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소설은 어둠을 표현하는것에 적합한듯 하다. 그의 소설속에 표현되는 주인공들은 갸날프고 어둡다. 특히 이 소설 검은사슴은 어둠속에 살고 있는 한 여자와 그 어둠이 어디서 왔는지 근원을 찾아다니는 또 다른 여자의 이야기이다. 검은사슴은 막장에 나타나는 전설속 사슴이다. 광부들이 검은사슴을 발견하면 뿔을 빼앗고, 이빨을 빼앗은 후 도망가면 그 사슴은 막장에 같혀 굶어 죽는다고 한다. 어둠을 헤쳐 서울로 도망쳐 온 주인공 의선은 잠재적 깊은곳에 탄광촌 고향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어지럽고 각박한 도시생활에 자신을 잃어버린다. 비슷한 처진라고 생각되는 잡지사 기자 인영은 잠적해 버린 의선의 조그만 단서를 가지고 그녀를 찾기 위해 후배 명윤과 탄광촌을 찾아간다. 태백이란 도시를 가본적이 있다. 과거에 탄광이 여럿있었다고 했지만 지금 운영되는 탄광은 없고 탄광 박물관만 있었다. 조각된 사람들이 탄을 캐는 모습, 탄을 캘 때 사용했던 도구와 의복이 전시되어 있었다. 태백산에서 흰 눈을 엄청 보고 난 후 내려와 잠시 들른 전시관은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탄광이 활발하게 운영될 때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생계를 유지했을것이다. 막장이란곳을 알 수가 없지만 끝없는 절망, 어두움에 다다르면 막장에 다다랐다고 하니 그 말로 유추해볼 뿐이다. 어둠은 우울과 어울리고 희망은 저 멀리 떨어져 있다. 인영은 마침내 의선을 찾지 못했으나 열차 사고 후에도 살아남아 자신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다. 어둠을 헤치고 살아남아 지긋지긋한 일상을 다시 살겠지만 탄광을 방문하고 의선을 찾아다닌 경험이 그녀를 끈질기게 버틸수 있는 힘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