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길에서, 秋夕 / 최병무
그리운 아버지,
하늘나라로 주소를 옮기신
가시기 전날, 그때
아들을 찾아 사막으로
현몽하시더니
금년엔 추석날 새벽에
지상의 아들을 찾아 오셨다
아들의 안부가 궁금하셨을 어머니도
두 번째 찾아오셨다
* 1979년, 중동의 사막에서 일하고 있을 때
소천하시던 날 아버지 현몽하시었다.
(2022. 9. 10 아침)
추석 전야 / 최병무
문자를 해독한 개들은 다시 월월(月月)거리고
'뭐야뭐야' 엄마는 달덩이만한 배를 또 보내왔다
봄에 떠나신 어머니, 지상에 잠시 다녀가시고
여름에 소아암 환자가 된 뭐야뭐야氏의 쾌유를
빌었다
(2008 - 이 손바닥만한 자유)
쇠냇골 통신 309 - 추석 연휴 1 / 최병무
통.통.통. 걷는 하음이의 모습이
이제 막 항해를 시작한 통통배 같아서
흐믓해 하다가
인천 -> 익산 -> 청주 노선을 따라
하음이를 기다린다
길이 메이지 않으면 추석 전야가
아니다
지상의 가족들이 같은 날 같은 집으로
가는(오는) 날, 달도
몸이 부푸는 밤
기다리는 일에 익숙했으면 노년이
당도한 것이다
(2012. 10. 1)
쇠냇골 통신 310 - 추석 연휴 2 / 최병무
하음이와 놀면서
할아버지도
꽤 괜찮은 배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월 저 편,
그때 아버지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2012. 10. 4)
만월滿月 / 최병무
추석 때 보았던
저 달,
열대야의 밤
똑 같은 달, 거기서도
보았다!
(2022.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