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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가는 길] 15
1. 길-도우집 앞. 제주도. 저녁.
(수아집 앞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도우.
-수아쪽> 걷다가 걸음 빨라지는.
-도우쪽> 도우집 앞. 무심코 뒤돌아보다가 표정이 환해진다.
-수아쪽> 달리는 수아.
-도우쪽> 도우 시야에 달려오는 수아가.
수아 : (멈칫. 숨 몰아쉰다. 헉헉) 아무래도.. 아무래도..
도우 : (뚫어지게 보더니) 아무래도 안 되겠죠?
수아 : (달려간다)
도우 : (확 안는다)
포옹한 상태로 문을 여는 도우, 수아를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열려진 문. 어두운 실내. 깊고 진한 키스의 둘. 파도가 처얼썩. (14회 엔딩)
강풍에 문이 꽝~ 하고 닫히는.
2. 어느 집 앞. 제주도. 저녁.
멈춰 선 승용차. 내리는 남자를 보니 엄한 남자다.
놀라는 진석. 택시에서 내리면서 두리번두리번. ‘미치겠다’
진석 : 서도우 니가 여기 왜 있냐구! 여기 왜!
진석의 외침이 울리면서. <공 항 가 는 길>
3. 로비. 리젠트마린호텔. 제주도. 밤.
달려오는 케빈. 앉아 있는 진석.
케빈 : 기장님!
진석 : 전화 한통만 받았음 될 걸.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젤 눈에 띄는 호텔루 들어와서는... (일어나더니) 최수아한테 가.
케빈 : ..
진석 : (가다가) 안 가고 뭐해.
케빈 : 여기서 쉬시고 내일 아침예요.
진석 : 지금 가.
케빈 : (단호) 아침에 모시러 오겠습니다.
진석 : 주소 불러.
케빈 : 제가 아침에 오겠습니다.
진석 : 지금... 가야 하고!
케빈 : (깍듯하게) 쉬십쇼!
진석 : (말이 안 통한다)
4. 객실. 리젠트마린호텔. 제주도. 새벽.
손으로 머리 감싸다가. 불현듯 생각난 듯 전화한다.
5. 거실. 영숙집. 새벽.
이민자가방 열어보고 또 보는 영숙.
영숙 : (멸치, 다시마 꺼내더니) 이걸 넣어 말어. 거기두 다 있긴 있다는데 이 맛이 아니지..
(다시 넣는데. 전화가. 진석이다. 받는다) 박기장. 꼭두새벽부터 왜? 효은이 주소?
-사이. 서랍장에서 효은이 편지 꺼내는 영숙.
편지봉투에는 학교주소가. 편지를 꺼내 보면, 효은이 편지 마지막에 주소를 적었다.
영숙 : 이게 대홀리냐?... (자세히 본다)
6. 방. 도우집. 제주도. 새벽.
침대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나란히 앉아 있는 둘. 편하고 자연스럽게 차분히 얘기하는 모습으로.
수아 : 안 슬펐어요?
도우 : ..서늘하다고 해야 하나. 아내였던 사람이 한순간에 다른 관계가 되는 거잖아요.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 인생에 김혜원이란 관계가 생긴 게 아닌가.. 아내도, 남도 아닌 김혜원이라는.
친구다. 뭐다. 그런 거 말구. 사랑했고, 같이 살다가 힘든 거 겪고 헤어졌지만, 다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김혜원이라는 관계’요.
수아 : (본다)
도우 : 관계란 게.. 생겨난 이유도 다르구 끝난 이유도 각양각색이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또 편해지더라구요.
수아 : 그렇게 이름 붙여주니까, 특별하게 들려요. 와이프도 고마워할 거 같구.
도우 : (수아의 손목 본다. 파스 붙인 거)
수아 : (본다) 가봐야 할 거 같은데. (일어나려 하자)
도우 : (수아 팔목을 잡는다. 손목 안쪽에 붙인 파스 떼고 주무른다) 일도 해본 사람이 하는 건데..
수아 : 원래 잘하는데.
도우 : (계속 주무르며) 5분만 더 있다 가요.
수아 : ...
7. 효은방-마루. 수아집. 제주도. 새벽.
불 켜놓고 잠든 효은. 어디선가 나는 쿵 소리에 눈을 뜬다.
효은 : 엄마..
문 열고 나가본다. 수아가 없다.
효은 : (안방 문을 열어본다. 없다) 어디 갔지?
효은, 이상한 느낌이. 옆을 돌아보니, 마당에 서 있는 진석.
효은 : (놀라서 뒷걸음질!)
진석 : 엄마는.
효은 : (말문이 막힌다)
진석 : 엄마 어딨어?
효은 : 잠깐 나갔나..? 없을 리 없는데.. 근처에 있을 걸...
진석 : 하마터면 믿을 뻔했다.
효은 : 아냐. 엄마 나 두구 어디 안 나가는데...
진석 : (식탁 본다)
#12회 51씬.
지영 : 식탁사이즈 때문에. 서도우씨가 보고 오래서요.
진석 : 효은이 들어가 있어.
효은 : ?
진석 : 방에 들어가 있으라구.
8. 효은방. 수아집. 제주도. 새벽.
허겁지겁 핸드폰 찾는 효은.
9. 마당. 수아집. 제주도. 새벽.
두리번거리며 뭔가 찾는 진석. 눈에 띄는 마땅한 게 없다.
10. 효은방. 수아집. 제주도. 새벽.
효은 : (베개 밑에 있는 핸드폰 찾았다. 얼른 엄마에게 전화 건다. 받지 않는다) 엄마 어디 간 거야?
(하는데 뭔가 때려 부수는 소리가! 놀라서 문 조금 열어보니)
문틈으로 보이는 진석. 돌로 식탁을 찍고 있다. 쿵쿵쿵쿵.
그래도 성에 차지 않는 진석. 다시 마당으로 가서 화분을 들고 온다.
효은 : (놀라서) 선화! 안 돼!
화분을 식탁 위에 내리꽂는다. 와장창 부서지는.
효은 : (방에서 튀어나와 화분 박살난 거 보더니. 엉엉 운다. 무릎 꿇고) 잘못했어요. 거짓말한 거 다 잘못했다구요...(엉...엉...)
진석 : 방으로 들어가!
효은 : (식탁 위에 부서진 화분 보며) 선화야... (운다)
진석 : (정신이 들었다. 난장판을 본다. 아 돌아버리겠다) 으아아아악.
효은 : (공포에 질린다)
11. 도우집 앞. 제주도. 새벽.
걸어 나오는 수아. 수아 뒤로, 두발자국 정도 떨어져서 걷는 도우.
도우 : 어두운 데두 이러구 가요?
수아 : (돌아본다)
도우 : 항상, 이 보폭으로 떨어져서 걷잖아요.
수아 : (맞다. 항상 남의 시선 신경 쓰느라 거리 두고 걸었다. 멈칫) 저 그냥 혼자 갈게요. 들어가요.
도우 : ..
수아 : 효은이 깼을 수도 있어서요.
도우 : (끄덕) 그래요.
-도우, 수아 가는 것 왔다갔다 하면서 바라본다.
-수아, 천천히 걸어가다가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 무심히 보는데. 효은이의 부재중전화가.
-도우, 뒷걸음질로 천천히 집으로 향하는데. 수아가 멈춰 선다. 그러더니 갑자기 달려간다. 뭐지..?
-수아, 달린다.
12. 마당. 수아집. 제주도. 새벽.
놀라는 수아. 문이 열려 있고. 불이 켜져 있고. 난장판인 실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찍힌 자국이 선명한 식탁. 던져진 돌멩이. 흙부스러기.
수아 : (놀라서) 효은아! 효은아!
뛰어 들어가 효은이 방문을 연다. 비었다. 안방도 열어본다. 비었다.
실성하기 직전의 수아. 얼른 핸드폰으로 효은이에게 전화. 받지 않는다.
문자가 와 있다. 케빈이다.
케빈 : (문자소리) 박기장님 제주 호텔에 계세요. 굉장히 화나 계세요. 아침에 모시고 가겠습니다.
얼른 박진석에게 전화한다. 받는다.
효은 : (E) 엄마 나야.
수아 : 어디야! 아빠랑 있어?
효은 : (E. 차분) 어. 아빠랑 서울 가.
수아 : (안 괜찮은 게 확실) 괜찮아?
효은 : ...
수아 : (대답 없다. 불안) 아빠 바꿔. (뛰어나간다)
13. 대합실. 제주공항. 새벽.
나란히 앉아 있는 효은과 진석. 진석은 땅만 본다.
효은 : (핸드폰 두 손으로 넘긴다)
진석 : (시선은 땅만)
14. 길 위의 수아/ 대합실의 진석. 제주도. 새벽.
수아 : 효은이한테 떨어져요!
진석 :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가며. 저음) 최수아. 지금 자네 상황 파악이 안 되나본데.
수아 : 나한테 뭐라구 하든 다 들을 테니까 지금은.. (떨린다. 최대한 침착) 효은이한테 사과부터 하라구요. 효은이 겁먹었어!
진석 : (효은 본다. 겁먹은 얼굴. 떨고 있다)
수아 : (부들부들) 안아주구. 괜찮다고 해줘. (버럭) 어서!
진석 : (차갑게) 최수아.
손 흔드는 수아, 택시 잡는다.
수아 : 기다려요. 지금 가.
진석 : 용감하게 일루 오겠다고? (어디 그래 함 와봐라. 넌 죽었다)
수아 : 가요! 나한테 뭘 던져두... 가.
진석 : (차가워지는. 생각이 바뀌었다. 전화 끊고 효은이를 본다)
수아 : (핸드폰 끊기자 다시 건다)
진석 : (받지 않는다)
효은 : (떨고 있다)
진석 : 시간 됐어. 일어나.
효은 : (말 들어야 한다. 힘내서 일어난다)
진석 : (손 내민다)
효은 : (본다) 엄마는요?
진석 : (먼저 손 살살 잡아준다) 우리가 가면, 오게 돼 있어.
효은 : 네..
진석 : (효은이 손 잡아준다)
효은 : (손잡자 조금 안도)
진석 : (망설이다가 효은이 어깨 다독여준다) 서울 가면 화분 사줄게..
효은 : (울음 삐져나오자)
진석 : 울지 마.
효은 : (울음 꾹 참는다) 네.
15. 도우집 앞. 제주도. 아침.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던 도우. 안되겠다. 수아집 쪽으로 가본다.
16. 대합실. 제주공항. 아침.
뛰어 들어가는 수아. 아무리 찾아도 효은이 보이지 않는다.
수아 : (박진석에게 전화 건다. 받지 않는다) 효은아... 효은아..
17. 리젠트마린호텔 앞. 제주도. 아침.
뛰어나오는 케빈. 수아에게 전화 온다.
케빈 : (받는다)
수아 : (E) 박기장님 연락 없어요?
케빈 : 없어요.
18. 길-수아집 앞. 제주도. 아침.
수아집 앞에 도착한 도우. 놀란다. 난장판이다. 수아씨! 불러본다. 대답이 없다.
다시 도우집 쪽으로 달려가는 도우.
19. 실내. 도우집. 제주도. 아침.
식탁 위에 핸드폰 찾아서 전화하는 도우.
도우 : 어디예요?
수아 : (E. 힘없이) 공항요..
20. 도우집 앞. 제주도. 아침.
뛰어나오는 도우. 차에 시동 건다.
21. 대합실. 제주공항. 아침.
뛰어 들어가는 도우. 두리번거리다가. 저 멀리 벤치에 앉아 있는 수아를 발견. 그쪽으로 간다.
고개 숙이고, 핸드폰만 보고 있는 수아.
-수아쪽> 고개 숙인 수아 눈앞에 도우의 발치가 들어온다. 고개 들며.
수아 : (미소) 몇 시간 안 남았네. 11시 비행기로 서울 가요.
도우 : (표정이 굳자)
수아 : (앉은 상태에서 도우 안는다)
도우 : (가만히 수아 내려다본다. 수아 머리 쓰다듬을 뿐)
22. 차 안. 길. 제주도. 아침.
차안의 도우와 수아. 차가 수아집 앞을 지나치자.
수아 : 세워줘요. 정리할 것도 있고.
도우 : (침묵. 직진)
23. 실내. 도우집. 제주도. 아침.
문을 열어주는 도우.
도우 : 쉬고 있어요.
수아 : 괜찮아요.
도우 : (단호하게 본다) 내가 치울 테니까.
수아 : ..봤어요..?
도우 : (끄덕) 식탁 찍히고, 화분 깨지고, 삽 널브러져 있고.
수아 : (고개 돌린다) 원래 그렇게까지 하는 사람은 아닌데..
도우 : ..서울 가지 마요.
수아 : ...
도우 : 무슨 일 생길지 뻔한데. 가는 거 보고만 있으라구요?
수아 : 효은이 데리구 와야 해요.
도우 : 그럼 같이 가요.
수아 : 바로 와요.
도우 : 같이 갔다 같이 와요.
수아 : (단호)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예요.
도우 : ...
24. 길-수아집 앞. 제주도. 아침.
-천천히 걷는 도우.
-수아집 앞에 도착. 마당으로 들어가는 도우.
#14회 11씬. 문을 여는 진석의 모습.
#10회 엔딩. 돌아보며 울던 수아.
-마루에 걸터앉아 화를 삭이는 도우. 자리에서 일어나 깨진 화분부터 정리하기 시작.
-찬장에서 큰 그릇(움푹 파인 볼 같은 것)을 꺼내 흙을 조심조심 담는다.
-마당으로 가서 흙을 더 퍼서 볼에 담는 도우.
-살살 뿌리가 다치지 않게 봉선화를 다시 심는다.
25. 실내. 도우집. 제주도. 아침.
바닥에 앉아 있는 수아. 계속 박진석, 효은에게 전화 건다. F.O
26. 영숙아파트 전경. 아침.
27. 영숙방. 영숙집. 아침.
불을 켜는 영숙.
영숙 : 여권을 가방에 넣어야지... (트렁크 열더니. 깜박했다. 화장대에 놓인 가방을 열어보니 이미 여권이)
여기 잘 둔다고 둬놓고는..
하는데 문 열리는 소리가.
28. 거실. 영숙집. 아침.
나오는 영숙, 깜짝 놀란다. 진석이 효은이 소파에 눕히는 중.
영숙 : 수아는?
진석 : (효은이 잘 눕혀놓고) 올 거예요. 효은이 여기 둘게요. 오후에 비행이에요.
영숙 : 여긴 걱정 말구 집에 가서 한숨 자구 비행 가. 효은이 봐줄게. 다음에 진숙이네 가두 되구.
진석 : 가세요. 그래야... 최수아 올라와요.
영숙 : (본다. 끄덕) 나두 없구. 너 비행이구. 수아가 안 올 리가 없지. (결심) 그래. 오늘 갈게.
진석 : (본다. 그래도 어머니밖에 없다) 혼자 가실 수 있겠어요?
영숙 : 그럼. 내가 애냐? 여기서 잘래? 5분이라두 더 자게. 이불 깔아줘?
진석 : (그냥 본다) 어차피 공항 가는 길이에요.
영숙 : 진석아. 그냥 노파심에 하는 말인데, 앞으룬 수아한테 ‘자네’라구 하지 마. 니 아빠가 그러는 거 나니까 참구 살았지.
요즘 세상에 ‘자네’가 뭐니?
진석 : (아 놔) 지금 이게 나 때문이 아녜요. 난 요만큼도 잘못이 없다구요.
영숙 : 어쨌든 수아 오면 ‘자네’ 하지 마. 내가 듣기 싫어서 그래.
진석 : (확 문 열고 나간다)
-사이. 효은이에게 이불 덮어주는 영숙.
29. 실내. 도우집. 제주도. 아침.
꼼짝 않고 있던 수아, 벌떡 일어난다.
30. 길. 제주도. 아침.
햇살, 갈대 흔들리는 소리며, 새소리며, 파도소리. 싱그러운 아침에 나는 소리들.
그 속을 뛰어가는 수아.
수아 : (소리) 가야지... 효은아... 엄마 가. 쫌만 기다려.
달려가는데, 도우가 수아집에서 나온다. 다가오는 수아를 보고 멈춰 선다.
멈춰 서는 수아.
도우, 양팔 활짝 벌린다. 간절하던 수아의 표정이 편안하게 풀린다.
31. 마루. 수아집. 제주도. 오전.
도우, 식탁에 앉아 열린 문 너머 수아를 본다.
트렁크에 효은이 물건 간단하게 넣는 수아. (일부러 간단하게. 바로 효은이 데리고 올 거니까)
수아, 다 챙기고 도우쪽 본다.
도우 : (식탁 위 찍힌 자국 보며) 원래 남편이 폭력적이에요?
수아 : 아녜요, 전혀.
도우 : 내가 살면서 제일 어리석었다고 여기는 게 뭔지 알아요?
수아 : (본다)
도우 : 애니 말을 다 믿은 거요.
수아 : ...
도우 : 그 어린 애가 아빠 만나러 간다. 아빠는 이렇다. 엄마는 이렇다. 다 믿은 거요.
수아 : ...폭력적이지 않아요. 감추는 거 없어요.
도우 : 욱하면 폭력적일 수 있단 얘기네. 수아씨 가면, 욱할 건 뻔한데.
수아 : 그런 사람 아녜요.
도우 : (식탁을 톡톡톡. 답답하다)
수아 : ... 이런 상황 수천 번도 더 생각해봤고. 그럴 때마다 내가 명심한 건 이건 나와 효은이, 그리고 남편의 문제라는 거예요.
우리 가족의 문제예요. 내가... 해결해요.
도우 : (자신이 항상 했던 말이 생각난다)
#10회 19씬.
도우 : 이건 우리 부부의 일이고. 우리의 문제고.
(창문에 이마 콕콕) 무슨 결정을 하든, 수아씨 때문이란 소리 듣지 않게 할 테니까...
수아 : 도우씨가 이 동네 오기까지 서울서 어떤 일이 있었고, 뭘 겪었는지 아는데.. 또 잘 몰라요.
속속들이 얘기 안 해준 게 섭섭하냐구요? 아뇨. 짐작만으로도 힘겨워요. 그거 일일이 다 알면 우리 이렇게 같이 못 있어요.
그게 얼마나 고마운데요. 도우씨처럼 의연하게 통과해야 하는 거, 혼자 통과하고 올게요.
이상한 상상, 짐작 하지 마요. 잘 있다, 잘 돌아올게요. 여기 전시실두 열구. 며칠만 기다려줘요.
식탁만 톡톡톡 치던 도우. 벌떡 일어난다. 마당을 가로질러 나간다.
수아, 영문을 모른 채 가방에 트렁크 끌고 따라 나간다.
32. 길-도우집 앞. 제주도. 오전.
앞서 가는 도우. 아무 말이 없다.
트렁크 끌고 뒤를 따르던 수아, 멈춰 선다.
수아 : (괜히 밝게) 공항 혼자 가는 게 낫겠다. 길두 훤히 알구.
도우 : (본다)
수아 : 여기서 헤어지는 게 날 것 같아. (가볍게) 갔다 올게요.
도우 : (뚜벅뚜벅 수아에게 간다. 가서 트렁크 뺏어서 끌고 가며) 데려다줄게요.
수아 : 안 데려다줘도 돼요.
도우 : (대꾸 없이 직진)
수아 : (괜히) 한 시간 반 남았다.. 뭐 할까요? 안 해본 거 없나?
도우 : 해본 게 뭐 그렇게 많다구.
수아 : 그래두 꽤 해봤는데.
도우 : (직진) 차 한잔 하구 가요.
도우집 앞에서 바로 집안으로 트렁크 끌고 들어가는 도우.
수아, 따라간다.
33. 실내. 도우집. 제주도. 오전.
식탁에 마주앉은 둘.
도우, 수아 앞에 머그잔 내민다.
수아 : 진짜 차 한잔. (애써 웃는데)
도우 : (팔짱 낀 채 보기만)
수아 : ..
도우 : (답답하다) 지금 기분이... 내가 수아씨 남편 봤을 때, 찍소리도 못하던... 딱 그 기분이에요.
(수아집에서 ‘실례가 많았습니다’ 하고 나오던 기분)
수아 : (본다. 저 기분 나도 안다. 혜원의 ‘가’라는 말에 갔던)
도우 : 무력감.
수아 : (안다. 뭔지) 알아요. 뭔지..
도우 : 우리 사이가 어떤 건지.. 잔인하게 느껴지는...
수아 : ..
도우 : ..
수아 : (풉) 우리 지금 싸우는 거죠... 첨 싸워.
도우 : 이게 뭐가 싸우는 거예요.
수아 : 도우씨 원래 싸움 잘 안 하죠. 나두 그런데. 원래 싸움 못하는 사람들이 이 정도면 크게 싸우는 거예요.
도우 : 난 싸워야 할 땐 싸우는데. 이건 싸움 축에도 못 껴요.
수아 : 안 해본 거 하나 해봤다. (미소 짓더니) (끄덕끄덕 하더니) 안 해본 거... 또 있는데. 진짜 해보고 싶었던 거.
한 시간 10분 남았으니까. (자리에서 일어난다)
도우 : ?
수아 : (나간다)
34. 도우집 앞 해안길. 제주도. 오전.
수아 : 여기서부터 저기까지...그냥 걸어요. (걷는다)
도우 : (천천히 걷는다. 이게 해보고 싶은 거라니)
수아 : 손잡구.
도우 : (본다)
수아 : 사람들이 보든. 누가 지나가든 말든.
도우 : (수아 옆으로 손잡고 걷는다)
바다를 끼고 죽 걷는 수아와 도우. 편하게. 처음으로 손잡고.
그때, 지영이 지나가다가 둘 보고 화들짝 놀란다.
수아도 놀라 손을 뺄 뻔. 아니지. 도우, 수아 손 꽉 잡고 차분하게 목례.
지영, 뭐지? 묻지도 못하고, 못 본 척 지나가자.
도우, 손 풀고 수아의 어깨를 안는다. 수아의 손을 자신의 허리에 감게 하고.
도우 : (씁쓸하게) 누가 보든...말든...
하더니, 수아를 안는다. 따뜻하게.
바다를 보며. 길 한복판에서 포옹하는 둘.
35. 실내. 도우집. 제주도. 오전.
#1회. 또르르 굴러 수아의 발치에 왔던 옥구슬. (애니의)
옥구슬을 고은희 작품 사이에 놓는 수아.
수아 : (소리) 돌아온다는 약속.
36. 길. 제주도. 오전.
해안 도로를 달리는 도우의 차.
37. 주차장-게이트. 제주공항. 오전.
차 옆에 서 있는 수아와 도우.
수아, 도우에게 손 흔든다. 도우, 고개 끄덕.
수아, 트렁크 끌고 횡단보도 쪽으로 간다. 걸어갈수록 수아의 표정이 두려움으로 바뀐다.
(수아도 앞으로의 일이 순탄치 않음을 안다. 두렵다)
-도우, 괴롭다. 멀어지는 수아를 그냥 보고만 있는다.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 넣고 숨을 몰아쉰다.
-긴장한 수아, 짧게 숨을 몰아쉬며 게이트 안으로 들어간다. F.O
38. 인천공항 전경. 낮.
39. 복도. 인천공항. 낮.
미진을 선두로 상협, 주현, 은주, 혜진, 선영. 승무원 일행 기내로 향한다.
40. 사무실. 인천공항. 낮.
-진석, 다른 기장단과 진지하게 얘기중. (얘기가 잘된 듯 웃으며)
-진석, 보드판에 <오클랜드 현지 파견 직원 지원받습니다.> 공고문 떼어낸다.
41. 영숙아파트 전경. 낮.
42. 거실. 영숙집. 낮.
이민자 가방 놓여 있고. (가기 직전까지 효은이 설득중인 영숙)
영숙 : (사진 보여준다) 이것 봐. 고모네 집. 좋지?
효은 : 꽃이다.
영숙 : 꽃 좋아?
효은 : 응. 나 좋아해.
영숙 : (옳거니) 할머니 먼저 고모한테 가고, 효은이는 엄마랑 오고.
효은 : (본다) 기억나. 원래 고모네 간다구 학교두 관둔 거였잖아. 송별회두 하구. 눈썰매 있다고..
영숙 : (맞다 맞어!) 그래. 거기. 거기 가려다 고모가 다리 다쳐서 너 못 봐준대서 말레이시아 간 거잖아. 거기야 여기가.
효은 : (보더니. 생각) 할머니. 나 엄마랑 약속한 거 있어. 앞으루 어디서 살지, 내가 진지하게 생각하구 정하기루.
엄마, 나 때문에.. 제주도서 고생 많이 했거든.
영숙 : ..
효은 : 내가 잘 생각해서 결정할게요.
43. 동현관 앞. 영숙아파트. 오후.
서 있는 택시. 이민자가방 옮기는 운전사.
효은, 영숙과 애틋하게 포옹한다.
44. 거실. 영숙집. 오후.
휠체어에 탄 고모(진숙)의 사진을 보는 효은. 주변에 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방긋.
45. 대합실. 인천공항. 오후.
벤치에 앉아 있는 영숙. 차려입고 앉아 있지만 초조하고 불안한 듯 주변을 본다.
영숙, 문자 보낸다.
영숙 : (독수리 타법으로 누르면서. 소리) 수아야. 오는 거지? 효은이 혼자 있다. 난 진숙이한테 간다.
너두 효은이랑 같이 일루 왔으면 좋겠구나. 수아야. 앞으로 더 잘 살자. (써놓고는) 더 잘 살자... 뭐가 더 잘 사는 건지 참.
(한숨이. 다시 문자. 소리) 꼭 와라.
자리에서 일어나는 영숙. 여행 가는 젊은 친구들이 웃고 떠들며 우르르르 지나간다.
옆으로 비켜섰다가. 천천히, 커다란 트렁크 끌고 걸어가는.
46. 차 안. 길. 제주도. 오후.
운전중인 도우. 공항에서 돌아오는 길. 수아집 앞을 지나친다.
47. 실내. 도우집. 제주도. 오후.
-수아가 놓고 간 옥구슬을 만지작거리는 도우.
-도우, 수아와 같이 있던 곳들 본다. 침대. 바닥. 식탁.
-식탁. 수아가 앉았던 의자에 앉아 있는 도우. 수아가 마셨던 컵을 만지작만지작.
-‘매듭전시’라고 쓴 안내 표지판을 문 앞에 놓고, 문을 활짝 열어놓는 도우.
지영 : (지나가다가) 오픈이에요?
도우 : 비슷한 거.
지영 : 소리 소문 없이 문을 여는 게 어딨어. 행사라도 할까요?
도우 : 아녜요.
지영 : (아까 본 것 때문에 궁금해죽겠다. 쭈뼛거리고 서 있자)
도우 : (그냥 미소)
지영 : 아우 몰라몰라(하고 간다)
-수아집까지 죽 걸어가는 도우. 주변에 보이는 제주도 풍광들.
48. 서울 전경. 오후.
전 씬과 비교되는 복잡하고 스산한 서울풍경.
49. 버스 안. 길. 오후.
풍경을 보는 수아. 늘 보던 서울인데. 어리둥절해하며.
50. 수아아파트 입구. 오후.
트렁크 끌고 들어가는 수아. 가면서도 두리번거리고.
51. 거실. 수아집. 오후.
들어가는 수아. 효은이와 제아가 싸우는 소리. 주방 쪽으로 간다.
-주방.
효은 : 김치를 짤라서 넣었어야지!
제아 : 그냥 먹어!
효은 : 이건 김치찜이지.
수아 : ..효은아.
효은 : (놀라지도 않는다. 당연한 듯 반갑게) 왔어.
수아 : (얼마나 걱정돼서 온 딸인데. 너무 태연)
제아 : 누나가 해라.
수아 : 뭘?
제아 : 김치볶음밥. 맨날 편의점 김치루 하다가, 포기김치루 하려니까 힘드네.
수아 : 비켜봐. (겉옷 벗고) 아. (사방에 김치 국물 튀었다. 가스불부터 끈다)
효은 : 왜? 하다말구.
제아 : (식탁에 이미 앉았다) 알짱거리지 마. 셰프님께 방해 돼. 수저 세팅해.
효은 : 넵! (수저 놓는다)
수아, 키친타월 몇 장 끊어다 싱크대 김치 국물 닦고. 익숙하게 서랍 열어 요리 가위 찾아서 김치 썰고.
가스불 다시 켜고. 손 뻗으면 닿는 곳에 오일 넣고 볶다가 서랍수납장 발로 툭 건드리면 열리고.
햇반 꺼내서 포장 벗겨 프라이팬에 그대로. 손 뻗으면 있는 주걱으로 휘휘 젖고, 꾹꾹 눌러놓고.
냉장고 가서 익숙하게 계란 꺼내서 오다가.
수아 : 이거 뭐니..
효은 : 뭐가?
수아 : (어이가 없다) 너무나도 익숙한... 이거 뭐니...
-사이.
식탁에 앉은 제아와 효은, 맛있게 먹는다.
수아, 행주로 싱크대 닦다가 멈칫. 그런 둘 보고.
제아 : 제주도는 끝?
수아 : 아니. 효은이랑 다시 가야지. 효은이가 거길 얼마나 좋아하는데.
효은 : ..
제아 : (효은 보더니) 어떻게 된 거야? 효은이할머니가 효은이 부탁하면서 나한테 그랬거든.
효은이랑 누나랑 뉴질랜드 올 거라구. 먼저 가 계시는 거라구.
효은 : 아니라니까..
수아 : 아냐. 돌아갈 거야. 내일 바로 갈까? 학교엔 삼일 결석한다고 해뒀어.
효은 : 거기도 후보.
수아 : ?
효은 : 서울. 제주도. 고모네. 이중에서 앞으로 내가 어디 살지 아주 진지하게 고민해볼 거야.
제아 : 선택 기준이 뭔데?
효은 : ...것두 생각중.
수아 : (생각지 못한 일이다)
52. 운동장. 늦은 오후.
아이들 노는 거 물끄러미 바라보는 효은. 그저 우두커니 보기만.
그런 효은을 수아가 본다. 눈이 마주치자.
효은 : 엄마는 변함없이 제주도?
수아 : 응.
효은 : (골똘히 생각)
53. 거실. 수아집. 저녁.
소파에 앉은 효은과 수아.
효은 : 선택이라는 거... 어려워.
수아 : 좀 더 크면 샴푸도 이 향기로 살지 저 향기로 살지 선택해야 되구. 옷, 일, 사람... 선택할 게 점점 많아져.
중심만 잡고 선택하면 돼. ‘너’. 중심에 니가 있어야 돼. 남 말구.
효은 : 이기적으루 골라야겠네.
수아 : 그게, 조금 달라. 니가 강렬히 끌리는 게 있을 거야. 음.. 눈을 감고 뉴질랜드, 제주도, 서울, 다 떠올려봐.
그럼...마음이(말하면서 심장에 손이) ...마음이 먼저 알아. 막 끌려. 어디 하나가.
그걸 조용히 들여다봐야 돼. 무시해 버릇하면... 평생 무시해.
효은 : (심장에 손을 댄다) 불쌍해. 무시당하면.
수아 : ...그치? 한번 걜 무시하기 시작하면 계속 그래. (심장 탁탁) 여기.
효은 : 그랬는데도 나중에 후회되면?
수아 : 그건 그때 해도 돼. 다 장단점은 있어. 지금은 선택에 집중.
효은 : (끄덕)
수아 : (끄덕) 지금부터 천천히 연습하자. 넌 알아. 어딘지.
효은 : (끄덕) 내가 ‘이거다’ 하면 엄마도 존중해줄 거지?
수아 : 그..럼.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심 불안한)
54. 카페. 낮.
수아, 현주와 마주앉아서.
수아 : 가끔 ‘너 하나만 생각해’ 하잖아. 언닌 그게 돼?
현주 : 택두 없지. (몸 가리키며 오른쪽 어깨) 여긴 첫째. (왼쪽 어깨) 여긴 둘째. (복부쪽) 여긴 셋째.
(대충 등짝 어디) 여긴 남편이랑 시댁. 나 48킬로 나갈 때가 딱 나만 생각할 때지. 나 뭐 먹을까. 나 뭐 입을까.
나...나. 오직 나. 지금 나 하나만 생각하라는 건 나 48킬로 때 부모님, 동생, 주변 사람들 다 생각하며 살라는 말이랑
거의 비슷해. 아니다, 것보다 더 힘들지 아마?
수아 : ...
현주 : 나 48킬로 때가 그리운 게 어디 몸무게 때문이냐. 나 때문에 울고. 나 때문에 웃고. 그저 나 하나 달랑. 얼마나 가벼워...
그 가벼움이 그리운 거지.
수아 : ...
현주 : 하지만 인생이 재밌는 게, 결국 다시 그렇게 된다는 거지.
수아 : ?
현주 : 애 셋 다 크면, 애들 빠져나간 만큼 가볍구. 그만큼 외로워지겠지?
55. 맥주집. 저녁. <시드니>
진석이 마시던 자리에서 술 마시는 주현, 혜진, 선영, 은주, 상협 등.
주현 : 아니, 어떻게 이 멤버에 또 시드니냐구.
선영 : 전 첨인데요~
상협 : 원래 가던 데가 편하지.
주현 : 뭐가 편해. 불편한 사람들 투성인데. (옆을 본다)
은주 : (맥주 마신다)
56. 복도. 호텔. 저녁. <시드니>
승강기 앞에서 마주친 미진과 진석.
진석 : ...
미진 : ...
57. 맥주집. 저녁. <시드니>
떠들던 승무원들, 진석이 들어오자 하던 말 멈추는데.
진석, 아무렇지 않게 들어와서.
진석 : 자리가 없네요.
다들 : (기립) 저희가 막 나가려던 참이었어서(횡설수설)
진석 : 아녜요. 편하게들 있어요. 합석해도 되죠?
다들 : (불편)
미진 : (들어온다)
다들 : (좌불안석)
-사이.
승무원들과 웃고 떠드는 진석. 그걸 빤히 보는 미진.
주현 : 그럴 수도 있겠다. 매일 부딪히는 것보다 가끔씩 보니까 부부관계도 더 좋구.
진석 : 그게 키야. 승무원의 최대장점.
은주 : ..
상협 : 난 와이프가 나만 바라보는 게 좋은데. 집에 가면 떡하니 집에 있구.
내가 워낙에 돌아다니니까..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게 되던데.
진석 : 그렇게 집에만 있다가 어쩌다 자릴 비움 의심이 생겨. 하지만 우린 절대로 그런 일이 없어. 서로의 51프로만 공유하니까.
신뢰와 약간의 자유에 대한 배려라고나 할까..
주현 : 그럼 수아선배님이 약간의 자유를 누리셔도...
다들 : (쟤 뭐니? 슬쩍 보는데)
진석 : 그럴 수 있지. 경미한 바람은 삶에 활력이 돼. (끄덕끄덕)
주현 : 굉장히 관대하시다.
미진 : (맥주 마신다. 진석을 본다. 측은하게)
진석 : (미진 본다. 난 아무렇지 않아. 과시하듯)
58. 진석룸. 호텔. 밤. <시드니>
진석 : (침대 위. 고개 푹 숙이고. 중얼중얼) 다 죽여버릴 거야... 다 죽여버릴 거야..
59. 길. 수아집 앞. 밤.
걷는 수아. 주변으로 나무들. 멈춰 선다. 눈을 감으면 치고 드는.
#제주의 햇살. 바람. 바다. 길을 따라 걸어가면 서 있는 도우. 왔다갔다.
눈을 뜨면, 어두컴컴한 서울 밤하늘. 핸드폰으로 전화한다. ‘공항’
60. 길. 도우집 앞. 제주도/ 길. 수아집 앞. 밤.
-도우, 집에서 나와 해안가로 걸어가면서 전화 받는다. 왔다갔다 하는 도우. 늘 버릇처럼.
-수아, 걸으며.
수아 : 어디예요?
도우 : 집 앞.
수아 : ...바닷가구나.
도우 : 네.
수아 : ...그립다.
도우 : 와요.
수아 : 어떻게 그리운 걸 다 보구 살아요.
도우 : ...
수아 : ...
도우 : 내가 가요?
수아 : ..아녜요. 곧 가요.
도우 : 어디예요, ‘곧이요.’ 언제 와요, ‘곧이요.’ 다 ‘곧’이야.
수아 : (기억난다. 미소) 일이 좀 생겼어요.
도우 : (멈칫. 대충 걸터앉는다)
수아 : (얼른) 효은이가 고모네랑 제주도 놓고 고민 중이에요. 원래 고모 있는 뉴질랜드 가려다가 말레이시아루 튼 거거든요.
도우 : 그래서 홈스테이 급하게 알아보고. 그래서...
수아 : ...그러네.
도우 : 모든 이야기의 시작.
#1회 엔딩. “안녕하세요. 저 효은이 엄마예요.”
#2회. 빗속 우산을 같이 쓰고 가는 둘.
#3회. 블라인드 올리는 수아 등. (회자되는 씬)
수아 : 그걸 다 못 담고 살 것 같아...
도우 : ...
수아 : 도우씨. 나 어렸을 때 제주도서 살던 얘기 했던 거 기억나요? 타지서 와서, 우리 가족밖에 없었다구.
엄마 아빠 기다리다가 보면 허허벌판에 전봇대뿐이었다구. 가물가물한데, 거기가.. 도우씨가 있는 곳이랑 겹쳐져요.
배경은 도우씨 집 앞이고. 나, 동생, 엄마, 아빠가 왔다갔다. 희한해. ..가족끼리만 있어두 정말 따뜻하고 행복했는데.
그리워요. 그런 가족.
도우 : (뭉클)
수아 : 아직도 바닷가예요?
도우 : 그리우면 가고, 보고, 만지고, 달려가고. 앞으론 그렇게 살아요.
수아 : ...
도우 : (자리에서 일어난다)
서로 다른 곳을 왔다갔다 하며 전화하는 둘의 모습에서. F.O
61. 도우집 앞. 제주도. 새벽.
푸르스름한 새벽. (밤새 뒤척인 도우다)
집을 나오는 도우. 순식간에 들리는 주변의 자연소리. (계절감이 드러나는 주변. 갈대나)
바람에 주변의 식물들이 흔들리는 소리. 파도소리.
#시야에 수아가 보이던 순간. 아침에.
수아집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도우. 아침마다 습관처럼.
62. 일각. 수아아파트. 아침.
효은, 학교 가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무거운 가방. 하품하는 아이들.
그 중, 할머니 손을 잡고 가는 여학생을 뚫어지게 보는 효은.
63. 거실. 수아집. 아침.
화상통화중인 효은과 수아. 화면모니터에는 영숙과 진숙.
영숙 : (E) 둘이 있는 거 보니까 너무 좋다!
효은 : 할머니 보고 싶어!
영숙 : (E) 어여 와. 여기 날씨도 너무 따뜻하고. 지천에 꽃이고.
수아 : (효은 표정 본다)
영숙 : (E) 니 아빠 여기서 근무한다는데 뭘 망설여.
수아 : 네? (처음 듣는 얘긴데) 진석씨가 거기서 근무요?
영숙 : (E) 박기장이 얘기 안 하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오클랜드 발령받았잖아. 현지 근무. 여기서 출퇴근 한다든대.
효은 : (눈이 반짝반짝)
수아 : (그런 효은 본다. 불안하다)
영숙 : 효은아. 여기 와서 공부 쫌(강조) 하고. 왕창 뛰놀고. 축구도(아고) 사방이 축구장이야.
할머니가 오자마자 축구장부터 알아봤더니 지천이야.
효은 : (웃는다)
수아 : ...
진숙 : (E) 언니!
수아 : 아가씨 오랜만이에요. 다리는요?
진숙 : (E) 엄마 오니까 바루 낫는 거 같아.
수아 : 다행이에요.
진숙 : (E) 난 언니가 오빠랑 살아주는 것만으로도 세상에서 젤 존경해. 같이 살 만한 사람이 아니죠?
영숙 : (E) 어머 얘(진숙이 화면에서 밀어낸다) 효은애미야, 효은아~ 얼른 와서 니들두 럭셔리하게 살아라~
수아 : (대답 못하는데)
효은 : 네! 할머니!
수아 : (네..? 효은이 본다)
-사이.
효은, 영숙이 보내온 사진을 한장 한장 본다.
수아 : 효은아. 제주도에 니 친구들! 겨울방학 때 같이 캠핑하자구 단체연락 왔던데. 너, 겨울 캠핑 가고 싶어했잖아. 그치?
(단톡방 내용 보여주려고 하자)
효은 : (갑자기 눈을 감는다. 심장에 손을 얹는다)
수아 : (그런 효은을 보기만)
효은 : (눈을 뜨더니) 엄마. 나 고모네루 갈래. 내 심장이 거기래. 아빠는 거기서 출퇴근하구. 엄마는 집에 있구.
가족이 다 같이 사는 거야.
수아 : (심장이 멎는 듯)
효은 : (눈 껌벅) 왜...그래?
수아 : ...아니. 그래. 니 결정이니까... 그래두 한번만 더 생각해보면 안 될까? 제주도에 두고 온 게 많은데.
효은 : 나 오래 고민한 거야. 고모네 갈래.
수아 : (먹먹)
효은 : 아빠한테 이 기쁜 소식을 전해야지.
수아 : (어떡하지. 생각지도 못한 일이 터졌다)
64. 효은방. 수아집. 밤.
효은이 자고 있고. 효은이가 싸다만 트렁크를 보는 수아.
65. 실내. 도우집. 제주도/ 혜원사무실. 홍갤러리. 낮.
모녀로 보이는 젊은 엄마와 딸, 고은희 작품 보고 있다.
도우 : (통화중) 하루에 한두 명 오는 정도.
혜원 : (E) 곧 문 닫겠네.
도우 : 오후에 출발이라며. 앞당긴 거야?
혜원 : (이것저것 서류 보다가) 아니. 간만에 자윤데. 여행 좀 다니고, 공부 시작하려구.
도우 : 공항 몇 시까지 가면 되는데?
혜원 : 다섯 시 반.
도우 : 현우한테 말해둘 테니까 가서 밥이나 한 끼 얻어먹어.
그때 똑똑. 문 열리더니 현정이 봉투 한장 내민다.
현정 : 어느 남자분이 너 주라구.. 직접 가져왔던데.
혜원 : ?
-사이.
혜원, 봉투를 열어본다. 사진이다. 애니, 고은희, 혜원이 함께 있는 사진.
#일각. 고택. 도우집. (과거)
은희, 매듭을 가르쳐주고 애니, 배우고 있는. 그 옆에서 둘을 지켜보는 혜원.
지나가던 석. 은희 앞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애니가 기특한 듯 보다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은희와 애니, 그런 애니를 옅은 미소로 보고 있는 혜원. 찰칵.
사진을 보는 혜원. 그리운 둘이 여기 다 있다. 사진을 품안에 안는다.
66. 홍갤러리 앞. 낮.
걸어 나오는 석. 천천히 걷는다.
67. 1층 가게. 낮.
문 열고 들어가는 혜원. 문이 열리자마자 위에서 폭죽 터지다 말고.
지은 : 야. 이거 왜 안 터져!
현우 : 이상하다.
지은 : 음악은?
현우 : (버튼 누르자. 음악 나오고)
혜원 : (웃음이)
지은 : 미안. 나두 쫌 전에 도우한테 전화 받았어. 그니까 이렇게 허술하지. 내가 원랜 파티전문인데(하고 보는데)
혜원 : (울컥. 눈물이)
현우 : (뻘쭘)
지은 : 어머. 제대루 환송회 했음 혜원씨 감동 먹고 쓰러졌겠다.
현우 : 그럼 공항 못 가지.
혜원 : (웃음이)
68. 길. 수아집 앞. 낮.
장보고 집으로 향하는 수아. 문자가 도착한다. 박진석이다. 얼른 확인한다.
진석 : (문자소리) 매뉴얼. 1. 비행기티켓 메일로 발송. 당신과 효은이 시간 맞춰 출발.
2. 나머지 뒷정리는 나와 제아가 분담해서 처리.
진석에게 전화 거는 수아. 하지만 받지 않는다.
69. 거실. 수아집. 낮.
집 보러 온 사람들. 수아집 이곳저곳 살펴본다.
수아는 식탁 위에 장바구니 내려놓고, 망연자실하게 보고 있다.
효은이는 그런 수아 옆에서 신기한 듯 오가는 사람들 보고.
여자 : 집을 깨끗하게 잘 썼네요.
중계인 : 외국으로 나간다구 급하게 내놓은 거예요. 전세가 얼마나 귀한데.
여자 : 아이방 볼 수 있나요?
효은 : (달려간다) 여기요!
-사이.
효은과 수아.
효은 : (가져갈 옷 트렁크에 넣는다) 거긴 봄이니까 일단 봄옷만 넣고, 나머진 아빠한테 짐으로 부치라고 하자.
수아 : 지금 이 모든 게 말레이시아 급하게 갈 때랑 비슷하지 않아? 갑자기 가고. 갔다 왔더니 우리 짐 할머니네로 옮겨져 있구.
너두 급하게 결정 안 해도 돼.
효은 : 생각 많이 했고. 빨리 가고 싶어. 빨리 가서 학교도 다니고.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오래 다닐 거야.
수아 : ...
70. 일각. 수아집 앞/ 미진룸. 호텔. 밤. <시드니>
전화중인 수아.
수아 : 박진석 통화가 안 돼. 얘기할 틈을 안 줘.
미진 : (자려고 누워 있다가 벌떡 일어난다) 기다려.
71. 복도. 호텔. 밤. <시드니>
박기장방 앞에서 벨 누르는 미진.
놀고 들어오는 승무원들.
미진 : 박기장님! 박기장님!
진석 : (문 열고 나오자. 주변에 승무원들) 무슨 일입니까.
미진 : 비상입니다. 박기장님 댁에 문제가 생긴 거 같은데요. (핸드폰 떠넘긴다)
진석 : (어이없지만, 주위의 눈도 있고. 받더니) 다시 전화할게. (끊고. 핸드폰 넘긴다)
미진 : (받고. 본다)
진석 : (문 쾅 닫는다)
미진 : (승무원들 보며) 들어가 들어가. 푹 쉬어들.
(다시 수아에게 전화 건다. ‘지금은 통화중이오니..’) 통화 됐네... 할 말 해라 최수아.
72. 진석룸. 호텔. <시드니>/ 일각. 수아집 앞. 밤.
호텔룸의 진석과 길 위의 수아.
진석 : 고맙다. 미안하다. 용서를 빈다. 그딴 말 하지 마.
수아 : 이거 전화로 할 말 아닌 거 아는데, 나 효은이랑 같이 못 가요. 당신이랑 얘기하기 전엔, 못 가.
진석 : 그래서, 효은이 혼자 보낸다고?
수아 : 그니까 얘기부터 해요.
진석 : 해봐.
수아 : (막상 하라니까 전화로 어떻게, 어디부터) 그게, 일단. (말이 안 나온다)
진석 : 내가 왜 이렇게 친절하게 굴까?
수아 : ...
진석 : 애쓰잖아. 좋게 좋게.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매뉴얼 보내고. 온갖 폭언을 퍼부을 수도 있고,
식탁 찍는 거 정도는 암 것도 아니게 할 수도 있지만, 안 그래. 왜? 가족이니까.
수아 : (가족! 최대한 침착. 차분하게 할 말 한다) 가족.. 그래요, 가족. 효은이 낳구 당신이랑 같이 있는 시간 별로 없고.
고의든 아니든 교대로 집에 살면서 줄곧 나한테 물었어. ‘괜찮니 최수아? 이게 니가 생각하는 가족 맞니? 괜찮은 거니?
..응. 괜찮아. 괜찮을 거야. 물론..’ 극복의 문제라고 생각했지, 선택의 문제라고 상상도 못했으니까. 근데..
진석 : 선택을 해보겠다. 아냐. 이건 극복의 문제야. 어느 부부나 겪는 고비가 왔고. (말하다가 욱 치민다)
이딴 고민상담 전에 사과가 먼저지. 무릎 꿇고 비는 게 먼저라고!
수아 : 빌게. 뭐든 다 할게. 그니까 보자구. 보고 나서(하는데)
진석 : (죽어도 현실 인정 못한다) 아니지. 빌 일 없어. 제주도서 잠깐 집 비웠던 거. 그딴 일 가지고 빌 거 없다구.
수아 : !
진석 : 효은이랑 같이 뉴질랜드 가. 거기 가서 긴~ 얘기 나누자고. 거긴 자연과 가족이 전부야. 시간 많아. (끊어버린다)
수아 : (무너진다)
-전화 끊은 뒤. 차가운 표정의 진석.
진석 : 니 발로 뉴질랜드까지 가게 만든다. 자네 진짜 고통은 그때부터야.
-단호한 표정의 수아. 집으로 향한다.
73. 효은방. 수아집. 밤.
이민자가방 2개, 효은이 트렁크 한 개. (말레이시아 갈 때와 똑같은)
다시 한번 빠진 것 없나 곰곰이 생각하는 효은.
효은 : (이민자가방 보면서) 말레이시아 갈 때 생각난다.
수아 : (그런 효은을 보더니 침대 위에 앉는다. 옆에 앉으라고 탁탁) 효은아, 여기 앉아봐. 엄마 할 말 있어.
효은 : (앉는다)
수아 : 엄마는 아직 못 정했는데.
효은 : 제주도?
수아 : 아빠랑 먼저 얘기하고. 그리고 정할게.
효은 : (끄덕) 응.
수아 : 그래도 돼? 엄마가 효은이랑 같이 못 가는데... 괜찮아?
효은 : 그럼. 엄마가 제일 있고 싶은 곳은 제주도잖아. 그니까 생각을 더 해봐.
수아 : (잠깐 생각하더니) 엄마가 제일 있고 싶은 곳은.......효은이 옆.
효은 : ...
수아 : 정말 떨어지고 싶지 않은데... 그런데... 그 옆에 있는다는 거.. (말하기 너무 어렵다) 조금 떨어져 있어도 가능할까?
어려운 말인데. 엄마가 어디에 있든, 마음만은 효은이 옆에 있다는 거.
효은 : 응. 알아.
수아 : (이렇게 흔쾌히? 오히려 당혹) 알아? 안 섭섭해?
효은 : 안 섭섭해. 안 그래두 (트렁크 안에서 상자 꺼낸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져왔던 상자다.
애니와의 사진이 있던. 애니사진 꺼내며) 이거 보면서... 애니언니 생각했거든. 언니 오랫동안 외국서 혼자 있었잖아.
#효은애니방. 말레이시아. (회상)
학교 갈 준비하는 둘. (사건 당일)
효은 : 엄마 아빠랑 너무 오래 떨어져 있음 안 되는 거 아닌가..?
애니 : 아빠... 그리구.... (좀 생각. 하지만 확신) 엄마, 나 사랑한다고 믿어. 그럼 아무리 멀리 있어두 상관없어.
크게 사랑 받아본 사람은 어떤 일이 닥쳐두 힘을 낼 수 있대... 도우아빠가 그랬어.
효은 : 아빠면 그냥 아빠지 도우아빠가 뭐야. (웃는다)
애니 : 아. 실수. 울 아빠.
-다시 효은방.
효은 : 엄마 나 사랑하잖아. 세상 누가 뭐래두 난 확실히 알아. 그래서 난 어디서든 힘이 나. 섭섭하지 않아. (미소)
수아 : (말문이 막힌다. 입술이 바르르 떨린다)
74. 바닷가. 제주도. 밤.
바다를 바라보는 도우.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애니의 이야기 ‘얼마나 희망적인데.’
도우 :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들판의 바람. 왔다갔다 하는 애니.
도우 : 넌 이걸 어떻게 했냐..? (씁쓸하게 바다만 보다가. 잠깐!)
#4회. 남수, 도우에게 “맨날 왜 안 들어와보나 했는데...”
#4회. 도우에게 인사하고 작업실로 들어가는 애니.
도우 : (섬광처럼 깨달아지는. 소리) 한번만 따라 들어갔어도, 문 너머 황량한 벌판에.. 외로이 두진 않았을 텐데.
#4회. 문을 열면 보이는 허허벌판.
도우 : (소리) 지금도 들어가 보지 않고, 그 앞에서...
-스스로가 어이없는 도우. 얼른 집으로 향한다.
-지나가던 철수. 술 한잔 걸치고 귀가중.
철수 : (제주도 사투리) 아고. 어딜 그리 바쁘게 가?
도우 : 서울요.
철수 : ! 이 시간에?
75. 도우집 앞. 제주도. 밤.
실내등이 하나 둘 꺼지고, 가방 든 도우가 나온다.
현관문 잠그고, 열쇠를 화분 밑에 두고, 차에 올라탄다.
76. 길. 제주도. 밤.
도우의 차가 밤길을 달린다. F.O
77. 거실. 수아집. 아침(해뜰 무렵).
소파에 앉아 있는 수아.
78. 차 안. 길. 아침.
택시 안의 수아와 효은. 둘이 손 꼭 잡고 있다.
79. 대합실. 인천공항. 아침.
-벤치에 나란히 앉은 수아와 효은.
-게이트 앞. 효은이는 웃고 있고. 수아는 애써 밝은 척, 표정 숨기고 있고.
효은 : (지나가는 승무원들 본다) 엄마옷!
수아 : (미소 지으며) 가서 마음 바뀌면 언제든지 연락해. 엄마가 갈게.
효은 : 그럴 리 없어. 나 이번엔 고민 많이 했거든.
수아 : ..
효은 : 엄마 맘 정하면 알려줘. 나두 엄마 결정 존중해줄게.
수아 : !
효은이를 안는 수아. 순간, 효은이가 엄마의 등을 토닥. 토닥. 토닥.
효은 : (오히려 위로한다) 있다.있다.있다. 효은이는 항상 엄마 옆에 있다. 잊지 마. 힘내구.
수아 : (놀라는 수아. 눈물을 참는다)
-상협, 수아에게 인사하고. 효은이 손잡고 게이트 안으로 들어간다. (YPTA)
-효은이 사라지고 나서도 자리 뜨지 못하는 수아.
80. 기내.
야무지게 벨트 메고, 두 손 모으고 앉아 있는 효은.
지나가는 창훈이 효은 보며.
창훈 : 손님. 편안하십니까?
효은 : 네. (미소)
창훈 : 언제든지 필요하시면 불러주십쇼. (승무원미소)
효은 : 네. (승무원미소)
창훈 : (웃음이)
-사이.
컴컴한 기내. 독서등이 켜지고. 그 아래 효은. 앞에 메모지 놓고 펜으로 편지 쓴다.
<엄마. 나 비행중.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어서...>
81. 대합실. 인천공항. 오전.
혼자 앉아 있는 수아. 고개 푹 숙이고 있다. 온몸을 감싸고(오한이 인다).
수아 : (고개 푹 숙이고. 혼잣말처럼 중얼중얼) 나...나 하나만 생각하자..나...나 하나... (하더니 울음이 터진다) 효은아.
-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