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클릿지는 경치가 매우 좋은곳(★★★★★)으로 첫 릿지등반을 이곳으로 오게 되어 매우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동현 오빠는 가는 내내 춘클릿지 너무 좋겠다라는 말만 반복해서 도대체 얼마나 좋은가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과연 기대 그 훨씬 이상이었고 제가 본 대한민국 자연경치 원탑, 죽기 전에 다시 와야할 곳, 아직 안갔다면 꼭 가봐야할 곳, 그렇기 때문에 날씨 좋은 일요일엔 사람과 교통정체가 참 많은곳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첫 릿지등반에, 평소에는 암장도 못나가서 센터장님과 선미언니, 동현오빠에게 누가 될까봐 많은 걱정을 하였습니다. (실제 참 다방면으로 누가 되었죱ㅠㅠ하) 왕복 운전을 하시고 팀이 무탈히 오르도록 등반 순서 배치 조정하며 마지막까지 애쓰신 센터장님, 힘든 코스마다 배낭 메고 오른 선미언니, 모든 피치 선등하며 빌레이 본 동현오빠, 다들 진심 너무 멋지십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사진찍기와 자일사리기 밖에 없어서 힘도 키우고 운동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습니다. 정말정말 감사한 마음에 돌아와서 참 맛있는 닭갈비를 사드렸습니다. 하하하하하 (닭갈비맛★★★★★)
후기를 길게 쓰기로 마음 먹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엄청난 장소에서 엄청난 사람들과 보낸 엄청난 시간! (♥강력추천-놓치지 마세욥!-깨알홍보♥)
춘클의 전체적인 암벽 질감은 조비암과 비슷하며 표면이 거칠거칠하고 잡기 좋고 찍기 좋은 홀드가 대부분입니다. 저같은 초보자에게도 등반하기 좋았습니다. (일부빼고^^;) 기억이 그나마 생생할때 피치 별로 기억에 남는 부분을 써내려가볼까 합니다. 제목에서 언급했듯이 저의 주관적 시점 후기이기에 객관적으로 표시된 난이도와 용어, 설명 등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준비.
일요일 새벽같이 춘클을 오르기 위해 토요일 9시에 센터에서 모여 장을 보고 캠핑 및 등반 장비를 차에 싣고 춘천으로 떠났습니다. 사당 to 춘천 신나게 달려 1시간 10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야영을 하고 다음날 아침이 되었습니드... (마피아가 되어버림 이하 생략..ㅎ)
6시에 일어나 아침을 간단히 먹고 배낭은 너무 무겁지 않도록 간식거리와 물을 최대한 간소하게 챙겼습니다. 물은 1리터짜리 2개를 챙겼는데 마지막에 가서 물이 똑 떨어져 500ml만 더 챙길걸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간식거리로는 계란과 소시지, 과자, 초코바를 챙겼는데 등반하면서 계란 한개와 소시지 한개만 먹었습니다. 소시지를 드신 센터장님은 너무 짜서 괜히 먹었다고 하셨습니다. 안그래도 목이 마른데 짠 음식이 더 목을 마르게 했습니다. 다음엔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오이나 과일 같은걸 챙겨와야겠습니다.
하네스와 등반장비를 착용하고 자일 2동을 챙겼습니다. 릿지등반은(ridge:산등성이) 올라갔다 하강하는게 아니라 자일을 연결해서 계속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따라서 너무 빡센 암벽화를 신고 있으면 발이 아파올 수 있습니다. 암벽화를 두개 가져갔는데 제일 편한 것으로 신으라고 하셔서 발과 같은 사이즈 암벽화를 챙겼습니다. 이마저도 후반에 가서 발이 아팠는데 한치수 작은거 신었으면 큰일날뻔 했습니다. 그리고 춘클릿지는 암벽이 뾰족뾰족해서 올라갈때 머리를 잘못 부딪히면 크게 다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저같은 초보자라면 헬멧을 착용하는 것이 좋을것입니다. 센터장님이 빌려주신 헬멧 덕을 많이 본 사람으로서 처음에는 헬멧이 추락할때 보호용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보다도 저런 자잘한 상처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 낙상하면 헬멧을 써도 세상 로그아웃 될 것 같은 절벽입니다.)
1피치. 난이도★★ 경치★★★
1피치 시작점에 도착 했을때 먼저온 팀이 왼쪽으로 올라가고 있어서 저희는 오른쪽 경로를 택했습니다. 왼쪽보다 조금 더 어려워 보이나 제가 배낭을 메고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로 침착하게 잘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1피치의 꽃은 완료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필자는 그때까지만해도 확보줄이 뭔지 몰랐습니다. (확보줄 무엇? 처음 들었을때 뭘 확보하는 걸까했는데 앞에 '목숨'자가 생략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일을 빼버리면 지지할 데가 없기 때문에 확보줄을 걸고 몸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등반자가 확보줄을 걸고 자일을 빼야 등반 완료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경험을 통해 확보줄은 일단 사놓기로 했습니다.) 1피치 완료지점은 특히나 서있는 곳이 좁아 확보줄을 걸고 텐션 받는 것과 같이 매달려 있어야하는 곳입니다. 네 명이 한앵커에 텐션을 받고 있는 모습이 대단해보였습니다. 그러면서 갑자기 이 앵커가 빠지면 어떻게 되는건가 불안해졌지만 어쩔 방법이 없기에 불안도 잠시, 후에는 그냥 몸을 맡겼습니다. 절벽에서 절경에 기대고 누워있는 그 쾌감이란! 춘클릿지에서 첫 절경을 맛본 곳이라 그런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2피치. 난이도★★★★ 경치★★★★
저처럼 운동을 띄옴띄옴한 자라면 2피치는 조금 힘들 것입니다. 중간에 넘어야하는 턱이 하나 있는데 한번에 가야지 망설이면 안된다고 했거늘!! 망설이는 바람에 텐션을 엄청 받았습니다. (결국 센터장님과 영차영차하면서 끓어올려주셨다니ㅠㅠㅠ) 너무나 민망하여 "제발 제발로 (갈게요)!!!"를 다섯번도 넘게 외친것 같습니다. 그래서 2피치는 그 턱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추락하면 또 추락할것같다는 공포감이 밀려와 추락 후 쉽사리 힘을 못내겠는 자....ㅠㅎ 힘 키워서 다음엔 제 발로 올라야겠습니다. 2피치를 마치고 올라가면 거대한 두줄기 나무가 있는 평평한 곳이 있습니다. 여기서 보는 경치가 또 죽입니다.
3피치. 난이도★★ 경치★
배낭을 선미언니한테서 다시 건네 받고 무난하게 올라간 구간으로 일곱피치 중 가장 짧고 쉬웠던 구간이었습니다. (심지어 잘 기억이 안남) 그래도 2피치를 끝내고 3피치가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3피치의 꽃은 하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그리를 처음으로 사용하여 하강해 보았는데 후 ... 처음해보는 거라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그리 무엇? 반자동으로 빌레이 및 하강을 할 수 있는 기계로 신문물임) 선미언니가 먼저 시범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일단 자일을 하강링에 꽈배기매듭으로 묶은 후 낙자시킵니다. 확보줄을 걸고 하강자세처럼 기댄다음 자일을 그리그리에 끼웁니다. (3피치 하강지점에 어떤 친절하신 분이 발 올려놓을 수 있게 철근을 밖아놓으셨습니다.) 내려가는쪽 자일과 묶인 자일쪽 방향을 잘 체크합니다. 오른손으로 자일을 확보하여 확보줄이 느슨해지면 해제시킵니다. 왼손으로 레버를 당기고 오른손으로 줄을 잘 풀어주면서 하강합니다. 머리로 설명해주신것을 다시 곱씹으니 이해가 되는것 같은데 혼자 다시 해보라고 하면 못할 것같습니다...ㅎ... 그래도 언니오빠들 덕분에 하강 경험도 해보고 좋았습니다. 🙆
4피치 난이도★★ 경치★★★★★
적벽은 제가 탈수없는 고난이도여서 다른 경로를 택했습니다. 잡히는게 손홀드요 밟는게 발홀드이니 무척 신나게 올라갔습니다. (내스타일♥) 인상 깊었던것으로는 밝은색 바위에 노란 반점들이었습니다. 마치 누가 페인트를 흩뿌려놓은것 마냥 진한 노란색 점들이 찍혀져 있었습니다. 4피치를 마치면 포토존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상보다 더 정상같은 느낌입니다. 절벽을 오를때의 경관범위가 180도 정도라면 이번에는 360도 파노라마 경관이 펼쳐집니다. 간단히 포토타임을 가지고 다음 구간으로 넘어가는데 확보줄을 연결하여 타고 가야합니다. 옆에 계시던 누군가가 말씀해주셨는데 확보줄을 걸지 않고 가시다가 낙상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은색 줄에 확보줄을 걸고 조금씩 걸어가다보면 (아주 조금 무서워요) 땅이 나옵니다. 8시 30분에 1피치 시작컷을 하고 12시쯤 점심시간을 가졌습니다. 12시 30분에 5피치 시작컷을 하니 평균 1피치당 1시간 정도 걸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일사리고 기다리고 하는 시간이 만만치 않습니다. 5피치부터는 템포를 좀 빠르게 가져갔습니다.
시선강탈 쪽쪽이ㅋㅋ
5피치 난이도★ 경치★★ (계단피치)
이때부터였던것 같습니다. 센터장님이 샌달을 신기 시작하신게... 실제로 돌로된 계단에 가깝습니다. 여기부터는 불에 탄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할겁니다. 작년에 산불이 났었다고 합니다.
6피치 난이도 ★★★ 경치★★★
5피치를 마치면 6피치까지 아주 조금 등산을 해야합니다. (30미터 정도?) 흙이 많다보니 미끄러지는것에 주의해야합니다. 암벽화에 흙이 막 들어옵니다. 난이도는 괜찮았는데 제가 이상한 곳으로 올라가는 바람에 스텝이 꼬이고 결국 추락.. ㅎ핳핳.... 그리고 어느 부분이었는지 확실히 기억이 안나는데 퀵거는 앙커 한 번 잡았다가 헤어나오질 못했습니다. 선미언니가 손 떼라고 다섯번은 소리친것 같은데 손에 본드가 붙었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앙커는 사람을 막 잡아댕깁니다. 조심하세요.
7피치 난이도 ★★★ 경치 ★★★★★ (막판 힘을 내야할 때)
7피치는 마지막 구간이라 힘이 떨어진 데다가 길게 올라가기 때문에 심적으로 제일 긴 구간처럼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고소공포증이 있으신 분이라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릴 수 있습니다. 제일 높은 지점이라 조금 많이 무섭습니다. (쫄보엉엉) 그리고 그만큼 경치도 끝내 줍니다!
하산.
정상에 도달하면 등산로처럼 내려가는 길이 보입니다. 멍때리면서 30분정도 내려오면 주차장이 보입니다. 흙이다 보니 미끄럼 조심!
후기를 이렇게 정성들여 길게 쓸줄이야. 서울로 돌아올때 차가 막혀 쓰기 시작한 이 후기가 드디어 끝이 났네요. 등반을 마친것처럼 정말 뿌듯합니다. 다들 고생많으셨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낮 12시에 올리려고 했는데 밤 12시가 되었네요.ㅎㅎ 그럼 굿밤!🌜
첫댓글 첫 피치등반 축하해용~! 다음에 또 같이 등반하쟈구~~*^^*
언니 고생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
오~~~ 자세한 후기 넘나 좋으^^
ㅎㅎㅎ혹시 아직 춘클을 안가보셨다면 강츄강츄드립니다!
이뻐~~~~다음에도 함께해요.
ㅎㅎㅎㅎ헤헤헤 죠아요. 고생많으셨어요오오오 감사합니다!
완전 가이드네요 ㅋㅋ 고생하셨어요!!!!!!ㅎ
쭉쪽이 아부지~~~ㅋㅋㅋㅋㅋ 오빠 완젼 멋있었어요 😊👍!
제가 10년째 실내암장 운영하며 이렇게 예쁘고 정성이 듬뿍담긴 후기는 처음이고 최고네요~ 감사해요~첫 피치등반 축하하고 멋찐 클라이머가 되세요
ㅎㅎㅎㅎ부끄럽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멋진 경험 덕분에 후기를 쓰게 되어 제가 더 감사할 따름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사당암장공식작가로 취임하세요~~~^^*
너무 리얼한 후기네요!
춘클 다녀온듯..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