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호, 인사, 24-3, 희호는 참 잘 배웠어
※김희호, 준비, 24-6, 여행이란
“희호는 참 잘 배웠어. 누구를 만나면 항상 소개부터 해줘.”
“희호 씨 이제 집중 못 한다", "희호 이제 이해 못 한다", "저 긴말(설명) 중에 희호에게 뭐가 남았을까", "희호 이제 다른 짓 한다."
하며 여느 사람이 그렇듯, 집중 못 하는 모습에 장난치듯 말합니다. 김희호 씨를 오래 봐온 이들이 김희호 씨의 어떤 모습이든 그대로 읊고, 강점을 높이 삽니다.
김희호 씨가 '그냥 그런 사람이구나.' 받아들여집니다. 문제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이제 김희호 씨가 따분해하는 표정 짓는다고 내가 잘못한 점이 있나, 속상해하지 않습니다. 그냥 어느 한 부분에서는 따분하고, 싫은 사람입니다.
노트북으로 김희호 씨와 함께 가야 할 장소들의 이미지를 보며 어느 곳에 가려 하는지, 어떤 사진(곳)이 더 좋아 보이는지 알아봅니다. 김희호 씨가 ‘오늘’은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습니다. 휴대폰으로 검색하고, 한글을 씁니다. 거리를 따지고, 운영 시간, 휴무날을 따져야 하고, 대중교통 뭐가 빠를지 비교하는 것….
어제 챙겨오자 했던 스케치북 챙겨오셨습니다.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할 때만큼은 재미를 보이셨습니다. 자신이 할 일이 없을 때는 옆에서 색칠 공부를 하십니다. 의욕이 없는 게 아닙니다.
생각해 보면 저도 집중력 떨어질 때 낙서합니다. 아무리 제 일이어도.
저도 여느 친구와 여행을 준비한다고 할 때 의견 나오는 대로 대부분 따라가는 편입니다. 다 좋다고 합니다. 김희호 씨도 그런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여행 준비를 어찌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몰라도 괜찮더랍니다. 잘 알려줄, 나서서 계획해 줄, 함께해줄 사람만 있으면 됩니다.
친구와 함께했던 여행, 늘 철저히 계획해 주던 친구가 떠오릅니다. 돌아가면 고마웠다 전하렵니다.
이제는 그런 고민이 듭니다. 함께하려고 하는데, 김희호 씨가 집중하지 않는다면, 흥미를 잃었다면 계속 이어가는 게 맞을까.
김희호 씨가 마우스로 화면을 내리는 것은 잘하시는데, 올리는 데에는 조금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손가락으로 시범을 보이기도 하고, “제가 잡아드려도 될까요?”하며 김희호 씨 손을 겹쳐 잡고 해보기도 합니다.
점점 답답함을 느끼는 듯 보입니다. 김희호 씨의 말이 줄어듭니다.
한편으로는 ‘정성’이라, 한편으로는 ‘미련’이라 할 겁니다. 그래도 끝까지 노력해 봅니다. 김희호 씨와 최대한 함께하려고.
김희호 씨가 오늘의 과업, 할 일을 완전히, 완벽히 해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돕는 게 아닙니다.
김희호 씨가 조금이라도 주인 되기를, 주인 노릇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돕는 겁니다.
이 때문에 방법을 일일이 설명하기도 하고, 일부는 같이 합니다. 스스로 해야 할 것, 할 수 있는 것을 하게끔 합니다.
그런데 해낼 수 있도록, 같이 하는 게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실례를 구했다고 하더라도 관계를 해치지 않고자 거절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김희호 씨 마음을 알고 싶습니다. 어디까지 스스로 하실 수 있는지, 하고 싶은지 알고 싶습니다. 이 지점을 몰라 함부로 ‘같이’ ‘노력해보자, 할 수 있다.’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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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온빌로 돌아옵니다. 함께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다온빌에 포토프린터기가 있다고 합니다.
사진. 희호 씨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생겼습니다. 행복합니다.
2024년 7월 2일 화요일, 이다정
첫댓글 입주인을 돕다 보면 지칠 때가 있습니다.
방향을 잃지 않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어 줄 '지침서' 같은 것 말이죠.
천천히 가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