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타고 달리다가 도중에서 내릴 수 없다는 뜻으로,
무슨 일을 하다가 도중에서 그만 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이다.
자주 쓰는 進退兩難(진퇴양난), 進退維谷(진퇴유곡)을 생각하면 뜻이 선명해질 것이다.
'기호지세(騎虎之勢)'라고도 하는데
이 고사성어는 <隋書(수서)> '后妃傳(후비전)'에서 전한다.
시대적 배경을 보면,
후한이 멸망한 다음 해부터 隋(수) 나라가 등장하기까지의 기간을 '남북조'라 불리우는데,
양견이 수나라 왕이 되기 전에는 북주의 수국공 자리에 있었다.
딸이 선제의 왕후가 되었는데 왕이 일찍 죽어 8세의 어린 아들이 즉위했다.
양견은 평소 오랑캐에 빼앗긴 땅을 회복하려는 큰 뜻을 품고 기회를 노리던 중이라
어린 황제를 보위해야 한다는 구실로 궁중에 들어가 손쉽게 정권을 장악했다.
양견의 평시 야심을 알고 있었던 부인 독고씨는 허수아비 왕을 없애고 아예 황제가 될 것을 권유했다.
<이야기 고사성어 중에서>
여기서 기호지세(騎虎之勢)의 고사 원문이 나온다
"대세가 이미 이렇게 되어서 마치 짐승 등에 올라 탄 형세와 같으므로
절대 내릴 수 없게 되었으니 밀어부쳐야야 합니다"
[大勢已然 騎獸之勢 必不得下 勉之](대세이연 기수지세 필부득하 면지)
양견은 隨公(수공)의 隨(수)를 隋(수)로 고쳐 국호를 삼고 왕위에 올랐다.
이 고사성어는 단순히 위험한 상황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중요한 가르침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어떤 일이든 시작하기 전에 결과와 책임을 철저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랑이를 타는 것처럼, 위험을 감수하면서 이미 시작된 일은 멈출 수 없는 상황으로
특히 결단과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 표현은 개인과 조직, 국가 등 다양한 상황에서 여전히 유효하며
우리에게 신중함과 책임감을 가지고 상황에 임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있다.
달리는 호랑이를 타고 있다면 내려오는 것이 어렵듯,
이번 윤대통령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비상 계엄을 내린 불가피한 결정에 대해
책임과 결과를 감수하며 최선을 다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騎虎難下(기호난하)'의 고사가 주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