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꽃다운 나이 27세 그녀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재택근무를 하고
취미 생활로 승마와 하키를 즐기는 신체 건강한 여성였다.
어느 날 갑자기 복통이 심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으니
쓸개에 돌이 있어 쓸개 제거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수술 전에 통상적인 의례인 감염 예방을 위해 항생제도 맞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잠자리에 들은 그녀는 악몽을 꾸었다.
하반신이 허전하여 일어설 수가 없어 손으로 난간을 잡으려 해도
손이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지 않고 흐느적거렸다.
밤새 악몽에 시달렸다는 그녀의 하소연에 수술 담당의사는
정신과 전문의를 불렀다.
정신과 전문의는 "불안히스테리"라고 딱 잘라 말했다
하지만 수술 당일 그녀의 꿈은 현실로 재현이 되어
일어설 수도 손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없고 말조차 어울 해져갔다.
쓸개 제거 수술은 당연히 보류되었고 대대적인검사에 들어갔다.
그녀의 병명은 '급성 다발성 신경염'으로 중추 신경에 문제가 생겨
척수신경과 뇌신경에 있는 감각성 신경 기능이 상실되어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제 육감인 고유감각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마른하늘에서 날벼락을 맞은 그녀는 실의에 빠져 일주일 내내 잠만 잤다고 한다.
일주일 만에 정신을 차린 그녀는 고유감각은 상실했어도
대체할 신체의 일부분을 찾기 시작했다.
눈으로 감각을 지시하여 눈을 다리에 고정시키며 일어서는 작업을 시도했다.
물론 처음부터 우뚝 설 수는 없었지만 수 없는 시행착오와 시련을 겪으면서
1년 동안 집중 재활 치료를 받고 혼자서도 생활할 정도 자립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처럼 타인의 눈으로 보이는 장애가 아니고 사지는 멀쩡했기에
비틀거리면서 버스에 올라갈 때면 주위에서 "술에 취했어요"하는
비난을 예사로 들으며 험란한 세상살이가 시작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 감각신경장애가
꽃다운 나이 27세 크리스티너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8년이 지난 지금도 아니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때론 실망하고 때론 '몸이 없다'라고 비탄에 잠기기도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오늘도 내일도 살아가는
크리스티너에게 뭐라 위로의 말을 해야 할까요?
제1부 '상실' 중에서 '몸이 없는 크리스티너'
193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올리버 색스는 신경과 전문의로
'의학계의 계관시인'으로 불린다 고한다.
그의 베스트셀러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에는
제1부 '상실' 제2부 '과잉' 제3부'이행' 제4부'단순함의 세계'로
총 24명의 장애우들이 증상에 따라 챕터를 나누었다.
어떻게 치료를 하면 장애를 극복할 수 있을지
동료 의사들과 서신교류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고,
어떻게 하면 장애를 안고라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장애우들 개개인의 성격에 안성맞춤 치료법
또한 지극히 인각적이기에 책을 잡는 순간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24명의 장애우 친구들 이야기 중에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4편을 올려봅니다.
성악가이자 지방학교 음악교사였던 p선생은 언젠가부터 학생들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학생 이름을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차츰 증세가 심해져 길거리에 소화기나 요금정수기가 아이들의 머리를 본 것처럼 행동했지만
달리 아픈데도 없고 성악가로서 나름 이름을 날리고 있어
자신의 증세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3년의 세월이 흐르고 당뇨병이 생기자
혹시나 눈이 당뇨병 때문인가 싶어 안과를 갔지만
안과 의사는 뇌를 담당하는 뇌신경에 문제가 있으니 신경전문의를 찾아가라고 했다
색스 박사를 찾아온 p선생은 자신은 문제가 없는데
다른 사람들이 자신보고 문제가 있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정밀 검사를 하기 위해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의
사하라 사막을 보여주었지만 p선생은 강과 물이 보인다고 했으며
심지어는 검사를 하기 위해 구두를 벗었는데 구두를 찾지도 못했다.
드디어 검사가 끝났다고 느낀 p선생은 집으로 가기 위해 모자를 찾는데
아내 머리를 잡고 자신의 머리에 쓰려고 했다.
P선생 아내는 늘 있는 일이라 태연했다고 한다.
P선생은 시각화 능력에 장애가 있는 건 분명했다.
하지만 그림도 제법 그리던 p선생은 장애가 생기기 전에 그렸던 사실주의 그림이
장애가 생기고 나서 추상적 비구상으로 그렸지만
p선생의 아내는 예술적 발전이라고 항변을 했다.
P선생이나 남편의 장애를 인정하지 않는 p선생 부부에게 할 수 있는 진단은
음악에 파 묻혀 음악이 생활의 전부라고 조언해 주었다.
어쩌면 p선생도 자신이 시각 인식 장애가 있는 건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겠지만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순수의지로 마지막 순간까지 음악을 가르치며 살았다고 한다.
제1부'상실' 중에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레이는 4세 때 투렛 증후군에 걸렸다고 한다.
1885년 질 드라 투렛이 발표한 투렛 증후군을 우리는 흔히 틱이라고 한다.
뛰어난 지능과 순발력, 강인한 성격, 현실감각이
남달랐던 레이는 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까지
졸업하고 취직을 하여 결혼까지 했다.
4초 간격으로 틱 증상이 나타나는 레이가 24세가
되어 색스 박사에 진료실을 찾았을 때는 틱증상이
심해져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고 결혼생활도 위기에 처해 있었다.
천만다행 투렛 증후군 장애우들이 그렇듯이 음악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여 주말에 바에 나가서 드럼을 치며 그나마 생계를 유지했다.
'워싱턴 포스트' 지에서 투렛 증후군 치료제로 도파민 대항제 할돌(할로페리돌) 있다는
기사를 읽은 레이는 색스 박사와 의논하여 8분의 1밀리그램을 투여한
결과 2시간 동안 틱 증상이 멈추었다.
신이 주신 기적의 선물 할돌이 실험 결과가 좋아
처음에는 2.25밀리그램씩 하루에 세 번 처방받았지만 적응이 안돼 부작용이 생겼다.
일단은 3개월 쉬기로 하고 3개월 후 다시 소량의 할돌을 맞으면서 틱 증상은 사라졌다.
9년 동안 임상 실험결과가 좋아 20년 동안 투렛증후군 지옥에서 탈출하여
이제는 결혼생활도 안정되고 아이에게도 좋은 아빠가 되었다.
하지만 이상도 한 게 인간인지라 예전에 투렛증후군였을때
음악에 대한 열정적인 삶도 동경하여
주말에는 할돌 주사를 맞지 않고 바에 가서 드럼을 치며
익살꾼 레이가 되어 또 다른 삶을 즐긴다고 한다.
제2부'과잉' 중에서 '익살꾼 레이
21세의 호세를 진료할 때
간호사는 저능아이고 말을 걸어도 소용없으며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자폐아라고 고자질하자
호세는 간호사의 목소리에 질려 창백해졌다.
색스 박사는 호세에게 회중시계를 주며 그리라고
하자 정확하고 재빠르게 11시 30분 시침까지
시간은 모르지만 그림에서는 시간까지 그리는 놀라은 실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호세는 주말 내내 발작을 일으켜 항경련제 처방으로 버텼야만 했다.
주말에 발작으로 힘들게 보냈으면서도 불구하고
무사 태평한 표정으로 호세는 색스 박사 진료실에서
'애리조나 하이웨이' 잡지에 나오는
산을 배경으로 저녁노을에 카누를 타는 사람들을
아름답고 소박하게 그리고 있었다.
간호사는 호세를 인간복사기라고 폄하 했지만 색스
박사님이 보기에는 독창적이고 섬세한 표현에 감동을 한다.
그리고 호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시작했다.
호세는 8세에 고열에 시달리면서 끊임없는 발작을
일으켜 급성뇌손상으로 자폐에 빠지게 된다.
처음에는 가정교사가 있어 보살핌도 받았지만
하루 20회 30회 대발작 소발작을 하면서 학교도
그만두고 9세에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다.
그렇게 세상에서 잊힌 채 15년 동안 집안 지하실에 있다가
아이러니하게도 극심한 발작을 일으켜 병원에 올 수 있었다.
운 좋게도 색스 박사를 만난 호세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뛰어난 그림 솜씨를 인정받아 병원
통지문 인쇄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꽃무늬와 장식문자를 이용한 현대판 마그나카르타
병원 통신문을.
제4부'단순함의 세계' 중에서'자폐증을 가진 예술가'
2026.1.6
NaMu
https://youtube.com/watch?v=9QtNU6R-qgI&si=kvJhtRsFUkZhWAMv
첫댓글 지난해 7월 대학병원 입원하여
신경과 검진으로
뇌 촬영을 하였는데
2인실 먼저 입원해 있던
20대 여성이 생각 납니다.
그녀도 주사 부작용으로
알 수 없는, 휴유증
제대로 생활을 못한다 하였는데
안타까운 마음이었어요.
그럴 때는
믿음을 갖고 그 신께
간절히 애원 하라고
권유를 하여 보았습니다.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하신 하느님 말씀을
따라 보면 좋겠다 싶었지요.
현대 의술이 해결 해 주지
못할 때 말입니다.
오랜만에 나무랑님
글 반갑습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앞날이 창창한 20대 여성이 어쩐대요.ㅠㅠ
그러게요 의술은 1차적인 치료이고,
하느님 아니면 누가 지켜주겠어요.
맘씨 착한 윤정 님께서 넘나 좋은
조언을 하셨네요.
반겨주셔서 넘넘 감사드려요.
새해에도 늘 건강하셔서 지금처럼
열정적이고 멋찐 일상 보내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온 장애는 누구도 비켜갈
수 없다는 것을 24명 장애우들을 보면서 깨달았어요.
사설을 붙여 볼까도 생각해 봤는데요.
자칫 동정의 대상이 될까봐 단지 그들은 불굴의 의지로 정상인들과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나무랑님 글을 이해가 되도록
천천히 읽었습니다.
현대는 복잡다단의 사회입니다.
과학이 무한대로 발전하고
의학도 신의 경지에 가는 듯하여
그 병명조차도 처음 듣는 것이 많습니다.
정신 분석학적인 것과
그런 병을 다루는 의학이 이야기의 주류입니다.
그런데도,
아직은 자연과 인체와
그 심리에 대하여 다 알 수는 없겠지요.
문학도 세대에 따라, 찾는 범위가 다른 것 같네요.
확실히 나무랑님은 앞서가는 세대인 것 같아요.
영화를 보아도 그런 것 같습니다.^^
이제 생활이나 감정을 단순하게 이어가는 것이
편안합니다.
자주 접하면 익숙하겠지요.^^
글 감사합니다.
정성들여 읽어 주셔서 넘넘 감사드려요.
그러게요 복잡해진 현대사회 만큼이나
병들도 다양 해 졌는데요.
저도 이번에 신경학에 대해 처음
알었어요.
봉사방에 운석 님이란 분이 계신데요.
그 분께서 추천해 주신 책이예요.
제목을 듣는 순간 딱 하고 꽂혔어요.
시간 나실때 함 보세요.
불우 이웃사촌 이야기같이 동감 백배
볼 수있는 책이거든요.
늘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맞아요 그랬어요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P선생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아도
사물의 특징인 파악하여
감각적으로 알았어요.
잘 지내시져 헤도네 님^^
저도 넘넘 반가워요.
네 좋은 정보 .
감사합니다
시간 나면 함 보세요.
책을 잡었다하면 순식간에 보는
책이예요.
색스 박사가 어떻게 장애우들과 소통하면서
치료하는지가 넘나 인간적이거든요.
휴머니즘이 넘치는 글이네요 ㅡ
맞아요 휴머니즘으로 중무장하고
편견으로 가득한 우리 마음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 책이예요.
나무랑님은 어려운 책을 읽으시고
또 어떻게 요학을 하시는지요 ?
저는 그런쪽은 장애가 있는것 같습니다 .
제 주위에도 장애를 이겨내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존경 스럽지요 ......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온 장애를 극복하면서
살아 갈 수있도록 도와주는 이야기인데요 모.
어려운 문장 한 개도 없었어요.
안 보셔서 그렇지 아녜스 님은 저보다
훨씬 잘 하실텐데요^^
그러게요 장애를 입는 것만큼 일상을 불편하게
하는게 있을까싶어요.
무던히도 참고 견뎌내는 것보면 존경 할 수밖에
없어요.
세상에는 알수없는 병명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다치는 사람도 많습니다. 오늘 낮에 교대역에서 두달에 한번 식사하는 는 모임이 있었습니다. 외대교수를 지내신 91세 .86세교수분을 모시고 제자 4명하고 식사하는 모임이였는데
식당위 언덕배기에 사시는 86세교수님이 길에서 넘어져 얼굴이 깨져 제자가 119에 싣고 병원에 가는 불상사가 있었습니다. 나이먹으면 다치지 말아야 합니다. 산행 매니아인 나무랑님 올해도 안산 즐산하시길 바랍니다.
머리를 안다치셔서 천만다행이예요.
얼마나 놀라셨겠어요.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재산목록 1호인데요.
아직은 건강해서 산행 할 수있는데요.
그냥....감사 할 뿐이예요.
뇌 기능에 장애가 생기면 장기나 신체 외부의 장애와는 달리 아주 다양하게 그 증상이 나타나고 그 치료도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사례를 들어주신 여러 경우들로 그런 병증들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넓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맞아요 신경이 손상되면 장애를 안고 평생 사는
사례가 더 많았어요.
제가 올 해 처음 읽은 책이예요.
책을 손에 잡는 순간 고향집에 온 것처럼
평온했거든요.
앞으로도 책과 친해지고 싶어요.
근사한 생각인거죠.
잘 읽고 갑니다.
나무랑 님의 심성을 엿볼 수 있는 글이네요.
잘읽었어요.
많이 서투른데요.
잘 봐주셔서 넘넘 감사드려요^^
제목이 독특한 책이군요. 기회되면 읽어보겠습니다
물론 본인은 인정하지 안했지만 시각장애가 있는 p선생이 실제로 부인 머리를 잡고 모자라고
쓸려고했다니까요 글쎄ㅠㅠ
옙^^ 함 보세요.
길고도
긴
장문의 글
한번에 못 읽어
나눠서 읽었네여 ~
운석님이
추천 한 책이군요 ~^^
그러게요 책 내용이 우리가 꼭 알었으면 해서요. 이렇게 장문을 올려서 민폐를 끼쳤어요.ㅠㅠ
옙^^ 언니도 잘 아시는 운석 님께서 저 번달
봉사활동때 추천 해주셨는데요.
작년까지는 바뻣고 올해는 그래도 시간이
조금 있어서 맘 잡고 읽었네요.
그래도 바쁘네요 오늘도 딸내미네 집에
갔다가 이제야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