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철원을 다녀왔다.
철원평야의 겨울은 너르게 펼쳐진 들판만으로도 볼거리다.
특히 눈부신 아침 햇살을 받고 서리 내린 들판이 깨어나는 모습은 그 자체로 경이롭다.
들판에는 재두루미, 두루미, 독수리 등 진기한 새들이 노니는 모습이 그림 같다.
이것이 내가 해마다 겨울이면 철원을 찾아가는 이유다.
동틀 녘 철새들은 잠자리를 뜬다.
군무를 추는 듯, 그 모습이 장관이다.
어스름 속에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 물을 차고 오르는
철새 떼와 저물녘 유유히 보금자리로 날아가는 철새들의 행렬은 잠시 고단한 일상을 접게 한다.
군 초소를 지나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 샘통과 동송저수지로 가는 들판에서
두루미와 재두루미 가족을 만날 때마다 일행은 저절로 이구동성으로 비명인지 환호성인지 알 수 없는 놀람의 소리를 지른다.
차 안이라 다행이다.
내리면 새들이 날아갈 것이므로, 차도 스스로 미끄러지듯 멈춰서야했다.
하얗게 눈 덮인 벌판에서 만나는 두루미는 더욱 고아하고 신비롭다.
올 겨울을 나기 전에 또 한 번 짬을 내보고 싶다.
* 앗, 참고로 사진은 동행하신 진익태 선생님의 것을 빌어왔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은 다 휴지통으로 go go - - - OTL
죄송하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