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31일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했다. 관람 직후 그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 개개인이 영화처럼 고생을 많이 하고 비극이
많았다”며 “(나도) 많이 울었다”고 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아들 연기는 어떻게 봤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여러분이
평가해달라”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 대표의 막내 아들인 배우 고윤(27·본명 김종민)씨는 영화 ‘국제시장’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영화 초반부에 1~2분가량 출연한 그는 1950년 흥남 철수 때 미 10군단장을 끝까지 설득하는 고(故)
현봉학 박사를 연기했다. 현봉학 박사는 미(美) 버지니아주립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로, 1950년 흥남 철수 때 미국 측을 설득해
9만8000여명의 피난민을 미군 수송선을 통해 대피시킨 실존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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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윤씨가 영화 '국제시장'에서 1950년 흥남 철수 당시 미(美) 10군단장을 설득하는 현봉학 박사를 연기하고 있다. /KBS 방송 캡쳐
고씨는 2013년 2~4월 방영된 TV 드라마 ‘아이리스2’를 통해 데뷔, 극 중 테러리스트를 연기했다. 그러나 당시 고씨가
김 대표 아들이란 사실은 주변 사람들도 거의 모르고 있었다. ‘아버지의 그늘’을 의식한 그가 고윤이라는 예명으로 데뷔해 자신과 김
대표의 관계를 숨겼기 때문이다. 둘이 부자지간이란 사실은 김 대표가 2013년 4월 부산 영도 재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고씨는 김 대표의 1남2녀 중 막내다. 그는 신장 187㎝로, 풍채 좋기로 유명한 김 대표보다 6㎝
더 크다. 고씨는 언론에 ‘엄친아’(엄마의 친한 아들)로 소개되기도 한다. 미국에서 6년간 유학을 한 그는 미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리하이대학(Lehigh University) 회계학과를 휴학하고 한국 육군에 입대, 만기 전역했다. 제대 후인 2013년
KBS 드라마 ‘아이리스2’에서 단역을 맡아 브라운관에 데뷔한 뒤 ‘호텔 킹’, ‘미스터 백’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2013년
부산 영도 재선거 땐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강 점퍼를 입고 김 대표와 함께 투표소를 찾아 투표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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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4.24 부산 영도 재선거 사전투표장에서 고윤씨가 아버지 김무성 대표와 어머니 최양옥씨와 함께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 대표는 2013년 언론 인터뷰에서 “아들이 대학 1학년 마칠 때쯤 정치하고 싶다고 해서 ‘너 미쳤느냐? 절대 안 된다’고
야단치며 말렸다. 이후 군대에 다녀오더니 연기를 하겠다고 하기에 ‘진짜 미쳤느냐?’고 반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걸 하라’고 가르쳐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연기를) 허락했다”며 “대신 조건을 달았다. 연기 공부를
제대로 하라고 했다. 또 절대로 (내가) 못 도와준다고도 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당시 또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
“(아들이) 얼마 전 깡패 영화 오디션을 본다면서 부산 사투리를 알려달라고 하더라. 대본을 봤더니 대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입에
담지 못할 욕이었다”며 “졸리는 눈으로 아들을 앞에 놓고 사투리를 가르쳤다. 그런데 쌍욕을 알려주려고 하니까 (차마 잘) 안
되더라. 그래서 그만뒀지. 결국 (오디션에서) 떨어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