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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과 하늘을 나는 활
주몽과 하늘을 나는 활
옛날, 활쏘기를 좋아하는 어린 소년 온이 살고 있었습니다. 온은 누구보다 활을 잘 쏘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화살이 과녁에 맞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숲속에서 푸른빛을 내는 신비로운 붉은 깃털의 화살을 발견합니다.
화살의 주인을 찾아 나선 온은 활을 든 젊은 주몽을 만나게 됩니다. 주몽은 온에게 활을 쏘는 기술만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바람의 방향을 살피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는 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온은 주몽과 함께 신비로운 황금 화살을 찾고, 어두운 동굴에서 위기를 겪으며 한 뼘씩 성장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깨닫습니다.
진짜 활의 힘은 팔의 힘이 아니라 용기와 지혜, 그리고 자신의 힘을 바르게 사용하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주몽과 온의 특별한 만남을 통해 어린 독자들에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와 기다림의 의미를 전하는 역사 모험 이야기입니다.
목차
1. 활을 사랑한 아이
2. 하늘에서 내려온 이상한 화살
3. 주몽을 만나다
4. 주몽의 특별한 활쏘기
5. 백 걸음 밖의 과녁
6. 숲속에서 만난 위기
7. 사라진 황금 화살
8. 아이의 첫 번째 시험
9. 바람을 읽는 법
10. 주몽과 함께 쏜 마지막 화살
11. 하늘을 가른 붉은 화살
12. 새로운 나라, 새로운 꿈
책소개글
아주 오래전, 고구려가 세워지기 전의 어느 마을에 활쏘기를 좋아하는 어린 소년 온이 살고 있었습니다.
온의 가장 큰 꿈은 훌륭한 궁수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날마다 활시위를 당기고 화살을 쏘았지만, 마음먹은 만큼 과녁을 맞히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온은 생각했습니다.
‘활을 잘 쏘려면 힘이 더 세야 하는 걸까?’
그러던 어느 날, 온은 숲속에서 신비로운 화살 하나를 발견합니다. 붉은 깃털이 달린 화살에서는 이상한 푸른빛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화살을 손에 쥔 순간 숲에는 강한 바람이 불어왔고, 온은 알 수 없는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 화살의 주인을 찾아라.”
화살의 주인을 찾아 숲길을 따라간 온은 마침내 활을 멘 젊은이와 마주칩니다. 그의 이름은 주몽이었습니다.
주몽은 뛰어난 활솜씨를 가진 궁수였습니다. 하지만 주몽이 온에게 가르쳐 준 것은 단순한 활쏘기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과녁만 바라보지 말거라.”
주몽은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과 나뭇잎을 보여 줍니다. 보이지 않는 바람을 읽고, 자연의 움직임을 살피고,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법을 알려 줍니다.
온은 주몽과 함께 산과 숲을 누비며 황금빛 화살을 찾고, 어두운 동굴에 갇히는 위험도 겪습니다. 두려운 순간에도 온은 활을 먼저 꺼내 들기보다 주변을 살피고 스스로 길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마침내 온은 중요한 사실을 깨닫습니다.
활을 잘 쏘는 사람은 단순히 과녁을 잘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힘을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주몽이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난 뒤에도 온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온은 자신이 배운 활쏘기와 삶의 지혜를 어린아이들에게 전합니다.
주몽과 하늘을 나는 활은 우리 역사 속 인물인 주몽을 모티브로 하여, 한 어린이가 훌륭한 궁수를 만나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역사 모험동화입니다.
붉은 깃털의 신비로운 화살, 황금빛 화살, 깊은 숲과 동굴, 바람을 가르는 활쏘기까지 흥미로운 모험 속에서 어린 독자들은 용기, 지혜, 기다림, 배려, 그리고 자신의 힘을 바르게 사용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됩니다.
활을 사랑한 아이
해가 막 산 너머로 얼굴을 내밀 때면, 마을 뒤편 숲에서는 팽팽하게 당겨지는 활시위 소리가 들렸습니다.
“휙!”
화살은 나뭇가지 사이를 가르며 날아가 작은 나무토막 한가운데에 박혔습니다.
활을 쏜 아이의 이름은 온이었습니다.
온은 또래 아이들보다 활쏘기를 좋아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강가에서 물장구를 치거나 들판에서 뛰어놀 때에도 온은 나뭇가지로 활을 만들고, 갈대와 얇은 나무를 다듬어 화살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온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연습해도 마을 어른들처럼 멀리 있는 과녁을 정확하게 맞히기는 어려웠습니다.
어느 날 온은 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아버지, 활을 잘 쏘려면 팔에 힘이 아주 세야 하나요?”
아버지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활은 팔로만 쏘는 것이 아니란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끼는 거지.”
“마음으로요?”
“그래. 바람이 어느 쪽에서 부는지, 나뭇잎이 어떻게 흔들리는지 살펴보거라. 좋은 궁수는 과녁만 보는 사람이 아니란다.”
온은 그 말을 마음속 깊이 새겼습니다.
그날 저녁, 온은 숲 가장자리에서 이상한 빛을 발견했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푸른빛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온이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니, 오래된 나무 아래에 낯선 화살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화살 끝에는 작은 붉은 깃털이 달려 있었습니다.
온이 화살을 집어 드는 순간,
숲 전체에 바람이 크게 일었습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화살의 주인을 찾아라.”
온은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날부터 온의 특별한 모험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이상한 화살
온은 붉은 깃털의 화살을 집으로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말씀하신 것처럼, 먼저 화살의 주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음 날 아침 온은 다시 숲으로 갔습니다.
화살을 처음 발견했던 나무 아래에는 이상한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흙바닥에 깊은 발자국이 여러 개 찍혀 있었습니다.
“사람 발자국인가?”
온은 몸을 낮추고 흔적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발자국은 숲 안쪽으로 이어지다가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그때 하늘에서 독수리 한 마리가 크게 울었습니다.
“끼이익!”
독수리는 온의 머리 위를 빙빙 돌더니 산 쪽으로 날아갔습니다.
온은 이상하게도 독수리가 자신을 부르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때 숲 너머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렸습니다.
“두두두두!”
온은 나무 뒤에 몸을 숨겼습니다.
말 한 마리가 숲길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말 위에는 한 젊은이가 타고 있었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달랐습니다.
허리에는 활이 걸려 있었고, 등에는 화살통이 메어져 있었습니다.
젊은이는 말에서 내려 주변을 살폈습니다.
그리고 온이 발견했던 것과 똑같은 붉은 깃털을 가진 화살을 꺼냈습니다.
“내 화살이 하나 사라졌군.”
온은 깜짝 놀랐습니다.
‘저 사람이 주인인가?’
젊은이가 주변을 살피는 순간, 온의 발밑에서 작은 나뭇가지가 부러졌습니다.
딱!
젊은이가 고개를 돌렸습니다.
“거기 누구냐?”
온은 도망치려 했지만 발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젊은이는 천천히 다가왔습니다.
“아이구나.”
온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혹시… 이 화살을 찾으러 오셨나요?”
그리고 품속에서 붉은 깃털의 화살을 꺼내 보였습니다.
젊은이의 눈이 커졌습니다.
“그 화살을 네가 가지고 있었느냐?”
온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젊은이는 잠시 온을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었습니다.
“내 이름은 주몽이다.”
온은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주몽을 만나다
“주몽이라고요?”
온은 그 이름을 다시 한번 되뇌었습니다.
주몽은 온이 건네는 화살을 받아 들었습니다.
“이 화살은 내게 아주 소중한 물건이다.”
“왜요?”
주몽은 잠시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언젠가 내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온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주몽은 활을 꺼내 들었습니다.
“활쏘기를 좋아하느냐?”
온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네! 하지만 잘 쏘지는 못해요.”
주몽은 웃었습니다.
“그럼 한번 쏴 보거라.”
온은 나무에 걸린 작은 열매를 과녁으로 삼았습니다.
활시위를 당겼습니다.
팽팽하게 당겨진 활이 손끝에서 떨렸습니다.
“후우…”
온은 숨을 멈추고 화살을 놓았습니다.
휙!
화살은 열매 옆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아깝구나.”
주몽이 말했습니다.
“저는 왜 잘 안 될까요?”
“과녁을 너무 세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네?”
“맞혀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크면 눈앞의 바람을 놓치게 된다.”
주몽은 나뭇잎 하나를 손바닥에 올려놓았습니다.
“바람을 보아라.”
나뭇잎은 천천히 오른쪽으로 움직였습니다.
“활을 쏘기 전에 먼저 주변을 살펴야 한다. 나뭇잎이 움직이는 방향, 풀의 흔들림, 새가 나는 모습을 보거라.”
온은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풀잎 끝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습니다.
멀리 있는 새 한 마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쏴 보거라.”
온은 다시 활을 당겼습니다.
이번에는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바람이 잠잠해지는 순간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화살을 놓았습니다.
휙!
화살은 열매 한가운데에 박혔습니다.
온은 두 눈을 크게 떴습니다.
주몽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보았느냐? 네가 활을 쏜 것이 아니라, 네가 바람과 함께 쏜 것이다.”
그날부터 온은 주몽에게 활쏘기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주몽의 특별한 활쏘기
며칠 동안 온은 주몽과 함께 숲에서 활쏘기를 연습했습니다.
주몽의 활쏘기는 놀라웠습니다.
멀리 있는 나뭇가지의 작은 열매도 정확하게 맞혔고, 달리는 토끼를 향해서는 화살을 쏘지 않았습니다.
“왜 쏘지 않아요?”
온이 묻자 주몽은 대답했습니다.
“궁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활을 잘 쏘는 기술만이 아니다.”
“그럼 무엇인가요?”
“언제 활을 내려놓아야 하는지도 아는 것이다.”
온은 그 말을 오래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높은 언덕에 올랐습니다.
주몽은 산 아래를 가리켰습니다.
“저기 보이는 바위가 있느냐?”
온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 바위 옆의 나무에 작은 붉은 열매가 하나 있다.”
온은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았습니다.
열매가 아주 작게 보였습니다.
“보여요.”
“그럼 맞혀 보거라.”
온은 활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바람이 세게 불고 있었습니다.
“지금 쏘면 화살이 빗나갈 거예요.”
주몽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좋다. 왜 그런지 말해 보거라.”
“바람이 왼쪽에서 불고 있어요. 지금 쏘면 화살이 오른쪽으로 밀릴 거예요.”
주몽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잘 보았구나.”
온은 바람이 약해질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잠시 뒤 나뭇잎의 움직임이 잦아들었습니다.
온은 활시위를 당겼습니다.
휙!
화살은 멀리 날아가 붉은 열매를 정확하게 떨어뜨렸습니다.
온은 환하게 웃었습니다.
주몽은 말없이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온아.”
“네?”
“앞으로 네가 큰일을 하게 되더라도 오늘처럼 서두르지 말거라.”
온은 그 말의 뜻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날부터 온은 활을 잡기 전에 반드시 주변을 먼저 살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활쏘기는 힘으로 이기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백 걸음 밖의 과녁
마을에는 활쏘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여 누가 가장 멀리 있는 과녁을 맞히는지 겨루는 날이었습니다.
온도 대회에 나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없었습니다.
“저도 참가해도 될까요?”
아버지는 온의 어깨를 두드렸습니다.
“물론이지. 결과보다 네가 무엇을 배웠는지가 더 중요하단다.”
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번째 과녁은 가까웠습니다.
온은 어렵지 않게 맞혔습니다.
두 번째 과녁은 훨씬 멀었습니다.
온은 숨을 고르고 활을 당겼습니다.
휙!
화살은 과녁 가장자리에 박혔습니다.
마지막 과녁은 백 걸음이나 떨어져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웅성거렸습니다.
“저건 어른들도 맞히기 어렵겠는데?”
온의 손에 땀이 났습니다.
그때 주몽의 목소리가 떠올랐습니다.
‘과녁만 보지 마라.’
온은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떴습니다.
나뭇잎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깃발은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온은 바람의 방향을 살폈습니다.
그리고 활을 당겼습니다.
팽팽한 활시위가 떨렸습니다.
온은 마음속으로 셋을 세었습니다.
하나.
둘.
셋.
휙!
화살이 하늘을 가르며 날아갔습니다.
잠시 뒤,
탁!
화살은 과녁 한가운데에 박혔습니다.
사람들이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온은 환호보다 더 중요한 것을 느꼈습니다.
자신이 처음으로 활과 바람과 자신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순간을 경험한 것입니다.
멀리서 주몽이 조용히 미소 짓고 있었습니다.
숲속에서 만난 위기
대회가 끝난 며칠 뒤, 마을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습니다.
산 너머에서 낯선 사람들이 보였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숲에 혼자 가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온은 주몽에게 전해 줄 물건을 가지고 숲으로 향했습니다.
“금방 다녀오면 괜찮겠지.”
그러나 숲에 들어서자 길이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평소에 보던 나무도 낯설게 보였습니다.
그때 멀리서 말소리가 들렸습니다.
온은 재빨리 큰 바위 뒤에 숨었습니다.
낯선 사람들이 숲길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온은 숨을 죽였습니다.
그 순간 발밑에서 작은 돌멩이가 굴러갔습니다.
“누구냐?”
사람들이 돌아보았습니다.
온은 달렸습니다.
나무 사이를 지나고, 개울을 건너고, 바위 뒤로 몸을 숨겼습니다.
하지만 길을 잘못 들어 막다른 곳에 도착했습니다.
앞에는 깊은 골짜기가 있었습니다.
뒤에서는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졌습니다.
온은 활을 꼭 쥐었습니다.
하지만 주몽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언제 활을 내려놓아야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온은 활을 내려놓고 주변을 살폈습니다.
절벽 아래로 작은 길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한쪽 방향으로 세게 불고 있었습니다.
온은 그 바람을 따라 몸을 움직였습니다.
바위 틈을 지나자 좁은 오솔길이 나타났습니다.
온은 그 길을 따라 달렸습니다.
얼마 후 숲 밖으로 나왔습니다.
온은 크게 숨을 내쉬었습니다.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겁을 먹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 온은 깨달았습니다.
용기란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서워도 올바른 길을 찾는 것이라는 사실을.
사라진 황금 화살
다음 날, 주몽은 온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내게 황금빛 화살 하나가 있었다.”
“황금 화살이요?”
“그래.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진 화살이지.”
주몽은 화살통을 열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황금 화살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어디에 둔 것인지 기억나세요?”
주몽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온은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자신이 숲에서 발견했던 붉은 깃털의 화살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제가 처음 발견한 화살과 관련이 있을까요?”
주몽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두 사람은 숲으로 향했습니다.
화살을 발견했던 나무 주변을 살피던 중 온은 이상한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나무껍질에 작은 표시가 있었습니다.
활처럼 휘어진 선과 새의 모양이었습니다.
“이건 누군가 일부러 남긴 표시 같아요.”
주몽이 나무를 살펴보았습니다.
“맞다.”
표시는 산 위쪽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산길을 올라갔습니다.
해가 질 무렵, 작은 동굴을 발견했습니다.
동굴 안쪽에서 희미한 금빛이 보였습니다.
온이 조심스럽게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놀라 외쳤습니다.
“여기 있어요!”
바위 사이에 황금빛 화살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온이 화살을 집으려는 순간, 동굴 깊숙한 곳에서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쿵!
온과 주몽은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동굴 입구 쪽에서 돌이 굴러내려 오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재빨리 몸을 피했습니다.
황금 화살을 되찾았지만, 이제 동굴에서 빠져나가는 길이 막혀 버렸습니다.
아이의 첫 번째 시험
“온아, 겁먹지 마라.”
주몽의 목소리는 차분했습니다.
하지만 온의 심장은 쿵쾅거렸습니다.
출구는 막혔고, 동굴 안은 점점 어두워졌습니다.
온은 횃불을 들고 벽을 살폈습니다.
그때 바닥에 작은 물줄기가 흐르는 것이 보였습니다.
“주몽님, 여기 물이 흘러가고 있어요.”
주몽이 무릎을 굽혀 살펴보았습니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
온은 물줄기를 따라갔습니다.
좁은 바위 틈이 나타났습니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였습니다.
“저기로 나갈 수 있을지도 몰라요.”
두 사람은 몸을 낮추고 바위 틈을 지나갔습니다.
얼마나 기어갔을까요.
멀리서 빛이 보였습니다.
“출구다!”
밖으로 나오자 저녁 하늘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온은 하늘을 바라보며 크게 웃었습니다.
주몽도 웃었습니다.
“오늘 네가 우리를 구했다.”
“제가요?”
“그래. 네가 작은 물줄기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아직 동굴 안에 있었을 것이다.”
온은 황금 화살을 바라보았습니다.
활쏘기를 잘하는 것만이 궁수의 능력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 알 것 같았습니다.
잘 보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것.
그리고 위험할 때 침착하게 길을 찾는 것.
그것도 활을 잘 쏘는 사람에게 필요한 힘이었습니다.
주몽은 황금 화살을 화살통에 넣었습니다.
“이제 네게 마지막으로 가르쳐 줄 것이 있다.”
“무엇인가요?”
주몽은 하늘을 가리켰습니다.
“마음이 흔들릴 때도 목표를 잃지 않는 법이다.”
바람을 읽는 법
다음 날 아침, 주몽은 온을 높은 들판으로 데려갔습니다.
“오늘은 과녁이 없다.”
온은 의아했습니다.
“그럼 무엇을 쏘나요?”
“오늘은 쏘지 않는다.”
주몽은 풀밭에 앉았습니다.
“그냥 바람을 보거라.”
온은 주위를 바라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풀잎이 한 방향으로 눕고 있었습니다.
나뭇가지 끝이 살짝 흔들렸습니다.
멀리 날아가는 새는 바람이 강해질 때 몸을 기울였습니다.
“이제 알겠어요.”
온이 말했습니다.
“무엇을 알았느냐?”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 흔적을 남겨요.”
주몽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람의 마음도 그렇단다.”
온은 주몽을 바라보았습니다.
“마음도 흔적을 남기나요?”
“말과 행동에 남는다. 그러니 사람을 볼 때는 말만 듣지 말고 행동도 살펴야 한다.”
온은 그 말을 마음속에 새겼습니다.
그날 오후, 주몽은 활을 건넸습니다.
“이제 네가 원하는 곳에 쏴 보거라.”
온은 멀리 있는 나뭇가지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바로 활시위를 당기지 않았습니다.
먼저 바람을 살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마침내 활을 당겼습니다.
휙!
화살은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 나뭇가지에 정확히 박혔습니다.
주몽은 말했습니다.
“이제 너는 화살만 보는 아이가 아니구나.”
온은 활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활은 예전과 똑같았습니다.
달라진 것은 자신의 눈과 마음이었습니다.
주몽과 함께 쏜 마지막 화살
시간이 흘러 주몽은 먼 길을 떠나야 했습니다.
“저도 따라가면 안 되나요?”
온이 묻자 주몽은 잠시 생각했습니다.
“언젠가는 네가 스스로 길을 가야 한다.”
온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배울 것이 많아요.”
“그래서 마지막 시험을 준비했다.”
주몽은 멀리 산 너머를 가리켰습니다.
높은 절벽 위에 작은 나무가 서 있었습니다.
나무에는 흰 천 하나가 매달려 있었습니다.
“저것을 맞혀 보거라.”
온은 놀랐습니다.
“너무 멀어요.”
“그래서 좋은 시험이지.”
온은 활을 들었습니다.
바람이 강했습니다.
한 번 쏘았습니다.
화살은 빗나갔습니다.
두 번째 화살도 빗나갔습니다.
온은 속상했습니다.
‘나는 아직 부족한가 봐.’
그때 주몽이 말했습니다.
“온아.”
온이 돌아보았습니다.
“실패했다고 해서 네가 실패한 사람인 것은 아니다.”
온은 다시 과녁을 바라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맞혀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았습니다.
바람을 살폈습니다.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주몽을 바라보았습니다.
주몽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온은 세 번째 화살을 활에 걸었습니다.
깊게 숨을 들이마셨습니다.
그리고 놓았습니다.
휙!
화살은 바람을 타고 높이 올라갔습니다.
잠시 후,
탁!
흰 천 한가운데에 화살이 꽂혔습니다.
온은 환하게 웃었습니다.
주몽도 웃었습니다.
“이제 됐다.”
그날 두 사람은 함께 마지막 화살을 쏘았습니다.
두 개의 화살이 하늘을 가르며 나란히 날아갔습니다.
온은 그 순간을 평생 잊지 못했습니다.
하늘을 가른 붉은 화살
주몽이 떠나는 날이 되었습니다.
온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주몽님.”
“왜 그러느냐?”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주몽은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길은 다시 만날 사람을 만나게 해 주기도 한다.”
그리고 붉은 깃털의 화살 하나를 온에게 건넸습니다.
“이것을 간직하거라.”
온은 화살을 받아 들었습니다.
“왜 저에게 주세요?”
“언젠가 네가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그때 이 화살을 기억하거라.”
주몽은 말에 올라탔습니다.
말이 천천히 숲길을 빠져나갔습니다.
온은 한참 동안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날 밤, 온은 붉은 화살을 하늘을 향해 들어 올렸습니다.
달빛이 화살촉에 반짝였습니다.
온은 마음속으로 약속했습니다.
‘나도 주몽님처럼 용감한 사람이 될 거야.’
그때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붉은 깃털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온은 웃었습니다.
바람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온은 바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알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많다는 것을.
용기와 꿈, 우정과 믿음도 바람처럼 보이지 않지만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것을.
새로운 나라, 새로운 꿈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온은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활을 쏘기 전 주변을 살피는 습관은 그대로였습니다.
어느 날 온은 먼 곳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주몽이 새로운 나라를 세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람들은 그 나라를 고구려라고 불렀습니다.
온은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주몽님은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셨구나.’
온도 자신의 꿈을 생각했습니다.
어릴 때는 활을 잘 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습니다.
힘센 사람보다 약한 사람을 지켜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자신이 배운 것을 다른 아이들에게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온은 마을 아이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활쏘기를 배우고 싶은 사람은 여기 모여라!”
아이들이 우르르 모였습니다.
온은 활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활을 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아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무엇인데요?”
온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바람을 보는 것이다.”
아이들은 들판을 바라보았습니다.
풀잎이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어디에서 오고 있는지 찾아보렴.”
아이들은 서로 앞다투어 바람을 살폈습니다.
온은 그 모습을 보며 웃었습니다.
어느 순간, 붉은 깃털의 화살이 바람에 살짝 흔들렸습니다.
온은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말했습니다.
‘주몽님, 저는 제 길을 잘 가고 있어요.’
저 멀리 푸른 산 너머로 새들이 날아갔습니다.
온은 활을 내려놓았습니다.
이제 그는 알고 있었습니다.
진짜 명궁은 과녁을 많이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에필로그
바람이 전해 준 이야기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온이 살던 마을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어느 날 한 아이가 숲에서 붉은 깃털의 화살을 발견했고, 그 화살을 따라가 주몽이라는 위대한 궁수를 만났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정말 그런 일이 있었을까?”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을 아이들은 지금도 활을 쏘기 전에 잠시 멈춥니다.
그리고 바람을 바라봅니다.
풀잎이 어느 쪽으로 흔들리는지 살펴보고,
새가 어느 방향으로 날아가는지 바라봅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생각합니다.
‘힘만으로는 멀리 갈 수 없어.’
용기가 필요하고,
지혜가 필요하고,
때로는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온이 주몽에게서 배운 가장 소중한 가르침이었습니다.
오늘도 산 너머에서 바람이 불어옵니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풀잎 사이로,
어쩌면 아주 오래전의 붉은 화살 하나가
아직도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https://youtu.be/b0JG_aRxD2o?si=YB-bahP8WPEbxW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