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태어난 곳을 기준으로 삼지만 늘 그렇지는 않은데 가령 Einstein은 아인슈타인이라고 해도 Kissinger는 키싱어가 아니라 키신저가 됩니다. 이 두 인물의 경우 다른 언어에서도 아인슈타인은 독어 발음대로 키신저는 영어 발음대로 쓰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히브리어는 대개 독어 계통의 유태인 성씨를 원래 독어 발음에 가깝게 표기하기 때문에 이민 1세대가 아닌 스티븐 스필버그(Spielberg)조차 독어 발음 슈필베르크(שפילברג)로 표기하지만 독일 태생인 Kissinger는 키싱어(קיסינגר)가 아닌 키신저(קיסינג'ר)라고 하니 별 다른 원칙이 없어 보이긴 합니다.
오스트리아 태생 아르놀트 슈바르체네거(Arnold Schwarzenegger)는 다른 언어에서 대개 독어 발음대로 표기하는 반면 한국어만 아널드 슈워제네거라는 영어 식 표기를 따르는데 아무래도 키신저처럼 미국 정치인이 됐으니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죠.
독일계 아르헨티나 대통령 Nestor Kirchner를 키르히너 대신 키르치네르라 표기하듯이 이민 2세대 이상 지나가면 현지 언어 발음에 맞춰 주는 경향이 많으나 전 페루 대통령 Alberto Fujimori는 러시아어에서는 스페인어 발음 [fuximori]를 따라 Фухимори(푸히모리)로 표기하는 반면 한국어는 일본어 발음대로 후지모리라 표기하는 것처럼 경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살펴봐야 합니다.
아르헨티나 축구 선수 가운데 독일계 가브리엘 에인세(Gabriel Heinze)는 독어 발음대로 하면 하인체가 되지만 한국어나 일본어에서는 대개 그냥 스페인어를 따라 에인세로 표기하고 이탈리아계 하비에르 마스체라노(Javier Mascherano)도 이태리어 발음 마스케라노 대신 스페인어 발음대로 표기합니다. 이 사람들처럼 이민 후손이 아닌데도 스웨덴 사람 Annika Sörenstam 같은 경우 원칙적으로 안니카 쇠렌스탐이지만 대개 골프가 영어권 매체를 통해 알려지다 보니 편의상 아니카 소렌스탐이라는 표기가 널리 통용됩니다.
결국 딱 부러지는 원칙은 없으나 일단은 인물의 출생지 언어를 기준으로 표기하는 편이 낫고 외국에서 활동 기간이 일생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길거나 국적을 바꿨다면 그 곳의 언어를 따를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사람 이름이야 자기가 부르기 나름인데 이민 후손으로서 유명 인물이라면 어떤 발음을 해 달라거나 다들 부르는 게 있을 테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민2세의 경우도 일단은 원어 발음대로 써 주는 편이 차라리 나을 듯합니다. 다만 원어의 발음이 이민지 언어의 발음에 영 안 맞을 듯하면 생각을 더 해 봐야겠죠.
첫댓글 아~~ 그렇군요~~ 역시 투팍님~
투팍님 고맙습니다~, 아 이름은 정말 어려워요..-.-;