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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제목 : 꽃미남 아이돌과 동거중입니다.
작가 : 나무의정령
메일 : dbsrlgh123-4@hanmail.net
출처 : 인터넷 소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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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 아이돌과 동거중입니다. #31
몇시간 동안이나 촬영을 이어나갔던 것일까..
촬영이 정말 늦게야 끝났다.. 정말 뻐근해서 미칠 것 같다.
끝나고 반이랑 같이갈려고 반이를 찾아봤지만.. 반이는 먼저 가버렸단다..
전화를 해도 전화를 받지도 않는다.. 괜시리 기분나쁘고 불안하기 까지 한다.
"언니 안가요..?"
"..야야.. 우리도 살아야지.. 이영아 빨리가자.."
"응..? 아.. 해은아.. 종아언니 미안해요.."
"넌 무슨 생각을 그렇게하냐.. 집에가서 해.. 얼른 데려다 줄게.. 요즘 맨날 새벽이라서 지쳐 죽겄다.."
"..미안해요.. 얼른가요~!"
애써 밝은척 표정을 풀면서 차에 올랐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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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자둬..! 내일도 촬영 밤샘일텐데.."
"..네! 언니도 안녕히가시고.. 해은이도 내일봐~"
그렇게 종아언니와 해은이에게 인사를한 후 숙소로 올라갔다.
반이가 들어와있을까.. 왜 전화를 받지 않았을까.. 잡다한 생각이 머리를 둥둥 떠다녔다.
나는 가방에서 열쇠를 꺼낸뒤, 숨을 크게 한번 들이키고는 문을열었다.
숙소로 들어가보니, 불이 깜깜하게 꺼져있었다.
"얘들이.. 아직도 안들어왔나 보네.."
나는 핸드폰 플레시를 켜가지고, 스위치 있는곳을 찾아서 불을 켰다.
불을 켜자마자 여기저기서 폭죽소리가 들렸다.
"누나! 축하해~"
"..반이형도 눈이 삐었지.. 어디가 좋다고.. 하여튼 축하한다."
"...흠.. 축하..한다.."
"..와악! 놀랐지? 헤헤.. 먼저가서 미안해..."
"이.. 이게 다 뭐야..."
테이블가운데에 과자며 음료수며.. 케잌이랑 이것저것이 있었다.
"애들한테.. 우리 둘이 사귀는거 발표했다! 이제 숙소에서 맘대로 애정행각해도 되!"
"..뭐.. 뭐야.. 그래서 오늘 나 냅두고 빨리간거였어..? 내가..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알아?"
"..알았어.. 미안해.."
"이야! 반이형이 이영이누나 한테 당한다~ "
"..박제리.. 까불지 마라.."
"히잉.. 형은 왜 나만 맨날 미워해!! 이영이 누나~~"
제리는 갖은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 뒤로 왔다.
"..반아.. 제발 제리좀 잘해줘.. 막내잖아.."
"잘해주긴 개뿔.. 저 새끼가 얼마나 능구렁이인데.."
"..형.. 얼른 먹자.. 엄청 기다렸네.. 좀 끝나면 빨리라도 오던지.. "
"..미안하다.. 그래.. 미안해.. "
"..사귀.. 기로 한거구나..?"
"..어..? 어.. 그래.."
세혁이는 나를 보더니 미소를 보였다.. 환한 미소였지만.. 왠지 슬퍼보인건..
나만 그런건가....?
"그래! 나 은반이랑 사귀기로 했다!!"
"..꺄아! 누나 화끈해~~"
"..박제리 꺼져.. 얼른.. 어디 이영이한테 척-하니 달라붙어가지고는"
반이는 제리를 떼어버리고는 자기 품에 나를 넣었다.
"..에이! 다들 그만하고.. 얼른 먹자~"
"잠시만! 기다려봐.."
반이는 잠시만 기다리라고 한 뒤, 자기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이.. 이상하다.. 어디갔지..?"
"..뭐를...?"
"아니.. 잠시만 기다려봐.."
반이는 기다리라고 한뒤, 방에 들어갔다.
"언제부터.. 사귀기로 한거야...?"
"..좀.. 됐어.. 알고 있었지...?"
"..큭.. 예상은 했었지만.. 설마.. 은반이.."
"나도.. 반이 차가운줄만 알았었지만.. 의외로 맘이 약한애야.."
"....그래... 맘... 여리지......."
"찾았다!!!"
하면서 반이는 방에서 뛰어왔다.
그리고서는 나에게 반지케이스 하나를 내밀었다.
나는 의아한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랬더니 반이는 반지케이스를 열고 반지하나를 꺼냈다.
큐빅 여러개가 예쁘게 박힌 은색링이였다.
그 반지를.. 내 손에 끼워주었다.
"..바.. 반아...."
반이는 자기 손도 보여주었다. 반이 네 번째 손가락에도 똑같은 반지가 끼워저있었다.
"커플링이다!.. 나중에 우리 결혼할때는.. 더 예쁘고 좋은거 해줄게.."
"아~ 뭐야.. 결혼까지 할 생각이야??"
"반이형 아주 푹빠졌나봐~~ 그치 형?"
"....결혼.. 이라... 나 먼저 들어가본다.. 몸이 좀 안좋아서.."
세혁이는 그런 우리를 보자, 방에 들어가버렸다.
"..뭐야.. 은반.. 너 지금 프로포즈 하는거야?"
"..나 정도면 일등 신랑감 아니야?"
"..그래.. 일등신랑감이다.."
반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나에게 키스했고,
진우는 벌써부터 닭털 날린다면서 야유를 날렸고 제리는 부끄럽다면서
손으로 자기 얼굴을 가렸지만, 다보고 있는 듯 했다.
..이.. 행복.. 영원히 갔으면 좋겠다.....
꽃미남 아이돌과 동거중입니다. #32
드디어.. 첫방이다!!
그래.. 이거 찍을려고 진짜 힘들었지..
오늘은 반이하고 나하고 엄청 졸라가지고는, 촬영을 첫방시간까지 겨우야 끝내고는
부랴부랴 숙소로 도착하고는 거실에 있는 티비앞에 앉았다.
멤버애들도 첫방한다니까, 궁금하다면서 다 같이 거실에 모여앉았다.
"찍은지 한참 되는 것 같은데.."
"응.. 하루에 많아야 몇씬 못찍으니까, 미리 거의다 찍어놓고 방송 내보내는거래.. 아.. 어떻게 나왔을지 되게 기대된다.."
"에이! 누나는 연기 잘 하잖아요! 크큭.. 난 진짜 반이형 연기 기대된다!! 얼마나 웃길까? 큭큭.."
"...박제리... 너 죽는다..."
"..히잉.. 이영이누나.. 또 반이형이.."
제리는 반이한테 한 소리 듣자마자, 나에게로 찰싹 달라붙어서 불쌍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반이는 그런 제리를 보면서 빨리 떨어지라고 했지만,
제리는 떨어질 생각이 전혀 없는 듯 했다. 가끔 느끼는 거지만...
제리는 능구렁이가 따로없다..
"시작하잖아! 모두 조용하고.."
왠일로.. 진민우가 집중을 다하고.. 아.. 나도 궁금하다..
'그와.. 그녀.. 그리고 그들.. 멤버스'
제목이 뜨면서 오프닝이 시작되었다. 진지한 반이모습에 다들 키득키득 웃었다.
"..이영이가 조연이었어..? 나는 주연인줄 알았는데.."
"..맞아맞아! 조연은 반이형이 해야지!!"
"...박제리... 너 죽어볼래 오늘...?"
"다들 그만해~ 얼른 보기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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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을 다 봤다. 내 씬이 별로 없어서 좀 서운하긴 했지만,
방송에 내가 나온다는게 정말 날 들뜨게 했다.
방송이 끝나자 마자, 혜진이한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야! 첫방 봤다!! 왠일이야!!
"봤어?.. 나 어떻게 나오든?"
-야.. 너는 어디 코딱지 만큼 나오긴 했지만.. 나름 느낌있었어!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다.."
-야! 첫술에 배부른거 봤어? 이번 기회로 주연배우도 되고 그러면 되잖아!!
"..그래 고맙다.."
-그리고.. 아주머니한테는 연락드렸어? 너 방송 나오는거 알아?
"아.. 맞아.. 나 정말 정신 없나 보다..."
-이.. 불효막심한년!
"미리 말했으면.. 나 촬영도 못했을걸..? 우리아빠가 나 방송 나오는거 보면 삽가지고 서울 올라올지도 몰라.."
-넌 정말 좋겠다.. 애들 정말 잘생겼던데.. 같이 촬영하는 잘생긴 남자 없어? 나 좀 소개시켜줘..
"야.. 시끄럽고.. 나 끊는다"
전화기에서 끊지말라고 소리치는 혜진이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는 그런 다음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엄마..?"
-야.. 참으로 신기하더라.. 아까 티비에 느 닮은애 나와가지고.. 느 아빠랑 티비만 보고 있었다 아이가
"..엄마.. 그거 나야.."
-..이영아.. 엄마 지금 잘못 들은거 아이제?
"말할려고 했는데.. 아빠가.. 반대 할줄 알고.. 미안해 정말.. 근데 어쩔 수 없었어.."
엄마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아빠를 바꿔주었다.
욕만 할 줄 알았던 아빠는.. 힘들지 않냐고 말해주었다..
연예인 생활 힘들텐데, 나보고 견딜 수나 있는지 걱정하셨다.
"아빠.. 나 괜찮아요.. 나 정말 괜찮고.. 견딜 수 있어요.. 내가 누구 딸인데"
-나는.. 느가 내 딸인게 참으로 자랑스럽다..
"..아.. 빠 고마 워요.."
나는 눈물이 나올 것 같은걸 꾹꾹 참아가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피곤 할텐데.. 얼른자고.. 아빠가 많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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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전화가 끝나고는 방에 들어가서 쪼그려 앉아 홀로 눈물을 훔쳤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진짜.. 보고 싶다..."
이런게 향수병인가.. 어릴땐 그토록 싫던 시골이.. 틈만나면 서울 올라가겠다고
노래를 불렀었는데.. 근데.. 왜 지금은.. 그곳에 가고싶은걸까..
그렇게 가만히 눈물을 훔치고 있는데, 문을열고 반이가 들어왔다.
"..왜 울고 있어...?"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나한테 까지 숨기려는거야..? 우리한테 비밀도 있는거야..?"
"..그게.. 아니고... 흑.. 흡.. 아빠하고.. 엄마가 너무 보고싶다.. 흑..."
"..큭.. 우리 이영이 진짜 애기네.."
반이는 내 옆에와서 앉았다. 그리고는 두팔로 나를 꼬옥 껴안아주었다.
"..흡... 진짜 보고싶다.. 흑..."
반이는 그런나를 아무말 없이 다독여주었다.
그렇게.. 따듯한 반이 품안에서 나도 모르게 잠이든 듯 하다.
꽃미남 아이돌과 동거중입니다. #33
배게는 아니고.. 뭔가 뭉클한게 만져져서 눈을 떠보니 반이였다.
내 옆에 반이가 있어서 놀라기도 했지만, 아직도 세상모르게 자는 반이가 그렇게
귀여울수가 없었다.. 하긴 요즘 잠도 많이 못잤는데..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해보니, 열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잠깐 잔거 같은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난 후 욕실에 들어가서 샤워를했다.
샤워를 하다가 문뜩 어젯밤에, 부모님 보고 싶다며 어린애처럼 울었던게 떠올랐다.
"..아.. 씨.. 쪽 팔린다 정말..."
아빠하고 엄마한테 영상통화폰이나 사주던거 해야겠다.
핸드폰 바꾸라고하면 아직도 잘 터진다며 절대 안바꾸겠지만, 사다주는데 마다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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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고 나와보니까, 어느새 반이는 일어나있었다.
"언제 일어났어?"
"내가 묻고싶은 말인데..?"
"방금 일어난 거야..?"
"..어.. 방금이야 일어났어.."
반이는 나에게 자기 옆으로 오라고 손짓했다.
나는 그래서 반이 옆으로 가서 앉았다.
"한시라도 떨어져 있기 싫다.. 정말.. 우리 앞으로도 계속 같이 잘까?"
"..미.. 미쳤어? 어.. 어제는.. 나도 모르게 잔거였지만.."
"..이거 왜그래..? 알거 다아는 사이끼리.."
"..뭐.. 뭘! 알걸 다알아?"
"큭큭.. 얼굴 빨개지는 것 좀 봐.."
"미안하네요! 나는 너처럼 뻔뻔하지가 못해서"
"..에에이.. 오늘따라 왜이렇게 까칠해~"
"너는 아침부터 왜이렇게 찐덕 찐덕해?"
"이제.. 촬영 끝나면.. 우리 만나기 더 힘들어질거야.."
"..응?.. 왜?"
"..촬영할때는 촬영장에서라도 만났지만.. 촬영끝나고 바로 연습들어가야 할 것 같아."
"..쉬지도 않..고..?"
"쉴시간이 없지.. 촬영끝나고 부랴부랴 연습들어가도, 애들 따라맞추기도 될까 말까 할 것 같은데.."
"그래도.. 좀 쉬면서 했으면 좋겠다.. 요즘에도 많이 지쳐하는데.."
"..니가 옆에 있으니까, 하나도 안힘들어"
"..진짜.. 닭살이다.."
내가 말한게 아니다.. 반이하고 나는 화들짝 놀라서 뒤로 동시에 쳐다봤다.
"..너네 둘이 계속 솔로 염장지를래?"
세혁이였다.. 아휴 깜짝아..
"야.. 천세혁 너도 부러우면 사겨라? 크큭.. 아무리 뒤져봐도 우리 이영이만한 여자 못차겠지만 말이다.."
"..큭.. 은반 많이 변했다.."
"내가 뭘변했냐? 짜식이.."
"오늘 촬영없는 날이냐?"
"..촬영 없는 날이 어딨냐.. 도대체.. 이제 촬영막바지라서 엄청바빠.. 지금 이시간도 기적같은 시간이다 정말.."
"..이영이 너는?"
"..음.. 내가 더 바쁠걸? 조금 조금씩 안끼는 씬이 없어.. 그게 더 힘들어 정말.."
"..좀 쉬엄쉬엄하고.. 은반이 괴롭히면 나한테 말해! 알았지?"
"큭.. 야 천세혁.. 절 때 그런일 없을거다!!"
"이야.. 잘생긴 머슴 둘이나 생겼네.. 역시 세상은 오래살고 볼일이라니까.."
"그래 머슴처럼 부려먹어라.. 애들 깨워야 겠다.."
세혁이는 그렇게 애들을 깨워야 겠다면서, 방으로 들어갔다.
세혁이가 예전처럼 돌아온 것 같아서.. 한결 마음도 편하고.. 기분이 좋다.
"애들 일어나면 밥타령 하겠다.. 그전에 얼른 밥 준비해야지.."
"니가 식모야? 그냥 불러먹거나, 밖에서 사먹으면 되"
"그래도.. 하루 한끼는 집 밥 먹여야 될 거 아니야.."
"에이.. 나 때문이지? 나 먹일려고 하는거지? 그렇지?"
"..그런거아니야, 그냥 뭐.."
"빨리 결혼하고 싶다.. 우리 속도위반할까?"
"..미.. 미쳤어? 징글징글하게.."
반이는 내말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나를 덥썩 안아버렸다.
"애들.. 보면 어쩌려고 그래.."
"..볼테면 보라고하지 뭐.."
"이럴거면 음식 만드는거나 도와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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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들러붙고, 껴안고 뽀뽀하려는 반이를 겨우야 떼어버렸다.
요리 도와준다면서 부엌에 들어와서도 계속 달라붙었다.
"차라리 나가라! 응?"
내 말은 이제 듣지도 않는다.. 정말..
이제 말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냅두기로 하고는 요리를 시작했다.
냉장고에 소고기 조금하고, 두부가 있길래 된장찌개를 끓였다.
자기가 밥 지은다면서, 쌀을 씻고 물을 빼는데, 물보다 쌀을 더 버리기에,
밥도 내가 지었다.
그래도.. 그런.. 반이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나도.. 빨리 결혼하고 싶다....'
꽃미남 아이돌과 동거중입니다. #34
“누나! 사귀는건 반이형아랑 하고 결혼은 저랑해요!”
“제리야.. 응? 뭐라구..?”
“나, 요리 좋아하는사람 진짜 좋아하는데!”
“..박제리.. 너하고 나.. 신문 일면 나볼까?”
“누나~ 응? 저랑 결혼해요~~ 제가 진짜 잘해줄게요~”
반이는 표정을 밥먹다 말고, 얼굴에서 표정을 싹 지운다음에 수저를 내려놓았다.
계속 생글대던 제리도 심각한 분위기에 어쩔줄 몰라하였다.
“..장난도 장난같은 장난쳐라..”
“..............”
“..하..하하.. 얘들이.. 밥상앞에서 무슨 짓들이래.. 밥이나 먹자.. 응?”
나는 이 분위기를 애써 풀려고 노력했지만, 분위기는 쉬이 풀리지 않았다.
“야! 은반! 너는 제리가 장난 좀 친거 같고 왜 그러냐~? 우리 둘이 결혼하고.. 제리는.. 음.. 우리 집 자주 놀러오면 되겠네! 이 누나가 밥 올때마다 해줄게!”
내 말이 끝나자 마자, 모든 애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겨.. 결혼...?”
“...뭐야.. 씹.. 진짜 형수로 모셔야 되는거야...?”
“..누나랑 형.. 벌써 그렇고 그런거였구나..”
“..풋..봤냐? 우리 이런사이야.. 우리 자기 계속 튕기더니.. 이제는 자기 입으로 말하네?”
아차.. 내가 무슨 말을 한거야... 미쳤지..
“그..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바.. 밥이나 먹자! 응?”
“난.. 그만 먹으련다..”
세혁이는 애써 웃는 듯이 보였다.
“..왜.. 더 먹고 가지..”
“아니야.. 됐어..”
“..세혁이형 왜 저러지..?”
“야.. 너는 상황이 파악이 안되는거냐.. 아님 알면서도 그러는거냐?”
“..내가 뭘?”
제리는 하나도 모른다는 듯이 갸우뚱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진민우 하는말을 봐서는.. 진민우 저놈도 세혁이가 나를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 같은데..
“그냥 단순히 입맛이 없는거겠지.. 빨리 밥이나 먹자..”
“..그래.. 얼른 먹어..”
요즘따라.. 세혁이가 예전처럼 대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된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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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요즘 시간 엄청 빨리 가는 것 같다..
벌써 촬영이 두회 분 밖에 안 남았다.
시청률도 잘나오고.. 덕분에 이제 밖에 나갈때는 마스크를 쓰고나가야 할 정도이다!
“잠깐 바람 좀 쐬러 가자”
“뭐야.. 촬영 안해..?”
“아직 시간 좀 있어.. 그러니까 얼른가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반이랑 같이 촬영장을 걸어나왔다.
촬영장 주변에 공원이 있어서, 반이랑 같이 공원으로 가기로 했다.
“치... 이제까지 오랫동안이나 촬영했었는데.. 여기를 못와봤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오늘 데리고 왔잖아..”
“이젠 정말 봄이다.. 되게 따듯해..”
“날씨는 겁나 추운데.. 내가 옆에서 든든하게 지켜주니까 따듯한거야”
“참..나.. 어이 없어서.. 니 입으로 그렇게 말해야겠어?”
“괜찮아.. 큭.. 난 뻔뻔하니까.”
“어익후.. 그건 아셨어요?”
평일이라 그런지, 공원은 한산했다.
걷다보니 벤치가 하나 보였고 나와 반이는 거기에 앉았다.
“자판기 있다.. 커피마실래?”
“..나는 율무차..”
“율무차? 뭐 그럼 나도 같은거 먹지.. 커피 안마셔?”
“..마시긴 하는데 잘 안마셔.. 너는 남자친구인데 그것도 몰라?.. 하긴.. 우리가 뭐 제대로 데이트 한적이나 있었나..”
“..미안..해..”
“..어?.. 아.. 아냐..아냐.. 니가 뭐가 미안해.. 서로 바쁘면 좋은거지..”
반이는 살짝 구겨진 표정으로, 율무차를 뽑았다.
“자.. 마셔..”
“은반.. 표정 좀 풀어라.. 뭐냐 이게..”
“..촬영 끝나고.. 몇일 시간 남으니까.. 우리 그때 실컷 놀자! 응?”
“..그래그래.. 알았어.. 그러니까 미안해 하지마 알았지? 그냥 내뱉은 말 가지고..”
“내가 항상 미안해 그것 때문에.. 진짜.. 촬영만 끝나면 내가 풀코스로 모실게!”
나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치.. 그런걸로 따지면 나도 미안해야 한다..
항상 나먼저 생각해주는 반이.. 정말 고맙다..
“야.. 너는 뭐 이렇게 칠칠 맞게 마시냐 여자애가..”
“..응..?”
반이는 나를 보며 혀를 끌끌거렸다.
“뭐... 내 얼굴에 뭐 묻었어...?”
“가만히 기다려봐..”
반이는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싼 후 혀로 내 입술 주위를 핥기 시작했다.
“.. 뭐.. 뭐하는 짓이야..?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자.. 다 닦였다! 내가 다 핥아 먹었다.”
“..그냥 손으로 닦으면 될 것을.. 읍..”
반이는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내 입술을 덮었다.
나는 온힘을 주어서 반이를 떼어내려고 했지만,
어찌나 힘이 세던지.. 떨어질 생각을 안했다.
몇분이 지나.. 반이는 입술을 떼었다.
“야.. 너는 뭘 좋으면서 계속 내숭을 떠냐..”
“..내.. 내가 무슨 내숭이야!! 니가 공원에서 하니까 그렇..지..”
“..그럼.. 우리 둘이 조용히 있을 때 할까?.. 야.. 큭.. 그럼 너 더 위험해..”
“이.. 씨.. 변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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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역시.. 새벽 촬영이었다.
새벽 3시가 넘어서야 겨우 촬영이 끝났다.
반이와 나는 둘다 쓰러지기 일보직전 이였다.
“어라..? 핸드폰이 언제 꺼져있었지?”
“.. 뭐야.. 핸드폰 배터리 다 나간거 아니야?”
“아.. 그런가...? 자기야, 오늘도 같이 가자.. 얼른 매니저 누나한테 말하고와”
“..이미 말했거든요?”
“...이야..? 정말이야..? 큭큭..”
반이는 나를 와락- 껴안았다.
“..지쳐지쳐.. 얼른 떼어지고 우리 숙소로 가자..”
“오케이! 고고~ 숙소로~ 오늘 이영이랑 같이 자야지~”
“..누..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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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숙소에 아직 불이 켜져있네?”
“..그러게.. 이 자식들 아직까지 안자고 뭐하는거야..”
“..이상하다.. 원래 연습하고 돌아오면 지쳐서 바로 쓰러지는 애들이..”
나와 반이는 아직까지 불켜져 있는 숙소가 이상해서, 얼른 숙소로 올라가보았다.
“도둑든거 아니야..?”
“..야... 남자 셋이 도둑하나 못잡겠냐..”
“..하긴.. 그렇지.. 하여튼 얼른 들어가보자.”
열쇠로 문을열어서 안에 들어가보니까,
애들은 하나같이 다 안자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눈치였다.
“뭐야.. 왜 아직까지들 안자고 있는거야..?”
“..반아.. 소미왔다..”
“......누구...?? 안소미......?”
안소미가.. 누구야 도대체....
“반아.. 오랜만이야... 그치?”
아담하고 귀엽게 생긴 여자애는 싱긋 웃어보이며, 반이에게 인사했다.
꽃미남 아이돌과 동거중입니다. #35
“누.. 누구...?”
내 물음의 아무도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반아.. 정말 오랜만이다.. 잘 지내고 있었던 거야..?”
몇분정도의 침묵이 지나자, 안소미라는 여자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나는.. 너 같은 여자 몰라.. 아니 너 같은 사람 몰라..”
“..그래.. 이해해.. 미안해.. 니가 많이 화나 있다는거 알아..”
“....도대체..어떤 새끼야.. 어떤 새끼가 안소미 여기 데리고 온거야..”
“.............”
“도대체 어떤 새끼냐고!!!!!!!!!!!!!!”
“...누가 데리고 온게 아니고.. 내가 온거야...”
“.....당장.. 꺼져...”
“..반아.. 감정적으로 이럴게 아니라.. 대화를..”
“..큭.. 나 너랑 대화하고 싶은 마음 추호도 없으니까.. 내 눈앞에서 사라져..”
정말.. 누군지 궁금해 죽겠는데..
이 죽일놈의 분위기 때문에 입을 열기조차도 무섭다..
요근래 그러지 않더니만.. 다시 차가운 모습의 반이 때문인가..
그런 반이의 모습이 적응이 안되는 것은 나만이 아닌 것 같았다.
안소미라는 여자도 애써 웃어보였지만, 눈동자가 심히 흔들리고 있었다.
“..소미야.. 가보는게 좋겠다.. 내일 다시..”
“...뭐가 내일 다시야.. 뭐가 내일 다시냐고!!!!!!!!! 천세혁 너 죽고싶냐?!! 어??”
세혁이를 향해 달려가려는 반이를 나는 온몸을 다해서 막았다.
“..은반!! 그만해!! 그만하라고!!”
“...................”
“..예기 들었어요... 반이... 여자친구라고 그랬죠..?”
“..네....??”
“..듣던 대로네요.. 오늘은 많이 늦었으니까.. 이만 가볼게요..”
“그래.. 조심히 가..”
“..후.. 누나.. 조심히 들어가세요..”
“...또 시끄럽게 되겠군.. 씹..”
“응.. 그래.. 늦게까지 미안하고.. 건방지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영씨.. 반이.. 위로.. 좀 해주세요..”
“...씨발!!!!!!!!!!!!!!!!..”
반이는 큰 소리로 욕을하며, 자기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안소미란 여자는 그런 반이를 보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조금.. 서운하네.. 반이가... 늦었다면서.. 자고 가라고... 할 줄... 알았는데.. 나 가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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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방에 들어갈 수 가 없었다.
그래서 제리한테 이불 하나를 빌려서, 거실에서 자기로했다.
소파에 누워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도대체.. 누구일까.. 누구인데.. 반이가 저렇게 대하는걸까...
어째 이 개도 안물어갈 내 인생이.. 뭐가 이렇게 잘 풀리나 했다..
휴.. 그럼 그렇지.. 또 한번 이렇게 꼬이는구나..
.....................
.....................
.....................
결국 밤 잠을 설치고 말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욕실에 가보니, 아주 가관이었다.
눈밑에 선명한 다크써클이 나를 보고 인사하고 있었다.
대충 세수하고, 양치질만 한다음에 나왔다.
그런 후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반이 방문앞에 섰다.
들어갈까... 말까.. 들어가볼까.. 말까... 하고 이십분정도 서 있었던 것 같다.
‘그래.. 자는것만 구경하고 나오는거야..’
난 예민한 반이가 깰 까봐,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분명히 침대에 누워있을 줄 알았던 반이는, 의자에 앉아있었다.
나는 놀라서 다시 나가려고했지만, 나가지 말라는 반이의 말에 가만히 섰다.
“..언제부터.. 깨어있었어..?”
“...자지 않고 있었어..”
“.....그 여자... 어제 저녁에 왔던 안소미라는 여자.. 물어봐도.. 될까...?”
“..미....안...”
“...니가 나한테.. 미안해 할.. 그런 여자 인거야...?”
“.......................”
“..그..런 거구나.. 반아.. 그래도 니 맘은.. 변함 없는거지...? 그치..? 나 걱정.. 안해도 되는거지...? 그렇지...?”
“....어... 그래..”
“..요즘 밤샘촬영 이어지는데.. 조금이라도 자 둬야지..”
“..그래.. 그래야지...”
......................
.......................
.......................
“밥 차려줄게.. 밥 먹고 나가”
“..아니.. 밖에서 사먹을거야.. 걱정마..”
“..촬영시간 한참 남았잖아.. 왜 이렇게 빨리 가는거야...?”
“..그냥 복잡해서.. 걱정하지마..”
반이가 복잡하다면서 나간 후, 내 맘은 더욱더 복잡해졌다.
세혁이에게도... 제리에게도.. 진우에게도 물어봤지만
아무도 내 물음에 대답해주지 않았다.. 안소미가 도대체 누구길래..
나에게 왜 말해주지 않는걸까...
촬영장에가서도 계속 넋놓고 있다가, 실수를 몇 번이나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영아 오늘 대체 왜 그러는거야..? 그리고 어떤 여자분이 찾아왔는데..?”
종아언니가 찾아와서는, 누가 나를 찾아왔다고 했다.
나를 찾아온 것은.. 안소미였다..
“..촬영.. 많이 남아 있어요..?”
“..아니.. 제 촬영분은 방금 다 찍었어요.. 근데 반이가 아직 안 끝나서..”
“..아.. 그렇구나... 저기.. 잠시 저랑 어디가서 예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반이가 아직...”
“아니요.. 저.. 이영씨랑 단 둘이 예기하고 싶어요..”
“...알..았어요..”
나는 종아언니에게 찾아가서, 나 먼저 일있어서 가본다고 했다.
그리고는 나와 안소미는 조용한 카페로 갔다.
꽃미남 아이돌과 동거중입니다. #36
“..저도 궁금하던 참이었어요.. 하고싶은 말이란게 뭐에요..?”
“..후훗.. 참 급하시네요.. 뭐 좀 마시면서 하죠.. 저기요~”
안소미란 여자는 굉장히 귀엽게 생겼다고 할까..
나보다 키는 비슷비슷해 보이고.. 동글동글한 얼굴형에.. 눈이 정말 크구나..
웃을 때 눈이 많이 예쁘네..
“음..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하나랑.. 이영씨는 뭐 마실거에요?”
“..음.. 저는 그냥 딸기쉐이크요..”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하나랑, 딸기 쉐이크하나 주세요.”
“네”
웨이터가 가고나서, 잠깐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이영씨는 나이가 어떻게 되요?”
“스물셋이에요..”
“..아.. 반이랑 동갑이시네.. 저도 스물셋이에요.”
“..아 그러세요..?”
“그렇다고 해서.. 초반에 말 놓기도 그렇고.. 좀 그렇죠?”
“...아니..뭐 딱히..”
“..예기 애들한테 들었어요.. 반이랑.. 사귀신다구요..?”
“네.. 사귄지 넉달정도 지났어요..”
“아.. 그렇구나.. 저는 어떻게 보여요...?”
“..무슨 뜻으로 말씀 하시는건지 잘 모르겠네요.”
“..제 말은.. 저랑 반이랑 무슨 사이같냐고 물어보는 거에요..”
“그건.. 제가 물어보고 싶네요.. 애들한테도 물어보아도 말해주지도 않고.. 반이도 묵묵부답.. 절 피해버리네요.”
“..저는요...”
안소미가 예기를 꺼내려는 찰나,
웨이터가 와서 커피하나랑 딸기쉐이크를 놓고 다시 돌아갔다.
나는 숨을 한번 들이키고는, 딸기쉐이크를 한 입 마셨다.
“..음.. 저는요.. 반이랑 깊..은 사이에요..”
“...깊....은...?”
“..반이가.. 이영씨에게 사귀자고 말했다면.. 저와의 사이가 뭐.. 끝났다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도대체 무슨말을 하시는지 통 모르겠군요.”
“..원래 저와 반이는 사랑하는 사이였어요..”
“..후.. 뭐 그 정도는 저도 눈치채고 있었어요.. ”
“...제가 반이를 떠나기는 했지만.. 정말 어쩔 수 없었어요.. 어쩔 수 없었답니다..”
“..................”
“외국에.. 잠시 나갔다 왔어요.. 반이에게 말도 없이.. 그 점.. 제가 백번 잘못한거죠.. 저 떠난뒤에 반이 날 찾으려고.. 힘들게 지낸다는 소리
를 듣고서도.. 전화 한통 할 수 없었어요.. 뭐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제 맘이 약해져버릴 것 같았거든요..”
“다 필요없구요.. 왜 다시 나타나신 건가요..”
“..나타나야 할 수 밖에도 없었고.. 반이에 대한 내 맘이 아직 변하지도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하지만.. 반이는 저랑 사귀고 있다구요.. 지금 너무 행복하다구요..”
“...반이.. 지금 나에게 화내고 그러는것도.. 많이 혼란되서 그러는걸 거에요.. 나에게 모진말 한것도 저 이해해요.. 제가 잘못 했으니까요.. 그래도.. 하지만.. 저 반이 아직 많이 사랑해요.. 반이도 그럴거에요..”
“반이는 절 사랑해요. 그리고 왜 갑자기 나타나서 이러는거에요?”
“말했잖아요.. 아직 사랑한다구요..”
“..저도 사랑해요.. 저도 은반 사랑한다구요..”
“...반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반이 얼마나 만나셨어요..? 네달이요..? 저는 사년도 넘게 알았어요..”
“말도 없이 사라져서.. 반이 아프게 했으면서도 다시 돌아오시다니 뻔뻔 스럽게 그지없네요.. 제발 반이와 나 사이.. 갈라 서지도 않겠지
만.. 갈라 서게 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많이.. 강하시네요.. 이영씨는..”
“........?........”
“저..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서 왔어요..”
“..도대체 뭐가 미안하시다는 거에요?”
“..반이는.. 제게 돌아 올거거든요.. 그럴거거든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그리고 반이 보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그말을 듣고,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화가나고.. 밉고.. 한편으로 걱정되기 까지 했다..
나는 딸기 쉐이크옆에 있는 물잔을 들고, 안소미얼굴에 뿌렸다.
“..당신.. 당신..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 그렇게 쉬운여자 아니야.. 잘못봤어!!”
“......알아요.. 당신 쉽지 않다는걸...”
“....뭐.. 뭐야...?”
“..저.. 이만 일어 나겠습니다.. 차 값은 제가 낼게요.. 그럼 안녕히..”
안소미는 나에게 이 말 한마디를 남기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나는 힘이 빠져서 소파에 털썩 주저 앉았다.
도대체.. 도대체 뭐가 그렇게 자신있는걸까.. 뭐가 그렇게 확신하는걸까...
나도 이렇게 확신못하는데... 뭘 그렇게 확신하는걸까...
...................
...................
...................
나는 20분을 넘게 카페에 혼자 앉아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앉아있다가..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카페밖으로 나갔다.
‘힘내자.... 그래.. 힘내자.. 반이를 믿어야지....’
나는 카페에서 나온 뒤, 길거리를 걸었다.
많이 따듯해지긴 했지만.. 저녁에 길거리는 아직 추웠다..
왠지 오늘따라 더 추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나는 그렇게 멍하니 계속 걷다가, 핸드폰이 울리기에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꽃미남 아이돌과 동거중입니다. #37
“반아.. 왜 말을 안해..? 예기해..”
분명히 핸드폰에는 반이 번호로 전화가 왔다.
그런데 반이는 말을 하지 않았다..
“여보세요?.. 반아..?”
-이영아.. 지금 어디야...?
“..나 여기 어딘지 모르겠어.. 그냥 걷고있어...”
-주변에.. 뭐 없어..? 내가 지금 데리러 갈게..
나는 반이에게 어디있는지를 설명했고, 한 10분정도 지나서 반이가 왔다.
“여자애가.. 위험하게 이시간에 길거리를 혼자 왜 돌아다녀..”
“나.. 안소미.. 만났어...”
내 입에서 안소미라는 예기가 나오자 마자, 반이의 눈은 쉴새없이 흔들렸다.
“..니.. 니가!! 니가 왜!!! 걔를 만나?!!”
“예기... 할게 있다고 해서..”
“만나지마.. 만나지마!!!”
“...아무도 예기해주지 않잖아.. 너와 안소미에 관계의 대해서..”
“그런거.. 그런거 필요없잖아... 들을 필요 없잖아!!!”
“..그럼... 가만히 있을까...? 그럴까...?”
“그래.. 가만히 있어..! 나.. 내가 이렇게 옆에 있잖아!!”
“...내 남자가 갑자기 나타난 여자 때문에.. 계속 흔들리고 있는데... 그래도.. 그래도 내가 가만히 있을까...?”
“......그... 그건...”
“내.. 남자가... 내 남자가.... 내 앞에서도.. 그 여자 생각을 하는데도... 그래도.. 그래도 가만히 있을까....?”
“.......................”
“..왜.... 왜.... 왜 아니라고.. 왜 아니라고.. 왜 말못해!!!!! 이 바보야!!!!”
결국 참고있던 눈물을 왈칵 쏟아내버렸다.
반이를 사랑하는데... 사랑하니까.. 믿어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 그럴수가 없다..
반이는 나에게 다가와서 조용히 안아주었다.
나는 그런 반이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반이는 나를 더욱 세게 안았다.
“흑.. 흡... 흡.. 흑... 반이야.. 나 너무 슬프고... 무섭고... 흑.. 흡.. 니가 떠나 버릴것만 같아서.. 무서워... ”
“나.. 너 안떠날게.. 정말이야.. 미안해... 미안해 이영아... 내가 다 잘 못했어..”
........................
........................
........................
“차타.. 얼른 들어가자.. 모두 너 걱정하고 있어..”
“..뭐 내가 애인가? 뭐 나를 걱정해..”
나는 투덜거리면서 반이차를 탔고, 내가 타자 반이는 차를 운전했다.
차안에 있는동안 어색한 침묵이 계속 흘렀다.
딱히 말할거리가 생각나지도 않았다.. 궁금한건 말했지만, 말하고 싶지 않았다.
“다 왔다.. 얼른 내리자, 많이 피곤해 보인다.”
“..그래.. 내일 일찍 촬영도 있는데..”
“..이제 진짜 2편만 찍으면 다 찍었네..”
“그러게.. 엊그제 첫 대본 받은 것 같은데..”
나는 차에서 내린후, 반이와 같이 숙소로 올라갔다.
또 문을 열면 안소미가 있을 것 같아서 맘이 편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내 걱정과는 다르게 안소미는 있지 않았다.
“누나..!! 어디 갔다 왔어요~ 제가 걱정했잖아요!”
“..그래.. 어디갔다 왔어..? 사라진 줄 알았잖아..”
“..에효효.. 난 그만 들어간다.. 내가 왜 쟤..아니.. 누.나 때문에.. 이렇게 있어야 되는데?”
“미안.. 어디 좀 다녀오느라고.. 나 때문에..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그래.. 많이 걱정했잖아..”
“..미안해.. 오늘 너무 피곤하다.. 나 먼저 들어갈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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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자지도 못하고 일어났다.
잠을 설친것도 한몫 하긴 했지만, 더 큰 이유는 아침 일찍부터 촬영이 있기 때문이다.
“언니.. 어디 아파요?”
“아니.. 어디 않아파..”
“하긴.. 요즘 밤샘촬영이 하루 이틀이어야죠..”
“야야야! 노는 것 보단 낫잖아.. 안그렇냐?”
“..히힛.. 하긴 그래요..”
“그렇긴하죠.. 바쁜게 차라리 낫죠.. 잡생각도 않나고..”
종아언니는 미용실로 날 데려갔다.
미용실에서 머리랑, 화장을 한뒤에 다시 차에 탄다음에 촬영장으로 갔다.
“후.. 오늘 촬영 끝나면.. 이제 한회 남은거죠?”
“어.. 아마도 그럴걸? 연장방송이다 뭐다 말이 많은 것 같긴 한데..”
나는 촬영장 입구에서 크게 심호흡한 뒤에 촬영장 안으로 들어갔다.
촬영장 안에는 이미 지현언니와 반이가 촬영을 하고 있었다.
지현언니는 정말 프로다.. 저번에 촬영하다가 중간에 쓰러져서, 닝겔을 맞으러갔는데
닝겔 맞고 좀 쉴법도 한데, 다녀와서 바로 촬영에 임하는 지현언니 모습을 보고는
많이 배웠다.
반이도 오늘은 제법 열심히 였다.
통 몇일간, 힘도 없어보이고 멍-해 보였는데..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래.. 반이도 저렇게 힘내고 열심히 하는데!
나라고 푹- 쳐질 수는 없지..
..안소미! 나 잘못봤어!!
나 절 때.. 절 때 반이 뺏기지 않을거야..
꽃미남 아이돌과 동거중입니다. #38
요즘 반이가 좀 살이 빠진것만 빼고는 바뀐게 없는 듯 하다.
가끔씩 숙소에 안소미가 오긴 하지만, 반이는 날 보라는 듯이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대놓고 안소미를 무시하기에 그건 별로 상관이 되지 않는다.
.......................
.......................
.......................
“우와! 모두 그동안 수고 하셨습니다!”
아직 텔레비전에서는 극의 후반부로 가고 있을테지만
우리는 어제 모두 촬영이 끝나고 오늘은 종방 파티다.
“반이도 수고했고.. 감독님 정말 수고 많으셨고.. 언니! 많이 엔지내서 미안하고.. 그래.. 이영이도 처음인데 너무 잘해줬고..”
“에이 뭘요.. 지현 언니 이제까지 너무 고마웠어요.. 끝났다고 막 모르는척 하는거 아니죠?”
“..예봐라~?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이냐? 앙?”
“..헤헤헤.. 진짜 홀가분하기는 한데.. 맨날 티비에서 연옌들이 드라마 촬영 끝나면 한편으로는 시원하고 한편으론 섭섭하다고 하니까, 정말 가식이다.. 이랬었는데.. 이제야 그 기분 알겠어요..”
“..진짜로 시원 섭섭하지? 원래 다 그런거야.. 몇일 쉬면 마음이 좀 허~전 할거다..”
“전 벌써부터 허전한데요?”
“..그래?... 큭큭.. 감독님~~ 우리 회식 어디로 갈거에요~?”
지현언니는 감독님에게 갔고, 반이가 내게로 다가왔다.
“..오늘 회식 자리에서 우리 사귀는거 밝힐까..?”
“..뭐.. 뭐야.. 그래도 되는거야..? 아니야.. 됐어.. 괜히 스캔들 터트렸다가 이제 익스플러스 활동도 다시 시작할건데.. 애들한테나 너한테다
다 피해갈게 뻔하잖아..”
“내가 다 이겨.. 바보야.. 큭큭..”
“..퍽이나 이기시겠다!!”
그렇게 반이와 내가 티격태격하는 사이에 회식자리는
삼겹살집으로 결정됐다. 모든 스탭들.. 매니저.. 배우들 가릴 것 없이 다 식당에 들어갔다.
그리 작은 식당도 아니였는데, 모두 들어가니까 식당이 터질것만 같았다.
“오늘 내숭 떨지 맙시다~ 마시고 먹고~”
내 옆에 반이가 앉았고, 반이 옆에 지현언니가 앉고 또 옆에는 감독님..
스탭 등등 순으로 앉았다.
“지현언니.. 진짜 성격 좋은 것 같아..”
“..그래 지현누나 정말 털털하지.. 사람 진짜 좋아.”
“이거봐라~? 왠지 질투나는데..?”
“아주머니! 여기 삼겹살 30인분이랑, 저기 뭐 다른거 먹고 싶은거 있어?”
“저는 갈비살!!”
“..음 저도! 저도!!”
“그럼 갈비살 10인분도 같이 시키고.. 모자르면 더 불러 먹자고!”
“..이제 진짜 다들 가족같아..”
“..큭큭.. 우리 둘 먼저 가족되버릴까?”
“..사람들 들으면 어쩌려고 그래..”
“별걸 다 걱정한다.. 들으면 들으라 하지.. 큭..”
“뭐야~ 이거이거, 지현이하고 반이보다 반이하고 이영이가 사이 더 좋네?”
“..아니에요~ 동갑이니까 뭐.. ”
“..어라? 이것봐라 뭘 이렇게 당황해..? 크크크크”
“오빠도! 짓궂어요!”
조명팀 오빠가, 장난식으로 던진 말해 나는 귀까지 빨개져 버렸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주문했던 음식들하고 술들이 나오자
분위기는 한창 더 무르익어갔다.
술잔이 왔다 갔다 거리고.. 쉴새 없는 젓가락질..
........................
........................
........................
“야! 반이 쓰러졌다!! 이 자식 보기보다 많이 술 약하네..”
“뭐야.. 이제 어떡해요..?”
“..글세.. 이 자식 핸드폰 여기있네.. 0번이 누굴까..”
한 스탭 오빠가 반이 데려갈 사람을 찾으려고 핸드폰을 열어서 단축키를 눌렀다.
나는 0번이 나인줄 알고 두근두근 거렸지만, 반이 부모님 전화번호 였다.
“반이 부모님 외국 나가서 사시잖아요.. 다들 알면서 왜그래?”
“..반이 부모님 외국에요..?”
“..이영아 몰랐어..? 몰랐구나..”
아.. 외국에 계셨구나..
“그럼 뭐야.. 일번엔 누구야?”
1번은.. 아.. 씨.. 분명히 나일텐데.. 어쩌지..
나는 지현언니한테 구호의 눈길을 보냈고, 지현언니는 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냥 화끈하게 밝혀버려]
나는 문자를 받고 언니에게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고
언니는 나 몰라라 하고 고기만 먹었다.
“뭐야.. 반이 이자식 여자 있는거야? 깜쪽 같이 속였네~?”
아..씨... 걸렸다.. 어떻게.. 애들한테 미안해서..
“여보세요? 반이 여자친구 되세요? 반이가 너무 취해서 그런데 반이 좀 데려가세요!”
...어라.. 이건 지금 무슨 시츄에이션..?
반이 여자친구는 나인데... 나인데 왜 나한테 전화가 안오고..
또 전화받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거야..?
.......................
.......................
.......................
“..반이가 술이 많이 약해서요.. 제가 데려갈게요..”
“이야.. 여자친구 정말 예쁘시네! 왜 이제까지 몰랐을까.. 내일 신문에 대문짝하게 나겠네!”
“..어떡해요.. 이제 익스플러스 컴백할텐데..”
“예는 인기좀 떨어져도 괜찮아요!! 인기가 너무 많아도 탈이니까..”
“..에이.. 짓궂으시기는.. 이만 데리고 갈게요.. 아.. 저 혼자 반이 못 데려가는데.. 좀 도와주세요.. 차까지만..”
“..제가 들러다 드릴게요!”
남자 스탭한분이 반이를 업고, 안소미를 따라갔다...
그렇다... 반이의 핸드폰 1번은 내가 아닌 안소미였다...
놀란 것은 나만이 아닌 지현언니도 매한가지 였다.
꽃미남 아이돌과 동거중입니다. #39
반이를 쫓아가야 되기는 하겠는데.. 회식자리에서 빠지지는 못하겠고..
정말 미칠것만 같았다. 왜.. 왜 반이는 핸드폰 단축번호 1번을 왜 내가 아닌
안소미로 해놓은 것일까..
그래.. 아무것도 아닐거야.. 아닐테지..
남자들은 그런거 별로 신경쓰지 않잖아.. 그래.. 그냥.... 그냥...
아무렇게나 해놓은것일 꺼야.. 그런데..
반이는 왜 아직까지 안소미 번호를 지우지 않았던 것일까..
“..언제 돌아온거야..?”
“..네...?”
계속 멍하니 앉아있느라고, 내 옆에 지현언니가 와서 앉는것도 몰랐다.
“..안소미.. 언제 돌아온거냐구..”
“...몇일.. 안됐어요..”
“요즘 그래서.. 반이하고 너하고.. 그렇게 보였던 거구나..”
“언니.. 반이가 왜 번호를 지우지 않은 걸까요..?”
“..저기.. 이영아.. 반이하고.. 안소미하고 관계는.. 니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깊어.. 그냥 단순히 사귀는 사이라고 생각하면.. 좀 그래..”
“그래도..! 안소미는.. 안소미는.. 반이 떠났잖아요.. 떠났잖아요.... 그랬잖아요..”
“..그래.. 반이.. 안소미 떠난후에.. 정말... 그래.. 폐인이라 밖에 설명할 수 없겠다.. 정말 그런 삶을 살았어.. 보는 사람들이 다 무서울 정도
로.. 솔직히 반이가 너한테 잘해줬다는 예기 들었을 때 놀랐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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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들 조심히 들어가세요!”
“다음에 또 보구! 야야야 울지마라 울지마..”
다들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인지, 회식이 끝나도 쉽사리 발을 떼지 못했다.
그러다가 작가 언니가 급기야 눈물을 보였다.
그래.. 5개월 넘은.. 그 기간동안 힘들고.. 즐거웠고.. 이제 다 가족같은걸..
그렇게 길거리에서도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한시간 정도를 있었던 것 같다.
드디어 모두들 다 인사가 끝나고, 다들 집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우.. 이영아 언니도 술을 너무 진탕 먹어서.. 못데려다 주겠다..”
“..언니 어쩌죠.. 종아언니랑 저랑 같은 방향이라서 같이 갈건데..”
“..내 걱정하지마.. 나랑 정 반대잖아.. 나 그냥 따로 택시타고 가면 되..”
“다음 스케줄 잡힐 때 까지 푹- 쉬어라! 몇 군데에서 연락오는데, 잠시동안 보류해 둘게! 너도 좀 쉬어야 하고.. 이 언니도 요즘 넘 지치다!”
“..네네.. 조심히 가요.. 해은이도 조심히 들어가구..”
“언니도요! 수고하셨어요~”
나는 그렇게 종아언니와 해은이한테까지 인사를 다 마친 후에, 택시를 탔다.
계속 내 머릿속에는 반이로 뒤죽박죽이었고,
거기에 지현언니의 말까지.. 내 맘을 못잡겠다..
내가 생각한.. 그것보다 더욱더 복잡한 관계라..
그런데.. 왜 떠난거야.. 그런다음 왜 또 돌아온거야..
너무 걱정된다... 반이마저 날 떠나 버릴까봐.. 나 그럼 어떡해야 하나..
나 그럼 정말 쓰러져 버릴것만 같은데..
....................
....................
....................
“어라..? 세혁이니..? 안자고 뭐하는거야...?”
“회식이었던 거야..? 많이 늦었네?”
“어.. 쫑파티였어.. 반..이는...?”
“...소미가 데려다 놨어..”
“..그렇.. 구나.. 지금 방에 있는 거야..?”
“..어..”
나는 반이를 보러, 방안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세혁이가 그런 나를 막아섰다.
“들어가지마.. 보지마..”
“..왜이래.. 반이 보고 싶어.. 들어갈거야..”
“...이영아.. 반이 그만 포기해.. 너만 힘들어질 뿐이야.. 반이는.. 소미한테 돌아갈거야..”
“..빨리 비켜.. 정말 왜 이러는거야.. 왜.. 왜 다들 안된다고만 하는거냐구!!!”
“.......................”
“얼른 비켜.. 나 반이 지금 보고싶어..”
계속 세혁이는 비키려고 하지 않았지만, 나는 세혁이를 밀치고는 방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에는 누워있는 세혁이와.. 그 옆에 안소미가 누워있었다.
왜... 왜 저 자리에.. 안소미가 누워있는거야...?
왜 안소미가 저렇게 태연하게 누워있는거야....?
사귀는건.. 사귀는사람은 나인데.. 왜 자기가.. 자기가 애인인양 행세하는거야..?
“..거봐.. 내가 들어가지 말랬잖아...”
“도대체... 도대체.. 안소미 정체가 뭐야...”
“.....................”
“..정말.. 밉다.. 미워... 다 미운데... 은반이 제일 밉다.. 정말.. 흑... 흡... 정말 밉다..”
“..울지마.. 울지마라 이영아.. 내가 다 미안하잖아..”
“..니가 뭐가 미안한데.. 흑.. 흡... 니가 뭐가.. 흡...”
“울지마.. 울지마 이영아...”
세혁이는 우는 나를 조용히 달래주었다.
“..지..칠텐데.. 너도 들어가봐... 뭣하러 나를 기다린거야..”
“...나한테 전화 했으면, 내가 데리러 갔을텐데..”
“...,말만이라도 고마워...”
“..이영아.. 언제라도 힘들면 나한테 기대라.. 나 언제든지 니 옆에 있을게.. 니 옆에만 있을게..”
“....얼른 들어가.. 나 거실에서 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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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혁이가 들어가고, 나는 거실불을 다 껐다.
깜깜했다.. 그런데도 잠이 오지 않았다..
방안에... 지금 반이하고 안소미가 있다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다.
꽃미남 아이돌과 동거중입니다. #40
결국..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말았다.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찌뿌둥한 기분이나 없애려고 간단히 샤워를했다.
하지만 샤워를 해봤자 찝찝한 기분은 지울수가 없었다.
잠을 한 숨도 못잔 것이 원인인가 보다.
..그래도.. 반이가 많이 걱정된다.
떡이 되도록 술을 마셨는데.. 해장국이라도 끓여줘야지..
나는 간단히 외투만 걸치고, 택시타고 마트를 갔다.
그래서 해장국 끓일 여러재료와 밑반찬 만들것좀 사고는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봄나물도 좀 무치고, 국도 좀 끓이고.. 반찬도 이것저것 하니
슬슬 졸려오기 시작했다.
시계를 보니까, 8시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에휴.. 애들 일어나려면 멀었으니까.. 좀만 자다가 일어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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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일어나요! 일어나요~ 이영씨!”
한참 달콤한 잠에 빠져있을 때, 안소미가 날 깨워대기 시작했다.
안소미는 앞치마를 입고 한손에는 국자가 들려있었다.
“이영씨.. 배고프시죠? 얼른 오셔서 밥드세요.”
안소미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나에게 밥을 먹으라고 했다.
애들은 어느새 깨어있었는지, 이미 부엌안에는 북적북적댔다.
나는 일어나서 부엌으로 향했고, 식탁에는 내가 만든 반찬들과 국이 있었다.
“..제가 일찍 일어나서, 솜씨 좀 발휘해봤어요.. 근데.. 이영씨 요리 잘한다던데.. 제 요리 어떻게 평가할지 두렵기도 하네요..”
..이.. 이건 도대체 무슨 씨도 안먹히는 소리야..?
내가 새볔에 일어나서 요리 다 해놓고 다시 잠들었는데..
뭘 자기가 했다는 거야..?
나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안소미를 뚫어지게 쳐다봤고
안소미는 그런 나를 보며서 싱긋 웃어줄 뿐이었다.
이 여자.. 정말 왜 이러는 걸까..
“이영아.. 어서 앉아서 먹어.. 시원하네..”
“...넌 술도 약한 애가 어제 뭐 그렇게 먹어댔어?..”
“..그냥.. 뭐.. 쫑파티 였잖아..”
“..요즘 많이 힘들어서 그랬니..?”
“..에이~ 뭐 아침부터 이렇게 무거운 분위기를 조성하시나~ 이영씨도 얼른 앉아서 드세요. 제리야.. 입에 맞아? 진우는? 입에 맞고..? 세혁
아, 국 좀 더 떠줄까?”
그래.. 유치하게 무슨 요리를 니가 했고 내가 했고로 싸우니.. 애도 아니고..
그냥 나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는 식탁의자에 앉았다.
“..소미누나.. 이거 진짜 누나가 한거야?”
“..그럼 누가 해? 얘가 잘 먹다가 왜 뜬금 없는 소리야..?”
“..반이형.. 이거 정말 소미누나가 한 것 같아?”
“무슨 소리야..? 맛있기만 한데..”
“..세혁이형.. 제리야.. 이거 정말.. 소미누나가 한 것 같냐고..”
“...웅? 누나가 했다잖아.. 누나 저 국 좀 더주세요!”
“..왜.. 입에 안맞냐..? 원래 소미 요리 잘하잖아..”
“...바보들 아니야..? 야.. 심이영.. 아니.. 이영누나.. 바보야..? 이거 누나가 했잖아!”
안소미는 웃고있었지만, 굉장히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고
잘 밥먹던 애들도 나를 쳐다봤다.
“..이제까지 이영누나가 밥해줬잖아.. 그런데도 몰라..? 누가 해줬는지? 혀는 두었다가 뭣들 하는거야..? 그리고 소미누나 왜 그러는거야?
이거 누나가 했다고..?”
“.....저기... 그게...”
“민우야 그만해.. 밥을 누가 했고 안했고가 뭐 중요하냐.. 밥이나 먹으면 되지..”
한순간 화기했던 밥상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차가운 냉기가 돌았다.
“..아니.. 나는 저기... 밥이 차려져 있길래.... 이영씨가 한건지는 몰랐고..”
“얼른 먹자니까.. 새볔에 잠이 안와가지고 그냥 만들었던 거야.. 먹으라고 만든거니까 어서 먹기나 하자.. 소미씨도 앉아서 어서 드세요..”
“..아.. 미안해요.. 이영씨..”
“됐으니까 그냥 앉아서 드시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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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가 끝나고, 안소미는 나에게 미안하다고 하면서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애들은 아침먹고 슬슬 준비하기 시작하더니, 연습하러 간다고 했다.
하긴.. 말이 아침이지 밥먹기 시작한 시간이 11시 정도 였으니까..
“..반이 너도 가게..?”
“..어..? 어.. 쉴시간이 없잖아.. 그리고.. 밥 잘먹었어..”
“..얘기할게.. 밥 잘먹었어 밖에 없는거야..?”
“누나~ 다녀올게요~”
“이영아 다녀올게”
“..바보처럼 굴지마.. 누.나.. 알았어..?”
“..내가 뭘 바보처럼 구냐..? 까불기는.. 얼른 연습하러가.. 근데.. 반이는 나중에 보내면 알될까..? 나 반이랑 할 얘기가 있는데..”
“맘대로 해.. 그럼 이영아 너 나중에 반이랑 같이와라, 우리 연습하는것도 보고.. 알았지?”
“응 알았어.. 조심히 다녀와~”
그렇게 애들도 다 가고, 나는 반이보고 이야기좀 나누자고 했다.
반이는 알았다고 하고 나와 반이는 거실 소파에 앉았다.
“..너 아직 나 사랑하기는 하지..?”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나 아직 사랑하기는 하냐구.. 물었어..”
“..그럼 .. 사랑하지..”
“저기.. 반아.. 핸드폰에.. 안소미.. 아직 안 지웠더라..?”
“..내 핸드폰 열어봤었어..?”
“아니.. 그게 아니라..”
“심이영.. 너 나 그렇게 못 믿어..? 왜 남에 핸드폰 까지 뒤지냐..”
“..내가 본게 아니라.. 그리고.. 우리가.. 남... 이야...?”
“내 말은.. 그 뜻이 아니잖아..”
“...어제 너 술로 떡되서, 스탭이 니 핸드폰 열어서 단축기 눌러서 너 데려갈 사람 찾았었거든.. 근데.. 1번이 안소미더라구.. 히힛.. 나는 뭐
그래서.. 아이.. 내가 오버했던건가 보다..”
나는 애써 웃어보이려고 노력했지만, 눈에서 눈물이 주륵- 하고 흘러내려버렸다.
“..이.. 영아.. 미안해.. 진짜 미안해....”
“..내가.. 어제 얼마나 많이 생각했는줄 알아..?”
“..미안해.. 이영아.. 정말 미안해..”
반이는 내게로 와서 나를 꼬옥 안아주었다.
그러고서는 계속 미안하다고 했다..
근데 반아...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하지 못하는거야...?
사랑한다고는 못하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