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치 드래건스의 이종범이 방출됐다.
주니치 구단의 이토 오사무 대표는 지난달 30일 최인호 통역을 통해 “1일자로 이종범을 웨이버로 공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이에 따라 이종범은 1주일 안에 일본 내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 성사되지 않으면 자유계약신분이 된다.이와 관련해 이종범은 일본 나고야시 실내훈련장에서 일본특파원들과의 기자회견에서 “웨이버로 공시됐으니 일본의 다른 팀으로 가지 못하게되면 미국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주니치 구단은 그동안 이종범의 주장을 받아들여 트레이드를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트레이드가 순조롭지 않게 되자 웨이버 공시를 결정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따라서 일본 내 다른팀으로의 이적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한신 타이거스,긴데쓰 버펄로스,오릭스 블루웨이브 등이 그동안 이종범의 이적과 관련돼 입에 오르내렸다.
일본팀으로 이적이 되지 않을 경우에 대해 이종범은 다음 선택으로 미국행을 밝혔다. “아직 나이가 많지 않아 미국에 도전하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이와 관련해서는 한때 소문으로 나돌던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관계도 새롭게 관심을 끌게 됐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진출 역시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이종범의 말과는 달리 한국 복귀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해태 타이거즈 인수를 선언한 기아자동차측에서 적극적으로 이종범 영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의 정몽구 회장은 지난달 29일 광주 기아자동차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종범을 기아의 간판스타로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룹 소유주의 지시에 따라 기아측에서는 이종범의 복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미 이종범과 어느 정도 얘기가 오갔을 가능성도있고,주니치에서 방출됨에 따라 복귀에 따른 걸림돌도 없어졌다.
주니치 구단과 이종범의 행보는 한국 복귀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정해진수순이라는 게 가장 설득력 있는 해석이다.
◆웨이버공시란?
웨이버는 선수와 구단 양측의 이익을 공평하게 반영해 선수를 양도하는 절차다.
구단이 선수와의 계약을 끝내는 방법은 자유계약,임의탈퇴,웨이버 공시 등세가지다.구단이 선수를 자유계약으로 풀 경우 해당 선수는 자유롭게 타구단과 접촉할 수 있다.이 경우 구단은 선수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일종의 방출이다.
임의탈퇴는 다른 구단으로 갈 수 없도록 선수를 묶어두기 위해 사용한다.선수에겐 ‘족쇄’다.따라서 선수의 동의가 없거나 명백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 방법은 사용할 수 없다.복귀 절차를 거치지 않고서는 타 구단 유니폼을 입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선수와 구단의 이익을 공평하게 고려한 조치가 바로 웨이버다.웨이버로 공시된 선수에 대해 각 구단은 전년도 성적의 역순에 따라 지명권을 행사할 수있다.지난해엔 센트럴리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우승했으므로 퍼시픽리그꼴찌였던 긴데쓰 버펄로스가 가장 먼저 지명권을 행사한다.긴데쓰가 포기하면 다음은 센트럴리그 최하위팀,그 다음은 퍼시픽리그 5위팀 순으로 지명권이 돌아간다.
웨이버공시 기간중 이종범을 영입하는 구단은 올해 연봉 8000만엔을 그대로지급해야 하고,연봉의 10%인 800만엔을 선수계약 양도금으로 전 소속구단인주니치에 지불해야 한다.1주일내에 타구단이 영입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이종범은 자유계약선수로 풀린다.그러나 이 경우엔 연봉 삭감을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