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느다란 빛이 새어드는 어슴푸레한 아침
부정맥의 고동은 "살아 있음의 증거"
빛을 향해 팔을 뻗어 피가 가는 방향을 비쳐 본다
창백한 손바닥 그 손등 더 파르르하게 창백한
혈관의―
잊어버리고 닫지 않은 창틀, 귀떨어진 한 알의 작은 비파 열매
역광선. 과육. 단면. 공동화
생과 사의 사이……
깊숙이 가라앉는 씨앗. 응시해 본다
"라고"
온통 까맣고. 미끌미끌 일어서게 하여
일찌감치 익었던 그 꿈틀거림을 당치도 않게 드러낸다
어지럽게 비상 낙하. 부리에 난 상처. 피의 균열
죽음에 내포된 "생" 서로 마주본다
불투명하게 미끈거리는 어둠 속에 부드러운 솜털
로 뒤덮인 피막과 같은
살색 살의 둘레
갑자기 투명한 과즙이 뚝뚝 떨어진다
미쿠모 도시코
번역:한성례
가느다란 빛이 새어드는 어슴푸레한 아침
부정맥의 고동은 "살아 있음의 증거"
빛을 향해 팔을 뻗어 피가 가는 방향을 비쳐 본다
창백한 손바닥 그 손등 더 파르르하게 창백한
혈관의―
잊어버리고 닫지 않은 창틀, 귀떨어진 한 알의 작은 비파 열매
역광선. 과육. 단면. 공동화
생과 사의 사이……
깊숙이 가라앉는 씨앗. 응시해 본다
"라고"
온통 까맣고. 미끌미끌 일어서게 하여
일찌감치 익었던 그 꿈틀거림을 당치도 않게 드러낸다
어지럽게 비상 낙하. 부리에 난 상처. 피의 균열
죽음에 내포된 "생" 서로 마주본다
불투명하게 미끈거리는 어둠 속에 부드러운 솜털
로 뒤덮인 피막과 같은
살색 살의 둘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