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경, 광덕 스님이 성철 스님이 계신 백련암을 방문할 때의 사진이다. 미소를 짓는 성철 스님과 어느 곳을 가리키는 광덕 스님의 모습이 선명히 잡혀있다. 광덕 스님이 가리키는 저 손가락의 끝에는 백련암에 함께 하였던 불광의 형제들이 있지 않았을까?
성철 스님과 광덕 스님은 비슷한 것보다 다른 것이 많은 듯하다. 성철 스님과 광덕 스님은 각각 1912년과 1927년에 태어나셨다. 세속으로는 15년의 차이가 있다. 성철 스님께서는 1936년에 출가하셨고, 광덕 스님은 1950년대 초에 출가하셨으니 법납으로는 그 보다 멀다. 한 분은 절에 계셨고, 한 분은 도심에 계셨다. 한 분은 세간과 거리를 두고자 하였으며, 한 분은 세간 속에 계셨다. 이런 차이가 성철 스님과 광덕 스님의 거리이지 않을까? 두 분이 동일한 스승을 모셨다는 것이 여러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분을 잇게 해주는 힘이 될 듯하다. 두 분은 근대의 선지식이신 동산 스님의 제자이시다. 성철 스님께서 위에 계시고 광덕 스님은 그 아래에 계시니 두 분은 사형사제지간이다. 광덕 스님께서 1950년대 초 범어사에서 동산 스님을 모시고 계실 때, 성철 스님은 다른 곳에 주석하고 계셨으니 두 분이 함께 일을 도모하신 것은 여러 회고록에서 보듯이 1960년 이후인 듯하다. 동산 스님께서 열반에 드실 때 성철 스님께서 맏상좌 역할을 하시고 실무를 광덕 스님께서 보셨다는 회고가 여러 곳에서 보인다. 1963년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를 창립할 때 광덕 스님은 봉은사 주지를 하시면서 지도법사를 역임하였는데, 젊은 학생들이 성철 스님을 친견하고자 3,000배를 한 일화는 유명하다. 성철 스님과 광덕 스님은 해인총림을 구성하는 일이나 대학을 설립하는 일에 늘 함께 하셨다. 두 분을 잇게 해주고 만나게 해준 책이 있다. 광덕 스님께서 번역하신 『지송보현행원품』 책에 성철 스님께서 발문을 하신 것이다. 이 무진보장無盡寶藏의 성전聖典이 난해한 한문 속에 갇혀 있는 것을 광덕 스님의 원력으로 국역이 완성되어 이에 모든 사람 앞에 널리 개방되었다. 감로의 문은 이제 남김없이 활짝 열렸으니 이 금언성구金言聖句를 부지런히 독송하며 힘써 실천하여 저 보현대사와 같이 미래겁이 다하도록 오직 일체중생을 위하여서만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광덕 스님이 불광을 창립하기 이전에 ‘보현행원품’을 번역하신 일이나, 그 책에 성철 스님께서 서문을 써주신 일이나 모두 예사롭게만 볼 수 없는 일일 듯싶다. 성철 스님과 광덕 스님의 은혜를 잊지 못하는 노교수가 있다. 광덕 스님과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의 창립과 활동에 열성적이셨고, 또 한때는 성철 스님 문하에서 수행하였던 박성배 교수이다. 박성배 교수는 『화엄경 보현행원품』이라는 책에서, 광덕 스님이 번역하신 책을 저본으로 하였음을 굳이 명기하면서 다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산 속에 살면서 산중의 스님들에게 정열을 불태우신 성철 스님과 서울 한 복판에서 오만가지 신도들을 상대하는 광덕 스님과의 대결, 이 대결이 지금도 내 마음속에서 맞서 있으면서 나에게 해결을 강요하고 있다. 사진 속에서 두 분이 함께 계신 해인사 백련암, 불광에서 기본교육을 받은 불자라면 한 번씩 들르는 곳이다. 그 곳에서 성철 스님의 여러 향기를 맡고 왔으리라. 그런데 그 곳에 광덕 스님의 바람 소리도 함께 있었음을 기억해도 좋을 듯하다. 사진 속에서 웃고 계신 성철 스님과 광덕 스님은 박성배 교수의 고민에 대하여 어떤 대답을 내놓을까? 궁금하다. <참고자료> 지송보현행원품, 불광출판부 성철스님이 들려준 이야기, 미디어글씨 화엄경 보현행원품, 도피안사 |
출처: 보랏빛 불교 원문보기 글쓴이: 천진
첫댓글 인터넷 검색중 우연히 발견하였습니다. 젊은 시절의 광덕 큰스님 사진, 성철 큰스님과 함께 계시는 사진도 흔치 않아 카페로 스크랩해 왔습니다. 불광 사이트에 가면 사진이 많을런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성철 스님이 동산 큰스님을 많이 닮으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렇지 않나요? 저만 그런가요....^^ _()()()_
호랑이와 사슴을 보는듯 합니다...마하반야바라밀.._()()()_
감사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감사합니다.마하반야바라밀_()()()_
서로의 다름 속에 한 마음이셨으니 잘 어울리십니다.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