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를 받은 지 한 달 만이다.
파란들가구 사장님께 외상값 갚는 길에 동행한다.
이민철 씨 마음에도 줄곧 남았는지 요즘 말버릇처럼 ‘20만 원 갚아주고’를 자주 되뇌었다.
그래서 오늘 참 후련하지 않으실까 했다.
약속한 날이 다가오기 전, 이민철 씨가 한 번 더 궁리해 보면 하는 마음으로 몇 차례 물었다.
“이민철 씨, 화장대 외상값 결제할 때요. 파란들가구 사장님께 어떻게 인사를 드리면 좋을까요?
한 달 기다려 주셨으니까 뭔가 간단하게라도 준비하면 어떨까요?”
“내 생일에 떡 드리면 되지.”
이민철 씨는 올해도 떡 나누며 생일을 기념하고 싶으신 듯했다.
생일이 다가오며 누구와 나눌지 떠올리던 중, 올해는 특히 파란들가구 사장님을 떠올린다.
은행 들러 외상값을 찾아 정성스레 봉투에 담고, 가게로 향하는 길에 근처 마트에서 음료수라도 사는 건 어떨지 물었다. 이민철 씨의 답은 변함없이 생일을 기약한다.
외상값 갚으며 손님으로서 약속은 지켰으니 뭘 더 드리는 것은 부담이었을까?
그간 단골로서 여러 가구를 산 적이 있으니 새삼스럽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생일 떡 드릴 때 더욱 놀랄 사장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일 수도….
배달로 자리를 비우실 때도 있는데, 다행히 사장님이 이민철 씨를 반갑게 맞으신다.
이민철 씨가 봉투에 담긴 돈을 건네며 영수증을 부탁한다.
사장님은 냉장고에서 요구르트 두 개를 가져와 이민철 씨와 직원에게 주셨다.
이민철 씨는 계산했다는 이유가 있는데, 직원은 화장대 주문하는 날에 이어서 또 얻어 마시게 되었다.
“아이고, 매번 감사합니다, 사장님. 기다려주신 덕에 이민철 씨가 외상값 잘 갚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장님.”
직원이 요구르트 받은 김에 인사를 전하니 이민철 씨도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계산할 때 이민철 씨 표정과 행동에서 드러났겠지만, 직원이 다시 감사를 전하는 일도 잊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장님, 이 신발장은 얼만데예?”
화장대 다음으로 다용도실에 신발장 마련하겠다고 한 이민철 씨는 여러 모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콕 집어 묻는다.
“선생님 생각에는 어떤 게 좋을 것 같습니까?”
직원이 동행할 때면 으레 묻곤 하신다. 직원에게 물었다가 점원에게 묻기도 한다.
“사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 신발장이 수납도 많이 되고 괜찮을 것 같은데요?”
“그렇지예. 이게 괜찮네.”
신발장 들이는 일을 구실로 다용도실 청소도 권하고자 한다.
정리나 버린다는 말에 알레르기가 있는 듯한 이민철 씨.
신발장을 잘 놓기 위해 돕고 싶다고 하면 직원의 뜻을 알아주지 않으실까 한다.
“다음번에는 외상보다 사장님이 설치하러 오셨을 때 바로 결제하는 게 좋겠죠?”
“그래야지. 사장님, 언제 배달 오실 수 있습니까?”
이민철 씨 살림이 또 늘고, 사장님과 관계는 더욱 깊어질 것 같다.
2026년 7월 20일 월요일, 서무결
파란들가구 사장님, 고맙습니다. 요란하면서 평범한 일상이 이런 고나계와 인정 틈에 피어나는 것 같네요. 감사 인사 잊지 않고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직원의 인사도 고맙습니다. 또 매번 이민철 씨 도리와 나이를 고려한 제안, 물음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서무결 선생님도 속이 후련하겠습니다. 고생했습니다. 박효진
고맙습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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