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4.26.쇠날. 날씨: 날이 덥다.
아침열기ㅡ텃밭ㅡ글쓰기ㅡ남북정상회담 영상 보기ㅡ점심ㅡ그림그리기ㅡ인권선언 이야기(4.5.6)ㅡ다
함께 마침회ㅡ예준 생일잔치- 깊은샘모임
[마늘밭 거름넣기]
남북정상회담 날이다. 날이 좋다. 아침 열기는 대파 옮겨 심기를 하고 교실로 들어가 피리와 영어동화, 천자문으로 이어간다. 본디
오전. 오후 시간을 바꾸었는데 오후에 미세먼지가 나쁠 것 같다는 예보가 있어 본디대로 오전에 텃밭 일을 하기로 한다. 높은 학년은 양재천
텃밭에서 마늘밭 웃거름을 주고, 낮은 학년은 가까운 텃밭에서 밭 뒤집고 쌈채소 모종을 심는다.
5,6학년이 먼저 밭에 닿아 한 이랑에
거름 넣을 동안, 4학년을 태우고 왔다. 오가는 동안 남북정상회담이 궁금해 차 라디오를 틀었더니 어린이들 말이 쏟아진다. 두 사람이 한 포대씩
맡아 거름을 넣는데 나르고 장갑낀 손으로 거름을 주는 모습이 딱 농부들이다. 지후와 유민이는 노래를 부르며 마늘에게 말을 걸며 거름을 준다. 한
시간쯤 일하고 나니 슬슬 그만 둘 때다. 인권선언을 줄곧 읽은 뒤라 아동착취란 말을 꺼낸다. 강제로 어린이에게 일을 시켜 나온 돈이나 이익을
위해 모두 가져가는 것이 착취란 걸 아는 어린이들이지만 그만 하고 싶다는 이야기다. 일놀이 원칙 따라 그만 쉬고 맡은 일만 끝내야 하는 게
맞다. 일을 잘하는 어린이들이지만 선생들이 더 부지런히 몸을 놀려 풀을 매고 마무리를 한다. 땀이 나니 시원하다. 땀 흘려 일하는 농사철인게다.
마늘 웃거름 주기가 처음이라는 김우정 선생과 텃밭 농사 강사 경험이 있는 한주엽 선생이 쉬지 않고 일을 한다. 농사는 땀 흘려 일하는 게
즐거워야 줄곧 할 수 있는 일이다. 도시 텃밭 농사 16년이지만 농사는 익숙하면서 늘 새롭다. 학교로 돌아와 얼려놓은 생협 얼음과자를 반씩
잘라 모두 나눠 먹는다. 일 한 뒤 얼음과자를 외치는 어린이들에게는 꿀맛이다. 텃밭 일지를 쓰고 15분쯤 남는 시간에 어린이들에게 남북정상회담
영상을 보여주었다. 11년만에 찾아온 한반도의 봄 기운이 평화협정으로 가길 간절히 빌었다. 어린이들이 김정은 위원장 뒷 모습을 보더니 머리
뒤에도 입이 있다고 해서 한바탕 웃는다. 외모로 누군가를 무시하고 놀리는 게 아닌 뜻으로 넘어간다. 남북 정상이 두 손을 마주 잡고 남북
경계선을 넘나드는 순간을 보는 순간 가슴이 벅차 코가 찡하다. 금강산으로 졸업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고, 백두산을 북녁 땅으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앞으로 통일과 평화를 반대하는 세력이 더 뚜렷하게 보이겠다.
아침 일찍부터
맑은샘 밥상을 준비하는 인웅지안 어머니는 줄곧 일을 하고 계신다. 단희 아버지는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월차를 내고 가마솥 불을 넣고 있다. 늘
학교를 위해 애쓰시는 부모님들에게 고마움이 가득하다. 현우어머니, 종현어머니, 시우어머니, 인채인준하윤어머니, 동규어머니, 지성아버지가 밥상
채비하느라 바쁘시다.
낮 공부로 동무 얼굴 그림을 그리고 4,5,6학년은 다 함께 모여 저마다 하나씩 인권선언을 발표했다. 줄곧 다듬어
가면 모두가 동의하는 인권선언이 되겠다. 청소 시간에 정우랑 채민이랑 한바탕 싸웠다길래 마침회 마치고 둘을 불러 괜찮냐 물으니 벌써 괜찮단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으니 선생이 할 일이 크게는 없어보인다. 학교 마치고 부지런히 자연속학교에 가져 갈 짐을 챙겨 차에 실어놓느라 선생들이
바쁘다. 맑은샘 밥상 감자탕 냄새가 좋다.
저녁에는 민주네 집에서 깊은샘 모임을 했다. 남북정상회담을 보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