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유섬이 묘
유섬이는 호남의 사도라 불리는 유항검 아우구스티노 복자의 딸입니다.
1801년 아버지가 순교할때 9살이던 유섬이는 거제도 관비로 유배를 당합니다.
거제부사는 유섬이를 거제읍의 한 노파의 수양딸로 보냈는데
품위가 넘쳐서 관노무리가 함부로 관비로 대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14세 정도의 나이때 평생 동정으로 살겠다고 다짐하고 살기 시작해서
고을 사람들은 그 정절을 알고 '유처녀' 라 불렀습니다.
유섬이 묘 거의 다 왔을 때,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곳은
차도 들어가기 힘든 좁은 농로였다.
지나쳤나 하고 다시 돌아가서 천천히 와서 살펴도 역시 그곳을 가리켰다.
주위를 보니 길 건너편에 집이 한 채 있어 그리로 갔다.
가족인듯 몇 사람이 집 안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고구마를 담고 있었다.
유섬이 묘를 찾는 중이라고 하자 형제님이 '아! 유처자 묘' 하시더니
길가로 나와 친절하게 가르쳐 주셨다.
100미터 더 가서 오른쪽 길로 가라는 것이다.
네비게이션이 가르쳐 준 길은 사람이 걸어갈 수 있는 좁은길이었다.
순례를 마치고 돌아가다가 그 집에 들러 고구마 한 상자를 구입했다.
작은 고구마를 구워놓은 것을 먹어보니 정말 꿀 고구마였다.
51. 복자 윤봉문 요셉 성지
지금은 거대한 공업 단지로 변해 버린 거제도의 장승포와 옥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몸을 누이고 있는 순교자 윤봉문
(尹鳳文, 1852-1888년) 요셉은 초기 한국 교회의 박해가
얼마나 극심하고 광범위하게 일어났었는지를 후손들에게 전해 준다.
이 곳을 끝으로 1차 순례여행을 끝났고 이제부터는 여행이다.
전주에서 하루, 대구에서 하루를 줄였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여행할 시간을 벌었다.
당장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않아
아쉬움도 남지만 지나고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사실을 이번에도 깨달았다.
성실하게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되 결과는 주님의 뜻에 맡기고
겸허히 받아들이면 된다는 사실을~~
거제 바람의 언덕
바람의 언덕을 갔다 오니 기다리던 아내가 커피 한 잔하라고 했다.
금새 상점 사장님과 친해져서 이야기를 주고 받고 하면서 미역을 구입했다.
사장은 가끔 제주에 골프치러 온다는 이야기를 하며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아내가 바닷바람에 옷깃을 여미자 사장님은
자기가 매고있던 스카프를 풀어 아내에게 건넸다.
자기는 집에 많이 있어서 선물로 주는 것이라며~~
이세대에 흔치않은 광경을 오늘도 보았다.
"네가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마태 7,12) 라는 성경말씀이 생각난다.
이 세상에는 이웃이 필요한 것을 바로 실천에 옮기는
좋은 사람들도 많이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
통영 한려수도조망 케이블카
한려수도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문구를 보고
통여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학창시절 남산 케이블카를 탄 후 처음이다.
맑은 날씨였지만 미세먼지인지 약간 뿌연 날씨때문에 선명하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인 조망을 할 수는 있었다.
통영 동피랑 벽화 마을
'비탈'을 통영 사투리로 '비랑'이라고 하는데
동피랑은 '동쪽'과 '비랑'이라는 말이 합쳐져서 생긴 명칭이다.
즉, 동피랑은 동쪽 벼랑이라는 뜻으로 통영시 동쪽에 동호동, 정량동, 태평동의
경계를 이루는 중앙어시장 뒤편 언덕 바위 피랑 지대에서 유래한 토박이 지명이다.
중식(통영중앙 활어시장)
동피랑 벽화마을을 둘러보고 바로 아래에 있는 통영중앙 활어시장에서 횟감을 사서
옆에 있는 식당으로 가지고 가서 약간 늦은 점심을 먹었다.(오후 2시)
위에 차려진 회도 다 먹지를 못하고 남은 것을 포장해 달라고 했다.
조금 전 시장에서 팔지 못하고 우리를 바라보고 계셨던 할머니에게서 가서
조개류를 2만원어치 구입해서
바로 숙소(통영 ES콘도) 로 가지고 갔다.
저녁에 조개를 삶아서 맥주 한 잔하고
남은 것은 냉장고에 보관하여 다음날까지 먹었다.
해물을 좋아하는 식성이지만
너무나 많은 양에 질려 한동안 회생각이 나지 않을 것 같다.
낮잠 한숨자고 일어나 4시 반경 콘도주위로 산책에 나섰다가
하마터면 길을 잃을뻔 했다.
물어 물어 해 지기전 간신히 숙소에 도착했다.
어제는 늦게 체크인하고 아침 일찍 나가 콘도주변의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고생은 했지만 산책하면서 주위 풍광을 즐길 수 있었다.
ES리조트는 제천, 제주, 통영 모두 가보았는데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시설물을 조성한다는 경영주의 철학이 훌륭하다.
위 사진들은 산책하면서 촬영한 것임.
저녁에 일정을 정리하면서 아내가 자기 책자에 있지만 내 책자에는 없는
신석복 마르코 묘소를 빠트린 것에 대해 다시 가자고 말은 못하고
다음 부산 갈 기회에 방문한다고 하며 고민중인 것을 알았다.
내일 남해 일정을 포기하고 1시간 40분 되돌아가서 방문하려고 생각하는 순간,
언듯 내 책자에서 본 기억이 나서 다시 찾아보았다.
바로 명례성지로 신석복 마르코 묘가 옮겨졌다는 내용이었다.
2번 방문(아내 지갑 찾으러 간 것 포함)을 했으면서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명례성지 순례도장을 받았기에 당연히 따로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제 모든 문제는 해결이 되었고 내일은 관광만 하면 된다.
오늘 소록도를 방문하려고 했으나, 코로나 19로 인해
여행객은 출입통제를 하고 있어 대신 남해, 해남을 거쳐
목포에서 저녁시간을 보낼 계획으로 변경했다.
통영ES→ 남해 독일마을→ 해남 우수영관광지→ 목포→ 제주
88Km 221.7Km 34.7Km
남해독일마을
한국 경제가 어려웠던 1960~1970년대에 남자들은 광부로,
여자들은 간호사로 파견되어 독일 땅을 밟았다.
한국은 이들을 독일로 보내는 조건으로 차관을 제공받았고
이는 한국 경제를 성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
남해 독일 마을은 경제 발전에 헌신한 독일 교포들이
고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터전을 제공하고, 이국적인 독일 문화를 체험하는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2001년부터 조성한 곳이다.
남해의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곳에 지어진
수십 채의 예쁜 독일식 주택은 그 자체로 훌륭한 볼거리가 되고 있다.
앞으로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물건항이 보이고
주변에는 원예 에술촌과 해오름 예술촌이 있어
한국의 보물섬이라 불리는 남해에서 손꼽히는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한예슬이 출연한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 촬영지로도 유명한 남해 독일 마을은
차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니며 둘러볼 수 있어 더 매력적이다.
원예예술촌
원예 전문가를 중심으로 집과 정원을 개인별 작품으로 조성한 마을.
20세대가 정원을 가꾸며 살고 있다.
입장료는 경로 4,000원(일반 6,000)이며 박원숙 갤러리도 있다.
독일 마을과 원예예술촌을 한 바퀴 돌고나니 목이 컬컬했다.
아래 업소에서 생맥주를 마시고(11시) 정통 소시지를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맥주컵도 모양이 예쁘고 맥주도 이제까지 먹어본 독일맥주 중 제일 좋았다.
그래서 맥주와 컵이 2개씩 들어있는 패키지 2개와 소시지를 샀다.
우리 민구를 잘 돌보아주고 있는 대자와 함께 소시지 안주로 맛을 보고
나머지 한 팩은 선물로 주기 위해서였다.
돌아온 후 대자부부의 평가는 맥주와 소시지 맛도 최고였지만
예쁘게 생긴 컵을 더 좋아했다. 앞으로 부부가 이 맥주잔으로 건배한단다.
해남우수영관광지
이순신 장군이 13척으로 133척의 왜선을 무찌른
명량대첩 승전지가 바로 이곳이다.
판옥선을 형상화한 명량대첩해전사 기념전시관과
명량대첩공원, 강강술래를 모티브로 한 바다 위를 걷는
110미터의 웊돌목 스카이워크가 특징이다.
석식(금메달 홍어회)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목포의 명물인 흑산도 홍어회를 먹기로 하였다.
홍어하면 전국에서 최고로 치는 맛집으로
김대중 전대통령도 자주 찾아와서 드셨던 곳이라 함.
5시가 조금 안 된 시각이라 손님은 우리부부 뿐이었다.
여행시작하는 날 먹기로 했다가 시간이 늦어 그날은 민어회로 대신했었다.
주방 위쪽으로는 상장과 상패가 쭉 나열되어 있었고
벽면에는 왔다간 사람들의 흔적을 코팅해서 붙여놓았다.
우리는 약하게 숙성된 홍어를 주문했는데, 손님이 우리만 있다보니
박사장님이 직접 오셔서 홍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설명하시고
흑산도 홍어만 사용한다고 인증하는 바코드를 갖다가 보여주심.
박사장님이 오늘은 우리가 운수좋은 날이라며
평상시엔 주문해도 먹지 못하는 홍어애와 홍어코를 주시겠다고 하여
추가 주문하여 맛을 봄.
묵은지(김치)도 정말 맛있었음.
둘이 먹다 남은 음식을 정성스레 싸주셔서 집에 가지고 와서 먹음
민구를 돌본 대자생각이 나서 홍어회를 주문하자 막걸리 한 병 서비스로 주심
집에 가지고 와서 저녁에 대자가족과 함께 1차로 홍어와 막걸리
2차로 독일마을에서 사온 맥주를 마시면서 순례여행의 종지부를 찍었다.
평화광장 춤추는 바다분수
저녁을 먹고나서 춤추는 분수쇼를 보러 평화광장으로 갔다.
오늘 목요일이라 분수쇼를 하는 날이다.
아내가 사온 커피와 케익을 먹으면서 20여분 분수쇼를 보고
새벽 1시에 출항하는 제주행 배를 타기위해 목포여객터미널로 출발했다.
이로써 1차 국내성지순례는 큰 사고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주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