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씀/본문: 히9:1-14
◇ 제목:단번의 속죄와 반복되는 회개
◆ 기도
필요한 것 주시며 기회 허락하시는 주를 만날 때도, 내 뜻대로 가지 않는 인생길에 힘이 빠질 때도... 언제나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도록 도우실 수 있는, 능히 그러실 수 있는 그리스도의 영을 의지케 하옵소서.
◆ 본문살핌
시내산 언약으로 하나님과 백성된 이스라엘에 하나님 섬기는 법도가 주어졌다. 이를 율법이라 하며 하나님을 만나고 속죄를 얻는 장소로써 장막으로된 성전이 제시됐다. 장막성전은 2중구조로, 장막 안에 들어가면 너른 공간에 제물을 잡는 공간, 정결례를 위한 씻을 물두멍, 화제를 드리는 제단 등이 있으며, 이 마당 안에 작은 장막이 한개 더 있으니 그곳을 '성소'라 부른다. 휘장에 가려진 성소에 들어서면 촛대와 떡상과 향로가 있어 이곳에는 제사장이 드나들며 섬기는 예식(초를 켜고, 떡을 교체하고, 향로를 이어 피우는 등)을 하였고, 한번 더 휘장으로 가려진 뒷편에 십계명 돌판과 아론의 지팡이를 담은 언약궤가 놓여 있고 그 궤를 천사들 모형이 있는 덮개로 덮었는데 이 덮개를 속죄소라 부른다.
여기 이 뒷편을 '지성소'라 부르며 이곳은 1년에 단한번, 대속죄일에 대제사장이 홀로 제물의 피를 들고 들어가 온이스리엘의 온 죄를 사함받은 의식을 행할 때만 사용된다(속죄소에 피를 부음). 이곳은 하나님이 친히 임재함을 상징하는 지엄한 장소이므로, 이곳에 들어가는 자는 대제사장이라 할지라도 정결례를 행해야 죽지않고 살아나올 수 있었다(9:1-9). 이 모든 것들은 하늘의 본래 성소를 본떠 만든 그림자에 불과하며(8:5) 본래 성소를 즉 하나님의 보좌를 받드는 영구하고 유일하신 대제사장이 따로 있으니 그분은 예수님이시다(9:11).
예수께서 이 일에 합당하심은 그가 친히 흠과 죄가 없는 자기자신을 제물로 삼아 하나님께 드리신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제사법으로도 대제사장이 깨끗함을 얻었다면(일시적이나마) 하나님의 아들의 피로 깨끗함을 얻는 것은 어떠하겠느냐고 히브리서 기자는 반문한다(9:14). 이 피에 의하여 속죄를 얻은 신자들은 죽은 행실에 더렵혀진 양심에 깨끗함을 입을 수 있으며 하나님을 마땅히 예배할 수 있도록(하나님 앞에 감히 설 수 있도록) 해 주는 능력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묵상
이 모든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믿어지는 이들이 복되다. 아무리 좋은 소식을 전해도 그것을 믿지 못하면 자기 것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믿고 거기에 자신을 맡기면 그로 인한 보상도 자신의 것이 된다. 어쩌다 예수를 믿게 되었는지... 믿어지게 된 그 은혜가 아니면 오늘의 나는 없다. 복음을 복음되게 깨닫도록 역사하신 성령의 은혜가 왜 나에게 임하였던 것일까? 심지어 내가 죄인이요 반역자였던, 게다가 하나님과 그의 아들에 대해 무지하였던 바로 그때 말이다.
알 수 없다. 그러나 감사하다. 죄인을 구원하신 하나님의 능력, 내 마음에 빛을 주시고 믿어지게 하신 그 놀라운 긍휼에 감사할 뿐이다. 그 일을 행하신 성령의 이름으로 본문의 기자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 떳떳이 설 수 있다, 죄사함 받은 몸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다"고 증언한다(9:14). 단번에 제사를 드리셨다는 것은 사람이 다시는 죄짓지 않는 몸이 되었음이 아니라, 한번의 그 제사를 통해 사람의 모든 죄를 이미 용서하시고 깨끗케 하시는 일을 행하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자는 그 제사를 의지하고 붙들고 언제든 하나님 앞에 용기내어 나아갈 수 있다. 용서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한번의 제사가 나의 모든 죄에 같은 효력을 주심으로, 예수께서 희생제를 반복하실 필요가 없게 됐다는 것이다.
즉 나는 일상과 인생을 살아가면서 여전히 죄도 짓고, 용서도 필요한 인간이지만 예수님이 성령에 의하여 드리신 속죄의 제사는 단 한번으로 완벽하고 영구한 효력을 가짐으로, 예수님이 다시 오시거나 새로이 죽으셔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이전의 제사처럼 반복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신비를 오해하면 거듭난 신자는 죄를 안 짓는다든지, 중생한 신자는 죄를 용서 받을 필요가 없다든지 하는 식으로 갈 수 있겠다. 하나는 성화의 길을 걷는 신자를 쉽게 절망의 구덩이로 떨어뜨려 자신의 구원조차 의심케 만들고, 하나는 죄에 무감각하게 만들어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방종한 삶을 살게 할 소지가 있다. 그러나 그러한 무지와 오해에 빠져있었더라도 거기서 돌이켜 예수 그리스도의 단회적이고도 완전한 속죄의 제사를 붙잡고 하나님께 나아가면, 그 피의 효력이 그를 다시 생명으로 살아나게 도와줄 것이다.
◆ 기도
아버지, 매일 범죄하고 부족한 모습이지만, 그리스도의 피는 옛 지성소보다 깊은 곳, 아버지의 현존하심 그 앞으로 어제도 오늘도 제 영혼을 초대하시고 받아주시게 하는 영원한 효력이 있음을 믿습니다. 그 효력에 의지합니다. 아버지를 더 알고, 더 닮게 가르쳐 주십시오. 날마다 포기하지 않고 동행하게 하옵소서. 성장이 목적이 아니라 동행이 목적이며, 동행 가운데 성장하도록 도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