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제목, 즉 경전의 제목(title)을 믿고 추앙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남묘호렝게쿄"(<--나무묘-호-렌게쿄-)를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절에서 가장 널리 두루 애송하는《반야심경》을 예로 들면 경문을 독송한다. 정토종, 정토진종 등 정토신앙 사원에서는 아미타부처님의 본원을 오롯이 믿으므로 "나무아미타불" 6자, 부처님의 명호를 칭명한다.
禪寺에서는 참선/좌선을 함으로써 깨달음을 얻고 해탈에 이르고자 한다.
그런데 일련종에서는 '제목신앙'을 하는 것이다. 《법화경》의 법력이 너무나 지대하므로 경전 펼칠 것도 없이 단지 그 제목, 즉 소의경전인 《묘법연화경》의 타이틀만 믿고 의지하더라도 중생과 세상이 구제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일련종(日蓮宗/니치렌슈/にちれんしゅう)의 소의경전인 《법화경(=妙法蓮華經)》의 경전의 제목인 묘법연화경에 귀의한다(나무/南無)는 의미의 "나무묘법연화경(南無妙法蓮華経/なむみょうほうれんげきょう)"의 일본말이 "남묘호랭게쿄"다.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말일 것이다.
일련종의 개조 니치렌(日蓮)은 입정안국론을 주장하며 정토문이나 선종 등 타 종문들은 모두 멸절되어야 마땅하고, 오직 법화경을 신앙해야 세상이 평화롭고 나라가 안정된다는 극단, 독단, 독선적 법화경 유일신앙을 표방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전수염불을 신앙하는 정토문에 대해 특히 적대감을 표출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주창한 저 제목신앙을 보면 불수록, 정토문의 칭명염불을 벤치마킹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든다.
니치렌은 또 어떠했는가? 종종 사람들은 그에게서 일본적인 것을 엿볼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의 사상에서 어떤 고유함이 있는가? 사가(史家)들이 분명히 밝히는 것처럼 , 법화(法華)를 설함에는 천태(天台)를 잇고, 기도를 중시함에는 진언(眞言)에 잇대어 있고, 제목(題目)부르는 데는 칭명의 영향이 있다. 그의 말법사상(末法思想)은 "예토를 싫어해서 떠난다"는 정토관과 연결된다. ---《나무아미타불》야나기 무네요시 지음/김호성 책임번역, 모과나무, 2006, pp.67~68 -----
벤치마킹한 거 맞다고 봐도 될 듯...
* 니치렌(日蓮)의 일련종(日蓮宗) 스님들은 법명이 닛신(日親), 니치에이(日英)...등등처럼 날日이 들어가는 日자 돌림 법명을 쓰는 점도 흥미롭다.
* 잇펜(一遍)의 時宗 문류는 '아미(阿弥)'가 들어가는 아미호(阿弥号)를 쓴다. 頓阿弥, 世阿弥처럼...
* 정토진종 본원사(本願寺/혼간지)파 주지(宗主)는 신란(親鸞) 혈족들로 승계되는데, 주지 스님들은 蓮如, 存如, 覺如...처럼 'ㅡ뇨(ㅡ如)'자 돌림 법호를 쓴다.
종주(宗主)외의 신란 문하 스님들은 유이엔(唯円), 젠란(善鸞), 쥰신(順信), 젠넨(善念)...등으로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