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A 마음챙김 의식 연구 센터
스텔라박


전 세계가 일일 생활권이 되고 인터넷으로 실시간 소통하고 있는 21세기 지구별.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어 보이지만 현실의 우리들은 스스로 마음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한데 노예라니. 그 누구도 나를 구속하지 않지만 나 스스로가 나를 옭아매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마음의 노예도 자유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몸과 마음이란 게 둘이 아니다보니, 마음의 노예인 우리들은 몸의 노예이기도 하고 자유롭지 못한 몸은 건강에의 적신호로 발현된다.
풍요의 끝에 선 선진 자본국가에서 명상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고 있는 것은 가질 만큼 가져보고 해볼 만큼 해본 이들의 불가피하고 자연스런 귀결일 터. 그리고 이제 명상은 교육기관의 연구센터를 통해서도 우리들의 삶에 접근하려 하고 있다.
UCLA 마음 챙김 의식 연구 센터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UCLA는 미 서부 지역에서 나름대로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고등 교육기관. 이런 UCLA 산하에 ‘마음챙김 의식 연구 센터(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이하 줄여서 MARC)’를 두고 있다는 것은 명상이 21세기 미국 주류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MARC는 개인과 사회의 웰빙, 그리고 보다 사랑과 연민이 가득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연구와 교육을 통해 우리 모두의 삶 속에서 마음챙김을 생활화하는 것을 사명으로 설립됐다.
MARC는 UCLA의 '심리 뇌 면역 연구 커즌스 센터(The Cousins Center for Psychoneuroimmunology)'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MARC와 아주 아까운 이 기관은 웃음의 치유력에 대해 연구하고 실제 웃음으로 자신의 불치병을 극복했던 노만 커즌스(Norman Cousins, 1915-1990)에게 빚진 바가 크다.
뉴욕이브닝 포스트지 기자로 일하다가 콜라젠 질환과 강직성 척수염이 심해져 침대에 누워 생명만 연명하던 노먼 커즌스. 기자로 일했던 덕에 의학분야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던 그는 웃음이 부신의 기능회복에 도움이 되리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는 병과 싸우기 위해 일부러, 억지로 웃긴 영화와 유머 책을 찾아 보고 읽었다고 한다. 결국 그는 웃음으로 콜라젠 질환과 강직성 척수염이라는 불치병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었다.
완치 후 노만 커즌스는 이후 UCLA 의학부 대뇌연구소 교수로서 의료 저널리즘을 강의하기도 했고 이 센터의 설립에 많은 기여를 했다.
노만 커즌스의 뜻을 이어 받은 '심리 뇌 면역 연구 커즌스 센터(The Cousins Center for Psychoneuroimmunology)'에서는 인간 행동과학, 뇌과학, 심리학, 약학, 면역학의 연계성을 연구하는 심리 뇌 면역학을 다룬다. 이 학문은 뇌과 우리 몸의 상관관계, 그리고 질병의 회복과 건강에 있어 심리적 웰빙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MARC는 UCLA의 '신경과학과 인간 행동학 연구소'의 수잔 리 스몰리(Dr. Susan L. Smalley) 박사에 의해 2004년에 창설됐다. 행동 생명공학자이자 작가이기도 한 그녀는 인간 행동의 유전적 영향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녀는 연구와 교육을 통해 마음챙김 명상 등 인식 수행을 연구하고 전파하는데 힘쓰고 있다. 마음챙김에 대해 알리고자 <허핑톤포스트(Huffingtonpost)>, <싸이콜로지투데이(Psychologytoday)> 등 여러 영향력 있는 온라인 매체에도 글을 기고하고 있다.
그녀는 MARC의 교육 담당 디렉터인 다이애나 윈스틴(Diana Winston)과 함께 <완벽한 현존" 그 과학과 기술, 그리고 수행(Fully Present: The Science, Art, and Practice of Mindfulness)>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MARC의 마음챙김 교육 담당 디렉터인 다이애나 윈스틴(Diana Winston)은 버마에서 불교신자로 한 해를 보냈었고 1989년 이후부터는 마음 챙김 명상을 수행하고 있으며 1993년 이후로부터는 마음챙김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그녀는 미국은 물론 아시아 여러 나라를 오가며 학교, 병원, 비영리기관에서 시니어, 청소년, 지도자, 교사, 액티비스트, 건강 관련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마음 챙김을 소개했다.
그녀는 2003년 <넓은 깨어 있음 - 10대를 위한 불교신자 가이드 (Wide Awake: A Buddhist Guide for Teens)>라는 책을 출간했고 같은 해, <마음 챙김 명상(Mindful Meditations)>이라는 CD를 발간하기도 했다.

MARC 무료 명상 클래스 참관기
과연 MARC가 어떤 사업들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선 MARC에서 운영하고 있는 무료 명상 클래스에 참가해봤다.
웹사이트에는 MARC에서 운영하고 있는 무료 명상 세션(Free Drop-in Meditation Sessions) 시간표가 나와 있다. 이 클래스는 어떻게 하면 보다 깨어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다.
이 세션은 30분 길이로 구성돼 있어 명상의 '미음(ㅁ)' 자 조차 모를 지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해볼 수 있어 좋다. MARC의 디렉터인 다이애나 윈스턴(Diana Winston), 마빈 벨저(Marvin G. Belzer) 박사, 그 외 명상 지도자들이 명상을 인도한다.
월요일 12시 30분부터 30분간 진행되는 명상 세션. 장소는 로널드 레이건 UCLA 메디컬 센터 1층에 위치한 명상실 겸 채플(Meditation Room / Chapel).
이미 12시 10분 정도부터 사람들이 들어차기 시작한다. 가슴팍의 신분증를 보니 UCLA의 직원도 있는 것 같고, 병원을 찾아왔던 이들도 간간히 보이는것 같다. 명상 세션이 시작되기 10분 전 무렵, 명상실의 30여 석 자리가 꽉 찬다.
명상실에 들어온 이들은 왕 앞에 알현을 온 신하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거지가 조신하다. 시키는 사람 없어도 조용히 의자에 앉아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뱉으며 곧 있게 될 명상 세션을 준비하고 있었다. 고요히 하나된 호흡이 잔잔한 파장이 되어 명상실에 찰랑인다.
이날 명상 세션은MARC의 Associate Director인 말빈 벨저(Marvin G. Belzer, Ph.D) 박사가 이끌었다. 15년째 명상 수행을 해오고 있는 그는 늘 잔잔한 미소를 잃지 않고 해맑은 얼굴빛이 아름다운 존재. 그는 MAC의 디렉터인 다이애나 윈스틴과 함께 1990년대 중반부터 10대 청소년들을 위한 장기 마음 챙김 수련회를 개발해온 인물이다.
"자, 호흡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고….. "
그때 밖에서 누군가가 무엇을 떨어뜨렸는지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소음이 들려왔다.
"밖에서 소음이 들려오죠. 그걸 알아차리세요. 그리고 내 몸의 느낌을 알아차리세요…..생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것으로부터 피하려 하지 말고 그냥 알아차리세요."
그의 인도를 따라 배가 볼록 올라갔다 내려가기를 반복하며 호흡을 한다. 때로 주의집중을 코끝에 가져가 보기도 한다. 실내에는 규칙적인 호흡만이 흐를 뿐, 그야말로 '공'이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실내에 종소리가 울리며 명상 세션이 끝났음을 알린다. 도심 한복판에서 잠깐 동안 피정을 떠나왔던 것처럼 마음의 흙탕물은 가라앉고 잠깐 낮잠이라도 잔 것처럼 몸과 마음이 상쾌하다. 조용히 자리를 일어나는 명상 세션 참가자들 역시 충만한 표정들이다.
MARC에서는 일주일에 7차례 예약 없이도 그냥 참가할 수 있는 무료 명상 세션을 운영하고 있다. UCLA 근처에 있게 된다면 한 번 참여해보기를 추천한다. 30분간의 명상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알게 될 테니.
MARC의 마음챙김 의식 수행(Mindful Awareness Practices, 줄여서 MAPs)
MARC에서는 마음챙김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한 유료 수행 클래스도 마련하고 있다. 클래스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두 가지가 있으며 참가자의 연령으로 보자면 16세 이상 성인을 위한 수행 클래스와 14-19세 사이의 청소년을 위한 수행 클래스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마음챙김 의식(Mindful Awareness)이란 과연 무얼 뜻할까. MARC는 이를 "순간 순간 깨어 있으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 감정의 경험들을 관찰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왜 먹고 살기도 바쁜 가운데 마음챙김 수행을 해야 하는 걸까. MARC가 UCLA의 의학부 하에 소속돼 있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마음챙김 의식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주의력을 키워주며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고 감정적 반응을 줄여주며 건강과 웰빙을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마음챙김 의식 수행(Mindful Awareness Practices, 줄여서 MAPs)는 명상, 요가, 타이치 등 몸과 마음의 의식을 개발하고 삶 속에서 마음챙김을 더하기 위한 도구이자 수행이다.
예전에 여기저기서 명상을 조금씩 해보았다 하더라도 마음챙김 명상은 다르다. 그 때문에 MARC에서는 MAPs 입문과정부터 시작하기를 권고한다.
마음챙김 의식 수행(Mindful Awareness Practices, 줄여서 MAPs) 초보 과정에서는 마음챙김의 기본적인 원칙들을 이해하고 명상 수행 습관을 개발하며 삶 속에서 마음 챙김의 원칙들을 적용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 클래스에서는 좌선, 걷기 명상은 물론, 시시각각으로 직면하게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수행을 통해 마음과 몸에 대한 의식이 개발되고 스트레스가 줄며 마음 챙김 의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클래스가 없는 날에도 집에서 숙제로 내준 명상 수행을 꾸준히 해야 한다. 명상 수행은 코스 초기에는 5분 정도로 짧지만 코스를 마칠 때쯤이면 20분 정도로 늘어난다. 혼자 하는 명상을 돕기 위해 학생들에게는 명상 오디오 CD가 무료로 주어진다.
코스의 주요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마음챙김 개론, 몸의 마음챙김, 마음챙김의 장애물, 신체적 고통을 돕는 마음챙김, 감정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법, 긍정적 감정을 기르는 법, 어려운 생각을 극복하는 법, 마음 챙김 소통 등의 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코스의 수행 프로그램으로는 좌선, 식사 명상, 일상의 명상, 관계 마음챙김, 걷기 명상, 서서 하는 명상, 움직이면서 하는 명상, 긍정적 감정을 개발하는 수행 등이 있다.
참가자들은 6주 동안 매주 2시간씩 만나 강의를 듣고 명상 수행을 함께 하며, 그룹 피드백과 토론에 참여하게 된다. 한 클래스 당 학생 수는 30-40명 정도로 제한되며 강사는 수년간 마음챙김 명상을 수행하고 가르친 경험을 가진 이들로 구성된다.
6주간의 마음챙김 의식 수행(Mindful Awareness Practices, 줄여서 MAPs) 초보 과정 비용은 성인 185달러, 65세 이상 시니어와 UCLA 외의 학생, UCLA 임직원들은 150달러, UCLA 학생들은 60달러이다.
수행 클래스에 참가하고 싶으나 경제적 여유가 되지 않는 이들은 자원봉사자로 일하면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극소수에게만 허락되는 기회이지만 희망자는 신청서(Ask Letter)를 제출해볼 수 있다. 합격자는 심사 후 결정된다. (문의, 전화 310.206.7503 이메일 marcinfo@ucla.edu.)
클래스가 열리는 장소는UCLA 캠퍼스와 남가주 곳곳의 교육시설이다. 그리고 중급과 고급 클래스는 명상 시간이 더 길어지고 기존의 수행을 더 심화하게 된다. 유사한 컨텐츠의 클래스가 온라인으로도 마련되니 궁금한 사항은 웹사이트를 참조하도록 하자. marc.ucla.edu
그 외 MARC의 프로그램들
MARC에서는 주말 피정회(Weekend Retreat)를 마련하고 있다. 주말 피정회는 아침 일찍 명상으로 시작해 식사 후에는 명상 지도, 묵언 참선, 걷기 명상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점심 식사후에는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인근 산으로 하이킹을 떠나고 다시 돌아와 명상 지도와 여러 가지 명상 수련을 하게 된다. 저녁 시간에는 스승과의 대화, 마음챙김에 대한 강의와 명상 수행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