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12일 다해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요한 16,12-15)
복음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12-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2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13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14 그분께서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15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삼위일체 사랑 참여 방법: 기도와 말씀 봉사>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삼위일체 신비를 어려워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사실 모든 사랑은 삼위일체 신비입니다. 사랑하면 삼위일체 신비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삼위일체 신비에 참여하면 창조자가 되고 그러면 영원히 삽니다. 우리가 어떻게 삼위일체 신비에 참여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유방암 투병 중인 미국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기 마지막 날, 제자들의 선물을 받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피아노 반주에 맞춰 학생들의 노래가 강당 가득 울려 퍼집니다. 교단에 앉아있던 선생님은 정성을 다해 부르는 제자들의 모습에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합니다. 학생들이 유방암 투병 중인 애드리아나 로페즈 선생님께 바치는 사랑의 세레나데입니다.
애드리아나 로페즈 선생님은 말합니다.
“어떻게 고마움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 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학생들이 부른 곡은 ‘아무리 힘들어도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한 미국 가수의 노래, 원곡 멜로디에 자신들의 마음을 담은 이야기로 가사를 바꿔서 불렀습니다.
합창단 감독인 그렉 브라인버그는 로페즈 선생님에 대해 이렇게 평합니다.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헌신적인 교사입니다.”
합창을 마친 학생들은 힘찬 응원과 격려로 스승의 쾌유를 기원했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응원 때문이었는지 치료를 잘 마치고 완쾌하였습니다.
여기에 삼위일체 신비가 있습니다. 분명 그렉 선생님과 로페즈 선생님, 그리고 아이들이 하나의 사랑을 만들고 있습니다. 먼저 그렉 선생님이 로페즈 선생님에게 힘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힘만으로는 부족함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동원하였습니다. 아이들은 그렉 선생님의 사랑에 동참하였습니다. 노래를 배우고 꽃을 준비하고 깜짝 선물을 해 주었습니다. 로페즈 선생님은 아이들의 사랑을 받아들여 건강을 회복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먼저 이렇게 말씀을 시작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요한 16,12-13)
여기서 예수님은 그렉 선생님입니다. 주고 싶은 것이 있는데 본인 힘만으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동원하였듯이,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을 도와줄 성령을 동원하십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그렉 선생님에게 순종하였듯이, 성령께서도 그리스도께 순종하시고 그분을 영광스럽게 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요한 16,13-14)
‘그렉 선생님 – 아이들 – 로페즈 선생님’이 삼위일체이듯이 ‘그리스도 – 성령 – 교회’가 삼위일체입니다. 이 삼위일체 신비는 두 사람의 사랑을 이어주는 성령과 같은 아이들의 역할에 의해 완성됩니다. 그래서 삼위일체 신비가 아닌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아이들처럼 삼위일체 사랑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들처럼 그렉 선생님으로부터 노래를 배우는 시간을 가져야 하고 또 그것을 로페즈 선생님에게 불려주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를 ‘기도와 말씀 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도는 배우는 시간이고 말씀 봉사는 그 배운 것을 가르치는 시간입니다.
초대 교회 때 사도들이 바빠서 부제 일곱을 뽑았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삼위일체 신비에 온전히 참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식탁 봉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서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찾아내십시오. 그들에게 이 직무를 맡기고, 우리는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사도 6,2-4)
기도와 말씀 봉사로 삼위일체 신비에 참여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우리는 성령의 역할을 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 기도와 말씀 봉사에 순종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삼위일체 신비에 참여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면 사랑하지 못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구원에서 제외된다는 뜻입니다.
저는 ‘개는 훌륭하다’에서 개를 키울 자격이 없는 수준의 견주가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코비라는 보더콜리를 키우는 모녀인데 강형욱 훈련사의 지시를 전혀 따르지 않았습니다. 코비가 활동량이 부족하여 옷도 찢고 사람도 무는데, 말도 없이 또 다른 강아지 담비를 입양한 것입니다. 코비는 담비를 괴롭히고 담비는 변기 뒤에 숨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서도 “쟤네 원래 저렇게 놀아요!”라고 말합니다.
보더콜리는 워낙 지치지 않는 활동량을 자랑하기 때문에 하루에 3번 정도는 산책시켜줘야 하고 엄청난 애정을 쏟아부어야 스트레스가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강 조련사는 모녀에게 무릎을 꿇고 담비를 다른 곳으로 보내달라고 청합니다. 그들은 그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이에 촬영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그래도 촬영을 이어가기 위해 훈련장으로 코비만 데려오라고 신신당부했지만, 모녀는 담비를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아주 간단한 훈련을 하는데도 견주는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촬영이 중단됩니다. 모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희는 배우러 온 건데…. 그런 쪽으로 훈련을 한 게 없고…. 잘 모르겠어요.”
오늘 복음에서 성령께서는 아드님께 순종하시고 아드님께 영광을 올립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와 교회를 이어주십니다. 배우려면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그분께 무릎 꿇는 행위입니다. 그렇게 배운 순종을 알려주는 것이 성령의 역할입니다. 성령의 역할을 할 때 삼위일체에 속하게 됩니다. 삼위일체는 사랑입니다. 순종 없는 사랑은 그래서 있을 수 없습니다. 무엇에 순종해야 할까요? 기도와 말씀 봉사에 순종해야 하는 것입니다.
출처: 원글보기; ▶ 전삼용 요셉 신부의 매일 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