선비이면서 의학의 일가를 이룬 이들을 말한다.
세종이나 정조, 퇴계 이황이나 고산 윤선도, 다산 정약용 등이 널리 알려진 경우다.
유학의 최고 윤리인 효의 실천을 위해서도 의학은 필수적이었다.
《소학(小學)》〈가언(嘉言)〉에 이런 말이 나온다.
“이천(伊川)선생이 말하기를, ‘병에 걸려 침상에 누워있는 사람을 용렬한 의사에게 맡기는 것은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 것에 비길 수 있다.
부모를 섬기는 자는 또한 의술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
[伊川先生曰 病臥於床 委之庸醫 比之不慈不孝 事親者 亦不可不知醫]’고 하였다.” 의사도, 병원도 부족했기에
의학과 양생술을 스스로 익히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지식이 높다 해도 의학을 배우겠다고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