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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IRIS)’ 플랫폼을 계승발전 시키기 위해, ‘아이리스(IRIS)’ 타이틀을 무단 사용합니다”
“이 드라마는 실제 있었던 사건에 허구를 가미해 재구성했습니다"
에피소드 1. [플랜 B: 미스터 화이트 - ④]
S# 21. 1998년 6월 하순 어느 날. 어느 장소.
홍중도를 비롯한 ‘검은 머리 외국인’ 수 명이 회의 중이다.
홍중도 이미 여러분에게 전달한
본부에서 내려온 메시지를 통해 아는 바와 같이,
지난 4개월 동안 벌어진 한국민들의 ‘금 모으기 운동’에
본부가 적잖이 당황한 게 사실이야.
Mr. Lee 저희도 깜짝 놀랐습니다.
Mr. Yun 결혼반지, 아이의 돌 반지는 물론이고
어떤 노부부는 자식들이 사 준 효도 반지를 내놓았고요.
Mr. Lee 운동선수들은 평생 자랑거리이며 땀의 결정체인 금메달을 내놓기까지 했습니다.
Mr. Cha 김수환 추기경은 그저께,
추기경 취임 때 받은 십자가를 쾌척 했다고 합니다.
홍중도 응. 그래서
본부에서는
대한민국이 당초 예상보다도 더 빨리 ‘IMF 관리체제’를 종료할 것으로 내다보는 것 같아.
Mr. Cha 언제쯤으로 예상하고 있습니까?
홍중도 3, 4년 내로.
Mr. Cha Chief의 예상은요?
홍중도 내 생각엔, 3년 후인 2001년경으로
어쩌면, 2000년 후반기에도 가능하다고 생각해.
Mr. Lee 그렇게나 빨리요?
홍중도 나도 사실 이번에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다시 보게 됐어.
뉴스를 보니깐.
3백51만여 명이 참여하고 약 227톤의 금이 모아졌다고 하는데
Mr. Yun 금을 수출해서 번 돈이 겨우 22억 달러입니다.
국제 시장에 한꺼번에 막대한 양의 금이 쏟아지는 바람에
제값을 받지 못하고 헐값으로 팔아버렸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홍중도 음. 윤 과장의 말도 일리가 있어.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달라.
Mr. Cha 어떻게 말입니까?
홍중도 경제는 심리거든.
여태껏,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어떤 나라에서도 본적이 없는 반응이야.
우리를 포함한 서구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이 경제 위기도 순식간에 극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고
본부에서도 나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그런 메시지가 내려온 것 같아.
팀원들이 부정하지 않는 표정으로 홍중도의 의견에 집중한다.
홍중도 지난 토요일 저녁에 은밀하게 만난
김 차관보의 전언에 의하면,
다음 주에,
청와대에서 김 대통령과 중소기업인 22명이 오찬간담회를 갖고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정보통신 분야 중소기업에
체신금융자금 3천억 원을 긴급 지원하는 내용을 논의할 거라고 했어.
Mr. Lee 그럼, 국민의 정부가
‘IT산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겁니까?
홍중도 내 생각에도,
1994년 정보통신부 출범한 이후 ‘IT 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집중적인 투자정책이 이어왔고,
이번 김대중 정부 역시,
200만 명에 달하는 실업자가 발생한 IMF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IT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실업 문제의 활로를 모색할 거라고 생각해.
Mr. Cha Chief.
저희 파트에서 파악한 첩보들에 의하면,
실제로 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IT 기술력은
선진국에 비해 10년, 길게는 40년 이상 뒤쳐진 것이 사실입니다.
김대중 정부도
IT산업 육성을 통해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려 할 것입니다.
홍중도 차 과장.
정보통신방송기반과의 김 과장에게서 이와 관련된 보고가 올라 온 것이 있어?
Mr. Cha 그가 준 자료에 따르면,
IT 등 벤처기업들을 위한 연구단지, 즉 ‘테크노 파크’ 조성계획 기초해서
인천, 안산, 대구, 경산, 광주, 천안, 아산, 공주시에
‘테크노 파크’를 건설하기 위한 법인이 설립됐다고 합니다.
이 곳에 많은 벤처기업을 창출하면서
IT 산업 현장에 많은 고학력 미취업자들을 끌어들일
생각입니다.
홍중도 차 과장.
본부에 연락해서 실리콘 밸리와 인도에 있는 우리 IT 전문 인력들을
한국으로 파견토록 보고서를 보내.
Mr. Cha 예. Chief.
홍중도 내년부터, 인터넷과 관련된 사업이 급증하면서
IT 업계의 인력난 문제가 부각될 거야.
그러면, 인력 수요는 크게 늘어나지만,
정작 경험과 실력을 갖춘 IT 전문가가 모자랄 것이고.
Mr. Cha 예.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홍중도 (이 과장을 보며)
이 과장.
주식 시장 동향은?
Mr. Lee 삼성전자가 3만~4만원으로, 박스권에서 횡보를 하고 있고
SK텔레콤은
5월에 ‘스피드011’ 가입자 500만 명 가입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어제 종가가 43,500원입니다.
홍중도 이 과장
두 종목은 현재 어느 정도 매입한 상태지?
Mr. Lee 삼성전자 70만 주.
SK텔레콤은 56만 주 입니다.
홍중도 좋아.
내가 별도 지시를 내릴 때까지 두 종목 모두 지속적으로 매집 해.
Mr. Lee Chief.
삼성전자는 그렇다 쳐도.
SK텔레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영업이익이 적자인데
괜찮겠습니까?
홍중도 작년. 1997년에 매출액과 매출총이익이 서로 붙어버린 것은
SK텔레콤이 내수시장과 통신업종이라는 고유 사업에서 나오는 특성 때문에
매출액이 곧 매출총이익이 되기 때문이야.
자네 말대로,
영업이익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줄어들긴 해도
내년, 혹은 2000년부터는 영업이익도 늘어날 거라고 생각해.
Mr. Lee Chief.
SK텔레콤의 근본 문제는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인한 경비성 지출의 확대입니다.
홍중도 하지만, SK텔레콤의 ‘순이익’을 보면
1997년에 감소한 이후
98년에 영업이익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98년 순이익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야.
그지?
Mr. Lee 예. Chief.
홍중도 내가 일했던 ‘PwC’에서 보내온 월간 속보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999년부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해서,
장기적으로.
2000년에는 주가가 400만 원을 넘어설 거라 예상하고 있어.
Mr. Lee 에? Chief.
무슨 근거로 4만 원하는 주식이 400만 원을 넘습니까?
홍중도 한국의 이동전화가입자의 수요 폭증과
이에 따른 매출의 확대로 적정주가는 이보다 훨씬 높다는 시각이야.
순이익 규모도 늘어날 거고,
자네도 알다시피, SK텔레콤이 저평가 돼있다는 것을.
Mr. Lee 그렇기야 하죠.
현재 중국의 차이나컴, 필리핀의 필텔, 태국의 스마톤 등 다른 국가의
유상종목에 비해 훨씬 저평가돼 있죠.
홍중도 특히, ‘PwC’ 장기 전망 보고서를 보면,
단말기업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포함한 마케팅비용이 증가했지만
내년부터는 이와 관련한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전망인데다
IMT2000 사업권 획득 가능성, 무선데이터통신 관련 인터넷주 부상 가능성,
순접속료 폭증 가능성,액면분할 가능성 등 호재가 즐비해
SK텔레콤은 앞으로도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어.
Mr. Lee 알겠습니다. Chief.
홍중도 윤 과장.
부동산 쪽은?
Mr. Yun 현재 도곡동에 신축 중인 ‘우성캐릭터199’ 30 세대,
2002년 여의도동에 들어설 ‘대우트럼프월드’ 25 세대
같은 해 완공될 에정인 ‘타워 팰리스 1차’ 40세대 등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홍중도 오케이.
김 차관보가 준 부동산 소스에 의하면,
건설 경기를 통한 경기 부양을 위해
1999년부터 주거비율이 70% 미만에서 90% 미만으로 다시 바뀔 예정이고.
분양가 또한 자율화될 예정이야.
그러면, 당연히
새로운
주거양식으로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가 치솟을 거고.
Mr. Yun 제가 건설사에게서 얻은 정보에 의하면,
앞으로
60층 이상으로 올라갈 ‘초고층주상복합아파트’가
대세로 자리잡을 거라는 정보입니다.
홍중도 좋아. 본부에서는
우리들의 작전을 보다 치밀하고 섬세하게 집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김민종 차관보의 정보들은 수집되고 있지?
Mr. Lee Chief가 지난 달에 내린 지시에 따라,
김 차관보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가 수집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취합된 속보에 의하면,
김 차관보의 15살 된 딸 김수현 양이 ‘아이돌’이 장래 희망이랍니다.
홍중도 ‘아이돌’?
가수?
Mr. Lee 네.
홍중도 재능은?
Mr. Lee 춤 실력은 어느 정도 되나 봅니다.
학교 축제 때, 반 대표로 나가서 전체 2등을 한 것을 보면.
홍중도 ‘아이돌’이라~
소원이라면 꿈을 이루어줘야지.
이 과장이 적당한 연예 기획사 물색해서 자연스럽게
김 수현 양이 ‘아이돌’로 성장할 수 있게 뒷받침 해줘.
Mr. Lee 그렇지 않아도,
지난 2월에 설립된 신생 기획사 ‘ YG 엔터테인먼트’측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20억을 출자하는 조건으로.
홍중도 오케이.
궁금한 것 있으면 질문하고, 없으면 마치지.
Mr. Cha Chief.
김민종 차관보를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앉히실 생각입니까?
홍중도 다음 스텝을 밟으려면,
‘청와대 경제수석’ 자리에 앉아 있는 김민종의 힘이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