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 href='http://cafe.daum.net/subdued20club' target='_blank'><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176E04958F1FBE032' class='txc-image ' /></a></p><p class="cafe-editor-text">출처 : https://theqoo.net/653026308<br /><br /><br /><br />지난 한 해 100편이 넘는 한국영화가 개봉했습니다.<br />1996년 영화 분야를 처음 취재하게 된 이래<br />가장 많은 편수의 영화가 개봉한 셈이지요.<br /><br />예전엔 개봉하는 한국영화라면 거의 다 보았지만,<br />올해는 워낙 편수가 많았던 터라 그렇지 못했습니다.<br />더군다나 ‘세계영화기행’ 시리즈를 연재하느라고<br />올 한 해 4개월 가까이 외국에 나가 있었기 때문에<br />놓친 영화가 더 많았지요.<br /> <br />나중에라도 챙겨보려고 노력했지만,<br />여전히 못 본 영화들이 있네요.<br />중요 영화는 거의 다 봤다고 판단하지만,<br />‘사이에서’ ‘방문자’ ‘신성일의 행방불명’ ‘길’을 놓친 것이<br />특히 마음에 걸립니다.<br />이 영화들은 나중에라도 꼭 챙겨봐야겠어요.<br /> <br />아래 리스트는<br />작년 12월1일부터 올 11월30일까지<br />(영화제 상영을 제외하고)<br />정식으로 개봉한 한국영화 중<br />제가 가장 뛰어나다고 판단하는<br />12편의 영화 목록입니다.<br /> <br />개봉영화 목록을 보면서<br />한 편 한 편 고르다보니,<br />지난 한 해 충무로는 격변 속에서도<br />참 좋은 영화들을 많이 내놓았다는 판단이 듭니다.<br /><br />매년 10편씩 고르다보면<br />중하위권으로 갈수록<br />‘이걸 넣어야 하나’ 고민할 때도 없지 않았는데,<br />올해는 리스트에 넣을 영화들이 넘치더군요.<br />그게 올해 ‘베스트 10’이 아니라<br />‘베스트 12’가 된 이유이기도 하구요.^^<br /> <br />물론 순전히 주관적인 판단 기준에 의한 것이니<br />그냥 재미 삼아 보세요.<br />여러분 각자의 리스트와도 비교해보시구요.^^<br /> <br /><br /><br /><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7403495C22587E0E' class='txc-image already_attached_image' /></p><p class="cafe-editor-text">1위. 가족의 탄생<br /> <br />제가 본 올 최고의 한국영화는<br />‘가족의 탄생’입니다.<br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고 난 직후<br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뭔가 뜨겁게<br />솟구쳤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네요.<br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흥미진진한 데다<br />꽤 많은 인물들이 하나같이 생생하기 이를 데 없었지요.<br />예상을 벗어난 결말을 볼 때는<br />흡사 눈의 비늘이 벗겨지는 느낌이었구요.<br /> <br />생활의 편린을 무심하게 스케치하는 듯<br />그 속에 삶 전체의 딜레마를 실어내는 연출력은<br />정말 탄복할만한 수준이었습니다.<br />연기 역시 하나같이 최고 수준이었지요.<br />특히 3부로 꾸며진 이 영화 속<br />2부에 해당하는 가운데 토막의 모녀로 나온 <br />공효진과 김혜옥의 연기는<br />잊지 못할 정도로 훌륭했습니다.<br /> <br />좋은 이야기와 좋은 연기와 좋은 연출,<br />거기에 장면장면에 고스란히 담긴<br />만든 이의 따스한 마음.<br />(실제 김태용 감독을 만나고서<br />‘아, 이런 사람이 이런 영화를 만드는구나’<br />싶었을 때 참 흐뭇하더군요^^)<br />이 영화가 올해의 베스트가 아니라면<br />대체 어떤 영화가 최고란 말입니까.<br /> <br /> <br /> <br />* 김태용 감독은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 감독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사실 이때 영화 <괴물> 봉준호 감독도 함께 후보였는데 김태용 감독이 수상하면서 이변을 일으킴<br /><br /><br /><br /><br /><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A8B44C5C2258F309' class='txc-image already_attached_image' /></p><p class="cafe-editor-text"><br />2위. 해변의 여인<br /> <br />이 영화는 걸작입니다.<br />그리고 하나 더.<br />이 영화는 홍상수 감독만이<br />만들 수 있는 작품입니다.<br /> <br />저는 홍상수 감독을 예술가로서<br />존경해왔습니다.<br />‘강원도의 힘’처럼<br />악 소리나게 좋았던 작품도 있었고,<br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처럼<br />상대적으로 실망스런 작품도 있었지만,<br />그의 모든 작품은<br />충분히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왔습니다.<br /> <br />술과 침대와 남자와 여자라는<br />홍상수 특유의 ‘욕망의 4원소론’은<br />‘해변의 여인’에서 그 특유의 날카로운 관찰력과<br />스스로를 모멸할 줄 아는 용기를 잃지 않으면서도<br />새롭게 연민과 우정이라는 감정까지<br />탁월하게 흡입해내며<br />미학적으로 진화했습니다.<br />감독의 의도를 충분히 살려내면서도<br />배우의 존재감을 강력히 발산했던<br />고현정의 얄미울 정도로 지적인 연기도<br />지적해둘 만 하겠죠.<br /> <br />‘극장전’에서 ‘해변의 여인’으로 이어지는 최근의 홍상수는<br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br />‘강원도의 힘’과 ‘오! 수정’으로 이어졌던<br />초기의 홍상수만큼이나 뛰어납니다.<br />저는 지금 그의 신작을 손꼽아 기다립니다.<br /> <br /> <br /> <br /><br />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C635435C2259160D' class='txc-image already_attached_image' /></p><p class="cafe-editor-text">3위. 괴물<br /> <br />한국 관객의 수준이 상당하다는 것은<br />‘괴물’과 ‘왕의 남자’가<br />역대 흥행순위 1-2위라는 사실에서<br />단적으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br /> <br />역대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둔 영화를<br />비평적으로 극찬한다는 것은<br />사실 좀 재미없는 일이지요.^^<br />그럼에도 불구하고 ‘괴물’을 처음 봤을 때의<br />그 짜릿한 쾌감을 부정할 순 없습니다.<br />‘괴물’은 정말 잘 만든 오락영화지요.<br />그리고 산업적으로 볼 때<br />'쉬리' 이후 가장 중요한 한국영화일 겁니다.<br /> <br />‘살인의 추억’이 나왔을 때<br />“현재 충무로에서 대중영화를<br />가장 잘 만드는 사람은 봉준호 감독이다”라고 쓴 적이 있었는데,<br />‘괴물’은 그때 그 판단이 옳았고<br />여전히 유효하다는 확신을 준 작품입니다.<br />괴수영화라는 싼 티 폴폴 나는 장르 속으로 뛰어들어<br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서<br />한국사회에 대한 정치적 코멘트까지<br />효율적으로 담아낸 이 작품은<br />정말 풍성하고도 재미가 넘치는 영화입니다.<br /> <br />장르의 관습을 채택하기도 하고 부정하기도 하면서<br />그 역설 속에서 넘치는 동력을 얻어내는 이 작품은<br />미학적 배짱이 두둑한 멋진 작품입니다.<br />송강호와 변희봉이<br />비오는 한강둔치에서 보여줬던 연기도<br />정말 빼어났지요.<br /> <br />이제껏 세 편의 영화를 통해<br />정말 많은 것을 얻어낸 봉준호 감독이지만,<br />앞으로 그의 가능성은<br />그 이상일 것이라고 믿습니다.<br /> <br /> <br /> <br /><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0A75425C22592A05' class='txc-image already_attached_image' /></p><p class="cafe-editor-text">4위. 라디오 스타<br /> <br />저는 ‘라디오 스타’가<br />품성으로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br />그리고 테크닉의 측면에서 이준익 감독만큼<br />영화를 만들 줄 아는 감독들은 있을지라도,<br />그와 같은 품성으로<br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감독은<br />거의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br /> <br />‘라디오 스타’는<br />안성기-박중훈-이준익이라는<br />세 사람의 이력과 품성과 됨됨이가<br />그대로 녹아 있는 작품입니다.<br />미학적인 분석을 넘어선<br />이 영화의 거대한 감동과 매력의 비밀은<br />아마도 거기에 있을 겁니다.<br /> <br />뻔할 수 있는 이야기,<br />대단하지 않게 느껴지는 이야기 속으로<br />관객을 조금씩 끌어들여<br />어느새 흠뻑 영화 속에 젖게 하는 이 휴먼 드라마는<br />충무로가 한국영화를 사랑해온 관객들을 위해<br />오래 전부터 정성스레 준비해온<br />선물 같은 영화지요.<br />‘라디오 스타’의 마지막 정지 화면은<br />올 최고의 라스트신이라고 할 만 하구요.<br /> <br />이준익 감독이 여지껏 만든 영화는 모두 4편.<br />저는 그의 영화가 점점 더 좋아집니다.<br /> <br /> <br /> <br />* 이준익 감독은 1년 안에 두 편의 영화를 선보였는데<br />왕의남자와 라디오스타 둘다 호평을 받음<br /><br /><br /><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60AD4E5C22597310' class='txc-image already_attached_image' /></p><p class="cafe-editor-text">5위. 타짜<br /> <br />최동훈 감독의 재능은<br />정말 충무로에서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쪽의 재능입니다.<br />두 편의 영화를 통해서 그가 창조해낸 영화세계는<br />스릴러 장르에 대한 충무로의 오랜 콤플렉스를<br />일순 날려버리기에 충분한 것이니까요.<br /> <br />기술적으로 영화 매체에 정통하면서도<br />생생한 캐릭터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화술도 갖췄고,<br />거기에 소재를 치밀하게 사전 취재해<br />풍부한 현실감을 만들어내는 성실함까지 겸비했지요.<br />그의 작품을 볼 때면<br />이제 두 편을 만들었을 뿐인데도,<br />주저하거나 주눅든 기색이 전혀 없이<br />맘껏 미학적인 욕구를 발산하는 사람의<br />뛰어난 작업을 보는 쾌감이 있습니다.<br />이 영화 후반부에서<br />고니가 최후의 일전을 치르기 위해<br />배 안으로 걸어들어갈 때의 (그래봐야 기껏 도박장 입장인데도 불구하고)<br />그 무시무시한 분위기라니요!<br /> <br />딱 다섯 시퀀스에 나왔을 뿐인데도<br />김윤석은 엄청난 카리스마를 내뿜었습니다. <br />정확하고 성실한 연기를 보여준 조승우는<br />정말 신뢰할만한 배우란 확신을 주고요.<br />좀 익숙한 감이 없지 않지만<br />백윤식의 모습은 진짜 대체불가능한 배우란 느낌을 주고,<br />김혜수를 볼 때는<br />일생일대의 배역을 맡은 배우를 볼 때의 즐거움이 느껴지죠.<br />전작의 염정아에서도 그랬던 것을 보면,<br />최동훈 감독은 정말 배우(특히 여배우!^^)를 보는 눈이<br />남다른 것 같습니다.<br /> <br /> <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1502425C22599205' class='txc-image already_attached_image' /></p><p class="cafe-editor-text"> 6위. 삼거리 극장<br /> <br /><br />미학적인 야심과 기발한 상상력과<br />장르적인 도전의식에서 볼 때,<br />‘삼거리 극장’은 ‘2006년의 지구를 지켜라’ 같은 작품입니다.<br />고만고만한 오락영화를 만들면서도<br />상업적 고려에 따라 수도 없이 멈칫거리는<br />충무로의 허다한 데뷔 감독 작품 속에서,<br />스릴러와 뮤지컬을 접목한<br />생경한 장르 영화를 만들면서도<br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는<br />전계수 감독의 미학적 고집은<br />실로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br /> <br />기술적으로 좀 버거워보이는 부분도 보이고<br />마름질이 덜 된 듯 거친 부분도 드러나지만,<br />이 영화의 에너지와 야심은 정말 대단하지요.<br />전반부는 좀 아슬아슬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br />후반부에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쭉쭉 뻗어나가면서<br />영화 안과 영화 밖,<br />판타지와 리얼리티,<br />매체 자체에 대한 고민과 삶 자체에 대한 고뇌를<br />넘나드는 모습을 보다보면<br />그 넘쳐나는 창작력에 박수라도 치고 싶어집니다.<br /> <br />이 신기하고 매력 넘치는 영화를<br />며칠 전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혼자 봤습니다.<br />개봉 첫 주인데도 관객이라곤<br />저 외에 딱 두 사람 더 있더군요.<br />정말이지 안타깝기 그지 없는 일이었습니다.<br /><br /><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EA6C465C2259BA08' class='txc-image already_attached_image' /></p><p class="cafe-editor-text">7위. 청연<br /> <br />이 영화 상영 때<br />꽤 긴 해외출장을 떠났던 까닭에<br />극장에서 보지 못했습니다.<br />그리고 몇 달이 지나서 디비디로 보면서<br />무릎을 치고 안타까워했습니다.<br />이걸 극장에서 봤더라면<br />얼마나 더 좋았을까, 하구요.<br /> <br />‘청연’은 정말 풍부하고 깊은 영화였습니다.<br />‘꿈을 가진 자가 필연적으로 마주칠 수 밖에 없는 고독의 심연’<br />을 다룬 작품으로 보든, 아니면<br />‘일제시대라는 역사적 질곡을 온 몸으로 헤쳐나오려 했던 그 시절 한국인의 고뇌’<br />를 다룬 작품으로 보든,<br />'청연'은 어느 쪽으로나 뛰어난 영화입니다.<br />여성영화의 시각으로 봐도 빼어난 작품이구요.<br /> <br />역사의 격랑과 개인의 삶을 얽어내는 방식에서<br />그 고민의 폭과 깊이를 드러내는 이 영화의<br />실존적인 인간 이해와 정직한 역사의식에 대해<br />일부에서 그랬듯<br />‘친일영화’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br />오독이면서 폭력이란 느낌마저 듭니다.<br /> <br />‘청연’은 기술적으로도 훌륭합니다.<br />비행기 엔진 소리에서 내리는 빗소리까지<br />훌륭하게 담아낸 사운드와<br />비행 장면을 최대한 인상적으로 찍어낸<br />역동적 촬영이 대단히 인상적이었지요.<br />석양을 가장 아름답게 찍어낸 작품이기도 할 거구요.<br />그리고 이 영화에서 장진영이 김주혁을 면회하는 장면은<br />‘너는 내 운명’에서 황정민이 전도연을 면회하는 그 유명한 장면보다<br />개인적으로 제게 더 큰 감동을 준 장면이기도 했습니다.<br /><br /><br /><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1658365C2259D511' class='txc-image already_attached_image' /></p><p class="cafe-editor-text">8위. 천하장사 마돈나<br /> <br />정말 따뜻한 영화지요.<br />보고 나면 괜히 본 것만으로도<br />스스로가 착해진 것처럼 여겨지는 영화들이 가끔 있는데,<br />바로 ‘천하장사 마돈나’가 그런 작품입니다.<br /> <br />‘트랜스젠더’와 ‘씨름’이라는<br />양극단의 모티브를 충돌시켜<br />코미디적인 재미까지 제대로 뽑아냈지요.<br />기발하면서 여유로운 이 영화의 유머가 지닌 리듬은<br />정말 사랑스럽고 유쾌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었습니다.<br /> <br />이 영화는 모든 것을 이해하는 척<br />높은 자리에서 굽어보는 오만함이나,<br />소수에 고개를 돌리느라<br />다수를 위악적으로 몰아붙이는 단순함 대신,<br />인간에 대한 예의를 통해<br />쉽지 않은 문제를 훌륭하게 다뤄냈습니다.<br />기본적으로 우울할 수 있는 이야기에<br />건강한 활력과 생생한 디테일을 불어넣고 붙여가며<br />관객을 함께 고민에 동참시키는 화술도 뛰어났지요.<br /> <br /><br />* 웰컴투동막골로 이름을 조금 알린 류덕환의 첫 상업영화 원톱 주연작<br />2005년 말 왕의 남자로 이준기가 주목받으면서 2006년 남자신인상을 쓸어갈 줄 알았는데 천하장사 마돈나의 등장으로 제동이 걸리면서 06년은 두 사람이 사이좋게 나눠갖게 됨<br /><br /><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72D93A5C225A8113' class='txc-image already_attached_image' /></p><p class="cafe-editor-text">9위. 달콤, 살벌한 연인<br /> <br />‘달콤, 살벌한 연인’은<br />장르 영화에 취약한 충무로 전통에서 볼 때<br />무척이나 소중한 대중영화입니다.<br />그런 면에서 ‘달콤, 살벌한 연인’은<br />‘삼거리 극장’과 함께 올해 충무로가 감행한<br />가장 멋진 도전으로 기록될 만 합니다.<br /> <br />사실 기술적으로 이 영화는 빈약한 부분이 적지 않지요.<br />그렇지만 올해 나온 다른 한국영화<br />어디에도 없는 종류의 재미와 매력이 여기에 있지요.<br />‘조용한 가족’이 나오던 무렵을 떠올리게 하는<br />이 코믹 스릴러에는<br />자신의 장점을 정확히 알고 있는<br />손재곤 감독의 장기가 잘 살아 있습니다.<br />그것은 흥미로운 소재, 생생한 캐릭터, 맛깔난 대사로<br />요약할 수 있겠지요.<br /> <br />특히 그의 대사 쓰는 능력은<br />정말 감탄할 만 하지요.<br />장진 감독이 그런 능력에서<br />몇 년간 상당한 성과를 보여준 게 사실이지만,<br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은<br />‘거룩한 계보’의 장진이 아니라<br />‘달콤, 살벌한 연인’의 손재곤입니다.<br /> <br />다른 한국영화들이 어떤 소재를 어떻게 만들든<br />전혀 상관없다는 듯한 태도로,<br />손재곤 감독은 올해<br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영화 한 편을 내놓았습니다.<br />박용우도 영화에 참 잘 어울렸죠.<br /> <br /><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4589345C225A9331' class='txc-image already_attached_image' /></p><p class="cafe-editor-text">10위. 왕의 남자<br /> <br />위에 ‘라디오 스타’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br />이준익 감독에 대해 적었으니 여기선 간단히 쓸게요.<br />‘왕의 남자’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br />매혹되는 이유는 뭘까요.<br />그것은 아마도 ‘왕의 남자’가<br />영화의 서사적 능력을 극대화한 작품이기 때문일 겁니다.<br />아무리 영화가 공감각적인 종합예술이라도<br />현재의 대중이 영화라는 매체에서 기대하는 것은<br />결국 이야기라는 것,<br />그것을 가장 잘 해낸 작품이<br />바로 ‘왕의 남자’라는 것이지요.<br /> <br />이준익 감독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br />가장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br />가장 설득력 있게 할 줄 아는<br />이야기꾼입니다.<br /> <br /> <br /><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A083335C225ABC13' class='txc-image already_attached_image' /></p><p class="cafe-editor-text">11위. 짝패<br /> <br />류승완 감독의 ‘짝패’는 참으로 순수한 영화입니다.<br />‘한국적 액션영화’라는 말에서 상상할 수 있는 것에<br />모든 연출력을 쏟아부은 작품이란 의미지요.<br />이 영화의 개봉 무렵 제가 쓴 적이 있듯,<br />크게 숨을 들이켠 뒤 단 한 번 내뱉으며<br />직선주로를 질주하는 듯한 느낌이랄까요.<br />몸을 쓰는 활극의 쾌감을<br />시종일관 만끽하게 해주는 작품입니다.<br /> <br />두뇌가 아니라 육체에서 에너지를 얻어낸 이 영화엔<br />정말 하고 싶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을 하는 사람의<br />순수한 열정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br />관객으로서 그런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br />즐겁고 고맙기 짝이 없는 일이지요.<br /><br /><br /><br /><br />* 정말 단순한 스토리, 짧은 러닝타임(100분이 안됨), <br />전문 배우가 주연이 아니라 감독인 류승완과 <br />무술감독 정두홍의 투탑 주연이라는 무리수(?)를 내세운<br />순수 액션 활극<br /><br />연기는 조연인 이범수가 다 해준다<br /><br /><br /><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A23E505C225B250F' class='txc-image already_attached_image' /></p><p class="cafe-editor-text">12위. 폭력 써클<br /> <br />많은 사람들이 ‘조폭 영화’라는<br />한국적 장르를 떠올릴 때<br />선입견을 가집니다.<br />그러나 저는 ‘조폭 영화’에서<br />한국영화 특유의 개성을 느낍니다.<br /> <br />이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br />여럿 내놓은 올 한 해는 특히 그랬지요.<br />‘조폭 영화’라고 무조건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br />바로 ‘폭력 써클’ 같은 작품이 있기 때문입니다.<br />시장에서 처절할 정도로 비참하게 버림받은 이 작품은<br />참 아까운 영화지요.<br />비평적으로도 거의 주목받지 못했구요.<br /> <br />‘비열한 거리’ ‘열혈남아’ ‘뚝방전설’ 등도<br />조폭영화로 모두 올 한 해 일정한 성과를 거둔 작품들이지만<br />2006년 이 분야에서 단 한 작품을 꼽으라면<br />저는 ‘폭력 서클’을 고를 것 같습니다.<br />무엇보다 이 영화는 감상에 젖지 않은 채<br />발생에서 종말까지 부릅뜬 두 눈으로<br />‘폭력’을 생생히 담아냈습니다.<br /> <br />폭력의 폐해를 말하는 영화라고 하더라도<br />한국 남성 특유의 향수 어린 시선이<br />중반엔 담기기 마련인데,<br />박기형 감독은 그런 유혹에서 단호히 벗어난 채<br />‘폭력의 연대기’라고 부를 수 있을 영화를 만들었지요.<br />마지막 당구장에서의<br />그 처참한 지옥도를 그려낼 수 있는<br />감독의 배짱이라니요!<br />흥행적 실패를 딛고 박기형 감독이<br />다음 작품을 빨리 만들 수 있길 바랍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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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왕의 남자는 진짜 처음 봤을 때 쇼크 그 자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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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진 ㅇㅇ ㅜ 근데 막... 엄청... 엄청 주요한 캐는 아니고 한 에피소드에 같이 등장하는 문소리+고두심 배우가 훨씬 비중 크긴 함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응응
가족의 탄생 1위 인정 안할수가 없다 여운 몇날이 지나도록 남음.
그리고 저 해 신인남우상 이준기가 다 쓸어담을때 청룡에서 류덕환이 수상하면서 분위기 반전된것도 기억 남는다 ㅋㅋ
삼거리 극장 진짜 내 최애영화 ㅜㅜ
짝패 연기 진짜ㅋㅋㅋ그래도 류승완은 봐졸만은 했던거로 기억...대사치고 빨리 얙션 넘어가길 바랬었음ㅋㅋ이범수도 이때 청룡 조연상 받고 주목받기 시작했지 아마
왕남 ㅠㅠㅜㅜㅜ👍👍
손재곤 ㅋㅋ 캐릭터랑 대사 존나 찰지게 쓰는 감독같음
와 2006년에 한국 명작 많이 개봉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