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많은 이별의 순간을 체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군대에 가는 아들, 시집가는 딸,
돈을 벌기 위해 객지나 먼 나라에 가는 아빠나 친척.
작게는 일시적인 이별이 있는가 하면
크게는 사별이라는 커다란 아픔의 이별이 있습니다.
영원히 함께 살 수 없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 하고,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이별의 아픔이 있습니다.
이별의 순간에는 서로 어디에 가 있든지,
어디서 살든지 몸성히 잘 지내기를 기원합니다.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만은 항상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언젠가는 다시 즐겁고 행복하게 서로가 만나기를 기약하며
항상 잊지 않고 생각하며 살자는 뜻으로 정표를 주고 받습니다.
그것이 이별을 서러워하는 눈물로 얼룩진 손수건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담긴 한 장의 사진이거나
반질반질 닳은 새끼 반지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
서로 떠나야 하는 이별의 순간엔 정표를 주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듯이
최후의 만찬은 주님께서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먼 나라로 돈을 벌기 위해 떠나는 아빠들처럼
하늘에 거처할 우리의 집을 마련하기 위하여 죽음의 길을 나서기 전에
사랑하는 제자들과 이별의 자리를 마련하신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들은 이별하지 않으려 하고 항상 함께 있으려 합니다.
주님께서는 아버지께로 다시 돌아가시게 되었지만
우리들을 고아처럼 버려 두시기를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우리가 간직할 수 있도록 사랑의 정표를 주셨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남겨주신 정표는 무엇입니까?
전쟁터로 떠나 보내는 애인이 주는 것과 같은
한 줌의 머리카락이었습니까?
주님이 끼시던 반지, 주님의 옷, 주님의 얼굴이 담긴 그림이었습니까?
주님께서 주신 것은 바로 당신의 살과 피, 즉 몸이었습니다.
빵과 포도주의 모습 아래 감추어 계시지만
부활하여 우리와 함께 계시는 살아 계신 주님의 몸, 성체를
우리에게 남겨주셨습니다.
적어도 주일에 한번 모여
주님의 몸을 나누어 먹고 마시는 미사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사 중에 당신의 몸을 주시는 신비를
항상 묵상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는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성체는 살아 계시는 자신의 몸을 우리가 먹고 마시도록 줌으로써
모든 사람을 자신의 영원한 생명에로 부르시는
성부께 대한 최대의 사랑과 순명을 나타내고
조건 없는 당신의 사랑을 보여주십니다.
성체를 먹고 성혈을 마시는 것은
영원한 생명이신 주님을 먹고 마시는 것이기에
영원히 살겠다는 인류의 종교적 염원을 성취시켜 주시는 것입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는 말씀과 같이
주님과의 일치요 만남입니다.
또한 이 세상 끝날 때 우리가 참여할 영원한 잔치의 예고이며,
보증이고, 또한 전야제입니다.
사랑의 정표를 받았지만
마음이 산란하고 미덥지가 않은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아마도 지금 우리의 눈으로
빵과 포도주의 모습 아래 감추어져 있는 살아 계신 주님을
우리가 볼 수 없다는데 있지 않을까요?
우리의 육안으로는 도저히 빵과 포도주의 모습 아래 계신
주님을 볼 수가 없습니다.
하얀 빵과 포도주가 보일 따름입니다.
그러나 신앙의 눈으로써 볼 때
참으로 빵과 포도주의 모습에 담겨져 있는 주님을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신앙을 굳건히 하여
주님을 볼 수 있게 아빠, 아버지께 항구히 기도해야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만이
사랑의 기쁨과 희망과 약속을 이해할 수 있고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성체를 우리 마음에 모셔도 주님을 체험할 수 없을 때
부족한 우리들의 신앙에 대해
주님은 유대인들의 불신에 엄히 책망하신 것과 같이
우리를 책망하여 경고하실 것입니다.
"정말 잘 들어두시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지 않는다면
영원한 생명을 누리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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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