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미디어몽구 김정환입니다.

생활고로 인한 가슴 아픈 소식을 접할 때마다 복지예산은 100조를 돌파했다는데 왜 이런 분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야만 했던가 싶습니다. 세 모녀 죽음 이후 매일 생활고로 인한 죽음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세 모녀 죽음에 대해 발언을 했습니다. 요지는 세 모녀가 기초수급자 신청을 했다면 지원받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는 거였습니다. 이 발언에 역풍이 불고 있습니다. 전문가나 사회복지사들이 한결같이 '신청을 했더라도 탈락했을 거다.' 말하고 있는데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놀랍기만 합니다.

3월 5일 청계광장에서 종교인들이 모여 세 모녀 죽음에 대해 추모를 했습니다. 추모 의식을 하면서도 대통령 발언에 대해 경악하고 분노한다며 정부는 더는 가난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현장을 외면하는 탁상행정 공무원들아, 지금 가난한 사람들이 어떠한 처지에 있는지 현장 가까이에 있는 김윤영 님의 말을 들어 보아라. 그리고 이 죽음을 아파하고 추모하는 분들도 지금 정부가 어떤 태도와 탁상행정을 보이고 있고 국회에 계류 중인 국민생활보장법 개정법률안은 무엇인지 들어봐 주었으면 합니다. 최저생계비를 없앤다고 합니다. 영상에 모든 문제와 실태, 그리고 답이 나와 있습니다.

세 모녀 추모의식과 기자회견

  • 일시: 2014년 3월 5일 오전 11시
  • 장소: 청계광장 옆 파이낸스빌딩 앞

세 모녀 추모의식 중

자비로우신 하느님.

우리가 가난한 이들의 죽음을 기억하여 우리의 국가가 더는 강제된 가난으로 가난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않도록 모든 그리스도인의 연대와 예언자적 활동 속에 함께 하소서.

박근혜 대통령, 3월 4일 국무회의

박근혜 대통령 2014년 3월 4일 국무회의

얼마 전 세 모녀가 생활고로 자살하는 가슴 아픈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분들이 기초수급자 신청을 했거나 관할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이 상황을 알았더라면 정부의 긴급복지지원제도를 통해 여러 지원을 받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송경용 신부

송경용 신부 발언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표를 보면서 정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모든 죽음을 본인들이 신청하지 않아서, 있는 제도를 활용하지 못해서 죽었다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죽음이 일어나기 전에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의 최저생계비 제도는 우리 국민들이 한 인간으로서 최소한도의 존엄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인데 그 제도를 후퇴시키려고 하고, 실질적으로 철폐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시민사회, 종교, 노동단체들이 모여서……

송경용 신부 발언

분명히 경고했습니다. 우리 시대에 실업률이 높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빈곤의 그늘이 더욱 깊어지는 가운데 틀림없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비극들이 속출할 것이다, 더군다나 이 최후의 안전망을 제거하는 순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가난한 사람들, 가난한 이웃들에겐 큰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라고 경고를 했습니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발언

세 모녀의 죽음 이후에 연이은 죽음들이 전 국민을 충격에 몰아넣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일들이 지금까지도 정말 많이 일어났었습니다. 아들이 장애등급 판정을 받은 이후에 건설 일용직으로 근무하던 한 가난한 아버지가 동사무소에 찾아갔었습니다. 아들이라도 수급자 대상이 되어서 치료를 잘 받았으면 좋겠다고 읍소했지만, 동사무소에서는 아버지에게 근로 능력이 있기 때문에 당신 가구는 수급자가 되지 않는다고 얘기했습니다.

그 아버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유서를 써놓고 돌아가셨습니다. 유서에는 아들이 나 때문에 못 받는 게 있다, 동사무소 분들이 내가 죽고 나면 (아들에게)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이미 이렇게 많이 죽어갔습니다.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근로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어디에 손 한번 뻗쳐볼 생각도 못 하거나 설사 뻗쳐 봤다 할지라도 모욕만 당하고 굴욕감만 느끼고 근로 능력자라는 낙인에 쫓겨 그렇게 죽음을 선택하며 많은 사람이 사라져 갔습니다.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께서 있는 제도를 활용하지 못한 문제였다고 이야기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많은 분이 알고 있고 느끼고 있는 이 죽음의 실체에 대해서 왜 박근혜 대통령만 모르시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무지의 결과인지 의식적인 결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나라의 통수권자가, 국민의 안정과 건강과 인간다운 삶을 책임져야 하시는 분이 한 사람의 죽음을 그렇게 다루는 것은 매우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이분들, 수급신청 했어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제가 수급신청을 많은 분과 하러 다니면서 알고 있는 것이고,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 능력자로 구성된 3인 가구가 단 한 푼의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도 수급을 받을 확률은 거의 없다, 아니 없다고 보셔야지 맞습니다. 긴급복지지원제도요? 있기는 하지만 이 가구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보였을 확률이 또한 매우 낮습니다. 아무 소득이 없는 상태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왜 당신 딸 일 하러 가지 않느냐고 면박만 받고 돌아왔을 확률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데 보건복지부와 정부에서 내놓는 대책은 '(제도의) 홍보를 강화하라’ 입니다. 지금까지 홍보를 강화하지 않은 적이 있었습니까? 홍보를 보고, 나도 받을 수 있나 가보면 뭐합니까. 기준이 높고 장벽이 높아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도 떨어지는데요.

2011년도에 세 남매 사건 기억하십니까? 화장실에서 호적등본도 없었던 막내아들과 세 남매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한 방송에 보도되면서 전 국민을 충격에 몰아넣었습니다. 그때 당시 보건복지부, 지금과 똑같은 대책 내놓았습니다. 통반장들에게 마을 조사 잘하게 하겠다, 포스터 붙이겠다, 소외된 이웃 발굴하게 하겠다, 사각지대 없애겠다, 홍보 열심히 하겠다…… 당시 사각지대 발굴해서 전국에 만여 명의 사람들에게 긴급지원 실시했습니다. 그것이 끝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시절, 성탄절 봉사활동

박근혜 대통령도 단편적 방안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저는 듭니다. 왜냐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에 당선 이후 첫 번째로 동대문에 있는 쪽방촌을 방문했었습니다. 그리고 직접 만든 도시락이라며 노인분들에게 도시락을 나눠드렸었죠. 그리고 앞으로는 편하게 사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분명히 약속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것은 직접 만든 도시락이 아닙니다. 140만 명밖에 되지 않는 기초생활 수급자들의 삶도 너무나 위태로운데 410만 명의 사각지대에 내몰린 사람들이 어떻게 삶을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한 그릇의 도시락으로, 한 달 치의 월세로, 한 달 치의 생계 급여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안정적인 지원과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으로 앞을 꿈꿀 수 있게 하는 이런 지원제도가 없이는 절대 빈곤 문제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현재의 잘못된 복지 제도들, 특히 빈곤층에게만 유독 독하고 마치 이미 말라 비틀어진 걸레를 꼭꼭 짜서 그 가족들까지 가난하게 한 뒤에 그제야 작동하겠다는, 이러한 안일하고 잔인한 복지 제도가 뜯어 고쳐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세 모녀 추모의식과 기자회견 장면

빈곤층에게 부양의무자 기준도, 근로 능력도 아닌, 기준 없이 인간다운 삶을 충족 받을 수 있는 지원 제도를 갖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초생활보장제도 더욱더 후퇴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 꼭 막아야 합니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잘 알고 계셔야 합니다. 수급자들이 반대하고 있고 이 제도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절대 이 제도 통과되어서는 안 됩니다. 제대로 된 기초생활보장법의 개정과 특히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없이 빈곤문제 해결되지 않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과 또 세 모녀를 기억하는, 추모하는…… 이 죽음을 슬퍼하고 있는 국민들과 함께 빈곤문제 제대로 해결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끝까지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함께

정부는 더 이상 가난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