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담양'이라는 지명을 들으면 반사적으로 '대나무'를 떠올릴테고, 또 그 반대로 '대나무'라는 말을 들으면 '담양'이라는 지명이 떠오를 것입니다. 그만큼 담양은 우리나라 최대의 대나무 산지이기도 하며, 대나무를 주제로 한, 혹은 소재로 한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는 곳입니다. 게다가 조금 서둘러 출발한다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에서 차량으로 3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편한 입지를 자랑하기도 합니다. 하루나 이틀쯤 묵으면서 편안히 쉬어가는것도 좋겠지만, 바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시간이 허락치 않는다면, 바삐 움직인다면 하루코스로도 여유롭고도 꽉찬 일정을 채울 수 있는 멋진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 선조들이 사군자의 하나로 칭송했던 대나무는, 사시사철 항상 푸르른 모습과 곧은 줄기로 기개를 상징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말은 곧, 담양이 사계절 여행지로서도 제격이라는 것입니다. 봄의 푸르름이 가득한 담양여행도 좋지만, 가을의 소슬한 담양도 매력적이고, 한여름 더위를 잠시 잊게해줄 여름 여행 또한 제격이며, 겨울의 눈이 흐벅지게 쌓인 모습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자, 저와 함께 담양으로 떠나보실까요.
① 죽녹원
담양에 도착했으면, 아무래도 대나무숲속으로 빠져보는게 가장 우선일겁니다. 그래서 첫 코스는 죽녹원으로 갑니다. 죽녹원은 5만 평 넓이에 솜대, 왕대, 맹종죽 등이 자라고 있고, 운수대통길(440m),샛길(100m),사랑이 변치 않는 길(460m),죽마고우길(150m),추억의 샛길(150m),성인산 오름길(150m),철학자의 길(360m),선비의 길(440m) 등 8개의 테마 산책로가 있습니다. 제가 갔던 시기는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쬐던 7월초였는데, 대나무숲으로 들어가면 어둡다고 느껴질 정도로 햇볕이 잘 가려지는데다가, 솨아아- 솨아아- 하는 물결소리 같은 대나무소리, 그리고 초록이 뚝뚝 묻어나는 그 푸르름에 더위가 한순간에 물러날 정도였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산책로를 산책하는 묘미를 즐겨보세요.
② 관방제림
죽녹원을 나오면 바로 옆에 하천이 흐르고, 그 옆에 산책길이 보입니다. 이 곳이 바로 관방제림입니다. 담양읍을 가로지르는 담양천변에 놓인 관방제림은 남산리 동정마을에서 천변리까지 약 2㎞ 구간에 걸쳐 조성된 방제림을 말합니다. 관방제림의 산책길은 수령 300년이 넘었다는 느티나무와 푸조나무, 팽나무 등 거목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잠시 편안한 마음으로 산책하기에는 제격입니다.
③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관방제림까지 보셨으면, 차로 10분정도만 이동하면 요즘 한참 인기가 좋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나옵니다. 가느다란 줄기가 하늘로 쭉쭉뻗은 대나무숲도 눈이 시원시원했지만, 역시나 아름드리 나무가 학창시절 미술시관에 배웠던 '원근감을 살려 풍경그리기'의 모델처럼 x자를 그리며 시원스럽게 뻗은 모습 또한 굉장히 아름답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길로도 뽑혔다고 하죠. 입구로 들어가면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라는걸 느끼실겁니다. 아무래도 요즘 인기가 많아져서 그럴텐데요, 입구만 보지 마시고 아예 2~3킬로미터 정도 뒤쪽으로 가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곳엔 사람이 없어서 정말 고즈넉한 모습을 보실 수 있답니다.
2~3킬로미터 정도 더 가면 이렇게 사람이 없답니다. 아무래도 이런 곳은 한적한 느낌이 더 좋겠죠? ^^
④ 대나무골 테마공원
메타세쿼이아길에서 금성면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왼쪽으로는 금성산성, 오른쪽으로는 대나무골 테마공원 가는길이 나옵니다. 금성산성도 매우 유명한 여행지지만, 30분 정도 등산을 해야하기에 당일코스인 이번 추천 코스는 대나무골 테마공원으로 향합니다. 대나무골 테마공원도 나지막한 야산 하나에 대나무숲과 소나무숲 산책길이 어우러진 공원으로 영화 '청풍명월'의 멋진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름만 들어보면 '죽녹원'이라는 곳이 '대나무골 테마공원'이라는 곳보다 훨씬 고즈넉하고 좋으며, 대나무골 테마공원이 다소 조잡한 놀이공원같은 느낌을 풍기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더 유명한 죽녹원보다 대나무골 테마공원이 되려 사람도 훨씬 적고, 더 빡빡한 대나무숲속을 산책할 수 있는 곳이어서 소슬하고 고즈넉한 느낌을 느끼기엔 이곳이 더 제격입니다. 잠시 모든걸 잊고 댓잎이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산책하는 즐거움을 맛보세요.
⑤ 식영정
죽녹원부터 대나무골 테마공원까지는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에 모두 인접한 지역입니다. 이제 조금 멀리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차를 남쪽으로 돌려 광주방면으로 20킬로미터 정도를 가면 광주호가 보이는 언덕에 식영정이 나옵니다. 이 곳은 "명종 15년(1560) 김성원(1525~1597)이 스승 임억령을 위하여 지은 정자로 언덕 아래에 김성원이 살던 서하당과 부용정을 새로 지었다. 식영정은 송강 정철이 성산별곡을 지었던 곳으로, 뒤편에는 수령 수백 년의 노송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실 바로 옆의 소쇄원이 더유명하기는 하지만, 소쇄원 가는 길에 있는 정자,정도인 식영정은 한국식 건물들과, 또한 계단을 올라가면 한눈에 보이는 광주호의 풍경, 그리고 마침 불어오는 바람의 느낌이, 그림자도 쉬어간다는 뜻인 '식영정(息影停)이라는 이름에 딱 걸맞습니다. 그림자도 쉬어간다고 했으니, 하루코스인 바쁜 오늘의 일정을 잠시 식영정에서 쉬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⑥ 소쇄원
이제 오늘의 마지막 코스는 담양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소쇄원입니다. 소쇄원은 맑은 햇살이 비껴드는 울창한 대숲을 지나면 계곡의 바윗돌이 조화를 이룬 아담한 계류가 반기는 곳으로, 시냇가에 자리 잡은 정자 풍경은 한 폭의 산수화 같습니다. 계곡 안쪽에 붉은 배롱나무를 배경으로 광풍각이 있고 그 뒤로 제월당이 내려보고 섰으며, 숲과 계곡, 그리고 정자. '자연과 인공의 절묘한 조화'를 실감할 수 있는 곳입니다. 소쇄(瀟灑)의 뜻이 '몸과 마음을 씻어주는 시원함'을 뜻하기에, 다소 바빴던 오늘 하루의 긴 일정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일상에서의 번잡했던 마음을 씻고 온다면, 오늘 하루 여행도 꽤나 즐거운 마음으로 귀가할 수 있지 않을까요?
⑦ 그리고...
어느 여행지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전라도 여행에서 먹을거리는 관광지 한 곳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굳이 유명한 집을 찾지 않고 어느 곳에서 무엇을 먹어도, 남도의 후한 인심과 함께 맛깔스러운 반찬들이 가득하기에, 담양까지 와서 전라도식 식사를 절대 빼놓을 수는 없지요. 담양 또한 먹거리가 유명한데, 역시나 가장 유명한건 떡갈비와 죽통밥입니다. 그리고 특별하게 죽순회 라는걸 드셔보는것도 추천드립니다.
첫댓글 옆동네라 가끔은 지나는데 좋은곳이 참 많지요......우리 봉주님 고향이기도 하구요.......
사진이 전혀 보이지 않아요~~.??.
초가집님 감사감사....우리 고향을 이렇게 멋지게 소개해 주셔서..시간을 내시면 멋진곳이 아직도 많답니다...추월산 면앙정 송강정 죽물 박물관 담양 온천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