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철 씨가 진해로 향한다. 한 달 전부터 기약했던 여행이다.
이번에는 준용 씨와 수영하고, 문 씨 아저씨 순선 이모와 식사도 할 참이다.
출발하기 전 주유소에서 연료 채우며 이민철 씨가 순선 이모께 전화를 건다.
연결음이 길어진다. 일하는 중일 거라고 대수롭지 않은 듯 되뇌지만, 전화를 끊지 않는 이민철 씨다.
잠시 후 활기찬 목소리가 들린다. 직원은 통화해 본 적 없어서 생각하던 것과 다른 음성에 놀란다.
“내가 두 시 반은 돼야 마쳐.”
두 분 대화가 아슬아슬하다.
만날 수 있는 건지 듣는 사람은 애가 탄다.
순선 이모는 마치는 시간을 이유로 주저하시는 것 같았고, 이민철 씨는 기필코 만남이 성사되었으면 하는 뜻인 것 같다. 통화가 길어지며 목소리 들을수록 두 분 모두 만나고 싶은 생각이 커지는 듯했다. 결국 퇴근 후 시간을 내겠다고 하셨다.
친구 집에는 갈지 말지 계속 고민되시나 보다.
이정일 원장님께 전화 걸려던 찰나, 전화가 온다.
오늘 와서 밥 먹겠다고 했으니 식사 안 하고 기다리겠다고 하신다.
도착한 이민철 씨는 수저를 챙기려다 말고 여기저기 인사하느라 바쁘다. 그 덕에 이정일 원장님 양손이 무거워진다.
“민철이 건 내가 챙길게.”, “민철이가 수저 안 가져간 것 같아서, 전해 주세요.”
이정일 원장님 덕분에 밥 먹을 준비를 마쳤다.
“물놀이 안 한다고? 아이고 머리야, 그럼 오늘 왜 왔어?”
오늘 수영하지 않겠다는 말에 이정일 원장님이 농담하신다.
“옷을 안 들고 와서 그러나? 가만있어 봐, 위에 옷은 입을 거 있고. 바지는 빌려 보자.”
준용 씨 바지를 빌렸다.
빨래는 어떻게 하냐고, 집에 가져가서 세탁해서 오겠다는 이민철 씨를 원장님이 만류한다.
“빨래는 우리가 하면 돼.”, “괜찮아. 돈 아껴서 여름옷도 좀 사.”
막상 뛰어들려니 망설이던 이민철 씨가 풀장에 뛰어들었다.
원장님이 물총 쏘며 이민철 씨 더위를 날린다. 내친김에 수영도 권하신다.
“무서운 게 아니고, 못 하겠어요.”
“민철이, 수영 배워야겠네.”
30분 정도 지나서 물속에서 이민철 씨가 나왔다.
원장님이 샤워실까지 안내하고 여러 가지를 살펴주신다.
“8월에 또 올게요.”
‘다음 달에는 좀 쉬고.’ 하던 이민철 씨가 원장님과 다음 만남을 약속한다.
문 씨 아저씨 번호는 계속 연결이 안 됐다. 이민철 씨가 앞으로는 며칠 전에 미리 연락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순선 이모와 만날 시간까지 남는 시간, 이민철 씨는 다음 달을 위해 수영복 사러 가야겠다고 대형마트로 향한다.
수경까지 모두 고르고 계산을 마치니 딱 만날 시간이다. 아끼는 부채 마련하는 것도 미룬다.
마트 주차장에서 전화하니 이사했다며 동네 이름을 말하니 이민철 씨가 알고 있는 동네라고 한다.
“집 주소 민철이 휴대폰에 문자로 보낼게요.”
옆에서 듣고 있던 직원에게도 넌지시 말하는 듯 한마디하고 통화를 마친다.
잠시 뒤 이민철 씨가 받은 주소로 출발했다.
아파트 정문이었는데, 처음에 이민철 씨도 이모를 못 알아봤다.
거리를 얼마 두지 않고 수화기 너머로 헤맨 후에 마침내 눈이 마주친다.
“여기 서서는 안 되고. 저기 가자. 싼 데 있다.”
건너편 카페로 향한다.
“민철이, 올해 나이가 몇이고? 아이고야, 민철이 나이가 왜 그렇게 많노.”
자리를 잡고 주문하러 다시 카운터에 간다.
“민철이, 이모 제일 비싼 거 하나 주문해 줘. 농담이라. 민철이는 뭐 좋아해? 이모도 그걸로 먹어야겠다.”
두 분은 확신의 블루베리스무디로 주문한다.
“민철이, 돈은 알아서 써?”, “밥은 잘해 먹나?”, “자전거 잘 타는 거는 알지.”, “놀면 뭐 해. 일해야지.”, “아이고야, 독립을 했네.”
이미 알고 있던 소식도 모처럼 만나니 새로우신가 보다.
이모가 반찬 해 준 이야기, 집에 와서 커피 타 준 이야기, 아버지 이야기, 어머니 이야기, 경산 숙모 이야기,
제주 형님 이야기, 직원은 모르는 친척 이야기, 문 씨 아저씨 이야기, 이모도 모르는 아저씨 이야기,
이정일 원장님 이야기, 롯데마트에서 이모가 신발 사 준 이야기….
두 분이 추억 보따리를 한창 풀어놓는다.
오늘은 이민철 씨가 대접하고, 다음에는 미리 연락해서 꼭 식사하기로 한다.
“이모, 거창에 함 놀러 오이소.”
“아이고, 집에 초대할라고? 이모 일해야 된다. 나이가 많아서 이제 멀리 못 가기도 하고.”
아무래도 이민철 씨가 뵈러 가야 할 것 같지만, 언젠가 거창에, 이민철 씨 집에 놀러 오신 모습을 상상한다.
2026년 7월 14일 화요일, 서무결
이렇게 좋은 시간 보내고 오셨다니, 읽는 내내 미소가 절로 지어졌습니다. 세심히 기록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읽는 내내 함께 동행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먼 길 고생하셨습니다. 이렇게 만날 사람이 많으니, 또 진해에 가야 보고 들을 수 있는 풍경이 있으니, 오가는 길이 조금은 짧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박효진
이번에도 알찬 시간 보내셨네요. 고향에 가면 이렇게 만날 사람이 있어 감사합니다. 신아름
올해 틈틈이 고향에 다녀오니 기쁘고 고맙습니다. 친구네 가서 밥 먹고 물놀이 하고 간사님들께 인사드리고, 이모님 뵙고, 일정이 알차네요. 때를 따라 잘 다녀오기 바랍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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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미 알고 있던 소식도 모처럼 만나니 새로우신가 보다. 이모가 반찬 해 준 이야기... 이모가 신발 사 준 이야기….두 분이 추억 보따리를 한창 풀어놓는다.'
두 분이 만나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네요. 이민철 씨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공감해줄 이모님이 있어 참 든든하겠습니다. 서무결 선생님, 진해 여행 준비하고 함께 동행하느라 고생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