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씨 오늘은 국가 건강검진 날이다.
대중교통 이용을 위해 일찍 출근하여 준비를 서두른다.
*영씨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데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상황, 청결 지원 후 옷을 갈아입고, 화장지며 수건, 앞치마, 여러 장의 마스크 등 챙길 것이 많다.
아침부터 햇볕은 따갑고 정류장에 그늘 한 점 없다. 길 건너 나무 그늘을 의지해 버스를 기다리는데 오늘따라 버스도 늦게 온다. 직원은 벌써 지치는데 *영씨 버스 기다리는 이웃을 향해 손짓하며 무엇이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 이다.
버스에 오르니 자리가 제법 찼다. 아주머니 한 분이 급히 자리를 옮기며 *영씨와 직원이 나란히 앉을 수 있도록 배려하신다. 기사님도 *영씨가 안전하게 앉는 것을 확인하고 출발하신다. *영씨도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하도록 도왔고 덕분에 한 시간여 편안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접수하고 상담진료, 소변 받느라 *영씨도 직원도 애를 쓴다. 그러고 보니 금식을 염두에 두느라 아침약도 못 챙겨 먹었다. 소변보기 어려울만하다.
몇 차례 X레이 촬영을 시도 했지만 촬영 불가(설명하고 부탁하고 둘이 보조하고 진정시키고 시도해 보고...). 친절하게 기다려 주시며 애 써 주신 간호사님 감사합니다.
키재기와 체중 재기, 혈액 체취는 그래도 무난...
어? 소변을 다시 받아야 한다고?(빠트린 검사가 있다.)
물 드시고 기다리고 물 드시고 기다리고... 어렵게 어렵게 소변량 조금...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귀가 버스는 이미 집 근처에 가 있다.
“*영씨 죽이라도 먹고 갈까요?” *영씨 박수를 치며 ‘가자’ 손짓한다. 병원 내 죽 카페에 가서 여쭈니 판매는 안한다고...
“*영씨 시간이 애매한데 내수 가서 점심 먹고 머리 자를까요?” *영씨 또 다시 박수를 치며 ‘좋다’ 한다.
버스 이용 내수 도착... “*영씨 뭐 먹을까요?” *영씨 ‘가자’는 손짓만 한다. 밥집을 검색하여 거리가 가장 짧은 밥집으로 향한다. 규모는 크지 않은데 손님들이 많다.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를 보며 설명하고 무엇을 드실지? 여쭙자 *영씨 ‘배고프다’ 표하기만 한다.
1인 메뉴는 청국장과 김치찌개뿐이다. “청국장 시킬까요?” *영씨 무엇이 그리 좋은지? 또 박수를 친다.
준비해간 턱받이를 착용하고 청국장에 밥을 말아 한 술도 남김없이 다 드시고는 싱글벙글한다. 배가 많이 고프셨던 모양이다. 끝이 약간 오므라든 밥공기에 청국장을 말아 드리니 숟가락질도 수월해 보였고 흘리는 량도 거의 없었다. 식사 지원 시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식사 후 미용실에 전화하여 방문 가능한지? 여쭈었다. “가능하며 다만 *영씨 머리를 전담해 주시던 부원장님은 안계시고 다른 선생님도 괜찮은지?” 물어 온다. *영씨에게 설명하자 머리를 만지며 ‘간다’ 표한다.
미용실까지 거리는 250여 미터... 양산 하나에 둘이 의지하여 걷기에는 한 낮의 태양과 지열까지 그 뜨거움이 만만찮다. *영씨의 걸음은 점점 느려지고 직원도 헉헉...
미용실에 다다르자 *영씨 소리를 지르며 즐거움을 표한다.
“어서 오세요 *영씨” 원장님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영씨 오늘 힘들었는지 평소 잘 올라오던 계단을 오르지 못한다. 원장님이 손을 잡아 주자 크크 소리 내어 웃으며 성큼 올라선다.
“*영씨 머리 어찌 자를까요?” 원장님의 물음에 *영씨 머리만 가리킨다.
머리 자르는 동안 머리 움직임이 부쩍 심하다. “*영씨 머리 가만히 있어야 예쁘게 자를 수 있어요” 두어 차례 부탁해 보지만 움직임은 여전하고 원장님의 손놀림도 빨라진다.
“머리를 좀 더 기를 수 있을까요? 파마는 어떨까요?” 여쭈니
“머리숱이 많고 곱슬이 심해 관리가 어려워요 오늘도 숱을 많이 쳐내어 가볍게 했어요 다음에 염색이나 하면 어떨까요?”라 권한다.
그러고 보니 *영씨 새치가 많이 보인다.
오늘도 *영씨 스스로 결재하고 영수증 챙기고...
버스 시간 여유가 좀 있다.
“*영씨 시원한 음료라도 먹고 갈까요? 버스 한참 기다려야 해요”
파리바게트 테이블에 빙수 메뉴가 그림으로 있다.
“빙수 드실래요? 무슨 빙수 먹을까요?” 몇 개의 빙수 중 인절미 빙수를 손으로 짚는다.
소분하여 드실 수 있는 용기를 부탁하고 소분하여 천천히 드시도록 부탁하나 녹을 새도 없이 다 먹는다. 엄청 차가울 텐데... 다 먹은 후에야 주변이 보이는 듯 곰 인형과 장식물들을 가리키며 무엇인가 표현한다.
버스 이용 귀가하여 대충 정리를 하고 어머니와 *영씨 그리고 직원 셋이 화상 통화를 한다.
“어머니 *영씨 오늘 건강검진하고 머리도 잘랐어요” *영씨의 웅웅~ 소리도 점점 커진다.
“감사합니다. *영이도 이젠 나이가 많이 들었네요. *영이는 더위 안타요”
“어머니 운전면허 시험은 어찌되었나요?”
“제가 감기로 며칠 아파서 시험 못 봤어요”
*영씨와 어머니만의 표현으로 정겨운 이야기가 오가고 만남을 기약하며 통화가 종료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뜨거운 한 낮에 이르기까지 많이 버거웠을 텐데 잘 견디어준 *영씨 감사합니다. 부모님도 곧 뵈러 가야죠?
2023. 08. 18. 금요일. 유 현숙
무더위에 일정이 많았네요.
*영씨도 돕는 직원도 많이 힘들었을 거 같습니다.
나간 김에 일을 보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지만 일정을 나누어 보는 것도 방법 같아 보입니다.
매순간 *영씨에게 묻고 의논해 주셔 고맙습니다. - 다온빌 -
첫댓글 더운 날씨 속 바쁜 일정 중에 찾아간 미용실을 보고 반가움을 표현한 *영씨에게 미용실과 원장님은 그만큼 소중한 존재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