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대단히 아쉬운 일…
1990년대부터 담임 목사님께 말씀드린 것이 있다. 바로 우리 교회(대구 삼덕교회)에서 대구 근교에 실버타운을 세우는 일이었다.
벨기에에서 선교사로 지내며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다니며 크게 부러웠던 것이 바로 국가나 교회에서 운영하는 실버타운(Silver Town)이었다. 특히 오스트리아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가 노인요양센터는 최고급 호텔보다 더 훌륭한 시설이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인생을 마무리하는 분들에게 대단히 큰 관심을 갖고 있었고 그분들의 지난날의 희생의 숭고한 삶을 존중하며 이곳에서의 그분들의 남은 날들이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담임 목사님 방에 가서 뵐 때마다 우리 교회에서 실버타운 하나 세워서 잘 운영하면 참 좋겠다는 말씀을 애원하다시피 드렸다.
그 후 목사님께서 애쓰셔서 교회에선 치매에 걸렸거나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삼덕 기억학교’를 세워 많은 노인들을 돕게 되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같이 아름다운 건물을 지어 그곳에다 호텔식의 멋진 노인 복지시설 및 주거시설을 열지는 못했다. 그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지금은 줄어드는 아이 인구 때문에 문을 닫는 유치원이 늘어나고, 대신 급증하는 노인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노인 요양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만약 1990년대에 삼덕교회에서 노인을 섬기고 돌보는 일을 시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다.
당시의 김태범 담임 목사님은 칠순을 훨씬 넘기셨고 그래도 아직은 청년 같으시지만 이젠 원로 목사님이 되셨다. 그때 목사님께서 내게 하신 말씀이 가슴에 아프게 남아있다.
“내가 실버타운을 시작하자고 하면 몇몇 사람들이 나중에 자기 늙으면 들어가려고 저런다 할까봐 못하겠다.”
교회 안에도 목사님이나 성도들을 헐뜯는 나쁜 사람들이 하나둘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