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공화국 무력분쟁 분석 및 전망
김동석 아프리카중동연구부 교수
문제제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무력분쟁 전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무력분쟁의 특징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무력분쟁 전망
정책적 고려사항
<요약>
○ 아프리카 중부 내륙에 위치한 취약국가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하 ‘중아공’)은 2012년 말부터 무력분쟁에 시달리고 있음. 중아공 분쟁은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함과 동시에 지역 정세를 악화시킬 수 있음. 이로 인해 중아공 무력분쟁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게 됨. 하지만 유엔(UN)과 강대국의 개입은 중아공 무력분쟁의 종식을 유도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 본 연구는 중아공 무력분쟁을 고찰하고 전망하고자 함.
○ 중아공 무력분쟁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눌 수 있음. 1단계는 2012년 12월 셀레카(Séléka) 반군의 등장부터 2019년 2월 정부와 반군 세력 간 평화협정 체결까지 기간을 뜻함. 이 시기는 무슬림 셀레카 세력과 기독교도인 안티 발라카(Anti-Balaka) 세력의 충돌, 정부와 다양한 무장세력 간 전투로 점철됨. 양 세력은 상대방에 대한 증오심을 고취시키면서 심각한 인권유린을 자행함. 이 시기 유엔은 평화유지군(MINUSCA: United Nations Multidimensional Integrated Stabilization Mission in the Central African Republic)을 배치하고 중아공에 대한 무기금수조치를 실시함. 2단계는 평화협정 체결 이후부터 현재까지를 의미함. 평화협정 체결 후 일시적으로 폭력사태가 줄어들었지만 2020년 대통령 선거를 전후로 폭력사태가 재발함. 재선에 성공한 투아데레(Faustin-Archange Toudéra) 대통령과 보지제(François Bozizé)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반군 세력 간 분쟁이 지속되고 있음.
○ 중아공 무력분쟁은 2012년부터 평화협정 체결 이전까지 종교적 대립 양상을 지님. 독립 이후 전체 인구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기독교도가 권력을 장악해 왔음. 반면 전체 인구의 10% 미만을 차지하는 무슬림은 정치·경제적으로 소외되었음.
○ 2003년 집권한 보지제 전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기반 강화를 위해 무슬림을 희생양으로 삼으며 종교 간 갈등을 부추김. 셀레카와의 내전 당시 셀레카 반군은 와하비스트(wahhabist)로, 무슬림은 ‘아랍인’, ‘외국인’으로 묘사됨. 이후 구셀레카와 안티 발라카 지도자들도 상대 종교에 대한 공포감 및 증오를 부추겨 지지세력 결집을 시도함.
○ 평화협정 체결 이후 실시된 대통령 선거를 전후하여 무장세력 간 이합집산이 투아데라 대통령과 보지제 전 대통령을 주축으로 이루어짐. 이는 현재 중아공 무력분쟁의 양상이 종교 간 대립에서 지도자 간 대립으로 전환됨을 의미함.
○ 중아공 무력분쟁은 다이아몬드, 우라늄, 금, 목재와 같은 수익성 높은 자원의 소유 및 통제를 둘러싼 정부 및 무장세력 간 갈등이 폭력화된 결과임. 즉 풍부한 자원 보유가 취약국가에서는 정세불안을 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임.
○ 수익성 높은 자원의 존재는 구셀레카, 안티 발라카 등 무장세력의 활동 모티브를 강화시켜 무력분쟁 지속에 기여함. 이들 지도자들은 전쟁의 지속이 자신들의 부 축적에 일조한다고 인식함. 더구나 셀레카 집권 이후 중앙 정부의 영토 통제력이 상당히 약화되면서 자원을 둘러싼 무장세력 간 갈등이 고조됨.
○ 중아공 무력분쟁은 역외 강대국 및 역내 군사 강국의 개입으로 점철됨. 중아공을 둘러싼 구식민지배국 프랑스와 신흥 진출국 러시아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 동시에 아프리카 지역 내 군사 강국에 속하는 차드, 르완다가 중아공 분쟁에 개입하고 있음.
○ 2013년 셀레카 집권 이후 정세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프랑스는 유엔과 공동으로 중아공 내전에 개입함. 1,600명 이상의 군을 파병하여 상가리 작전(Operation Sangaris)을 전개함. 이는 구아프리카 식민지 개입정책인 프랑사프리크(françafrique)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음.
○ 프랑스군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무장세력 간 폭력사태가 지속적으로 발생함. 뿐만 아니라 프랑스군에 의한 인권유린 문제가 제기되면서 잔혹한 식민지배, 프랑사프리크로 형성된 반프랑스 정서가 더욱 팽배해짐.
○ 이런 상황은 프랑스의 개입 축소를 유도함. 2017년부터 러시아가 중아공 분쟁에 개입하면서 프랑스의 철수로 인한 공백을 메움. 러시아는 중아공 정부에 무기, 탄약 등을 지원함과 동시에 바그너(Wagner) 용병을 파병함. 러시아와의 공동 군사작전을 통해 중아공 정부는 무장 반군들로부터 일부 영토를 되찾는 데 성공함.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군과 러시아군은 민간인 학살, 강간, 약탈, 고문, 불법 구금 행위와 같은 인권유린 자행으로 비난을 받음.
○ 프랑스, 러시아와 같은 역외 강대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역내 군사 강국인 차드와 르완다도 중아공 무력분쟁에 개입함. 차드는 셀레카 세력을 지원했으며 최근 투아데라 정부에 대항하는 ‘변화를 위한 애국자 연합(CPC: Coalition des Patriotes pour le Changement)’ 반군을 지원함. 르완다는 평화협정 체결 이후 반군의 저항으로 수세에 몰린 투아데라 정부를 지원함.
○ 중아공과의 지리적 인접성로 인한 안보 불안 및 석유자원 개발 저해 우려는 차드의 중아공 무력분쟁 개입을 유도함. 중아공 분쟁 개입을 통해 르완다는 역내 분쟁 해결에 기여한다는 이미지 구축 및 자국의 역내 위상 강화뿐만 아니라 자국 인권유린에 대한 서구의 비판 무마를 시도함.
○ 재선 이후 투아데라 대통령은 국민 화해 및 통합 노력을 경주하고 있음. 평화과정에서 스포일러(spoiler)의 등장 가능성, 투아데라의 3선 시도 의혹, 프랑스와 러시아의 세력경쟁 격화 등은 분쟁 종식에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임. 정부의 국민 화해 및 통합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쟁 당사자 간 신뢰 구축 및 화해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임.
○ 현재 다수의 중아공 국민들은 러시아의 군사활동을 지지함. 하지만 러시아 용병에 의한 인권유린 행위가 지속될 경우 중아공인들이 러시아에 대한 태도를 바꿀 수 있음. 즉 중아공에서 반러시아 정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 현재 중아공 무슬림 무장 조직이 알카에다 혹은 이슬람국가(IS: Islamic State, 다에쉬)와 연계되었다는 증거가 없음. 하지만 정세 불안정이 지속될 경우 인접국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중아공 유입 가능성이 있음. 폭력적 극단주의의 중아공 유입은 사헬지역 위기의 아프리카 내륙 확산을 의미함.
○ 중아공 무력분쟁은 유엔 안보리에서 자주 논의되는 문제임. 따라서 2024~2025년 유엔 안보리 비상이사국 진출을 시도하는 한국은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제고하고 해결에 기여할 필요가 있음. 뿐만 아니라 과거 한국과 비슷한 어려움에 처한 국가를 도와야 한다는 차원에서 중아공 무력분쟁에 대한 관심 제고가 필요함.
○ 중아공 무력분쟁의 피해자인 난민 혹은 국내 실향민에 대한 재정 혹은 물질적 지원을 고려할 수 있음. 중아공과의 개발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음. 특히 인도적 위기 해결을 위한 식량 지원뿐만 아니라 수자원개발,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원 추진을 모색해야 함. 또한 중아공 정부의 거버넌스 개선 및 국민 통합 노력에 대한 지원을 모색할 수 있음. 이를 위해 중아공에 대한 이해 제고 노력이 필수적임.
* 붙임 참조
다운로드주요국제문제분석 2022-43(김동석).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