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이 시작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중국은 벌써 146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아시안게임이라기보다는 중국 국가 연주회라고 하는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마샤오춘 9단
바둑이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과 같은 국제 스포츠 대회에 진입했다. 토요일 시작된 페어바둑 부문에서는 서로의 오해로 빚어진 '중국심판 논쟁'은 단연 화제였다. 첫 경험에 따라오는 시행착오와 해프닝으로 누구의 잘못임을 밝히고 탓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현장에 있었던 중국기자 씨에루이는 이 사건의 전말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다. 사실관계에 대해 양쪽의 시각차가 있다는 것을 감안해 감상하면 될 듯하다.
액땜이었을까? 이미 사건의 주인공인 바둑계의 아이돌 박정환-이슬아 조는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글/ 체단주보 기자 씨에루이 번역/ 사이버오로 중국특파원 이기훈
페어전이 벌어지던 아시안게임 바둑경기장. 박정환 8단-이슬아초단 조는 패국이 이미 결정된 상황에서 '시간공격'으로 상대 류싱 7단-탕이 2단 조를 시간초과하게 하려 했고, 심판장 우위린 6단이 중국바둑규칙에 근거하여 잠시 대국을 중단시켰다. 한중일 심판의 의논했고, 결과가 나오기 전 박정환-이슬아는 패배를 인정했다.
이 대국이 끝나고 한국의 바둑 매체는 "중국심판이 정상적으로 판정하지 않아 대국결과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도했다. 인터넷에서 이 보도를 접한 중국심판은 크게 화내며, 한국의 보도에 마음이 상했다. 그날 밤 그는 두 가지 방안을 제출했다.
하나는 완전한 기보를 공개하자는 것. 박-이 조가 '시간공격'을 했던 30여 수를 모두 공개하여 정상적인 끝내기인가 아니면 악의적인 '훼방놓기'인가를 전 세계바둑팬들에게 밝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중국바둑 규칙에서 심판장이 바둑을 중지시킬수 있는 모든 조항을 공개하여 심판장의 시합 중 판정이 정상적인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조직위원회에서는 최종 기보를 공개하는 것을 거부하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건이 이미 대국장에서 해결되었고 한국대표팀 양재호, 김승준 등 코치진도 이미 대국결과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한국 코치진은 대국규칙에 오해가 있었으며 그들도 고의적인 "시간공격" 행위를 반대한다고 의사를 표명해 왔다.
기보가 공개되면 박정환-이슬아에게도 불리하다. 필경, 그들은 합리적으로 규칙을 이용하려 했지 이것이 규칙을 어기는 행위인것은 몰랐을 것이다.
물론 아시안게임 페어전에 초읽기가 없다는 규칙을 결정한 것은 불과 며칠 전이였다.한국기사들은 중국 아마추어대국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이런 규칙을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양재호 감독은 이 규칙을 정확하게 몰랐다. 특별히 한국에서 베이징까지 날아와 중국기원 인사를 찾아 이 규칙에 대해 설명을 받았지만 구체적인 과정이 어떤 건지 알 수가 없었던 양재호 감독은 '규칙을 위반하지 않는 전제 하에는 합리하게 규칙을 이용하여 상대를 시간패시켜도 된다'고 이해한 것 같다.
한국에 돌아간 후 양재호 감독은 한국의 페어 팀 기사들을 불러모아 이런 규칙으로 훈련을 시작했고 특별히 기사들한테 "대국 중 최대한 시간을 절약하여 상대가 합리적으로 규칙을 사용을 하는 것을 방지하고 만약 시간이 유리하면 거의 진판으로 뒤처진 상황이라도 합리적으로 규칙을 이용하여 상태를 시간패시키라"고 강조했다. 젋은 기사 박정환-이슬아는 이 말을 단단히 기억해 두었을 것이다. 이것이 류싱-탕이 조와의 대국 도중 시간공격을 하게 된 이유다.
문제는 중국바둑 규칙 중에 이런 "시간공격"을 엄격히 금지한다는 조항이 있다는 것이다. 규칙 제7조는 '심판장은 무리하게 상대의 시간을 소모하는 비정상적인 바둑을 제지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정한다. 우위린 심판은 아시안게임 전 중국바둑 규칙을 각 대표팀에 전달하였 터이지만, 이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고 기사들한테 설명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김수장 9단이 대국 중인 박정환-이슬아 조에게 이것이 '규칙 위반'임을 설명했을 때 박정환은 즉시 패를 인정했고 "이미 패한 대국인데 만약 시간을 이용 못하게 하는 것이라면 패배를 인정한다"고 했다.
이런 점으로 미뤄 이 대국에서 박정환-이슬아도 일부러 악의를 품고 '시간공격'를 한 것이 아니라 규칙에 대해 오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아마추어대국에서 사용하는 이런 규칙을 왜 이런 중대한 아시안게임 바둑대국에 사용하게 되었을까? 우선 일정이 너무 짧았기 때문이다. 3일 동안에 페어전을 전부 끝내야 하는 촉박한 일정이 근원적인 문제였다. 그러려면 하루에 3대국씩 진행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조직위원회에서는 이런 규칙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아마천왕' 후위칭은 "우리는 이런 규칙이 너무나 익숙해서 상대가 시간공격을 하면 즉시 심판에게 신고한다. 아시안게임에서 프로기사들은 처음으로 이런 규칙을 사용했기 때문에 분쟁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고 했다.
PS : 위 글은 중국 바둑 심판진의 입장에서 심판진을 옹호하기 위해 쓴 글이다. 사실 완벽한 기보를 공개하고 그 상황에서 끝내기를 정상적으로 진행한다 해도 중국측 남은 시간이 1분이 채 되거나 안된 달랑달랑한 상황이라 시간패 당할 확률이 높다.
비정상적인 시간공격(자기집 메꾸기, 수 안되는 곳에 수내러가기)을 하지 말라고 하는 점은 설명했는지 몰라도, 정상적으로 끝내기를 해도 되는지를 제대로 설명하지는 못했다. 결국 박정환-이슬아 조의 패배는 판정의 성격을 지닌, 불계패라고 할 수 있다. 자국 선수가 불리한 입장에 처하자 중국 심판진이 심판의 재량을 사용한 점은 분명히 있다.
한국이 요구한 것은 이러한 상황(특히 한-중대결)에 한국이 똑같이 처할 경우, 한국 측이 같은 심판의 조치를 받을 수 있을 만큼 (중국측) 심판이 객관적일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또 중국이 아시안게임에서 바둑을 최초로 정식종목으로 편입해 스포츠와 같이 공정하게 진행하려 하는 노력을 확인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게 무방하다. 한국 선수들로서는 남은 예선전 스위스리그 회전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한판의 패배를 쓴약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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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기사는 안올리려다가, 혹시나 오해하고 계신분이 계실까싶어서.. 밑에 추신이 저는 정확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뭐.. 사람마다 입장은 다르니..
그러게요^^;; 저도 처음에 무슨 말인지 몰라서 의아했었는데...그나마 이 기사를 보고 나니 마음이 조금은 ... 우리는 흔히 초시계 갖다 두면 상황이 유리해도 시간패 당하는 경우가 많아서...그것에 대한 자국(중국) 심판의 판정이...하필이면 그 순간에...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는 보여집니다. 나쁜 중국...심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