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평소에 무지좋을 챙겨보는 시청자입니다.
저는 컨디션이 안 좋으면 가위에 자주 눌리는 편이라 이 일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친구들한테 얘기해주니 애들이 지대 무서워하길래
여기에 글을 남겨보면 좋지 않을까 싶어
한 번 끄적여봅니다.
이사 오기 전에는 밤에 가위 눌리는 것 뿐만이 아니라,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샤워를 하고 있었는데 불이 갑자기 꺼진다거나
양치를 하다가 거울을 봤는데 뒤에 뭔가 지나가거나
물건이 갑자기 혼자 넘어지거나 하는 등의 일이 잦았습니다
가위가 눌릴 땐 어떤 남자 아이나, 머리가 엄청 긴 여자
이 둘을 주로 봤어요.
(특히 그 여자분은 너무 자주 봐서 친구 같았습니다.)
그러다 2018년에 지금 집으로 이사가 온 뒤엔
단 한 번도 가위에 눌린 적이 없었습니다.
#1
그러다 작년 여름,
태풍으로 비바람이 엄청 몰아치던 날이었습니다
제 침대는 위에 센서식 조명이 달려있는 침대인데요
그때 당시에 시험기간이라 안 그래도 잠이 부족했던 탓에
조금이라도 잠을 푹 자야겠다 싶어 평소완 다르게 스탠드를 끄고 잠에 들었습니다.
제 방은 이런 식으로 가구가 배치되어있는데요.
자려고 눈을 감았는데
갑자기 오른쪽에서 베란다쪽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잘못들은 건가 싶어 옆을 쳐다보니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질 않더라구요.
설령 진짜 열린 거라 하더라도 바람이 워낙 세게 불던 날이라
바람 때문에 문 틈으로 바람이 들어와서
문이 조금씩 열리는 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잠에 청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 귀 바로 옆에서
베란다 창을 끝까지 열면 들리는
"탕!"
하고 문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순간적으로
'아 이건 바람으로 열릴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는 생각에
재빨리 손을 위로 뻗어 침대 조명을 켰습니다.
황급히 일어나 베란다 문으로 가보니
진짜로 문이 열려있더라구요.
별 생각이 없었던 건지, 믿고 싶지 않았던 건지..
"아 내가 문을 안 닫았던가?"
하고 문을 닫은 후 잠금장치를 걸고
다시 잠에 청하려 누웠습니다.
그래도 내심 쫄리긴 했는지
불은 끄지 않고 잠에 들었어요
그런데 그때
갑자기
"틱."
하는 소리가 나더니 눈앞이 어두워지는 겁니다.
침대 조명 바로 밑에 애플워치 충전기가 있어서
불을 켜거나 끌 때마다 충전기를 건들이면
'틱.'
소리가 나거든요.
평소에도 가끔 지 혼자 꺼지긴 하는데
'아 이건 절대 눈 뜨면 안 되겠다. 눈 뜨면 ㅈ된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을 으스러질 듯 꽉 감고
어떻게든 잠에 청해보려고 하는데
갑자기 스폰지밥 웃음 소리가 나는 겁니다?
"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
전 그냥
'??? 가위 치곤 너무 귀여운 웃음 소리 아닌가?'
하며 그냥 그만 쪼갤 때까지 기다리자 하고 눈을 감고 있는데
갑자기 스폰지밥 웃음소리가 점점 주파수가 올라가더니
기계음 같은 기괴한 웃음소리로 변하더라구요.
자세히 들어보니 어떤 여자의 웃음소리도 작게 같이 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웃음 소리가 그치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고요한 정적 속에서
갑자기 제 왼쪽에서 누가
"야!"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야! 자냐? 어? 자냐고
자냐고 이 ㅅㅂ아.
내가 너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하며 갑자기 화를 내더라구요.
아까 그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제 침대는 벽 바로 옆에 붙어있어서
어디 서있을 공간이 없습니다.
아 그럼 벽에 붙어있나?
라고 생각하는 순간
눈 앞이 보이는 겁니다.
전 분명 눈을 감고 있는데도요.
조심스래 눈을 굴려 왼쪽 벽을 보니
양팔을 벽에 붙이고 개구리 자세를 한 채 까치발로 침대에 발을 딛고 있더라구요
머리가 너무 길어 얼굴은 보이지 않고
새하얀 옷을 입은..
이사오기 전 집에서 보던 여자와 똑같이 생긴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어? 야! 야 너 나 보이지? 어?
나 보이지?
나 보이지
나 보이잖아
보이잖아~ 어?
나 보이잖아!!!!!!!!!!!!"
하며 두손으로 제 눈을 강제로 까뒤집고 얼굴을 들이대며
전 가위에서 깼습니다.
거의 3년간 눌리지 않던 가위를
갑자기 눌리고
게다가 전에 살던 집에서 눌릴 때 본 걸
그대로 본 건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절 드디어 찾았다는 말은 또 뭘까요?
#2
이건 12월 달에
이번에도 역시나 시험 기간에 눌린 가위입니다.
작년 여름에 그 가위에 눌린 이후로
단 한 번도 가위에 눌린 적이 없었는데요
가위에 눌리는 건 반수면 상태에서 근육이 마비되면
눌리는 거라는 이과 친구의 말을 듣고
아 뭐야
하며 그 뒤론 한 번도 가위에 눌린 적이 없었습니다..
근데 그때 그 가위에 눌린 이후로
왜인지 모르게 항상 침대 머리 맡의 조명을 켜고 자는데요
제가 자기 전에 하는 일은
잠옷 입고
세수하고
로션 바르고
침대 조명 켜고
문 닫고
불을 끄고
침대에 눕는 순으로
항상 이 순서대로 하고 잤습니다
그런데 이 날은 왠지 모르게 문을 열고 자고 싶더라구요
근데 문을 열고 자면 밖에
새까만 복도가 보여 너무 무서워서
살짝만 열자 싶어
한 뼘 정도로만 틈을 열고
잠에 청했습니다.
이날은 제가 오른쪽으로 누워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요.
잠에 들랑말랑.. 하고 있는데
갑자기 또 침대 헤드에 조명이 '틱.'하며 꺼지는 겁니다.
그때 한 번 당해봐서 그런지
'아.. 또 가위 눌리려나~?'
하는데
갑자기 제 왼쪽 귀에 대고
"야!"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아이고 우리 언니 또 왔네..~'
하고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그 다음 날에 정말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었는데
시험까지 3시간도 안 남은 상황이었거든요.
일단 자자.. 하고
다시 침대 머리 맡의 불을 켜고 잠에 들었어요.
잠에 들기 직전에 갑자기
"착..... 착..... 착........."
하고
밖에서
뭔가가 들어있는 비닐봉지? 같은 걸
바닥에 계속
"탁... 탁...."
하고 내려놓았다가.. 들었다가.. 내려놓았다가..
하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너무 비몽사몽한 상태라
'아빠가 치킨을 시켰나?'
하고 다시 잠에 들려 하는데,
저희 집은 항상 분리수거를 주말에 하거든요?
근데 딱 그주만 깜빡하고 분리수거를 못해서
현관 앞에 쓰레기들을 비닐에 담아서 쌓아놨었어요.
'아 이거 누가 쓰레기 봉투를 계속 바닥에 내려놓는 소리인가?'
하고 소리의 정체를 알아낸 그 순간
'탁... 탁.... 탁............
하고 계속 되던 소리가
... 탁.... 탁!'
하고 멈추더니
갑자기 발소리가
"탁 탁 탁.. ㅌㅏ다타타닥타다다닥!!!!!"
하고 누가 맨발로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살짝 열린 문을
쾅 박차고
"끼에에ㅔ에에에ㅔ에에엑!!!!!!!"
웃음인지 비명인지.. 정체를 모르겠는
괴상한 소리를 내며 저에게 달려 들었습니다.
그때 발 쪽에 있던 강아지 인형이
갑자기 떨어지며
그 인형을 밟고 귀신이 미끄러져 잠깐 멈춰선 순간에
제 혀를 깨물고 가위에서 깼습니다.
눈을 떠보니 한 뼘 정도로 열어뒀던 문이
반 정도로 활짝 열려있더라구요.
아빠가 가끔 들어와 방 보일러를 켜주고 나가실 때가 있는데
아빠가 여신 걸거라고 생각하며
애써 안 믿고 있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귀신이 밟아서 넘어졌던 그 인형이
문 쪽으로 얼굴을 가리키고 떨어져 있더라구요..
그 인형은 올해 가을에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아끼시던 인형이라
함부로 안지도 않고 항상 침대 제일 안쪽에 두고
머리 쪽에 놓고 자는 인형인데..
어쩌다 발끝까지 내려가서 바닥으로 떨어졌는지..
아직도 의문입니다.
제 친구들이 쫄보인 거라
생각보다 별로 안 무서웠을까 걱정이네요
다들 컨디션 조절 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