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는 벌교교육장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에 간다고 나도 갔으면 한다.
차 한대로 나가 그를 내려주고 난 꼬막축제장 부근을 돌던지
부용산에서 전동산성을 얼른 다녀 와 조사훈이 만들어주는 점심을 먹으면 되겠다.
채동선 생가 앞에 차를 세우니 센터 직원은 준비 중이고 벌써 몇 가족이 들어오고 있다.
바쁜 바보만 보고 난 충혼탑쪽으로 오른다.
채동선 부부묘와 부용산 노래비를 지나 부용정으로 오른다.
지허스님의 부용정기를 읽어본다.
글은 좋은데? 읽기는 고약하다.
2층 정자에서 보는 전망도 열려있지 않다.
무덤 사이 산길을 오른다.
운동기구 삼거리를 지나 부용산 너른 곳으로 걷는데 몇 사람이 스틱을 짚고 내려온다.
부용산성쪽으로 내려와 용연사에 들른다.
용연사 주련을 대충 읽고 체육시설 지나 원동으로 내려간다.
서재 송간 선생의 묘비를 대충 읽어본다.
송준선 최익현 윤영구 등의 이름이 보인다.
영보재 재실은 여전히 닫혀 있다.
낮은 담 사이 처마끝으로 몸을 웅크려 들어간다.
윤용구의 영보재 글씨와 주련을 본다.
마을로 내려오니 신도비 안내판이 새로 서 있다.
고흥문화원장인 송시종이 글을 썼다는데 본문에 자기도 공을 세웠다 하니 조금 어색하다.
대충 사진을 찍고 동네를 지나며 잘 익은 감을 찍는다.
몇 개의 비석은 지나치고 선근공원을 지나며 글과 동상을 찍는다.
축제기간이어서인지 꽃을 계속 심고 있다.
선아가 곧 점심 먹는다고 전화가 왔다.
부지런히 채동선 생가로 가니 여러 가족이 도마를 만들고 잇다.
개량한복을 문성훈의 목소리가 크다.
병우 정우 아짐과 금식이네 부부 등 동네분들도 같이 끼어 도마를 문지르고 있다.
조사훈이 불을 피우며 큰 남비로 요리하고 있다.
숟가락 등을 놓고 요리를 놓을 큰 그릇도 줄지어 놓는 걸 돕는다.
현우 등 몇 아이들은 지난 봄에 같이 답사한 적이 있는 아이들이다.
모두 반갑게 인사 해주니 좋다.
가위바위보 대회로 상품을 주고 부페식으로 음식을 먹는다.
난 아이들이나 부모들이 자유롭게 가져가게 하자는데 바보는 튀김이나 치킨은
자기가 나눠주고 있다.
그의 경험상 나중 사람은 음식이 못 가져갈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짐들 사이에 앉아 점심을 먹는데 난 산에서 못 마신 소주를 쪼금 마신다.
아짐들은 축제장에 가느니 마느니 하고 난 광주에 간다고 먼저 일어선다.
한시가 막 지나 차 안에서 종필에게 전화하니 임실 호국원 아바지께 들르는 중인데
부지런히 오겠다며 도곡에서 만나자 한다.
빵쇼핑의 바깥 의자에 막 앉으려는데 희원씨가 운전하는 외제차가 들어온다.
친구가 미리 써 온 내용을 내가 또 쓴다.
그의 80년 고생한 일을 보증하는 글이다.
그 때 난 서부경찰서의 어느 형사에게 길지 않은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그 일로 난 졸업시 편집장에게 주는 공로상을 받지 못했다.
그 때 난 어떤 생각으로 어떤 일에 열정을 바쳤을까?
생강차를 마시며 오랜만에 만년필로 한 장을 써 주고
그의 해외 출장 이야기와 사업, 나의 기간제 교사 중 만난 아이들 이야기를 잠깐 한다.
일어서니 희원씨가 빵을 골라 봉지에 담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