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p Restore White Rock Pier'이라는 문구가 적힌 도네이션 독려 간판이 부두 입구 왼편에 마련돼 있다. 현금이 아닌 신용카드를 통한 디지탈 도네이션 방식이다. 사진=ARLEN REDEKOP
화이트 락 부두는 많은 메트로 밴쿠버 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휴식 공간이다. 주말 혹은 주중 저녁 시간에 카페나 레스토랑을 방문한 주민들은 지인 및 가족과 화이트 락 부두 해안가 및 나무 다리 등을 건너며 한가한 시간을 갖는다.
피어 입구에 광고판 설치에 주민들 ‘황당’태풍 피해로 보소공사 필요..총 $1500만“정부 짐 덜어주기 식 도네이션은 무리”
그런데 최근 이곳에 화이트 락 부두의 지진 발생 관련 안전 보수 공사를 위한 주민 도네이션 박스가 설치돼 이곳을 방문하는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기부 독려 방식이다. 화이트 락 부두는 2018년 태풍으로 인해 시설 일부가 크게 훼손된 바 있다.
‘Help Restore White Rock Pier’이라는 문구가 적힌 도네이션 독려 간판이 부두 입구 왼편에 마련돼 있다. 현금이 아닌 신용카드를 통한 디지탈 도네이션 방식이다. 주민들은 도네이션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 언제 수 백만 달러에 달하는 기금을 마련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일부 이곳을 방문 주민들은 이 같은 우스꽝스러운 도네이션 방식을 소셜 미디어 등에 올려 주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싸우스 써리 화이트 락 커뮤니티는 처음에는 이 간판이 장난 광고판 인 줄 알았다고 한다.
한편 화이트 락 시의 한 관계자는 부두 보수 공사비로 1천5백만 달러가 필요한데, 아직 연방정부 및 BC주정부의 관련 지원금이 충분히 도착되지 못해 긴급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한다. 화이트 락 시는 현재 관련 자금으로 310만 달러를 마련해 놓았다.
화이트 락 피어에는 보통 저녁 9시까지는 지역 주민들이 방문하지만, 밤 10시가 넘어서면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이곳을 찾고 있다. 지난 해, 밴쿠버시도 스탠리 공원 미니 열차 보수 공사비 마련을 위해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도네이션을 받은 바 있다. 이 미니열차는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때 운행이 중단됐다가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에 재개됐다. 당시 밴쿠버시의 켄 심 시장은 정부 지원금 부족을 이유로 들면서 민간 차원의 도네이션 방식을 추천한 바 있다.
UBC대학교 정치학과의 스튜어트 프레스트 교수는 “화이트 락시가 정부의 짐을 덜기 위해 굳이 밴쿠버시의 선례를 따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 “이 같은 도네이션 방식이 오히려 정부에게 오명을 입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