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이고 침잠으로 어어지는 겨울의 끝자락입니다.
추위의 버팀, 이유는 왜 없겠습니까만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이 세상에서 아무도 없습니다.
물러서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는 동장군이 벽창호 몸짓으로 막바지 추위의
기세를 드려내고 있었지만 매화의 등걸에서는 꽃망울이 맺히고 섣부른 가지에서는
벌써 한 두 송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오늘, 요즘 우리를 너무 떨게 하여서인지 따스한 햇볕이 오름길에서 땀을 함께 하기도 합니다.
망중한의 여유로움으로 기지개 켜며 조붓한 오솔길로 오는 봄을 마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도 나라 걱정에 아파하는 친구들을 그저 바라만 보는 심정은 그리 편치 않습니다.
말 나온 김에 한 마디
事不如意 일이 뜻과 같지 않다.
허사궤설 (虛詞詭說) 헛된 말. 속이는 말.
不辨忠奸 충신과 간신을 분별하지 못한다.
이 우주 안의 森羅萬象 가운데서 가장 알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람이라고 한다.
대부분 동물은 本性 그대로 살아가면서 假飾이 별로 없어 있는 그대로 보면 된다.
식물은 움직임이 없이 그대로 생명만 유지하기 때문에 연구하기가 쉽다.
사람은 고도의 지능이 있고 환경, 목적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때문 알아보기 어렵다고 했으니....
中國 고시가는
백년을 못 사는 인생인데, 천년만대 시름을 품고 있다(生年不滿百 常懷千歲憂)고 하면서
내년을 기다리지 말고 인생을 즐기라고 노래한다.
인왕산 옛 출입금지 구역을 이리저리 돌아다녀 볼까 해서 윤동주 문학관 들머리를 삼고 그곳으로 들어갔다.
시인 윤동주 (1917 ~ 1945)
하늘과 바람. 그리고 별을 노래하던 시인 윤동주는 지금쯤 불화했던 과거와 악수를 했을까?
청운 문학 도서관과 숲 속쉼터, 정상을 거쳐 초소 책방 대숲을 지나
수성동계곡 겸재 정선이 그린 실경산수화 기인교를 거쳐 하루 일정을 소화했다.
다리 떨리는 나이엔 여행(산행)을 가고 싶어도 못 가니 가슴 떨릴 때 길을 나서라 는 말이 있다.
죽어서 명당 찾지 말고 살아서 좋은 곳을 다녀라는 말도 있다.
산에 모든 것이 특별해진다. 일상에서 스쳐 지나던 풍경도 늘 맡아오던 공기 외 향기도 모든 것이 특별하다.
겨울은 해마다 오는 것이지만 산에 와야 겨울이 왜 겨울인지 알게 된다. 봄이 오는 길목에 서있으면 더더욱....
3월 중순쯤 꽃을 피우는 올과 불나무
봄에 만나면 설레게 하는 내가 좋아하는 이 꽃, 올봄에도 어디에서 만날 수 있을런지....
멀리서 보면 수천 개의 눈송이가 정지한 듯 빛을 발합니다. 색과 향은 은은하면서 강열합니다.
꽃이 피면 아래쪽으로 늘어진 5개의 수술이 보이는데 춤추기 직전 발레리나를 연상케 합니다.
바람이 불 때 꽃과 향기가 어우러지며 나무 주변은 삽시간에 무리들의 공연장이 됩니다.
憂愁에 젖은 雨水지난 지 오래, 春來不似春을 처음 누가 말했던가?
아직 우리의 봄은 멀기만 한데.....(2/27)
첫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