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Victor Fedotov, Symphony orchestra (Mariinsky Theatre)
차이코프스키 / 백조의 호수
작은 얼굴, 긴 목과 쭉 뻗은 팔 다리, 한 마리 백조처럼 우아한 자태…..
발레리나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수식어 들이다. 고전 발레의 3대 걸작이라고 하면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에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로 러시아에서 초연된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지젤>을 꼽을 수 있는데 원래 백조의 호수이야기는 러시아의 전설을 재구성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나무꾼과 선녀라는 전래동화와 비슷한 내용이다.
여인으로 변해 호수에서 목욕하는 백조의 옷을 한 사냥꾼이 감춰 결혼했으나 몇 년 후 백조는 옷을 찾아 날아갔다는 내용인데 요정이나 천사 같은 환상의 존재를 창조하려는 발레의 목표와 예술가들의 창작욕이 결합해 탄생한 것이 바로 발레 <백조의 호수> 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 해야 할 부분은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로 인해 발레음악의 지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전 까지는 안무가 들에 의해 반주는 그저 “무용의 반주”에 지나지 않았지만 차이코프스키의 발레음악을 통해 극과 음악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발레음악을 수준 높은 예술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초연되었을 당시에는 이 수준 높은 음악 때문에 차이코프스키가 다시는 발레음악을 작곡하지 않겠다고 결심할 만큼 혹평을 받았다고 한다.
1877년 1880년 볼쇼이 발레단에 의해 초연, 재연되었던 이 <백조의 호수>는 참담함 실패를 가져왔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백조의 호수 버전은 1895년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콤비에 의해 새롭게 공연된 발레극이다.
마리우스 프티파는 1893년 차이코프스키가 죽은 뒤 볼쇼이 극장에서 이 작품을 발견하고 음악과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임을 발견하고 차이코프스키의 추도공연에 올리기로 한다. 그리하여 차이코프스키의 동생인 모데스트가 대본의 일부를 수정하고 안무가 이바노프의 협력으로 공연을 하였는데 그 결과는 대 호평으로 이어졌고, 이듬해 1895년 레냐니가 주역을 맡은 공연은 대 성공을 거두게 된다.
백조의 호수는 그랑파드되(2인 무)나 파티장면의 디베르티스망(줄거리에 관계없이 무용수의 기교를 보이기 위한 춤)에서 고전발레의 특징이 많이 나타나며, 달빛이 비추는 호수, 백조와 인간과의 비현실적인 사랑이야기라는 낭만적 요소가 많이 있다.
원래 이 작품이 초연 당시에는 여 주인공의 의상이 긴 의상 이였으나 프티파-이바노프판에서는 짧은 TuTu(여성 발레복)로 바뀌면서 백조의 신비함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게 된다. 특히 인상적으로 부분은 백조가 깃털을 가지런히 하기 위해 목을 둥글게 돌리는 부분, 접혀있는 날개처럼 팔을 굽히는 동작, 날개 끝이 파르르 떨리는 섬세함, 다리의 물방울을 털어내는 모습 등 새의 동작에서 표현된 시적 표현이 매우 섬세하게 느껴진다.
또한 우아하고 청초한 백조 오데트와 요염하고 강한 흑조 오딜역의 발레는 뛰어난 연기력과 고 난이도의 테크닉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볼쇼이 발레단과 로얄 발레단의 결말은 좀 다른데 로얄발레단은 왕자와 공주가 함께 죽는 비극적인 결말인데 반해 볼쇼이 발레단은 두 사람이 사랑의 힘으로 악마를 물리치고 오데트가 마법에서 풀려나 인간으로 돌아와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이 결말을 맞는다. 나는 후자의 결말이 더 좋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지만 이루어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낭만시대의 아름다움 아니겠는가?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겠지만 말이다.
<백조의 호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막-지크프리트 왕자는 마을 축제에 나가 마을처녀들과 즐겁게 춤을 추고 있다. 이때 여왕이 성인식의
선물로 화살을 준다. 백조가 날아가는 것을 본 왕자는 선물을 받은 화살을 들고 숲으로 간다.
2막-백조를 쫓아 숲으로 온 왕자는 나쁜 로트발트의 청혼을 거절해 밤에는 사람이 되고 낮에는 백조로
사는 마법에 걸린 오데트에게 반하고 그녀에게 청혼한다.
하지만 변치 않는 사랑의 서약을 받아야지만 마법에 풀리는 것을 알게 된 왕자는
사랑을 맹세하고 다음날 무도회에 오데트를 초대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결혼발표를 하기로 약속한다.
3막-무도회장에서 왕자는 오데트를 기다린다. 그때 악마 로트발트가 오데뜨와 닮은 자신의 딸 오딜을
데리고 등장하고 흑조 오딜을 오데트로 착각한 왕자는 그녀와 결혼을 발표한다.
4막-왕자와의 이루지 못한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는 오데트와 그런 오데트를 붙잡으로 온 왕자,
둘이 죽음으로 비극을 맞는 것이 로얄발레단의 결말이고
사랑의 힘으로 악마 로트발트를 무찌르고 해피엔딩이 볼쇼이 발레단의 결말이다.
발레공연을 보면 발레리나의 섬세한 연기와 표정 몸짓하나하나에 압도되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는데 아마도 내가 하지 못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다. 가끔 클래식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지겨울 때는 이렇게 발레음악을 통해 다른 방면에서 감상해보는 것도 내 마음을 여유롭게 하는 좋은 방법일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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