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선견(善見)비구
- 제1 환희행(歡喜行) 선지식 -
(1) 선견비구를 뵙고 법을 묻다
<1> 선재동자의 사유
이 때에 선재동자는 보살의 머물러 있는 행이 매우 깊음을 생각하고,
보살의 증득한 법이 매우 깊음을 생각하고,
보살의 들어간 곳이 매우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미세한 지혜가 매우 깊음을 생각하고,
세간이 생각을 의지하여 머무름이 매우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짓는 행이 매우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마음 흐름이 매우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그림자와 같음이 매우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이름이 매우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말이 매우 깊음을 생각하고,
장엄한 법계가 매우 깊음을 생각하고,
갖가지로 심은 업과 행이 매우 깊음을 생각하고,
업으로 장식한 세간이 매우 깊음을 생각하면서 점점 남쪽으로 갔습니다.
강설 ; 선재동자가 앞에서 자행동녀의 가르침을 13구절로 정리하여 사유하였다.
어느 시대에서나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은 스승으로부터 배운 내용을 다시 간추리고
정리하는데 뛰어난다. 선재동자는 역시 공부의 달인이다.
그래서 역대 모든 수행자들의표준이며 본보기이다.
후인들은 선재동자의 수행하는 태도만 잘 배우고 수순하면 되리라.
<2> 선견비구의 용모와 덕화(德化)
삼안국에 이르러서는 성읍과 마을과 골목과 저자와 내[川]와 언덕과 산골짜기 등
일체 모든 곳에 두루 다니며 선견(善見)비구를 찾다가 숲속에서 거닐며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강설 ; 청량스님은 소에서, “제2 선지식을 친견하고
공경히 법을 묻는 내용[見敬咨問]가운데
처음은 친견이고 ,다음은 공경이고, 뒤는 질문이다.
친견하는 가운데 셋이니
1은 몸의 수승한 모습을 친견하고
2는 지혜(智慧)이하는그의 마음의 모습을 밝혔고,
3은 무량(無量)이하는 모든 시종들을 밝혔다.
공경하고 질문하는 것은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한창 나이에 용모가 아름답고 단정하여 보기가 반가우며,
검푸른 머리카락이 오른쪽으로 돌아 어지럽지 아니하고,
정수리에는 육계가 있고 피부가 금빛이요,
목에는 세 줄무늬가 있고 이마는 넓고 반듯하였습니다.
눈은 길고도 넓어 푸른 연꽃 같고,
입술은 붉고 깨끗하여 빈바나무 열매 같으며,
가슴에는 만(卍)자가 있고,
일곱 군데가 평평하며,
팔은 가늘고도 길고 손가락에는 그물막이 있으며,
손바닥과 발바닥에는 금강 같은 바퀴 금이 있었습니다.
강설 ; 상학(相學)에 안장유학(眼長有學)이라 하였다.
눈이 마치 푸른 연꽃처럼 길게 생긴 사람은 학문이 있다는 뜻이다.
부처님의 가슴에도 만(卍)자상이 있는데 선견비구도 그와 같다.
일곱 군데가 평평하다는 것은 두 손과 두 발과 두 어깨와 목이라고 하였다.
몸은 유난히 아름다워 정거천(淨居天) 사람과 같고,
위와 아래가 곧고 단정하여 니구타(尼拘陀) 나무 같으며,
거룩한 모습과 잘생긴 모양이 모두 원만하여 설산과 같아 갖가지로 꾸미었고,
눈은 깜빡이지 않고 둥근 광명이 한 길이었습니다.지혜는 넓어 큰 바다와 같아
여러 경계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며, 잠기고 일어남과 지혜와 지혜 아님의
움직임과 부질없는 말이 모두 쉬어서 부처님이 행하시던 평등한 경계를 얻었습니다.
강설 ; 제2 지혜(智慧)이하는 선견비구의 마음의 모습을 밝힌 내용이다.
크게 가엾이 여김으로 일체 중생들을 교화하여 잠깐도 버리지 않으며,
일체 중생을 이롭고 즐겁게 하고자 하며, 여래의 법의 눈을 열어 보이고자 하며,
여래의 행하던 길을 밟고자 해서 느리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게 자세히 살피며 경행(經行)하였습니다.
한량없는 천신과 용과 야차와 건달바와 아수라와 가루라와 긴나라와 마후라가와 제석과 범천왕과
사천왕과 사람과 사람 아닌 이들이 앞뒤에 호위하였고,
방위를 맡은 신들이 방위를 따라 돌면서 그 앞을 인도하였습니다.
강설 ; 제3 무량(無量)이하는 모든 시종들을 밝힌 내용이다.
발로 다니는 모든 신은 보배연꽃을 가지고 발을 받들고,
그지없는 광명신장은 빛을 내어 어둠을 깨뜨리며,
염부당(閻浮幢) 숲을 맡은 신은 여러 가지 꽃을 비처럼 내리고
부동장(不動藏) 땅을 맡은 신은 모든 보배 창고를 나타내었습니다.
두루 빛나는 허공 맡은 신은 허공을 장엄하고,
덕을 성취한 바다 맡은 신은 마니보배를 비처럼 내리며,
때 없는 창고 수미산신은 엎드려 예배하고 허리를 굽혀 합장하며,
걸림 없는 힘 바람 맡은 신은 미묘한 향과 꽃을 비처럼 내리었습니다.
춘화(春和) 밤 맡은 신은 그 몸을 장엄하고, 온 몸을 땅에 엎드리며,
항상 깨달은 낮 맡은 신은 여러 방위를 두루 비추는 마니당기를 들고
허공에 머물러 있으면서 큰 광명을 놓았습니다.
강설 ; 이와 같이 선견비구는 외모나 그 마음이나
그를 따르는 시종들이나 모두가 보살로서의
덕화와 겪을 충분히 갖춘 비구 선지식이다.
<3> 선재동자가 법을 묻다
이 때에 선재동자가 선견비구에게 나아가 엎드려 발에 절하고 허리 굽혀 합장하고 말하였습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으며, 보살의 행을 구합니다.
저가 들으니 거룩하신 이께서 보살의 도(道)를 잘 열어 보이신다 하니,
바라건대 저를 위하여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강설 ; 모든 수행자들 없으며, 보살도를 떠나서는 불교를 논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일체 불자들은 이 보살행과 보살도를 천번 만번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2) 선견견비구가 법을 설하다
<1> 여러 부처님 처소에서 범행(梵行)을 닦다
선견비구가 대답하였습니다.
“선남자여, 저는 나이도 젊었고 출가한 지도 오래지 않거니와
저가 이생에서 삼십팔 항하강의 모래 수 부처님 처소에서 범행(梵行)을 청정하게 닦았습니다.”
“혹 어떤 부처님 처소에서는 1일 1야를 범행을 청정하게 닦았으며,
혹 어떤 부처님 처소에서는 7일 7야 동안 범행을 청정하게 닦았으며,
혹 어떤 부처님 처소에서는 반달, 한 달과 일 년, 백년과 만년,
억년과 나유타 년과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년과 혹 한 소겁과 혹 반 대겁과
혹 한 “또 그 부처님들이 성도하고 법을 설하심이 각각 차별하여 어지럽지 아니하며,
남기신 가르침을 머물러 가지어 열반하는 데까지 이름을 보았습니다.”
“또 저 부처님의 본래 세운 서원과 삼매의 원력으로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장엄하며,
일체 행의 삼매에 들어간 힘으로 일체 모든 보살의 행을 청정히 닦았으며,
보현의 법으로 뛰어나는 힘으로써 일체 부처님의 바라밀다를 청정히 하심을 알았습니다.”
<2> 잠깐 동안에 한량없는 법을 성취하다
“또 선남자여, 저가 경행(經行)할 적에잠깐 동안에
일체 시방이 다 앞에 나타났으니, 지혜가 청정한 연고입니다.”
강설 ; 선견비구 선지식은 한량없는 오랜 겁도
한 순간이라는 이치를 철저히 드러내는 것이그가 성취한 법의 특징이다.
잠깐 동안에 한량없는 법을 성취한 내용들을 낱낱이 밝혔다
.“잠깐 동안에 모든 세계가 앞에 나타났으니,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를 지나간 연고입니다
잠깐 동안에 말할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의 세계가
모두 깨끗이 장엄되었으니,큰 서원을 성취한 연고입니다.”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중생의 차별한 행이 모두 앞에 나타났으니,
열 가지 힘의 지혜를 만족한 연고입니다.”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모든 부처님의 청정한 몸이 앞에 나타났으니,
보현의 행과 원을 성취한 연고입니다.”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미진수 여래께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니,
부드러운 마음으로 여래께 공양하려는 서원의 힘을 성취한 연고입니다.”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여래의 법을 받나니,
아승지의 차별한 법을 증득하여 법륜을 유지하는 다라니의 힘을 얻은 연고입니다.”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보살의 수행바다가 모두 앞에 나타나나니,
모든 행을 깨끗이 하여 인드라그물과 같은 서원의 힘을 얻은 연고입니다.”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삼매바다가 모두 앞에 나타나나니,
한 삼매문에서 모든 삼매문에 들어가서 서원의 힘을 모두 청정케 하는 연고입니다.”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여러 근성바다가 모두 앞에 나타나나니,
모든 근성의 경계를 알고 한 근성에서 여러 근성을 보는 서원의 힘을 얻은 연고입니다.”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미진수 시간이 앞에 나타나나니,
모든 시간에 법륜을 굴리는데 중생계는 다하여도 법륜은 다함이 없는 원력을 얻은 연고입니다.”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모든 세 세상 바다가 앞에 나타나나니,
모든 세계에서 모든 세 세상의 나뉘는 지위를 분명히 아는 지혜광명과 원력을 얻은 연고입니다.”
강설 ; 그러므로 의상조사의 법성게에서,
“한량없는 오랜 겁이 곧 잠깐 동안이며 잠깐 동안이 곧 한량없는 오랜 겁이라.
구세(九世)와 십세(十世)가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으나결코 뒤섞이지 아니하면서
서로 달리 이루어졌도다.”라고 하였다.
(3) 자기는 겸손하고 다른 이의 수승함을 추천하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이 수순하는 등불의 해탈문을 알거니와
저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금강 등불과 같아서 여래의 가문에 참되고
바르게 태어나서 죽지 않는 목숨을 구족하게 성취하며,
지혜의 등불을 항상 켜서 꺼질 때가 없으며,
그 몸이 견고하여 파괴할 수 없고,
환술과 같은 색상의 몸을 나타냄이 마치 인연으로 생기는 법이 한량없이 차별한 것 같으며,
중생의 마음을 따라 제각기 형상과 모습을 나타내어 세상에 짝할 이 없으며,
독이나 칼이나 화재로도 해할 수 없음이 금강산과 같아서 파괴할 수 없으며,
일체 모든 마(魔)와 외도를 항복받으며,
그 몸이 훌륭하기는 진금산과 같아서 천신과 인간 가운데 가장 뛰어나며,
소문이 멀리 퍼져서 듣지 못한 이가 없으며,
모든 세간을 보되 눈앞에 대한 듯하며,
깊은 법장(法藏)을 연설함이 바다가 다하지 않은 것 같으며,
큰 광명을 놓아 시방을 두루 비추니 만일 보는 이가 있으면
반드시 모든 장애의 산을 무너뜨리며,
반드시 모든 착하지 못한 근본을 뽑아버리며,
반드시 광대한 착한 뿌리를 심으리니,
이와 같은 사람은 보기도 어렵고 세상에 출현하기도 어렵거늘
내가 어떻게 그의 공덕의 행을 알며, 어떻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여기에서 남쪽으로 가면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명문(名聞)이요,
물가에 한 동자가 있으니 이름이 자재주(自在主)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습니까?’라고 물으십시오.”
(5) 덕을 사모하여 예배하고 물러가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보살의 용맹하고
청정한 행을 완성하고자하며,
보살의 큰 힘과 광명을 얻고자하며,
보살의 이길 이 없고 다함이 없는 공덕의 행을 닦고자하며,
보살의 견고한 큰 원을 만족케 하고자하며,
보살의 넓고 크고 깊은 마음을 이루고자하며,
보살의 한량없이 훌륭한 행을 가지고자하며,
보살의 법에 싫어하는 생각이 없고,
모든 보살의 공덕에 들어가기를 원하며,
모든 중생을 거두어 제어하고자하며,
생사의 숲과 벌판에서 초월하고자하며,
선지식을 항상 뵈옵고 법을 듣고,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는 데 게으른 생각이 없어서
그의 발에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습니다.
강설 ; 모든 생명체는 살아갈수록 더 성장하고자하는 것이 생명의 본질이다
사람도 돈을 벌면 많이 벌수록 더 많이 벌고자하며, 공부도 많이 하면 많이할수록
더 많이 하고자하며, 보살행도 많이 하면 많이 할수록 더 많이 하고자 한다.
보살수행자의 가장 표준이 되는 선재동자가 앞에서 열거한 일체 보살행을
더욱더 하고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