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축제가 시작되는 입구의 전경.
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가고 아직 등(燈)을 켜지 않아서 인지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는 않네요. 등불을 켜지 않았는데도 겉에 형형색색의 치장이 화려하게 보이네요. 그럼 등불을 켰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요?
다음 사진을 보시면 압니다.
등불축제를 관람하고 나온 뒤의 모습입니다.
눈으로 직접 보면 상당히 근사해 보이는데, 저희의 사진 실력이 모자라 밋밋하게 나왔네요.
등불축제가 열리는 광장의 한 쪽 옆에서는 북을 주제로 한 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나 중국에서는 특별한 행사에 빠질 수 없는 전통놀이입니다. 웅장한 북소리는 사람의 마음까지 울리게 하여 흥분시키는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불교를 주제로 한 등불조형 입니다.
가운데 석가모니 부처님을 중심으로 18분의 스님들이 모셔져 있네요. 혹 무림의 고수 십팔나한상?
주변에 모셔져 있는 스님들의 동작을 보니, 마치 부처님을 수호하는 듯 한 느낌입니다.
동서남북 각기 다른 모습으로 모셔져 있는 “쓰미앤포우(四面佛 - 사면불)”로, 높이는 33m, 무게는 11t 에 달한다고 합니다.
넓은 잔디위에 설치된 세 분의 신(神)과 등불들.
가운데가 재물신(財神), 왼쪽이 사람의 생명을 관장하는 장수신(長壽神)이고, 오른쪽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관운(官運)을 관장하는 관운신(官運神)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까이서 본 재물신(財物神).
가운데에는 “꽁시파차이(恭喜發財 - 돈 많이 버세요)”라는 글이 쓰여져 있네요.
사람의 생명을 관장하는 장수신(長壽神)의 모습.
도교에서는 “쇼우싱라오런(壽星老人 - 장수노인)”이라고 부르며, 한 손에는 복숭아, 한 손에는 호리병이 달린 지팡이를 들고 있습니다.
다른 한 쪽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할 동화를 주제로 한 등불 모형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복숭아가 주렁주렁 열린 나무를 표현한 것 같습니다.
봄의 시작임을 알리기 위해 “春”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동물 캐릭터를 만들어 놓았네요.
올해가 돼지의 해라서 그런지 “春”자의 꼭대기에 돼지 한 마리가 올라가 “야~호~”를 외치는 듯 한 형상. 하하~~
이번에는 좌우의 등불사이로 “春”자가 새겨져 있는 노리개 모습입니다.
가운데 여의주(?)를 중심으로 전설속의 동물인 기린(麒麟 - 몸은 사슴 같고 꼬리는 소 같고, 발굽과 갈기는 말과 같으며 빛깔은 오색이라고 합니다)들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네요.
꽃과 나비들에 둘러싸인 두 명의 동자(童子).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중국의 옛날 전통 결혼식을 표현한 등불.
이번 등불축제는 예전에 비해 순수한 개념의 등불축제는 많이 퇴색되고, 상업화가 된 것 같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꽃가마 안에는 일반 관광객이 탈 수 있고, “囍”자가 새겨진 곳을 두 바퀴 돌고 10위안(1,300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곳 뿐 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등불 모형을 가장한 상업행위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답니다.
진(秦)나라 성곽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등불모형.
여기도 마찬가지로 돈을 내면 모형 말이 끄는 마차에 앉아 조그마한 성곽을 한 바퀴 돕니다. 눈으로 보고 즐기는 것을 상업적인 용도로 활용하니 아쉬운 감이 듭니다.
밝게 빛나고 있는 말 위에 앉은 병사.
말이 실제로 이렇게 빛을 낸다면 야밤에도 등불 없이 시원스럽게 달릴 수가 있겠네요. 하하~~
경극의 “리앤푸(臉譜 - 중국 전통극인 경극 배우들의 얼굴 분장)”를 주제로 한 등불.
중국 정월 대보름 풍속 중의 하나인 "차이떵미(猜燈謎 - 음력 정월 대보름날 밤, 초롱이나 등불에 수수께끼 문답을 써넣는 문자 놀이)"입니다.
답을 아는 사람은 문제가 써있는 종이를 뜯어가서 주최측에 정답을 이야기하면 상품을 줍니다. 원래는 줄에 빼곡하게 매달려 있었는데, 중간 중간이 많이 비어 있는 것을 보니 이미 많은 사람이 정답을 알고 있는 것 같네요.
종이에 적혀있는 문제들은 상식으로는 풀 수 없는 넌센스 퀴즈가 대부분이랍니다.
예를 들면,
첫 번째 문제, "十五天(15일)"을 한 글자로 줄이면?
두 번째 문제, “十個哥哥(열 명의 형님들)”을 한 글자로 줄이면?
마지막 문제, “多一半(많은 것의 절반)”을 한 글자로 줄이면?
첫 번째 문제의 정답은 “胖”입니다. 月이 한 달을 뜻하고, 한 달의 半이니까 둘을 합치면 “胖”이 됩니다.
두 번째 문제의 정답은 “克”입니다. 위에 十이 있고 아래에 兄이 있어, 이 둘을 합치면 “克”이 됩니다.
마지막 문제의 정답은 “夕”입니다. 多의 절반이니까, 두 개의 多중에 하나를 지우면 절반이 되지요.
어떻습니까? 상식적으로는 풀 수없는, 하지만 그 원리를 생각해 보면 그럴 듯하고 재미가 있답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목 곳곳에 이렇게 화려하게 꾸며놓은 등불 조형물들이 있답니다.
기둥을 타고 하늘로 승천하는 두 마리의 용과 그 사이로 보이는 반달.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네요. 아마도 찍새가 구도를 잘 잡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하하~~
중국의 전통적인 원형 등불.
중국답게 붉은 색이 매우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아치모양의 등불조형.
가운데가 태양, 양쪽으로 봉황(鳳凰)이 자리 잡고 주변으로는 구름이, 그리고 하단에는 꽃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길을 따라 한 쪽 옆에는 꽃으로 치장한 반달들이 지나가는 관람객들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통로 위에는 이름 모를 검붉은 꽃들이 빛을 밝히고 있습니다.
온 천지가 붉은 등으로 가득하네요.
사진으로는 표현하는 것이 한계가 있어 직접 눈으로 보는 그 느낌을 전해 드릴 수가 없어 아쉽네요.
날씨가 그다지 춥지 않아서인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등불축제를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어디를 가든지 빠질 수 없는 먹거리.
야심한 밤 출출한 사람들을 위해 “모시거카오로우(墨西哥烤肉 - 멕시코식 바비큐 고기)”를 팔고 있네요.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조명을 환하게 밝혀놓고 사격놀이를 합니다.
돈을 내고 엽총으로 앞에 있는 풍선을 맞추어 터뜨리면 각종 인형과 특등상으로 자전거도 줍니다. 혹 사격선수들이 단체로 등불축제 구경 왔다가 재미삼아 하면 어쩌려구... 하하~~
여기는 공을 던져 인형을 맞춰 쓰러뜨리는 게임입니다.
여기도 야구선수들 오면 거덜 나겠네. 하하~~
다가오는 정월대보름, 등불은 아니어도 밝은 보름달을 감상하고, 온 가족이 모여 함께 부럼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화목을 도모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족 간의 대화가 점점 단절되어 가는 오늘날의 사회 현실을 이런 기회에 전환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상은 북경에서 cass의 제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