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의 척박한 나날들
우리나라에도 공장이나 농장에는 거의 모두 가난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듯이 이곳 독일이나 유럽의 잘 사는 나라에도 힘들고 어려운 일들은 거의 다 이민자들의 몫이다. 그렇다고 저들의 벌이가 넉넉한 것도 아님에도 하루하루를 연명하기 위해 참고 견디며 힘든 일을 하고 있다. 타향살이가 그만큼 만만하지 않은 것이다.
주로 호텔이나 식당에서 청소하고 일하는 사람들이나 택시를 운전하는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이민자들이다
자주 이용하진 않으나 내가 만난 택시기사들은 거의 10명 중 9명은 자국민이 아닌 이민자들이었다. 키르키즈스탄, 인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이란, 시리아 등에서 온 타향살이 하는 사람들이었고 지난번 프랑크푸르트 공항 가는 길에 만난 택시 기사분은 알제리에서 온 신실한 크리스천이었다. 공항 터미널에 도착하여 나를 안아주면서 그가 한 말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My Brother, God be with you always!‘
유럽의 여러 호텔에서 청소하거나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모로코나 파키스탄, 우크라이나와 심지어 잘 산다는 이태리에서까지 와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오랫동안 만난다. 그래서 그중에는 일 년에 몇 번씩 만나다 보니 가까운 친구가 된 사람도 있다. 그들 모두 자신들의 고향에서 넉넉하였다면 이 먼 곳까지 와서 힘겹게 일할 리는 만무하다. 그렇기에 이민자들의 나날은 고되고 척박하기만 하다.
무거운 짐을 지고 타국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저들의 눈빛은 흐려있고 걸음걸이는 늘 힘에 겹고 지쳐있다. 안타깝게도 저들의 희망은 멀리에만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