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경미한 감기 기운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니까 몸에서 주의경보가 울립니다.
어제는 비가 올 듯 말 듯 해서 그냥 나왔더니 그만 한두 방울 떨어지던 빗방울이 꽤 굵어져 REWE 수퍼마켓에서 비가 그치도록 한 시간 여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기온이 내려갔는데도 노엘이는 따뜻하게 입지 않고 킥보드를 타고 길을 나섰는데 그게 좋지 않았던지 저녁 무렵에 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어서 우리 가족에게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번에 노엘이 공부를 위해 출국하면서 학교에서 안내하는 건강보험에 가입하려고 여행자 보험을 들지 않았고 아직 독일 보험 가입이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혹 심하게 아프기라도 하면 바로 공항으로 가서 한국으로 갈 작정이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따뜻한 방에서 갖고 온 감기약을 먹고 좀 쉬고, 또 하룻밤을 편히 자고 나니 몸이 약간 피곤한 것 말고는 괜찮아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와서 점심시간엔 학생식당에서 맛있는 소고기 스테이크를 사서 잘 먹였습니다. 학생식당이어서 바깥에서 20유로 정도 할 요리가 4.8유로이니 저렴합니다.
노엘이가 서너 살 때 독일에 머물면서 갑자기 고열에 시달린 적이 있습니다. 걱정이 되어서 독일 대학병원에서 운영하는 아동병원에 갔더니 간호사가 독일 보험이 있느냐고 물어서 없다고 하니 진료비가 대단히 비싸니 의사를 만나지 말고 자기가 약 이름을 써 줄테니 약국 가서 사 먹이라고 해서 그렇게 하여 잘 치료된 경험이 있습니다.
여행자들을 위로해준 참 고마운 간호사셨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가져간 해열제도 먹여서 다행스럽게 열이 내리고 아이도 편안해졌습니다.
독일에선 보험이 되지 않으면 몸에 의사의 청진기만 닿아도 500유로의 치료비가 청구됩니다. 당시의 환율로는 80만 원입니다.
지금 막 노엘이가 독일어 수업을 마치고 교수님으로부터 레슨을 받기 위해 다음 연습실로 달려갔습니다. 몸이 괜찮아진 듯합니다.
덧붙이자면 우리 한국의 의술이나 의료체계는 정말 세계 최고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