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IRIS)’ 플랫폼을 계승발전 시키기 위해, ‘아이리스(IRIS)’ 타이틀을 무단 사용합니다”
“이 드라마는 실제 있었던 사건에
허구를 가미해 재구성했습니다"
에피소드 1. [플랜 B: 미스터 화이트 - ⑤]
S# 22. 1998년 7월 초순. 대동일보 정치부.
정치부 차장 한갑수가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한 차장 웬일이래?
그렇게 만나달라고 할 때는 그렇게 비싸게
굴면서 안 만나주더니.
홍보이사 갑수야.
선배한테 전화를 받았으면, 공손하게
선배님. 안녕하셨습니까?
그 동안 평안하셨는지요? 하고 묻는 것이 선배에 대한 예의 아니냐?
한 차장 (퉁명스런 말투로)
선배는 무슨.
저한테서 그런 인사 받으시려면,
대동일보에 광고나 좀 팔아줘요.
그러면, 제가 선배 매일 업고 다닐 테니깐!
근데,
웬일 이세요?
홍보이사 웬일은.
너 외환위기 한파에 굶어 죽지 않았나
궁금해서 전화했지.
한 차장 (냉랭한 말투로)
선배.
저 바빠요!
진짜 무슨 일이세요?
홍보이사 오후 회의에서,
우리 회사에서 너희 대동신문 3면에 ‘전면광고’ 6회
싣기로 결정 났어.
한 차장 (정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정말요! 선배. 그거 진짜죠!
홍보이사 그래.
짜샤.
오늘 저녁 8시까지 우리 회사 앞으로 와.
한 차장 (우렁찬 목소리로)
옛 썰!
S# 23. 저녁. 논현동 ‘아이리’ 비즈니스 클럽 5번 룸.
한성증권 홍보이사 이성정과 대동일보 정치부 차장 한갑수가
아가씨들이 따라주는 술을 마시고 있다.
한 차장 (살가운 목소리로)
선배.
이제부터 아버지라고 부를게요.
홍보이사 이 새끼가 미쳤나.
내가 니 아버지 뻘이면, 내가 몇 살이라는 소리야?
한 차장 아이고, 너무 고마워서 그러지. 내가.
매일 아침 회의시간에
편집장이 광고 할당 못 채우면,
금년 말, 정리해고 1순위라고 들볶고, 닥달을
해대는 통에.
홍보이사 하 하하.
(한 차장에게 술을 한 잔 따라주고서)
그렇게 힘드냐?
한 차장 아이고, 말도 마세요. 형.
회사에서 광고 할당 떨어져 가지고, 다들 죽을 맛이에요.
선배가 더 잘 알 것 아니에요.
할당을 채워야 모가지가 안 날아간다는
것을.
홍보이사 하 하하
그래서, 내가 너 어깨에 무겁게 달고 다니는 그 쓸모도 없는 거
내년에도 무사히 붙어있게 해주려고 광고를 물어 온 거 아니냐?
어미새 마냥.
한 차장 아이고. 선배. 복 받을 거에요.
진짜. 거짓말 안 하고,
한 차장이 이 홍보이사게
다가가, 술 한잔을 올린다.
한 차장 작년에 11월21일에 정부에서 IMF 신청한다는 발표 나고서,
그 여파로 광고시장이 금년에 마이너스
25%로 역성장 하면서
2조 원으로 쪼그라들었어요.
쉽게 얘기해서, 4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 놓은 거에요.
의류·섬유 업종 마이너스 53%, 건설·건재·부동산 23%
마이너스,
제약 업종 및 그룹광고·기타 분야 각각
43% 감소.
홍보이사 하 하하.
알았어. 알았어. 그만 해.
내가 신경 쓸 테니깐.
한 차장 유일하게 상승한 업종이 금융·보험·증권
14% 증가.
선배가 몸을 담고 있는 자랑스런 증권업종 되시겠습니다.
홍보이사 (아가씨들에게)
너희들 나가서 쉬었다가, 30분 후에 들어와.
한 차장 (의아한 표정으로)
선배. 왜요?
이제부터 기분 좋아지려고 하는데.
이 홍보이사가 아가씨들을 내보낸다.
홍보이사 (정색을 한 얼굴로)
갑수야.
한 차장 (정신을 차리는 표정으로)
예.
선배.
홍보이사 너에게 부탁이 하나 있다.
한 차장 예?
이성정 홍보이사가 한 차장에게 회색서류봉투를 건넨다.
한 차장 (봉투를 열며)
이게 뭐에요?
홍보이사 ….
한 차장이 서류를 꺼내 읽으며, 얼굴이 경색된다.
한 차장 (당황한 목소리로)
선배. 이거 어디서 났어요?
이거 사실이에요?
홍보이사 응.
사실이야.
내가 확인했고, 너가 크로스 체킹 하고서 사실이면 단독기사로 실어!
S# 24. 7월 초순 저녁. 논현동 ‘아이리’ 비즈니스 클럽 8번 룸.
투자은행 ‘실버만 삭스’ 한국지사장 ‘미스터 리’가 한성증권 홍보이사 이성종과 비즈니스를 한다.
Mr. Lee 이사님.
우리 쪽에서 한성증권이 판매하고 있는 ‘공사채형 수익증권’ 에
2조 원을 투자할 것입니다.
홍보이사 2조 원이요?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실버만 삭스’에서
저희 ‘공사채형 수익증권’에 투자해 주신다면,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에서 저희 회사 신용평가 등급을 올릴 겁니다.
그러면, 당연히 저희 회사의 대내외
신인도도 올라가고.
정말 고맙습니다.
Mr. Lee 이사님.
대신 부탁이 있습니다.
홍보이사 그게 뭡니까? 지사장님.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Mr. Lee 이사님.
대학 후배 중에 대동일보 한갑수 차장
계시죠?
홍보이사 네.
고등학교, 대학교 후배입니다만.
S# 25. ‘아이리’ 비즈니스 클럽 5번
룸.
한 차장 (당황한 목소리로)
선배. 이번 8월 중에 청와대 수석을 교체하는
중폭의 인사가 있는 거 아시죠?
홍보이사 당연히 알지.
한 차장 (이 홍보이사를 응시하며)
이 이종민 전 재경원 차관은
가장 유력한 ‘청와대 경제수석’ 후보로 꼽히는 사람이에요.
홍보이사 알지.
그러니깐. 너에게 부탁하는 거고.
한 차장 선배.
소스가 어디에요?
홍보이사 클라이언트!
한 차장 선배!
한 차장이 위스키를 물컵에 부어, 한 모금을 입에 털어 넣는다.
한 차장 선배.
잘못되면, 우리
다 죽을 수 있어요.
홍보이사 잘못될 일 없고,
우리는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끝까지 잘
먹고 잘 살아남아.
오케이?
한 차장이 룸에 딸린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나온다.
홍보이사 갑수야.
이 형 말 믿고서 한번 같이 가보자.
이 홍보이사와 한 차장이 웃으며 서로를 보며, 건배를 한다.
한 차장이 인터폰으로 아가씨들을 부른다.
홍보이사가 지갑에서 수표를 꺼내, 아가씨들에게 나눠주고
아가씨들이 테이블 위로 올라가 춤을 춘다.
S# 26. 7월 중순. 일간지 대동일보가 가판대에 뿌려진다.
정치면 단독 기사. 기자 한갑수
“다음 달 초순으로 계획된 청와대 인사에서
가장 유력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물망에 오르던
이종민 전 재경원 차관은
지난 97년 3월 OO그룹의 국제엑스포 박람회장 인허가와 관련해
우기용 OO상사 전 부사장으로부터 3억 원을
받은 사실이 본지 취재로 밝혀졌습니다.”
본지와의 통화에서,
직접 해명에 나선 이 전 차관은
"검찰이 나의 수뢰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는
나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면서 "향후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수뢰혐의에 대한 사실 여부가 밝혀질 것이고, 나의 결백이 분명하게 증명될 것"
이라고 주장했습니다.
S# 27. 8월 초순. 대동일보 정치면.
정치면 단독 기사. 기자 한갑수
“이종민 전 재경원 차관은
대검찰청 중수부에서 뇌물수수혐의를 받고 참고인 신분을 조사를 받고 있으며
오늘 밤 늦게 구속 여부가 결정 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 중수부는 6일
"이 전 차관이 Y그룹으로부터 거액의 로비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광범위한 수사를 벌였고, 수사 결과 사실로 드러나 소환 조사를 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S# 28. KBS 저녁 뉴스.
박강호 기자 검찰은 지난 달, 대동일보의 단독기사를 바탕으로 내사하며,
관련 Y그룹 임직원을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으며,
계좌추적을 통해 혐의의 상당 부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 전 차관이 수뢰 사실을 전면 부인함에
따라
특히 이 전 차관의
수뢰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돈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시점이 대부분 95∼96년,
차관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집중돼 있어
공소 시효가
3년인 정치자금법으로는 기소가 불가능한
반면 뇌물죄 처벌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 앵커
박 기자.
이 전 차관은 대검찰청에 출석하면서 뭐라고 말했습니까?
박강호 기자 이 전 차관은
"자신이 재경원 차관 시절 이미,
국정감사 등을 통해 자신이 Y그룹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으나 전혀 그런 사실이 아니다"며
"이 문제와 관련하여 검찰의 수사에 떳떳하게
응해 협조할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 전 차관은
자신의 발언이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질문을 받지
않겠다"며
대검찰청으로 급히 들어갔습니다.
뉴스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오늘 오전,
‘20개 보험회사’에
대해 경영개선 조치명령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