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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 16코스 봉산ㆍ앵봉산 코스는 능선 따라 고즈넉함을 느끼는 산길이라는 테마를 갖고 있는 만큼 봉산과 앵봉산은 급한 경사지로 오르내림이 심하지만 숲이 좋고 곳곳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한눈에 내려다보며 힐링 할 수 있는 멋진 길이다.
늦가을 은행나무 단풍이 아름다운 16코스 봉산ㆍ앵봉산 코스 시작지점에서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면서 시작한다.
높이는 209m의 봉산은 은평구 구산동과 경기도 고양시 경계에 있는 산이다. 산 정상에 봉수대가 있어 봉산(烽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남북으로 길게 능선이 늘어서있다. 북쪽에는 효경산이 있고 남쪽에는 증산이 있다. 동쪽 기슭에는 수국사가 있는데 세조가 맏아들 의경세자가 20세의 나이로 갑자기 요절하자 그를 효경산에 묻고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사찰이다. 봉산은 근린공원으로 지정되어 봉산공원이 조성되었다.
한차례 나무 계단길을 올라서면서 만나는 쉼터에서 우측으로 고즈넉한 능선길이 시작된다. 아직은 초록의 물결이 넘실대지만 머지않아 울긋불긋 가을단풍이 아름다운 길이다.
배수지 울타리를 끼고 한차례 올라서면 첫 번째 만나는 봉산 포토아일랜드(봉산전망대) 전망대가 된다. 여기서 휘둘러보는 조망은 가을하늘 아래 너무나 아름답다. 좌측으로 북한산을 시작으로 인왕산 백련산 안산 그리고 남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봉산 편백나무 치유의 숲이 시작된다. 한동안 오르지 못했던 서울형 치유의 숲으로 꼽히는 봉산은 많은 변화가 있다. 그중에서도 봉산 무장애숲길이다. 특히 봉산 무장애 숲길은 서울 내에서는 보기 어려운 편백나무를 만나볼 수 있다.
편백나무는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수종으로 서울시 최초로 봉산에 2014년부터 1만3400그루를 심어 울창한 숲과 함께 치유와 힐링의 공간으로 변화 중이다. 소나무의 약 3배 이상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편백나무는 공기 청정 기능이 있어 미세먼지·황사 저감, 살균, 진정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장애숲길에서 만나는 두 번째 전망대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병풍을 두른 듯 당당히 솟아 있는 북한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한때는 구석구석 찾아 오르내리던 북한산이다. 오르내림이 이어지다가 100인 원정대와 함께 중식장소로 이용하던 너른 공터와 자그마한 사각정자가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봉산이 이제 멀지않을 것 같지만 몇 차례 가파른 오르막이 남아 있다. 산악기상관측소를 통과한다. 고즈넉한 숲길은 조금은 지루하게 오르내림이 이어진다. 체력단련기구가 있는 을씨년스러운 쉼터를 만나면 곧이어 봉산 정상이다.
209m의 봉산 정상에 오른다. 봉산은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에 걸쳐 있는 조선시대에 서울 무악 봉수로 이어지는 봉수대가 있어서 봉령산이라고 했고 한편으로 거북이를 닮았다 해여 거북산(구산) 이라고 불렀던 산이다. 예전에는 방공부대가 주둔해 주민들이 산정상을 오를 수 없고 한참을 불편하게 빙 돌아 지나가야 했던 곳이다.
봉산(烽山)이라는 지명의 유래에 맞춰 조선 봉수 제4로에 속한 봉수대 2기(높이 2.1m, 폭 1m 규모)를 복원하였다.
한양을 지키기 위해 만들었다는 봉수대 그 봉수대도 4개에서 2개로, 다시 5개로 발전했다는데 여기 봉산엔 2개만이 복원되어 서쪽으로는 먼리 일산, 김포로 동쪽으로는 안산, 인왕산으로 연기 없는 무언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봉산 해맞이공원에 서 독도까지는 442km, 평양까지는 187km라고 하는데....
봉산 정상에서 보는 북한산 전경은 또 한 번의 감탄사를 터트린다. 북한산 최고의 비경인 높이 836m의 백운대는 북쪽의 인수봉, 남쪽의 만경대와 함께 북한산 고봉 중의 하나이며, 화강암의 험한 암벽을 노출하고 있다, 산마루는 1000명 가량의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암반으로 되어 있으며 기암절벽의 조망이 일품이다.
봉산 정상을 뒤로 서오릉생태통로로 내려서는 길에서 무장애숲길이 유혹한다. 길목에 조은 시닝의 시 ‘앵봉산’이 재미가 있다. "거시기에서 앵봉산의 오르막과 내리막의 길은 깨달음의 ‘場’ 이었고 휼륭한 선생님 들이며 생명의 길이었습니다......"
서울둘레길이 초기에는 벌고개로 내려섰다가 앵봉산 깔딱고개를 오르던 추억들이 생생하다. 벌고개는 고양시 서오릉으로 넘어가는 고개의 옛 이름이다.
이 고개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풍수지리상 이 고개는 현재 경기도 고양시 용두동에 있는 추존왕 덕종과 덕종비 소혜왕후 한씨의 능인 경릉의 청룡에 해당되는데 지반이 낮고 약하여 사람이 다니면 더욱 낮아질 염려가 있다 하여 통행을 금지하고, 만일 지나는 사람이 있으면 큰 벌을 주었으므로, 벌고개 또는 버리고개라 하였다고 한다.
한자명으로 벌현 또는 봉현이라 한다. 예전에는 이곳에 범이 많이 나타나서 그 피해가 많으므로 1465년(세조 11) 8월 6일에 세조는 이곳에 거둥하여 병조판서 김질에게 명하여 군사를 거느리고 범을 에워싸게 하였는데, 범이 별안간 빠져나갔다.
세조는 친히 봉우리에 올라가서 모든 장수를 지휘하여 범을 잡았는데, 이날 군사 두 사람이 범에게 상하여 내의를 보내어 치료하고 먹을 것을 후히 주었다고 한다. 또한, 조선 19대 임금 숙종이 별세하자 묏자리를 서오릉으로 정하여 이 고개를 넘어 하관을 하라고 지관샌님이 하관샌님에게 명하였으나, 하관샌님이 이를 어기고 고개를 넘기 전에 하관을 하자 하늘이 노하여 천둥번개를 치고 무수한 벌 떼가 나타나 하관샌님을 쏘아 죽였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 시비가 서있는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를 만나게 된다.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에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시인들의 시를 감상하며 잠시 휴식과 명상에 잠길 수 있는 시비 및 시판이 설치되어있다. 뿐만 아니라 공연 및 행사, 놀이가 가능한 숲속무대, 휴식을 취하며 간단한 음료와 간식을 먹을 수 있는 데크광장 등 다양한 불거리와 이색공간도 설치 되어있다.
이제 서울둘레길 16코스 봉산ㆍ앵봉산 코스는 앵봉산으로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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