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상산성에서 바라보는 장군 바위
붉은 치마 폭에 쌓이기 위해 들어가는 걸음속에 또 하나의 선물을 내심 기대하면서... 적상산에 대한 자료검색에서 걸려드는 눈요기감은 거의 없었는데, 용케도 걸려든 무주 출신 사진작가 유지훈님의 '적상산의 만추' 라는 제목의 사진 3점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그래 가자. 붉은 치마 폭에 안기러.
안성땅을 박차고 나간 해정이는 오창휴게소-인삼랜드휴게소에서 다리쉼을 하고 무주ic를 벗어나 서창마을에서 우리를 풀어놓았다. 해찰의 시간을 가지기 무섭게 일행들은 산을 향해 빨려들어가고, 이것저것 간섭하던 한량은 오늘도 철저한 '왕따' 당했다.
동네 할아버지 감 따시는 것까지 간섭하다 비로소 산으로 숨으드니 해정이의 품에 편안히 앉아오던 동행들은 꼬리조차 잘라먹었는지... 부지런히 오르지만 좀처럼 잡을 수 없었다. 길은 어린아이도 오를 수 있을만큼 여유있는 느긋한 오름의 연속이다.
오매 그런데 단풍이란 것이 맞긴 맞나? 만산홍엽이 아니라 만산황엽 일색이다. 생각나무가 노오란 단풍불을 지르며 온 산을 뒤흔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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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발품으로 서창마을 들머리 멋진 풍광을 얻다

서창-전망대-장도바위-서문지-향로봉-안국사-성벽-적상호-부도탑-송대-치목(4시간 10분)

산행궤적( 통영 이수영님 사진 훔쳤음)
♣ 새로 생긴 대전-진주간 대진고속도로를 타고 무주근처에 다다르면 정면에 산 허리위로 붉은 바위벽이 층층이 병풍을 드리운 항아리 모양을 하고 떡하니 버티고 서있는 요새처럼 보이는 산이 적상산이다. 전북 무주군 적상면 동쪽에 병풍을 두른듯이 서있는 적상산(1,034m)은 한국 백경 중 하나로 손꼽히며 사방이 깎아지른듯한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적상산은 지대가 높고 일교차가 심해 기암괴석과 어루어진 단풍이 유달리 곱고 아름답다. 절벽 주변에 유난히도 빨간 단풍나무가 많아서 가을철이면 마치 온 산이 빨간 치마를 입은 듯 하다고 하여 붉은 '적' 치마'상'자를 써서 적상산(赤裳山)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이 산은 해발 1,034m의 기봉이 향로봉(1,029m)을 거느리고 천일폭포, 송대폭포, 장도바위, 장군바위, 안렴대 등의 명소를 간직하고 있다. 삼면이 깍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험준한 경계를 이루고 있고 산정은 너른 평탄한 지세를 하고 있다 고려말 최영장군이 이곳을 지나면서 산악의 견고함과 아름다움에 감탄했다는 기록이 전해지는데, 조선조에 태조가 등극한 이후 무학대사에게 명하여 성을 쌓고 절을 짓게 했다하나 정확한 연대는 알려진 것이 없다. 성곽 안에는 사각(史閣)과 선원각(璿源閣)을 세워 왕조실록을 봉안하였으며 안국사와 호국사를 세워 승병을 주둔시켜 사고를 지키게 하였다.
적상산은 조선왕조실록을 봉안했던 조선 5대 사고지 중 하나였던 만큼, 덕유산 국립공원 전체를 통틀어 소중한 문화유산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양수발전을 위해 상부댐과 하부댐을 조성하였는데 전력홍보관을 지나 북창마을 통하여 꼬부랑 2차선도로를 승용차로 오르다보면 산 정상부근에서 커다란 호수를 만날 수 있다. 발전소는 1995년 조성되었으며 상부댐에 물이 가득할 때면 색다른 운치를 전해준다. 가을 단풍추천산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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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마을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삐져 나오면.

연무에 무채색도 보이고

멋진 소나무

할아버지 작대기 끝에 달려 온 감들의 모임

붉은 기운은 치마자락 아래도 덮쳐온다

기봉(적상산 정상 안테나 있는 곳)

생강나무는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온통 노란등불 밝히니 우리마음 속속들이 환하다

첫 번째 전망바위에서

전망바위에서 일행을 붙잡았다.

순한 오름길

장도바위 최영장군님! 쬐끔 각도가 기울었네요

향로봉 정상

기봉(출금지역) 바로 아래 적상산성 표석

안국사 시계가 너무 나빠 안렴대를 버리고 왔다

안국사 극락전 중창불사로 어수선하다






도로 따라 소풍 나섰다가 장군 바위를 챙기지 못한 것이 생각나 다시 안국사로

다시 안국사로 되돌아 와서 성벽 흔적을 따라 가다 만난님

이 순간을 위하여 나는 호흡한다 이 순간을 위하여 나는 또 호흡을 멈춘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까지 그리고 다시 숨을 쉬고

장군 바위 맞은 편

이 산에 왜 왔느냐 묻는다면 '장군 바위' 단 하나의 그림을 찾기 위해서라고

참 곱기도하지? 장군님 저 능선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감추기라도 하는지 옆모습만 보여주시네 나도 그의 시선 끝을 쫓아 가다 손에 들기도 민망스럽게 큰 고구마를 먹어치우고 생각보다 보기보다 맛있는 빵 넉넉한 양을 다 먹고 그러고도 이 자리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



성벽 옆 바위 포인트에서 시간을 놓아버렸다.

놓아 버린 시간은 유년의 기억 속으로 자꾸만 뒷걸음질친다 산 넘고 물건너 걷고 또 걸어 도착한 소풍지. 김밥과 삶은 밤과, 유리병에 담긴 사이다 젓가락을 빠뜨려 나뭇가지 분질러 껍질 벗겨 젓가락 만들어 주던 이웃집 할머니 보물찾기놀이, 수건돌리기 놀이, 그러다 다시 긴 줄을 세워서 넘었던 산과 물 다시 넘어 해가 뉘엿뉘엿할 무렵 학교에 도착

어린 기억으로 이런 바위를 바라보면 무서웠다 마치 그 속에 혼이라도 있다고 생각되어서인지 모르겠다 아마 힘이 무척 셀 것같다는 상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순간 바람도 없었던 것 같았는데 낙엽이 떼지어 나른다? 어? 그리곤 그 모습이 하도 재밋어 나이 잊어 버리고 까르르~ 목젓 떨며 웃어젖혔다
다시 비상 아! 그런데 무슨 낙엽이 뒤집기를 다하네?? 아뿔사 @@@ 그것은 새의 패거리들이었다. 새들의 군무 대장의 지시하에 군무는 일사불란하게 재현되었다. 마치 기념식장에서 축하연 순서에 의한 눈요기감처럼 새들은 우리를 위해 춤을 추었다. 어린아이 처럼 웃었다.

성벽에 올라앉은 이들을 남겨두고 다시 적상호를 향해 떠나다


적상호 풍경

ㅎㅎ 저길 왜가냐@@@ 전망대는 무엇을 보기 위함인데 오늘같은 날은 사기당할 것이 뻔한데... 그리고 호수 이쪽 편에서 저쪽 편에 선 전망대를 확 끌어당겨버렸다.
부지런한 개미들은 전망대까지 간 사람들이고 이쪽에서 줌으로 바라보는 나는 배짱이다. 한심하고 게으런 배짱이 만세!! 호수를 버리고 등돌리며 다시 길 따라 걷다보면 치목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부도를 지나면 치목마을로 내려서는 길이 열린다

노란 꽃불을 따라 단풍놀이는 이어지고

장군 바위쪽으로 바라보던 새떼의 군무였다면 이건 산을 향한 나뭇잎새의 춤같다

절로 환해지는 길이 너무 좋다. 볼거리 없다고 투정하던 것 다 잊어 버리고 이제 이 길에 남아 어정거리고 있다. 이 길에서 시간을 죽일수록 내 마음 더 밝아진다. 가다가 뒤돌아보는 시간이 더 많아진다


와!!! 좋다

단풍에 눈을 씻다. 눈을 씻으니 마음까지 맑아진다. 붉은 빛은 마음을 들뜨게하고, 노란 빛은 마음을 환하게 밝힌다. 가벼워지는 초록빛에 내 몸 청춘인 듯 설레는 기다림을 갖게하고 주홍빛은 한창 열애 중인 젊은 날의 초상이다


햇볕을 가둬 버린 곳에 진달래가 인사한다. 한두 개가 아니라 나무 전체가 꽃을 게워 올린다. 봄이 가까워오긴 하나보다

ㅎㅎ 최대장님 무료모델로 나서다 아직은 멋진 모습이시니 유료로 가셔도 되겠는뎅 (똔찌 생각)

송대


송대에서



뒤로 덕유산이 흐릿하다

치목마을에서의 치마

돌아서면 그리운 그대 그리워 눈 깜박일 만한 찰나 칼날 같은 시각 위에 서다 그리고 그대 바라보다. 헤어진지 몇 시간이냐? 민망하다. 지독한 사랑이 부끄럽다.
적상 그 길은 화려하지 않으나 풋풋한 시골처녀같은 모습의 유순한 모습이었고. 애절하게 갈망하는 핏빛 적으나 연정이 폴폴 살아나고 생강향기 은은한 맛있는 길이었다.
덕유라는 이름에 속해있으나 남덕유처럼 화려하거나, 카리스마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북덕유 처럼 넉넉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음도 아니었다.
이도저도 아니어서 자칫 싱거울 수도 있으나 숨겨논 날카로움도 없으나 비장의 무기가 있었으니 아무나 걸을 수 있는 유순함이 치마폭에 쌓여있더라 치목으로 내려서는 그 길 천천히 천천히 음미하고 싶더라 맛있는 길이었다.
다만 아쉬웠다면 연무가 가리운 먼데 풍경이었고 전망대를 더 지나서 내려서면 숨어있을 천일폭포를 못 보게됨이다 언젠가는 그 천일폭포도 만날 것이라. 아름다운 폭포 천하에 하나 뿐인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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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단테 칸타빌레 라는 닉을 아무래도 바꾸셔야 될 것 같습니다. 산행도 퇴깽이급이시고 산행기는 번갯불에 콩 볶아 자시듯 하루만에 이런훌륭한 산행기를 집필하시니 말입니다. 번갯불에 콩 볶은 듯이 쓰신 산행기가 어쩜 이리도 훌륭한지 볼때마다 천재성에 감탄합니다. 그리고 보면 본카페에는 세 명의 천재분이 계시는데 세벗 김영한아우님, 산초스님, 그리고 선배님이 아닌가 합니다. 2007.12.16일 아내와 걸었던 백설의 적상산 오늘 선배님의 사진으로 보니 감회가 새롭고 특히 그당시 못 보았던 장군바위 즐감합니다. 그리고 괘적사진은 훔치셨지만 용서(?)해 드리겠습니다. ^^
ㅎㅎ 먼저 훔쳤다고 고백하면 용서해주실 줄 알았고요 ㅎㅎ 안단테 칸타빌레는 너무 쫓기는 산행 스타일이 맘에 들지 않아 그렇게 하고자 맘 먹는다는 뜻으로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노래하며 느긋하게 걷는 걸음 속에 세상 즐거움 다 모여들이게요. 천재성 운운은 잘못 짚으신 점괘고요. 콩 볶듯이는 다음 일정을 위해서 뚝 잘라먹는 뻔뻔성 때문에 가능하지요 성의가 부족한 탓이기도 하구요. 우리방장님이야말로 산행네비게이션입니다요. 강츄!!! 산님 여러분 산행기 검색은 이수영님의 산행기 ☜ 꾸욱 눌러주세요.
감성을 자극하는 맛깔스러운 산행기에 감탄하며 언젠가 만나게 될 적상산을 그려봅니다....
달콤한토마토님 감성이라구요 ㅎㅎ 감사함다 딴에는 지도 뇨자라고 감성을 위하여서는 쬐끔 애쓰거등요. 적상산 싱건지 같긴해도 편안해서 마음 복잡할 때 느긋하게 걸어보면 좋겠더라구요. 아침 일찍 시작하면 더러 운해도 볼 수 있는 곳이예요. 고맙슴다.
오가는 길에 바라만 보던 산인데..단풍이 한창 아름다울때 가셨군요, 늘 산행지을 적절한 시기에 맞쳐서 산행하시는 혜안이 존경스럽고 이것 또한 오래된 산행의 연륜 이겠죠 오늘 비로소 님의 옆모습이나마 친견할수있어 반갑습니다. 손에든 카메라을 보니 예전에 제가 서브로 썼던 기종이군요 어느분이 찍어주셨는지 언뜻보기에 포토샵으로 망원 느낌나게 작업한듯 참 정성을 들인것 같습니다. 좋은 계절에 즐거운 산행하시길 바랍니다.
나를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애카는 DSLR도 아닌 걍 디카입니다. 쥔 잘못 만나 부딪히고 깨지고 하여간 나를 만나면 모든것이 고생입니다. 그리고 옆 모습은 그림자처럼 지켜주시는 산친구인데 가끔 못난 모습 들키게 되지요. 포토샵은 아니고 얼굴이 너무 붉게 나와 사진 훔쳐다 보정을 조금했더니 텔레비젼 모니터에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처럼 뽀샤시 ㅋㅋㅋ 그리고 포동이가 된 건 순전히 내 책임입니다요. 감솨~
저도 붉은 치마에 노랑 고쟁이 속곳입고 댕기고 싶어요 ^^
제목 붙이면서 무시기님께 단방에 걸릴줄 알았당게요. 단 한 줄의 멘트에 뒤로 발라당 넘어 갈 뻔했지라. 흐미 허벌나게 웃겨버려요. 무시기님은 개그맨 소질이 있으신거가토요 ㅋㅋㅋ 잘 지내시죠. 몸 건강 잘 챙기시고 주님은 가끔만 모시고요. 어떤 겁없는 뇨자의 당부야요!!
무시기님 개그맨 소질이 있다하신거에
토도 한표 던집니당....
정말 매번 산행기마다 감탄사가 나오네요... 사진들도 주인을 잘만나 더욱 빛깔을 내는듯 눈부시네요... 글도 어쩜 그렇게 맛깔나게 쓰시는지 존경스럽네요...
감하고 행복안고 
네요


설리님! 그날요 그 황금빛에 취해서 정말 알딸딸하더라구요. 단풍 만나러 댕겨봐도 적상산 만큼 환한 산 없어요. 생강나무가 많아서 그런가보더라구요. 그리고 무신 굴참나무도 노랑이라 서창에서 오르는 길은 온통 노랑이구요 치목으로 내리는 길도 노랑이들 와!! 그 노랑빛에 홀려 아주 즐거웠습니다. 칭찬 고맙지만 비행기 타는 건 쪼매 겁납니다. 고소공포증?? 늘 좋은 날 이어가시기를요.
이번산행은 가을의 정취를 더욱더 좋은기운으로 만끽하신듯 사진중간중간 글귀들에 적상산의 가을이 전해져옵니다. 언젠가 인터넷에 안국사와 적상산성에 대해서 올라온것을 보았었는데 한적하니 산행의 맛을
기기가 아주좋다고 말입이다. 적상호수만빼고 한적한 가을을 접수하시며 다녀오신듯 합니다. 좋은글과 사진 머물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