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사무실에서 요기를 하고 퇴근을 하곤 했는데 오늘은 서둘러 차를 몰고 숙소로 돌아가 지체없이 옷을 갈아입고 운동을 나선다.
출근길에 차를 몰고 갈땐 현장앞 사거리 상현교차로에서 어찌나 차가 밀리는지 불과 200미터 남짓한 거리를 지나는데만 10분 이상이 소요되는데 퇴근땐 총 소요시간이 채 5분도 안걸린다.
롯데캐슬아파트의 112동 방향의 후문으로 빠져나와 이현로를 우측방향으로 타고 달려 이현초등학교를 지나고 현대홈타운사거리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소실마을 방향으로 쭉 내려간다.
여기까지는 지난번 어느 아침에 죽전의 성남수계까지 갔다가 오면서 짬이 남아 둘러봤던 구간이고 이후부터는 그때 남겨뒀던 코스로 소실봉을 크게 돌아오겠다는 계획을 실현하는 것.
이 남쪽으로 내려가는 동안 경부고속도로 신갈JC에서 판교IC로 이르는 구간이 나란히 함께 하고 그보다도 더 가까이에는 23번 지방도 삼막곡터널에서 풍덕천 고가로 이어지는 구간이 남북방향으로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저쪽 도로 건너편에는 귀에 익은 지명들이 번갈아 지나는데 보정, 구성 ... 서쪽방향으로는 계속 소실봉 산줄기가 이어지고 그 자락엔 다닥다닥 아파트며 건축물들이 늘어서있다.
성호샤인힐즈, 대림2차, 대림e편한세상 ... 그리고 23번 도로를 언더패스로 넘어갔다가 다시 되돌아온 지점에서 세콰이어가 늘어선 멋진 진입로를 지나 당연히 산자락으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이어질거라 생각했는데 이상한 시설이... 엥 외부인 출입금지? 개조심?
도대체 뭐하는 시설인지 알수는 없지만 되돌아 나가는 것 밖엔 방법이 없다.
개가 문다니...
이후엔 다시 남쪽으로 더 내려가는데 요란한 교차로가 나오고 인도는 여기저기 돌고 돌아 정신이 없다가 윗쪽에 올라서보니 월요일 아침에 전주에서 올라올때 수원IC에서 빠져나와 차를 몰고 지나는 코스, 이름하야 삼막곡교차로.
교차로에서 서쪽으로 조금 더 나간 지점에서 육교를 건너니 지도상에서 계속 보아왔던 삼막곡오토캠핑장 이런것들이 나오는 동네, 하지만 캠핑장 보다도 눈에 띄는건 '용인 보정동 고분군'이라는 팻말.
고분군으로 향한다는 표시를 따라서 동쪽으로 가보니 대규모의 고분군이 발굴되어 복원이 되어있다.
해가 넘어가기전 마지막 사진이라고 생각하고 인증샷을 찰칵!
지금부터는 소실봉을 대탐구하는 순서인데 날은 어두워졌지만 방향감각은 남아있기에 동네가 있는 북쪽방향으로 능선길을 따라 쉬지않고 달린다.
오늘의 주안점은 소실봉 산줄기 중 소현중학교 양쪽 모두를 파악하는 것으로 속도는 상관없지만 오르막이던 길이던 걷지않고 쉬지않고 달리는 것.
봉우리를 하나 넘어가니 소현중학교가 나오고 학교 담벽을 따라 이어진 길을 돌아 학교 운동장에 들어서니 인조잔디가 깔린 축구장이 반긴다.
서풍이 제법 강하게 불지만 축구장 가장자리를 따라 열바퀴 돌면서 산에서 엇갈린 양다리의 균형을 찾아본다.
전에 소실봉을 지나고 소현중학교와 초등학교 입구를 지나쳐 수지상수도공급소를 파악했던 적이 있는데 학교를 나서서 소실봉 주봉우리에 오르며 이제는 다 파악이 됐다는 자만감이 충만.
하지만 여기서부터 계속 헛발질이 시작된다.
해발 186미터라는 소실봉 정상에서 서쪽방향으로 완만하게 이어진 능선길을 따라 달려가다가 산자락이 왕창 잘리고 아파트인지 뭔지를 공사한다고 휀스가 둘러진 절벽을 만나... 에게게게... 되돌이표.
정상으로 되돌아와서 이번에는 정면격인 북쪽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서 가다가 우측으로 꺾었는데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더니 아까 초장에 지났던 성호샤인힐즈 정문으로 내려가고...다시 턴~
대동트윈빌에서 숲으로 들어가는 길을 더듬더듬...완전히 어두워져서 그냥 본능에 의지해 산길을 가는데 이후에도 계속 헛발질을 계속하며 산자락을 온전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기를 반복.
산이 규모가 작고 전체적인 배치를 알고 있기에 이렇게나 많이 내려갔다 올라갔다를 반복해도 맨붕이 되지 않지 그렇지 않았으면... 큰일이 날 뻔했다.
아파트 후문을 떠난지 50분 만에 학교 운동장 10바퀴까지를 마쳤는데 이후에 소실봉 정상을 올라 다시 아파트에 들어설때까지 47분이나 걸렸으니 온 산자락을 다 돌아본 셈.
날이 어두워 전체적인 방향감각이 떨어져 그렇기도 했지만 잘안다고 자만했던 것이...
1시간38분의 사투(?)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오니 포메라이안 강아지 뽀뽀녀석 멀뚱멀뚱 바라보며 산책이나 나가자는 표정이다.
아저씨가 숨 좀 돌려야겠다. 좀 씻고...에휴!
(누군가가 나무에 메어놓은 손지도인데 어두워진 다음이라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