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트리가 사라지고 있다
오늘로부터 6일만 지나면 성탄절이다. 2023년 새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말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념일이자 연휴인 성탄절이 우리 곁으로 훌쩍 다가왔다. 성탄절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기분이다. 여러분은 성탄절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빨간 옷을 입은 산타할아버지, 썰매를 끄는 루돌프, 신나는 캐럴….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화려한 조명과 꼭대기의 별로 꾸며진 크리스마스트리이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가장 많이 쓰이는 나무는 무엇인지 아는가? 놀랍게도 우리나라의 '구상나무'이다. 구상나무의 학명은 'abies koreana'로 여기서 이 나무의 고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름 그대로 한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구상나무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고 있다. 전북 덕유산, 전남 지리산, 경남 가야산 그리고 제주도 한라산에만 분포하는 한반도의 고유종이다. 해발고도 1,0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발견되는 특산식물 중 하나이기도 하며 한약재로도 쓰이는 유용한 나무이다. 1920년 학계에 보고된 이후 다양한 품종으로 개량되어 외국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사랑받게 된 구상나무는 사실 멸종위기에 처한 나무이기도 하다.
구상나무의 개량종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지만, 정작 구상나무 고유종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는건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구상나무가 멸종위기종이 된 첫 번째 이유는 기후변화이다. 큰 나무가 자랄 수 있는 고도 경계인 교목한계선 바로 아래 지역을 아고산대 지역이라고 하는데 구상나무가 주로 분포하는 아고산대 지역은 저지대에 비해 기온 상승 폭이 커, 기후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급격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겨울철 평균 기온이 높아지면서 겨울에 눈이 쌓이는 높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봄에 눈이 녹으며 토양에 공급되는 수분량의 감소가 구상나무의 생장을 방해하고 고사율을 높였다. 두 번째는 해충이다. 솔알락명나방, 그상애기잎말이나방, 수염하늘소 등이 주요 해충으로 잎과 줄기, 목질부에 해를 입히며 결실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중이다. 이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13년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으로 선정하여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무거운 장식품을 견디는 견고함, 자연스러운 원뿔 모양, 은빛이 도는 흰색의 잎 뒷면, 은은한 향기까지…. 구상나무는 크리스마스트리로서 과거에도 현재에도, 다가올 미래에도 성탄절의 영원한 상징이다. 다가오는 성탄절에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며 그냥 지나치기보다 구상나무가 처한 위기를 한 번씩 떠올리며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구상나무가 이 위기를 무사히 넘겨 미래의 후손들에게도 크리스마스의 상징인 크리스마스트리로 우뚝 서 있길 바란다.
첫댓글 권지윤 학생 고생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