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오는 길에 전차 안에서 만난 두 소녀
프라이부르크 중앙역까지 기차를 타고 와서 학교로 오는 전차로 갈아타고 자리에 앉아 노엘과 몇 마디 얘기를 하니 바로 앞에 앉아있는 여학생이 우리가 한마디를 할 때마다 반갑게 웃는다. 그래서 잠시 있다 인사를 건네며 우리말을 알아들은 거냐고 하니 한국을 아주 좋아한단다.
한 여학생은 시리아에서 왔고 나머지 한 여학생은 구 유고슬라비아에서 왔다고 하고 가족들 모두 함께 산다고 했다. 시리아에서 온 여학생은 네 자매와 부모가 함께 독일로 왔는데 그야말로 난민인 것이다. 아무래도 이곳에서의 삶이 쉽지만은 않을 터여서 둘 다 행색이 나만큼 초라하다. 그래도 두 여학생의 표정만은 독일 아이들과는 다르게 맑고 어여뻤다.
이곳 독일 아이들은 어딘지 모르게 어둡고 침울하다. 그도 그럴 것이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길거리에서까지 웃을 일이 드문 이곳에서 태어나 자라고 있으니 말이다. 그에 반해 시리아나 유고슬라비아 같은 곳은 독일만큼 잘 살지는 못해 가난하여도 가족이 서로 사랑하고 사람의 정이 차갑게 식지 않은 따뜻한 곳이기에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의 마음이 따뜻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한국의 아이들을 잠시 생각해본다. 휴대폰과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어, 심지어 확산되어가고 있는 마약이나 동성애로 병들고 시들어가고 있는 아주 위험한 상황은 아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