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드림공방에서 염색한 천을 권우성 씨 손에 쥐어 흙서리다육농장 사장님께 전했다.
“사장님, 권우성 씨가 지역에 있는 공방에서 천연 재료로 염색할 수 있도록 도운 천입니다.
여름에 땀 닦으실 때 손수건으로 쓰시거나 스카프처럼 목에 두르기도 좋을 것 같아요.”
“직접 만들어서 그런지 무늬도 독특하네.
우성아, 고맙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며 기존 수업 장소는 오랜 시간 머물기 어려웠다.
언제나 더 머물다 가라고 말씀하시는 사장님의 마음이 수업 장소를 바꾼 것 같았다.
오늘은 자주 머무시는 곳으로 권우성 씨를 초대했다.
방에 들어서자 은은한 주황색 조명 아래 여러 그림과 도자기가 눈에 들어왔다.
특히 그림이 오묘하고도 어떤 뜻을 품고 있는 듯해 권우성 씨와 이야기 나눴다.
궁금증이 커져 사장님에게도 물었다.
“사장님, 저 그림을 그린 화가는 누구인가요?”
“아! 이 그림은 제가 알고 지내는 아이의 작품입니다.
어린 시절 아픔을 많이 겪었는데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어요.
저는 그 아이를 응원하고 싶어서 작품이 나올 때 하나씩 사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듣자 초대받은 공간의 분위기도 사장님의 마음을 닮아 따뜻하게 느껴졌다.
오늘은 권우성 씨가 붓으로 온점을 찍었다.
‘온점: 문장의 끝에 쓰는 부호의 하나.’
사전적 의미대로 온점은 문장의 끝을 알린다.
그 역할을 해 보고자 권우성 씨에게 설명하고 붓 손잡이를 치아로 물 수 있도록 도왔다.
사장님의 도움받아 도자기에 적힌 문장의 끝에 점을 찍었다.
흡사 따옴표와 혼동되지만, 권우성 씨의 짧고 간결한 동작으로 짐작한다면 온점으로 보였다.
쉴 때에는 온점을 닮은 포도알도 먹었다.
사장님이 농장에서 바로 따서인지 신선함도 느껴지는 듯했다.
권우성 씨가 한 송이를 순식간에 먹었다.
그 모습을 보고 사장님이 한 송이를 더 따서 포장지에 담아 손에 쥐어 줬다.
올 때 붙잡던 천이 포도로 바뀐 듯했다.
사장님은 이전에 막냇동생과 만들었던 도자기에도 리톱스라는 다육식물을 심어 선물해 주셨다.
화분마다 심겨진 리톱스를 하나씩 자세히 보면,
마치 형제가 얼굴을 마주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동생과 형이 같은 식물 키우며 서로를 생각하기 바랐다.
꽃 피는 식물이라 그때쯤 이야기꽃도 피겠다.
권우성 씨 손에 화분 쥐어 권민준 군에게 전했다.
“민준아, 저번에 형이랑 같이 만들었던 화분에 흙서리다육농장 사장님이 리톱스라는 식물도 심어 주셨어.
잘 키우다가 꽃이 피기 시작하면 연락하자.”
“네. 물은 언제 줘요?”
“지금 리톱스 만져 볼래?
딱딱하지?
나중에는 말랑말랑해질 때가 있어.
그때 물을 주면 돼.”
“알겠어요.
우성이 형, 먼저 꽃 피우는 사람의 소원 들어주기 하자.”
누구 소원을 들어주게 될까?
2026년 8월 7일 금요일, 정예찬
“우성이 형, 먼저 꽃 피우는 사람의 소원 들어주기 하자.” 형제 사이 약속이 마음에 오래 머뭅니다. 일상을 함께하니 이런 약속도 가능한 것이겠지요? 중요합니다. 정진호
부지런히 밖으로 나가고 사람 만나는 걸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온점’의 뜻과 우성 씨가 작품에 온점을 찍도록 도운 것이 아주 인상 깊습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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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온점이든 쉼표든 우성 씨의 의도를 짐작할 순 없겠지만 각각 의미를 떠올리게 되네요. 문장의 끝이라도 좋겠고, 잠시 쉬어가는 쉼표라도 좋겠습니다.
'동생과 형이 같은 식물 키우며 서로를 생각하기 바랐다. 꽃 피는 식물이라 그때 쯤 이야기꽃도 피겠다. 권우성 씨 손에 화분 쥐어 권민준 군에게 전했다.'
권우성 씨와 막냇동생이 서로 추억을 쌓아가길 바라는 선생님의 마음이 녹아있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