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4만명에 육박한다는 소식이 마음을 무겁게 하지만...
이미 약속을 했고 예약도 한 상태라 철저한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V-Train 으로
갈아타기 위해 새벽에 서울시청앞에서 28인승 버스에 몸을 싣고, 강원도 태백시
철암역으로 향한다
철암역
철암역에 도착하여 옛 모습을 간직한 철암탄광역사촌을 구경한다
연탄아궁이, 한양다방, 소리전파사, 술집.....
옛날 석탄생산이 한창이던 시절의
철암시내 사진속에는 "철암극장" 도 보인다
나도 석탄을 캐기위해 석탄운반차에 몸을 실어본다
석탄 운반차에 비해
손도 크고, 연탄도 크다
"소변금지"라는 낙서 앞에서 소변을 보는 어린이의 모습이 정겹다
가위 그림은 어디갔을까?
까치발 건물이 위태로워 보인다. 저 건물이 바로 철암탄광역사박물관의 뒷모습이다
태백 황지에서 시작된 시냇물이 흘러흘러 대구 - 부산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줄기이다
체르마트길 트레킹을 위해 철암역에서 V-Train을 타고 양원역으로 출발
V-Train : V는 Valley의 머릿글자(계곡열차 또는 협곡열차)로,
철암역과 분천역을 하루에 3번 오가는 관광열차이다
"기적(miracle)" 줄거리
양원역(兩元驛)을 모티브로 한
감동적인 영화이다
수학천재 준경(박정민)은 찻길도 기차역도 없는 작은 시골마을 오지(원곡마을)에 살고 있다
마을 앞에 기찻길은 있지만 기차를 타려면 승부역까지 약 6km를 걸어가야 한다
준경은 마을앞에 기차를 잠시라도 멈추게 해 달라고 청와대에 54통이나 편지를 썼으나 회신을 받지 못한다
아버지 이성민(열차 기관사)은 정민에게 쓸데 없는 짓 하지말고 마을을 떠나자고 하지만, 정민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마을을 떠나지 않고 간이역 신설을 위해 노력한다
마을을 못 떠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머니가 이 마을에서 준경을 출산하다가 죽었고
누나는 기찻길을 걷다가 아버지가 운전하는 기차에 치어 다리 아래 강으로 떨어져 죽었다
마을앞에 기차역이 있었다면 엄마와 누나가 죽지 않았을 것이고ᆢ
이 모든게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한 준경은 이 곳에 남아 기차역을 꼭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양원(兩元)역 실제 유래
기차를 이용하기 위해 철길을 걷던 사람들이 여러명 죽게되자,
1988년 4월, 정부에서는 마을앞에 기차를 잠시 정차하도록 허락을 한다.
정차는 허락하지만 역사(驛舍)를 지어주지 않자, 마을사람들이 돈을 걷어 역사를 만들게 되니, 이것이 바로 한국 최초의 민자역사(民資驛舍)가 된다
역이름도 마을사람들이 정하였는데..
작은 시내(강)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울진군 원곡(元谷)마을, 다른 한쪽은 봉화군 원곡(元谷)마을이기에
역 이름을 양원역 (兩元 ; 두개(兩)의 원곡(元谷)) 이라 지었다
2012년에 기차 이용객이 없어 폐쇄되었다가,
2013년에 협곡열차가 운행되며 다시 문을 열었다
역사(驛舍)안에는 양원역을 소개하는 글과 사진을 담은 액자가 있고,
긴 나무의자 한켠에는 코로나 소독약도 있으며, 관광객을 위해 난로도 있으나 온기는 없다
외벽에는 양원역이 나오는 영화 "기적" 포스터가 붙어있다
체르마트길 트레킹
이곳 양원역을 출발하여 → 비동승강장 → 가호(佳湖) → 분천역까지 약 7km를 체르마트길이라 한다
체르마트(Zermatt)
스위스 남부 마터호른산 기슭에 위치해 있으며, 스키리조트로 유명하고 알프스 등반객이 많이 찾는 마을이다
산과 빙하로 둘러쌓여 있어 자동차로 접근이 불가하고, 빨간 협곡열차로만 접근이 가능하다
원곡 제3터널(?)ᆢ
영화 "기적"에 나오는 장소인 듯 하다
저 뒤 터널에서 라이트를 켠 기차가 경적을 울리며 나오고,
다리 위 좁은 난간 피난처에 여러명이 피했으나,
급박하고 혼잡한 상황에서 준경이가 수학경시대회에서 탄 트로피를 놓치는 장면이 떠오른다
또, 정민 누나가 아버지(이성민)가 운전하는 기차에 차어 다리 아래 강으로 떨어져 죽은 장소
이기도 하다
비동역(임시 정류장)
기찻길 옆에 역사(驛舍)는 없고,
비동역(양원역과 분천역 사이) 을 알리는 하얀 표지판만 덩그렇게 서 있다
옛날에는 산에서 먹을 것이 많이 나와 "살찌는 동네" 라고 했다는데....
지금은 텅 비어있어서 "비어있는 동네" 라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가호(아름다울 가(佳), 호수 호(湖))..
아름다운 호수 라는 뜻이다.
이 호수물이 약 500km를 흘러흘러 부산 앞바다로 흐른다(낙동강)
지금은 꽁꽁 얼어있다
1955년에 화물(석탄)을 실어나르기 위해 개통된 영암선(영주-분천-비동-양원-철암)이다
지금은 관광객을 싣고 V-train(협곡열차)과 산타열차가 산을 뚫고, 강을 건너 달리고 있다
분천역(체르마트역)
여우천에서 내려온 냇물이 갈라져 (분천(汾川)) 낙동강으로 흐른다 하여 붙여진 마을이름이다.
지형이 비슷한 분천역과 스위스 체르마트역이 2013년에 자매결연을 맺고,
V-train의 색깔도 스위스의 협곡열차와 비슷하게 안과 밖을 빨간색으로 하였다
또한, 분천마을을 살레(스위스 전통가옥) 분위기로 단장하며 "산타마을" 이라고 명명하고,
마을 전체를 산타와 관련된 조형물과 구조물로 가득 채웠다
나도, 루돌프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산타할아버지와 함께 서울을 향해 달려본다
혼자서는 가기 힘든 한적하고 아름다운 체르마트길을
오랜 친구와 함께하였다
협곡을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물과 함께 길을 걸으며
살아 온 동안, 즐겁고 어려웠던 서로의 인생이야기를 하다보니
먼 길도 짧게 느껴졌고, 힘도 들지 않았다
낙동강 비경길, 체르마트길....
오늘... 나는....
남은 내 인생에, 아주 멋진 추억거리 하나를 추가하였다
첫댓글 떡국 한사발에 한살 더 먹고 인생의 안주로 좋은 추억을 먹고 왔구먼.
4년전에 부부동반 모임으로 (그때는) 백두대간 협곡열차 여행의 추억이 떠오르네.
건강이 중요한 나이가 되었으니 우리 친구들 모두 건강하게 살아 갑시다~^^
빠름 빠름..... 벌써 다녀왔구먼
우리 초등 친구들과 함께해도 좋은 코스가 될 듯 ...
한적한 마을, 아름답게 치장하고 천천히 달리는 기차, 꽁꽁 얼어있는 게곡....
코로나는 안보이고, 멋진 경치만 보이더라구
다음에서 "체르마트길"을 검색하면
내가 쓴 글이 제일 앞에 나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